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 우리나라의 사회정의 구현과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 우리나라의 사회정의 구현과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1.03.26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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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과 민생 중심의 법치사회, 정의로운 대한민국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유지연 기자

모든 데이터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통해 발전 도모

빅데이터, AI 등 현대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감정의 질적, 양적 성장 꾀한다

사회적 기여 부분에 쏟았던 기술을 연구원 내의 감정 기술발전에 확대시킬 계획

 

다른 우리나라 유일의 수사, 기소, 재판 기관에 독립적인 감정기관

독립성은 차갑게 유지하면서 과학수사 기술발전 노력과 서비스 향상은 뜨겁게 추진

국가 형사 절차 집행 체계에서 법과학 분야의 빈틈없는 지원을 위해 최선

 

국내 최고의 정밀 수사 연구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955년 설립 이래 경찰의 초동수사와 검찰의 기소, 재판에서의 증거를 감정서 책임 증언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수사를 대변해 왔습니다. 2013년 혁신도시 정책에 따라 강원 혁신도시인 원주에 본원이 이전하였으며 전국에 5개 지방연구소와 1개의 출장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주요 업무는 일선 수사기관의 범죄 혐의나 사고원인에 대한 입증과 범인 검거에 필요한 증거를 과학적으로 해석하여 제공하는 것이며, 나아가서는 국가기관이나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요청하는 조사를 의뢰받아 과학적 감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와서는 여기서 파생되는 기술을 이용한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병역면탈 예방 업무나, 중독 응급 치료를 위한 병원과의 협업, 보이스피싱 범인 검거와 예방을 위한 금감원과의 협업 등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주목하고 있는 중요 이슈가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중요 이슈라면 무엇보다도 우리 연구원의 기본 임무인 부검업무의 과중과 법의학 의사 충원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되어 있고, 발전을 위한 과제로는 모든 데이터와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에 있습니다. 그 토대 위에서 빅데이터, AI 등 현대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감정의 질적, 양적 성장을 꾀하고자 합니다. 특히 국과수의 디지털 기술은 과학수사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선두에 있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사회적 기여 부분에 쏟았던 기술을 연구원 내의 감정 기술발전에 확대시킬 계획입니다. 기관의 주력 활동 부분은 연구원 설립 취지에 맞는 업무 집중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955년 설립 이래 경찰의 초동수사와 검찰의 기소, 재판에서의 증거를 감정서 책임 증언 등을 통해 우리나라 과학수사를 대변해 왔고, 혁신도시 정책에 따라 강원혁신도시에 안착한 지도 7년이 되었습니다. 서울에서 이전 당시 정책적 이행으로 지역적 인력 불균형이 불가피하게 발생하였는데 이제는 지역적 업무량에 따른 조직과 인력의 재분배가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에 더욱 지능화되고 급변하는 범죄 수법으로 그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면서 첨단 과학분석 기술들도 사건 해결을 위해 발전하며 뒷받침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이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는 첨단기술에 기반한 법과학 연구들이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도 현대의 첨단기술을 감정 기법에 적용하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한해 60억 원 정도의 자체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시간이 지난 다음의 음주 여부를 밝혀내는 <대사체 분석에 의한 음주 여부 판단 기술>DNA 분석에서 신원 특정을 위한 정보 확대 검출 기술, 디지털 위변조 검출 기술, 나날이 새로 등장하는 신종 마약에 대한 검출 기술, 자율주행 환경에서의 교통사고 분석과 계속 제기되는 급발진 의심 사고 등이 첨단기술에 기반한 법과학 연구 분야로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원장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추구하는 사회적 범죄 현상에 따른 정밀감정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건 내용에 따른 선입견을 갖지 않도록 주의하여 제시된 증거물에 대한 독립적 감정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 있어서는 증거물 상태에 따라 중복 감정(더블 체크), 교차 감정(크로스 체크), 동료검토(피어 리뷰) 등을 통해 정밀성을 보장하는 원칙이라 봅니다. 이것은 모두 시간과 인력의 확대라는 의존성을 가지고 있어서 만족할 정도의 운영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범죄사건이 급증하면서 법의학적 판단이 필수가 됨에 따라 관련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정밀과학 수사를 담당하는 국가기관으로서 사건의 숨은 조력자인 법의학 전문가의 양성을 위해서는 어떤 제도들과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현재 우리 연구원은 법의학자 정원에 22명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의학자의 업무는 검시와 부검을 통해 인간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는 것으로, 인권 국가에서는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업무입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예방 의학과 함께 법의학을 국가 의학이라고도 합니다. 그만큼 중요한 임무에 반해 상업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자생적 업무 생태계의 정착이 어렵습니다. 사회적으로 의사의 직업에 대한 평균적 보수나 업무 여건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업무량까지 과다하게 겹쳐 이직률도 증가하고 있어서 심각한 생태라고 봅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원에서는 처우와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정책적으로는 국가의 검시제도 붕괴를 막기 위한 인력 양성에 구체적 실행을 해야 한다고 보고 추진 중입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진들 [사진=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진들 [사진=국립과학수사연구원]

