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진심과 열정이 해양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스타트업의 진심과 열정이 해양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길
  • 김영록 기자
  • 승인 2021.05.0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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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선박벤처기술 박종현 대표
스마트선박벤처기술 박종현 대표 ⓒ박소연 기자
스마트선박벤처기술 박종현 대표 ⓒ김영록 기자

오랜 시간 해양산업에 몸담아 온 스마트선박벤처기술 박종현 대표는 대한민국의 조선, 해운, 항만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타트업의 필요를 강조한다. 스타트업이 열정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등 창의적인 영역에 도전하고 그 결과물이 대기업의 신성장 동력 발굴의 밑거름이 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것. 해당 산업의 지식과 경험, 무엇보다 애정을 바탕으로 스타트업의 역할을 절감하고 창업에 뛰어들어 조선해양산업을 스마트화하며 주목을 받은 박 대표. 신기술의 적용 범위를 산업 내외로 확장하는 동시에 산업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의 도전도 앞두고 있다. 앞선 사례가 없어 자신이 겪었던 초기 창업자의 어려움에 도움이 되는 동반자 혹은 멘토의 역할을 하고자 한다. 더 많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그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데 집중할 수 있는 투자와 육성 체계를 만드는 것,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양강국으로 만드는 것이 그가 바라는 해양산업의 미래다.

 

블록체인을 접목한 융합기술로 산업 내 데이터 공유 활성화

스마트선박벤처기술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조선, 해운, 항만산업을 연결하여 보다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스마트선박벤처기술을 이끄는 박종현 대표는 조선공학을 전공했으며, 2007년 현대중공업 그룹 공채로 입사, 현대미포조선에서 생산관리자 및 기술기획 담당자로 일했다. 선박을 건조하는 용접, 도장, 사상 3대 작업 중 도장 분야의 엔지니어였던 박 대표는 선박의 생산성과 품질이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문제점을 인식하고, 조선산업에도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후 스마트 야드라 불리는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자 했지만, 분야 내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 큰 장애로 다가왔다.

스마트 야드가 조선산업에서도 도장 분야에 가장 먼저 적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했지만, 조선소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협력 체계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ICT AI 기술을 조선소에 적용하는 능력을 갖춘 인력이 없었던 거죠. 하지만 대한민국의 조선산업이 세계 1등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야드로의 발전이 필수적이라 생각했고, 이런 확신으로 2017년부터 스마트 야드에 대한 R&D 프로젝트를 추진했습니다. 조선산업에 처한 문제와 필요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여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하고자 했습니다.”

지능형 스마트 도장 공장 구축을 위해 박 대표가 우선 중점을 둔 건 품질검사 장비 및 프로세스의 스마트화였다. 이는 여전히 사람이 담당하는 품질검사를 스마트장비로 전환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일이었고, 이러한 데이터 신뢰성을 바탕으로 검사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공기 단축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했다. 이를 위해서는 확보한 데이터가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저장되어 각 분야의 담당자 및 선주, 선급과 공유되어야 하는데, 박 대표는 그 해답을 블록체인에서 찾았다. 그는 신뢰성과 투명성을 갖춘 데이터를 바탕으로 조선, 해운, 항만이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정보를 공유하는 플랫폼의 구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블록체인 기술은 물류 분야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조선, 해운, 항만도 물류의 한 분야여서 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적용하는 것을 고민했죠. 선주사는 조선소에 선박 발주를 하고 선박 건조 단계에서 감독관을 파견합니다. 선박 건조 기간 동안 선박이 제대로 건조가 되는지 감독을 하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 단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무 검사 시스템을 제안했습니다. 조선소와 해운사가 선박 건조에 대한 품질 데이터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공유하게 되고, 이때 공유한 데이터는 해운사가 선박을 인도하고 운항하는 데까지도 연결되도록 하는 거죠. 해운사는 2~30년 동안 운항 데이터를 공유하고 이를 토대로 선박에 대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가지고 있는 조선소가 선박성능 개선이라는 선순환을 통해 조선소, 해운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회사는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스마트 선박도막측정솔루션개발에 집중, 현장 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몇몇 조선소와는 도입도 논의하고 있다. 선박도장 분야에서 장비와 설비 등 공장과 관련된 부분을 스마트 야드화해 생산 공정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으로 확장한 후, 용접과 사상은 물론 조선소 내 안전 및 환경관리까지 사업의 범위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산업과 구성원 모두를 아우르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할 것

하루에도 수만 명이 근무하는 조선소 작업장은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다. 직원으로 근무하며 비효율성을 직접 경험한 박종현 대표는 비대면 출입통제시스템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임시출입증을 발급하는데 소요되는 물리적인 시간과 과정을 간소화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안전사고를 방지하고 대처하는 데에도 시스템이 도움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코로나 이전부터 출입통제시스템을 기획하고 준비했지만, 비대면이 일상이 된 지금의 시기에는 더욱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과거에는 하청에서 발생하는 안전사고에 원청이 큰 책임을 물지 않았지만, 지금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인해 원청이 많은 부분의 책임을 지는 구조로 바뀌었어요. 그러나 원청의 입장에서 방문객들의 수나 정보 파악이 쉽지 않습니다. 그 수가 너무 많고, 개인정보를 취득하는 일에 데이터 유출의 위험도 존재하니까요. 이것이 블록체인 자기주권신원 기술기반의 모바일 신원인증서를 통해 투명하게 입·출입이 관리되는 통제 솔루션을 개발한 이유입니다. 조선소는 작업장이 분류되어 있고, 구역에 따라 이수해야 하는 안전교육도 달라요. 출입통제시스템은 이러한 구역 간의 출입 권한까지 반영합니다. 관리가 쉬워지고 책임이 명확해지는 것이죠.”

