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미래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학생이 가진 상상의 공간까지 나아가야 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미래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학생이 가진 상상의 공간까지 나아가야 한다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1.05.04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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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해 교육현장은 난생처음 ‘온라인 개학’ 상황을 맞아 익숙한 대면 수업 대신 온라인 쌍방향 수업 등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감염을 막는 일을 우선 대책으로 세우고,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대응해갔다. 이재정 교육감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라는 말처럼 도교육청은 이제 단순히 코로나 상황에 대응하는 것만이 아닌 변화된 교육환경을 발판 삼아 학교라는 공간이 아닌, 학생이 중심이 될 수 있는 ‘미래 교육’으로의 전환을 노리겠단 계획이다. 이 교육감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지금, 학교 교육과정이 학교와 지역사회,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진행되면서 획일적인 수업방식을 벗어나고 교실 안에 묶어두는 학교가 아니라 모든 것을 학생 중심으로 재편하는 것이 미래 교육의 중요한 틀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교육은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 학생이 가진 상상의 공간까지 나아가야 합니다. 학생이 있는 곳이라면 모두 교실이 될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생각과 자유로운 도전이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생 전체가 참여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며 미래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바로 학교 교육이 가야 할 길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교육의 혁신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이 교육감을 만나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져 보았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예진 기자 

"올해는 코로나19 공격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우리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면서 마음껏 친구들과 어울리고 힘차게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더 큰 꿈과 희망을 만들면서 스승으로서 보람을 이룰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대면 수업이든 온라인 수업이든 즐겁고 행복한 학습을 이루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교육현장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어떤 한해였나요?
지난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경험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등교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학사운영과 학교 방역을 해냈고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중3, 고3 학생들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시작했는데, 일 년 동안 상당히 안정적으로 원격수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지난해 전국 495교 가운데 74%인 도내 367교가 원격교육 선도학교로 운영됐습니다. 2020년 2학기 기준으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초·중·고 평균 80% 정도로 늘었고 교사가 자체 제작한 콘텐츠 비율이 초·중·고 평균 89%나 됐습니다. 선생님들의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기에 안정적인 원격수업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중심이 되어 원격수업을 준비하고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문적 학습공동체는 교사들이 학교 수업과 교육의 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연구하는 모임으로 도내 교사의 95.8%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경우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원격수업 콘텐츠를 연구·개발하고 더 나은 수업 운영방안을 모색하면서 안정적인 원격수업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또 지난해 에듀테크 활용 능력 직무 연수를 받은 교사가 210명이나 있어서 처음 접해보는 원격수업 준비를 지원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수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학습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이 부재하고 원격수업에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방법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또 원격 수업과 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원격·대면 수업을 연계·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기초학력 부족 학생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은 현장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해 적절한 방법을 찾아 나가겠습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예진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원격수업으로 학습격차, 감염병 전염 우려가 여전한데요, 경기도교육청은 어떤 대비와 지원을 하고 있나요?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한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2단계 등교방침에 따라 지난 3월 2일부터 도내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밀집도를 준수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에 학교에 나와 실제 학교생활을 하는 상황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여전한 만큼 학교 현장 방역 준비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먼저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필수 방역 물품을 비축했습니다. 도내 모든 학교에 방역 마스크와 손 소독제, 체온계 구비를 완료했고 모든 초, 중, 고등학교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1대씩 설치했습니다. 또 올해는 방역물품비 약 118억 원을 추가 확보해 학생과 교사 1인당 방역 마스크 2매(32억 5200만 원), 학생 1인당 5천 원 상당의 방역물품비(85억 원)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도내 모든 학교에 방역 전담인력도 지원합니다. 3월부터 5개월 동안 도내 유, 초, 중, 고 특수학교 3,528교에 방역 전담인력 11,397명을 배치합니다. 배치 규모는 학교 규모와 학생 수에 따라 최소 1명에서 최대 5명까지이며 이를 위해 예산 267억 원을 편성했습니다. 전담인력이 투입돼 학교 현장의 방역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길 기대합니다. 또 초등학교 저학년(1~3학년)의 거리두기와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정원 외 기간제 교사를 추가 배치합니다. 급당 30명 이상 과밀학급이 대상인데, 도내에는 105교가 있습니다. 여기에 기간제 교사 인력 690명을 지원해 초등 저학년 학생들의 학습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원격수업 내실화를 위한 쌍방향 소통 수업도 확대합니다. 등교수업을 하더라도 지역과 학교별 상황에 따라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원격수업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학습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학습지원을 위해 '경기초등온배움교실' 시스템을 개통했습니다. 경기초등온배움교실은 도내 초등학생들의 학습활동을 지원하는 인터넷 사이트로 올해 3월부터 2022년 2월 28일까지 운영합니다. 초등 전 학년 국어, 수학 교과 동영상 자료와 1~2학년 학교적응 학습꾸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학생들이 질문하고 선생님이 답변해주는 서비스도 운영 중입니다. 안전한 학교를 위한 방역과 함께 기초학력 보장을 지원하며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나가겠습니다. 