COVID-19로 인해 겪고 있는 가장 큰 고충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이것 역시 부검에 관한 건데요. 질병의 확인이나 치료 효과 등에 대한 해답을 얻는데도 부검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범인을 잡거나 외인사의 종류를 알아내는 사법부검과는 또 다른 영역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또한 국가적 과제로 굳이 따지자면 보건복지의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의 감염 사망 의심이나 백신주사 관련 의심 사망 원인 규명 등이 이에 속합니다.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제도적 절차가 아예 없어 형사적으로 필요한 경찰 부검 수요에 포함되어 시행되고 있습니다. 역시 국과수 업무 과중의 한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노고를 마다하지 않지만, 아직 적절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미래를 위한 준비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어두운 현실입니다. 사법적 문제와 행정, 질병 분석을 위한 검시 및 부검제도의 틀이 빠른 시일 내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지금도 늦었다는 생각이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도 하니 그 위안으로나마 서둘러야 할 시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원장님의 저력은 무엇인가요?

순응과 도전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까요? 각 단계별로 접하는 일에 대하여 거부감 없이 수용하려고 노력하였고, 그 기반 위에서 새로운 도전에도 겁내지 않고 도전해 왔다고 봅니다. 그러다 보니 변화를 좋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적절한 관례는 매우 거부감이 있었고,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안 되는 것에 대하여는 지속적인 도전을 통해 변화를 이뤄내고 새로운 관례를 만드는 것에 즐거움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연구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은 예산 범위 내, 기한 내 특별한 연구 결과를 내야하는 제도적 어려움도 있었고, 조직을 이끌면서 가장 큰 고민은 여러 지방연구소를 포함한 지역 근무가 많다보니 직원들의 행복 만족도를 저해하는 원치 않는 비연고 인사의 불가피성과 개개인의 평가가 아무리 공정하다고 양심적으로 자부해도 개개인에게는 그렇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한계성은 고민이면서 어려운 부분입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법치사회를 위한 올바른 법령의 취지 정립과 원칙을 통해 안정된 포용사회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법과학 분야에 있어 어떤 정책 제도들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선은 민간 법과학 시장의 성장이 더욱 과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형사 사법적 감정이 모든 사회의 의문을 푸는 데 관여하는 것은 법제도상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 개개인의 권익을 위한 제도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재판에도 형사법정과 민사법정, 행정법정 등이 있는 것처럼 이를 뒷받침할 구조적 법과학 시장의 확대가 국민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주 언급되지만, 검시제도의 제도적 불완전과 인적 결핍 등은 정부 관계 부처나 국회에서 하루속히 대책이 나와야 할 중요한 아젠다로 다가왔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목표, 비전이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국과수의 나갈 방향과 목표는 매우 간단하면서도 명료합니다. 수사기관에서 의뢰되는 증거에 대한 감정은 대한민국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최고가 세계 최고가 되게 만드는 것입니다. 모든 분야는 아니지만 많은 분야에서 이미 이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원의 비전도 국민의 신뢰로 세계를 선도하는 법과학기관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사진=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남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 [사진=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님께서 가지고 계신 소신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법치사회나 정의로운 나라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국민의 삶이 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지켜내야 하는 사회적 합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의 실현을 위한 방법도 공정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고 봅니다. 간혹 범죄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모순의 해결이나 인간적 책임 부과의 정도가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 등에 가려지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이 사회적으로 편중될 수 있다는 고민이 공동체 사회에서 매우 엄중함을 반영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개인적인 꿈으로는 우리나라 법과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봉사적 자세로 관심을 두고 싶고, 후반기 삶은 가정에 좀 더 충실한 삶이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못다한 말씀이나 전하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검찰이나 경찰에서 운영하는 과학수사 실험실과는 다른 우리나라 유일의 수사, 기소, 재판 기관에 독립적인 감정기관입니다. 독립성은 차갑게 유지하면서 과학수사 기술발전의 노력과 서비스 향상은 뜨겁게 추진하겠습니다. 밖으로는 수사권 조정 등의 수사환경 변화와 제도적 정착 논의 등이 한창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중심을 확고히 해서 국가 형사 절차 집행 체계에서 법과학 분야의 빈틈없는 지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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