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마녀사냥은 ‘금물’
[MonthlyNow]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마녀사냥은 ‘금물’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1.05.13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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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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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후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 모(22) 씨 사건과 관련해 무성한 뒷말이 끊이지 않음은 물론, 잇따른 언론보도에 우려가 나온다. 경찰에서 현재 수사 중인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언론과 대중은 이미 범인으로 특정 인물을 몰아가는 등 편파적 감정 표현에 애꿎은 피해자들만 늘어나는 모양새다. 손 씨 발인이 끝난 후 경찰이 사망 경위에 대해 적극 조사에 나선 가운데, 부검 결과까지 나오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이 과연 풀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부검 결과...“의대생 사인은 익사

손씨에 대한 부검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전달받은 감정 결과 서울 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모 씨의 사망 원인은 익사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손씨가 마지막 음주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인 2~3시간 이내에 사망했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과수는 손씨 시신이 발견된 이후 육안 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자상 두 개가 있고 뺨 근육 일부가 파열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다만 머리 부위에 발견된 2개의 상처는 사인으로 고려할 정도는 아니란 판단이다.

처음엔 단순 음주 실족사로 결론 날 뻔한 이번 사건은 손 씨 아버지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로 새 국면을 맞았다. 아들을 찾고 있는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사회는 온통 이 사건으로 이목이 쏠렸다. 사건 초기 당시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과 동행했던 친구 A씨의 행적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제는 수사 결과의 일부 정황만으로 친구를 범인으로 낙인찍으며 사안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족이 의문을 제기한 친구의 사라진 핸드폰과 신발을 버린 사실 등에 대해 언론도 주목하고 있지만, 이를 통한 네티즌 수사대의 억측도 난무하는 모양새다.

사건은 점차 확대됐고, 결국 경찰은 친구 A씨와 그의 아버지를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관련 조사는 9시간이 넘게 진행됐고, A씨와 그의 아버지는 별도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 상황에서 이들의 진술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게 경찰 측 입장이다.

현재까지 경찰이 파악한 목격자도 다양하다. 손씨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오전 420분께 친구 A씨가 홀로 한강 인접 경사면에 누워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도 나왔다.

6개 그룹, 9명의 목격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손씨와 친구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2시부터 338분까지 함께 있었고 누워있거나 구토하는 것을 봤다는 다수 진술을 확보했다.

 

 

다양한 의혹과 쟁점 존재

이번 사건 역시 분명 안타까운 사연을 가졌으나 여전히 의문점도 존재한다. 우선 손씨 아버지는 친구 A씨가 연락한 시점과 아들의 휴대전화와 친구의 것이 바뀐 것 등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다른 기종의 휴대폰이며 옆에서 잠든 친구의 폰이 바뀌었다는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새벽 430분 친구 A씨가 집에 간 이후 다시 어머니와 한강으로 나오기까지 한 시간가량 공백이 있었는데 손씨 집에 연락이 없었다는 것도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A씨가 술자리에서 공원을 떠나기 전 친모와 통화한 배경도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 가운데, A씨 측은 당시 신었던 신발도 버렸다고 주장하는 등 상당한 의문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손씨 사인이 익사로 확인되면서 또 다른 주장이 제기되고 결국 억측으로 귀결될지 우려가 나온다. 일부에선 그간 각종 의혹에 휘말렸던 친구 A씨에게 유리한 정황으로 해석되면서 손씨 사인이 단순 실족사로 결론 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검증된 사실만을 알리는 의무가 있는 언론보도가 마녀사냥으로 이끄는 행동은 멈춰야 한다. 사건의 범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마치 언론을 통한 폭로만이 사실인 양 여론은 무자비하게 돌을 던지고 있다. 하루빨리 유족의 마음을 헤아려줄 수 있는 수사 결과와 경찰 신뢰가 전제된 근본적 고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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