"2025년에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고교학점제를 위해 모든 고등학교가 선택에 따라 시범학교와 연구학교를 운영해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고교학점제는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다양한 교육, 학생 중심의 교육으로 나아가는 교육 혁신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미래교육 추진으로 미래교육국과 교육과정국을 신설
학교 공간 및 운영방식, 교과서와 교정과정, 교육체제 등 교육전반에 걸친 변화를 모색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추진단 추진
혁신 3.0, 고교학점제, 자유학기제 등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학습활동 지원 조성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김예진 기자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앞서 고교학점제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아는데요. 고교학점제 준비 상황이 궁금합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절대 기준으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일정한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이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고교학점제를 하게 되면 학생이 선택한 교과 중심의 공간 구성과 주제 중심의 프로젝트 수업, 토의·토론학습, 온·오프라인 연계혼합 학습 등 학생 중심의 교육 활동이 가능해집니다. 기존의 교과 중심 교육에서 주제 중심 교육으로, 교사가 가르치는 수업에서 학생이 만들어가는 성장 중심 교육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8년부터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 운영으로 학점제에 대비한 현장의 역량을 차근차근 쌓아왔습니다. 올해는 도내 379개 일반고등학교 가운데 84%인 319개 학교에서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를 합니다. 도내 대부분의 학교가 교육과정, 공간, 스마트교육체제, 지역사회 기관 연계 등 고교학점제에 대비한 실질적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는 미래 교육의 기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시작한 온라인 개학과 원격수업은 기존 학교의 개념을 바꾸고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선생님에게 배운 지식을 달달 외우고 점수와 순위를 매기던 기존 교육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 운영 방식, 평가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지금, 고교학점제는 획일적인 교육이 아닌 다양한 교육, 학생 중심 교육으로 나아가는 교육 혁신의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 한 명 한 명을 존중하는 다양한 교육을 위해 계속해서 2025년 고교학점제 시행에 필요한 요소들을 제안하고 준비해나갈 것입니다.

 

교육계에서는 ‘미래 교육’이 화두입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새로운 교육으로 변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미래 교육’은 어떤 모습인가요? 
경기교육은 학생의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삶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 미래 교육은 기존의 교육 방법과 가치, 평가 모든 면에서 달라야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면서 예측도 대처도 할 수 없는 상황을 경험했습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미래의 변화에 대응할 수 없고,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입시 중심 교육,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교사가 학생에게 일방적으로 가르치고 줄 세워 점수 매기는 평가 방식으로는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낼 수 없습니다. 경기교육은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생이 주체적으로 자신의 적성과 진로를 탐구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미래 교육을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9년 조직개편으로 미래교육국과 교육과정국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래교육국은 학교체제, 학교 공간과 환경, 진로직업교육 등의 시스템을, 교육과정국은 교육과정과 학습내용, 교수 학습활동, 평가방법 등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미래교육국과 교육과정국은 교과서가 필요 없는 시대에 학교 공간과 학교 운영 방식, 교과서와 교육과정, 교육체제 등 교육 전반에 걸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래 교육이 실현된다면 미래학교의 모습은 어떠할지’, ‘미래학교에서는 어떤 교육과정이 운영돼야 하는지’, ‘미래학교와 마을은 함께 무엇을 해나갈 것인지’등 미래학교의 구체적 모습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이와 함께 지역과 학교 상황에 맞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 3월 1일부터 수원, 화성·오산, 용인, 고양, 남양주·구리, 성남 등 6개 교육지원청에 미래교육국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미래 학교 공간을 만들어갈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도교육청은 4월 1일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추진단’을 신설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은 40년 이상 노후 학교를 디지털·친환경 기반의 첨단학교로 바꿔 다양한 미래형 교수학습을 실현할 수 있는 학교로 전환하는 사업입니다. 도교육청은 2025년까지 도내 40년 이상 노후 학교 건물 382동에 총 2조 4,9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혁신교육3.0, 고교학점제, 자유학기제 등 경기교육정책과 연계해 학생들의 진로 탐색과 학습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공간과 광장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공간을 만드는 과정에 지역·학교 여건과 현장 의견을 반영해 특색 있는 미래 학교 공간이 되도록 지원할 것입니다. 경기교육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완전히 새로운 교육의 방향과 미래 교육의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속도보다는 내용이 중요합니다. 미래 교육의 모습을 제대로 예측하고 현실을 반영한 내실 있는 미래 교육 시스템을 만들어나가겠습니다. 한 걸음씩 새로운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는 경기교육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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