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 바다에서 찾는 국민의 행복, 인류에 공헌하는 해양과학기술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 바다에서 찾는 국민의 행복, 인류에 공헌하는 해양과학기술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04.2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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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선도하는 해양국가, 글로벌 해양강국 대한민국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박소연 기자

바다는 인류가 생존을 위해 식량, 자원,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다. 바다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원이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인류의 난제를 해결해 줄 실마리가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바다가 가지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해양선진국들은 바닷속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종합해양과학 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에서는 오늘도 해양분야의 원천연구, 현안문제 해결 등 과학으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해양주권의 확보와 해양과학의 선진화를 위해 앞장서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김웅서 원장은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보호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하게 이용하여 인류의 발전과 함께하고자 해양연구 인프라의 구축을 통해 전 세계의 바다를 연구할 것이라 전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원장님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원은 1973년 설립된 이래, 약 반세기동안 명실공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해양연구기관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부설기관으로 남북극 과학기지를 운영하며 극지 연구를 하는 극지연구소, 선박과 해양플랜트 관련 연구를 하는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KIOST는 과거에는 주로 기초 해양과학과 해양공학 연구, 해양자원 개발 중심의 연구 임무를 수행했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기술, 지구온난화와 해양기후변화, 해양 미세플라스틱, 해양 안전 등 국가·사회적 현안문제 연구까지 임무가 확장되었습니다. KIOST바다에서 찾는 국민의 행복, 인류에 공헌하는 해양과학기술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아직까지 미지의 공간으로 남아있는 바다를 활용하여 국가의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 전 세계는 해양자원과 영토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누가 먼저 바다를 더 멀리, 더 깊이 탐사하고, 그 속에 감춰진 자원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경쟁력이 결정되는 만큼, 우리나라가 해양 주권 확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세계 해양과학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해양과학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더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인간은 오래전부터 바다에 의지하며 살아왔지만, 해양과학자들은 바다를 우주만큼도 알지 못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깊은 바닷속에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많습니다. 해양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야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으므로, 연구선이 필수적이지요. 해양과학자들에게 연구선은 실험실이고, 전 세계 바다가 연구 현장입니다. 해양과학 연구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는 미국 등 해양선진국에 비하면 해양연구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태입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1992년 연구선 이어도호와 온누리호가 취항하면서 비로소 제대로 된 해양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2016년에는 5,900t급 대양종합연구선 이사부호가 취항했는데, 첨단 관측장비를 갖추고 있어 심해저 자원탐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양 곳곳을 누비며 많은 해양과학 연구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아직도 앞서가는 해양선진국의 해양연구 인프라에 비하면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우리나라를 둘러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와 비교해보면 이들 4개 국가는 심해탐사가 가능한 심해유인잠수정을 활용해 심해연구를 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보유하고 있지 못합니다. 중국이 심해유인잠수정을 만들자 우리나라도 계획을 세우기는 했지만, 건조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해양과학 탐사는 결국 장비의 성능이 좌우합니다. 깊은 바다에 들어가 탐사하려면 엄청난 수압을 견딜 수 있는 장비가 있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바다는 넓습니다. 그래서 대양을 연구하려면 국가 간에 공동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 곳곳에 있는 연구거점은 KIOST가 자랑할 만한 연구인프라입니다. 본원은 부산에 있지만, 동해·남해·제주 분원과 울릉도에도 연구기지를 두고 지역별로 특화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마이크로네시아의 태평양해양과학기지를 비롯하여 미국, 영국, 페루,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연구거점을 두고 있습니다. 해양생물자원 확보와 공동연구를 위해 해외 거점 확보는 굉장히 중요한데요, 자원이 부족한 우리는 해양 외교를 통해 다양한 곳에서 유용한 생물·광물 자원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해양에서는 신종과 미기록종을 발견했다는 기사를 간혹 접하는데요, 해양인프라의 구축을 통해 확보한 해양생물을 어떻게 활용하실 계획인지, 해양바이오 연구와 함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바다에는 얼마나 많은 종류의 생물이 살고 있는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수십만 종이 알려져 있지만, 아직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종들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다 보니 해양탐사를 하면 처음 발견하는 신종이나, 우리나라에서 보고가 되지 않은 미기록종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해양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지금은 바다의 가장 깊은 곳까지도 과학탐사가 가능합니다. 심해탐사를 하면 처음 발견하는 종이 많습니다. 해양생물을 대상으로 생명공학기술을 활용하여 의약품을 비롯한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것을 해양바이오산업이라고 부릅니다. 해양생물은 현재 1% 정도만 바이오 소재로 이용되고 있고, 거의 대부분 미활용 자원입니다. 그러니 해양생물을 이용한 바이오산업의 시장 잠재력은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다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동안 육상생물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상대적으로 임상 정보가 부족하고,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원천소재가 발견된다면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시장은 향후 10년 내 2배 정도 성장하여 2030년이면 10조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 수요 증가를 고려하면, 그 성장세는 더 가파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 가지 예로, KIOST2002년 열대태평양 열수분출공에서 수소를 만드는 해양고세균을 발견하였고 현재 충남 태안에 대량생산을 위한 플랜트를 구축하고, 시험 가동 중입니다. 고세균은 수심 1,650m 해저에서 발견되었는데, 대양연구가 가능한 연구선이 없었다면 이런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없었겠죠. 또한, 최근에는 미세조류의 일종인 스피룰리나의 추출물을 세포 배양할 때 첨가했더니 기존 소태아혈청의 90% 대체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태아혈청을 대체할 수 있다면 기존에 제기된 윤리·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겁니다. 해양생물로부터 신물질을 추출하여 의약품이나 기능성 식품, 화장품을 만든다든지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합니다.

