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식 양청고등학교 교장 -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인성을 가르쳐 참인재를 키운다
김은식 양청고등학교 교장 - 솔선수범하는 태도로 인성을 가르쳐 참인재를 키운다
  • 박금현
  • 승인 2018.06.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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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삭막하다. 선생님과 학생은 오로지 대학입시를 위해 지식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학교의 역할이 과연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지식만 전달하는 것일까. 제자에게 사람의 됨됨이와 삶의 지혜까지 가르치는 선생님이 진정한 스승이다. 성적보다 사람됨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학교가 해야 할 본분이다. 충북 양청고등학교 김은식 교장은 이 시대를 짊어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인성교육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김은식 교장

모두가 성적 제일주의를 외칠 때 묵묵히 인성교육을 실천한 교육자

양청고등학교 김은식 교장이 교단에 선 지 벌써 37년. 현직에서 마지막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한 김은식 교장은 그저 아쉬울 뿐이다.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둔 그는 최근 교육부에서 주최한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그동안 총 6회에 걸쳐 충북교육감 표창을 받았고 1990년 과학기술처장관, 1998년 문화관광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2004년 국무총리표창(모범공무원)과 2012년 대한삼락회 한국사도대상을 받은 김 교장은 교직 생활에서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해 받은 상의 의미는 남다르다. 학생들과 함께 동고동락한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더욱 가슴에 아로새긴다는 그다.

“의미 있는 날에 큰 상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더 없는 영광이지만 한편으로 묵묵히 사도의 길을 걷는 선생님들을 생각하면 제가 대표로 큰 상을 받아도 될까 싶기도 합니다. 일반계 고등학교에서 인성교육에 매진하여 학교를 변화시킨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아서 보람을 느낍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는 때가 있었지만 지금의 교권은 과거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명문대학교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추앙받고 인생과 사람 됨됨이를 강조하는 선생님은 외면받기 일쑤다. 그가 이처럼 비관적인 교육계 현실을 바꾸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부임한 학교마다 학교혁신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낸 것을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의 영예를 안은 것이다. 그는 “인성교육을 가장 큰 모토로 삼아 기본적인 생활지도를 하면 초반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저항과 반발이 있다. 인성교육의 효과가 증명될 때까지 시간과 인내가 조금 필요한 것 같다”라며 “교육의 본질을 살리기 위해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가르치고 전인교육을 하면 학생들은 결국 달라진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인식하고 왜 공부하는지를 깨달았을 때 인성교육은 시너지가 되어 결국 성적향상으로 이어진다”라고 밝혔다. 올바른 가치관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 그가 초지일관 인성교육 우선주의를 학교 경영에 반영한 것이 전혀 헛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양청고등학교가 명문고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

김은식 교장은 늘 타의 모범이 되는 자세를 취한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침 일찍 등굣길에서 변함없이 학생들을 손수 맞이한 것이 12년 째다. 언제나 격의 없는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학생과 교사를 위해 교장실을 열어둔다. 김 교장은 “교문에 들어서면 학생들이 선생님들에게 환영받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먼저 반갑게 인사한다. 그들과 소소한 일상 이야기를 나누며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키워준다”라고 말했다.

“인성이란 타고 나는 게 아닙니다. 교육을 통해 배우고 축적되는 덕목입니다. 가장 먼저 기본적인 인사부터 가르칩니다. 상하 수직적인 스승과 제자 관계에서 탈피해 학생들의 사람됨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다채로운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양청고등학교는 매주 월요일 아침 5분 명상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인성교육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음악, 미술, 체육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시험이 끝나면 공부하느라 심신이 지친 학생들을 위로하는 초청 음악회를 연다. 학생 동아리를 주축으로 한 밴드부, 댄스부도 버스킹 공연에 나선다. 김 교장 자신도 충북 내 교장 선생님들로 구성된 쌤(SSAM)밴드 공연을 직접 선사하며 학생들에게 힘이 된다. 또한 교내에 학생들의 예술작품 전시하는 상설 부스를 조성하고 저명한 초대작가들의 전시회를 유치해 사인회도 개최한다. 점심시간이면 야구나 축구 경기를 하는 학생들로 운동장이 북적이는 등 다양한 인성함양 활동으로 학생들이 지덕체를 익히며 학교가 인성교육의 산실로 우뚝 서가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대에 학생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가치관을 가질 수 있는 폭넓은 활동을 지원해온 것도 눈길을 끈다. 특히 사단법인 충북국제협력단과 함께 신발을 모아 아프리카에 보내는 이벤트 ‘신과 함께’는 수많은 매스컴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다. 충분히 신을 수 있지만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신발을 학생들이 가정에서,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헬스클럽 등을 돌며 발품 팔아 자발적으로 모았다. 그렇게 모은 신발을 직접 깨끗하게 세탁하고 미술 학도들이 예쁜 그림을 그려 아프리카에 기부해 뜨거운 반응이 일어 올해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경을 초월한 나눔 실천의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에 학생들의 참여도가 높다.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교포들이 결성한 충청향우회와 인연이 돼 학생들이 양국을 오가며 우정을 쌓고 있다. 전교생이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검도반, 유네스코 활동 지원 등 그가 주도한 인성교육 우선의 학교경영은 양청고등학교를 명문학교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었다.

졸업한 후에도 제자들의 기억 속에 살아있는 것 하나면 충분하다며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 시대의 참스승이 가져야 할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내년에 정년을 맞이하는 김 교장은 오로지 기본이 바로 선 참다운 인재를 키우는 한결 같은 교육자로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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