주로 B2C 분야를 타겟팅으로 하는 다른 블록체인 및 IT 개발업체 입장에서 조선, 해운, 항만 분야에 대한 배경 지식 부족이라는 높은 진입장벽 탓에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이 어려웠던 문제도 스마트선박벤처기술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시스템은 스마트 야드 및 스마트선박 솔루션으로 우선 적용한 후 철강이나 정유, 화학 등 위험도가 높은 산업시설로 확대할 예정이다. 더불어 앞으로도 조선해양산업과 ICT 기술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신규시스템을 도입해 산업의 경쟁력과 종사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장과 상생을 위해 데이터 공유를 통한 협력이 필수

대한민국 조선은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운산업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항만산업 또한 부산항이 세계 5위의 환적항으로 꼽힐 정도이니 모든 분야에서 고른 경쟁력을 보유한 유일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조선은 새로운 기술이나 프로세스 도입이 더디고 보수적인 산업이기도 하다.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있는 거대한 산업을 바꾸려는 시도에는 분명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박종현 대표는 해운산업 경쟁력의 근간인 조선산업이 해운사, 조선사 서로가 운항 데이터, 선박 유지 및 보수에 관한 노하우 등을 자유롭고 긴밀하게 공유하며 경쟁력 있는 선박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는 체계가 만들어졌을 때, 높은 효율과 고도의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확신했다.

데이터 공유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회사가 제안한 솔루션은 연계를 통한 통합 플랫폼입니다. 조선소에서 배를 선주사에 인계하는 게 끝이 아니라, 해운사가 2~30년 배를 운항한 다양한 데이터가 공유되어야 합니다. 조선소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음 설계에 이를 반영해야죠. 그러나 이러한 시도와 사례가 국내에 많지 않은 탓에 각자의 자산인 데이터가 남에게 넘어가는 것에 부담감이 있어요. 자동차 시장에서도 전기 자동차나 자율 주행으로 패러다임이 넘어가면서 기존 제조사인 자동차 업체는 IT 회사 같은 생각지 못한 경쟁자가 나타나고 위기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해운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두고 주도권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다 보니 교류와 협력에 어려움이 있지만, 중간에서 각자의 데이터가 서로에게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나아가 이 과정을 조율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이 가진 특성이 이러한 역할 수행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현장의 수요를 중점적으로 반영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사들을 설득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이 앞으로의 산업을 영위하기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확대되고 있는 만큼, 지금의 노력이 산업의 발전이라는 결실로 나오길 그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스마트선박벤처기술 박종현 대표 ⓒ박소연 기자
스마트선박벤처기술 박종현 대표 ⓒ김영록 기자

꾸준한 연구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나갈 것

창업을 결심한 후 박종현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각기 다른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사람들로 멤버를 구성했다. 조선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 및 사업을 총괄하는 박 대표 본인과 네이버에서 데이터 분석 및 AI 관련 경험을 쌓은 멤버가 개발팀장을 맡았다. 이어 한국해양대학교 산학교수로 근무할 당시 자율운항선박 분야 연구를 함께 진행했던 한진해운 항해사 출신의 멤버가 구성원으로 합류하였고, 마지막으로 선박 건조 및 운항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제조혁신 및 선박 운항의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데이터 분석 전공의 박사급 멤버까지 합류하며 창업팀 구성을 완성했다.

조선, 해운, IT, 데이터 분석까지 전 분야에 대한 전공 지식과 현장경험을 가진 4명의 구성원은 지속적인 성장을 쌓아나갈 수 있었던 단단한 첫 스텝이 되었습니다. 이후 개발자 등을 추가로 채용하며 회사의 규모를 넓히고 있어요. 기술 중심의 연구를 통해 2~3가지의 솔루션 개발을 완료했고, 추가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직접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필수적인 기능에 중점을 두고 기술을 개발했지만, 이제부터는 다양한 기능으로 연구를 확장하려고 합니다. 부가적인 서비스를 높이는 부분에도 초점을 두고 조선사, 해운사, 정유사에 솔루션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사가 개발한 솔루션은 IMO환경규제에 대응, 선박 대기오염물질 배출 정보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감독기관이 승인하는 블록체인 기반 선박벙커링 원산지증명서 발행서비스이다. 정유사에서 출고되는 순간부터 선박벙커링 유통 거래 추적 및 정품 검증이 가능한 블록체인 인증 앱을 개발해 원산지 발행 및 검증을 가능케 했다. 여기에 기능을 확장, IoT 및 핀테크 기술을 적용하여 강화된 환경 및 안전규제로 인해 복잡해진 항만 입출항을 간소화하여 항만의 생산성을 높이고자 했다. 박 대표는 이러한 솔루션으로 해수부 2020 해양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집중 육성 기업으로 선발되었으며, 2020 소셜벤처경연대회 우수상(부산시장상) 2020 해양산업 오션 비즈니스 창업경진대회에서도 우수상을 수상했다.

한편, 새로운 기술 도입에 앞서 국제 표준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국제 표준 확보가 기업의 사활이 걸릴 정도로 매우 중요한 활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조선해양산업 역시 IT 기술과의 융합된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국제 표준화 활동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친환경 선박, 자율운항 선박이 도래할 앞으로의 미래를 대비해 한국해양대학교,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및 정부부처, 조선소, 해운사 등과도 협력할 예정이다.

끊임없이 사용자들의 애로사항과 니즈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대처하며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마트선박벤처기술은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수많은 혁신적인 기술들을 발굴하며 연구하고 고민해나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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