 

해양과학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요?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경제 확산,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 사회 전반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여 에너지 구조를 조정하고,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그린뉴딜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KIOST에서는 해양에 존재하는 다양한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조류, 조력, 파력, 해수온도차, 해상풍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KIOST에서는 진도 울돌목의 유속이 빠른 조류를 이용해 바닷속에 설치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조류발전 시스템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바다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조류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스스로 방향을 바꾸는 터빈을 이용해 최적 효율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또 한 가지는 수중건설로봇입니다. 해양에너지를 얻기 위해 구조물을 설치하는 경우 수중건설로봇이 투입되어야 합니다. 인간이 바닷속으로 잠수하여 작업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KIOST에서는 우리 기술로 세계 수중건설로봇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우리 시리즈 3(URI-T, R, L)을 개발하였고 현재 국내외 수중작업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이제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으니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되어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대하며, 해양과학이 탄소중립사회를 견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웅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이번에는 원장님께 개인적인 질문을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의 원장님을 있게 한 원동력과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바다와는 거리가 먼 서울 한복판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바다에 대한 호기심이 더 강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생물학을 공부하던 저는 임해실습을 다녀온 후 바다의 매력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해양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하였지요. 바다와 인연을 맺어준 것은 밤바다에서 신비로운 빛을 내는 야광충이었습니다.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생물이 저의 평생 진로를 결정해버린 겁니다. 바다가 재미있고 좋아서 계속 열심히 공부하다보니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니 한평생 바다와 벗하며 살아왔네요. 저에게 주어진 남은 기간 동안 우리나라 해양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심해유인잠수정을 타고 태평양 한복판 수심 약 5천 미터인 해저평원까지 내려가 심해를 탐사한 경험입니다. 20년 전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와 태평양 심해 광물자원 개발을 위한 사전 환경 연구를 공동으로 했었던 때였습니다. 눈 앞에 펼쳐진 고운 청자 빛깔의 태평양 밑바닥 풍경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곳에 살던 신기한 심해생물은 물론이고요.

 

마지막으로 해양과학 발전에 꼭 필요한 부분이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누구나 입버릇처럼 해양이 인류의 미래에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정작 바다에 대한 이해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중요하기는 하지만 우리 일상생활과 물리적인 거리가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해양과학기술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들이 바다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계기와 자료가 많아야겠지요. 그래서 저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연구 결과를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미래를 꿈꾸는 해양문고해양과학총서’, ‘과학으로 보는 바다등의 시리즈 출간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차세대 해양과학자 육성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고, 석박사 학위 과정의 전문인력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노력하겠지만, 국민들께서도 바다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거대과학에 속하는 해양과학은 투자비가 많이 드는 분야입니다. 극한 환경에서 연구를 해야 하므로 고가 첨단장비가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해양분야 연구개발 예산은 상대적으로 아주 적습니다. 연구선이나 심해탐사 잠수정 등 인프라가 없으면 해양과학기술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해양과학기술 분야의 장비는 대부분 고가이므로 산업체나 대학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고가장비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는 기보유 고가장비를 산학연이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시설 구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견하듯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자원의 보물창고인 바다를 지속가능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원활한 예산 지원이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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