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가장 확실한 정공법
재생 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가장 확실한 정공법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06.01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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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박소연 기자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박소연 기자

세계경제포럼은 향후 10년간 인류에게 다가올 위험요인으로 1위를 기상이변, 2위를 기후위기로 꼽은 바 있다. 비록 순위에는 없었지만 코로나19라는 전례없는 팬데믹의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이 포럼의 예측은 여전히 유효하다. 팬데믹 시대에도, 아니 어쩌면 팬데믹 시대여서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요하는 것이 바로 환경 문제이다. 환경 문제는 더는 인도적인 차원의 관심을 호소하는 데에서 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환경 문제야말로 경제문제이고, 기후위기야말로 경제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무엇보다, 우리 삶의 터전의 존폐를 논하는 중대 사안이다. 환경을 위해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하고 연구하는 지식인,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위기의 시대에서 우리가 지금의 삶을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그려나가야 할 밑그림을 엿본 기분이었다.

 

미래를 향한 새로운 사유

박정훈 교수는 2000년대부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온실가스연구센터의 연구원으로서 5대 온실가스에 관련된 연구를 이어나갔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CO)만 알려져 있지만 이밖에도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항 등 여러 가지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전 세계가 애쓰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박 교수는 온실가스의 주범인 CO연구에 매진하면서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만의 견해와 방식을 구축해나가기 시작했다.

정말 지독히도 CO를 연구했던 것 같아요. CDRS이라는, 이산화탄소 저감 및 처리기술사업단에서 화력발전소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을 연구했죠. 이후에는 KCRC(Korea Carbon Capture and Sequestration R&D Center)라는 사업단으로 넘어가 분리막과 흡수제를 이용한 hybrid 기술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공정을 개발했어요. 지속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2013년부터는 동국대로 거처를 옮겼어요. 이곳에서는 온실가스 외에도 미세먼지 제거, 바이오가스 정제 등 보다 폭넓은 연구를 두루 진행하고 있어요.”

박 교수는 현재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에서 청정에너지 및 반응분리 연구실(CERS LAB)을 이끌고 있다. 연구실의 목적과 주요 연구 분야 및 내용 소개를 부탁했다. 위협과 두려움의 경고보다는 지구에 긍정적인 변화가 싹 틀 수 있는 이야기들이 시작되었다.

이곳 연구실은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반응분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어요. 지구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연구로써 온실가스 및 Non-CO가스를 감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죠. 이 외에도 수처리를 위한 광촉매 기술, 수소 분리 및 생산, 미세먼지 처리, 바이오가스 정제, 국방 과학 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요. 특히 수처리는 최근에 문제가 되는 항생제 오남용을 해결하는 일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갑자기 생태계에 중성화된 물고기가 생긴다든지 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 수처리가 필요하죠. 수질 속 미세 플라스틱을 없애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수처리의 원활한 과정이 요구됩니다. 가장 단적으로는 현재 지구에 물이 부족하니까 기존 처리에서 방류하던 것을 조금만 더 깨끗하게 만들자는 목표도 있고요. 하수를 제대로 처리만 한다면 우리가 먹는 물, 또는 조경용으로 얼마든지 새로 태어날 수 있죠. 대체할 수 있습니다.”

박 교수는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으로 손꼽히는 온실가스 및 Non-CO와 관련하여 평소 어떤 연구를 이어가고 있을까. 오늘날 우리가 주목해야 할 연구 성과와 활동상에 대해 물었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3년의 기간 동안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할 때 온실가스 연구단 소속으로 온실가스 감축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때 주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CCS(carbon dioxide capture and storage) 연구를 수행하였고, 온실가스를 줄이는 기술의 대표적인 3가지 방법(연소 후 CO포집 기술, 연소 전 CO포집 기술, 산소연소 CO포집 기술)에 대한 기초부터 상용수준까지 기술 개발을 추진했죠.”

박 교수가 그림까지 그려가며 손수 이해를 도운 세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단숨에 알아듣기란 쉽지 않은 일일 테지만, 언제나 먹고 소비하는 우리의 삶이 지난 50년간 지구를 어떻게 망가트렸는지 생각하면 이 정도 공부는 최소한의 양심이자 성의일지 모른다.

먼저 연소 후 CO포집 기술은 연료를 공기와 연소시켜 터빈을 돌려 발전하고 이때 나오는 질소, CO중에 CO를 분리하는 기술이에요. 분리막과 흡수제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기술로 CO를 분리하는 접촉막 공정 기술로 발전시켰죠. 현재 앱스필로 기술을 이전해 대용량 접촉막 모듈 및 공정을 완료한 상태입니다다음으로 산소연소 CO포집 기술은 연료를 산소로 연소시키면 이산화탄소와 물만 생성되는데, 이때 물을 응축 제거하여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에요. 공기로부터 산소를 분리하는 전처리 기술이 중요하죠. 이 기술의 특징은 이온전도성 분리막을 이용하여 저비용으로 산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거예요. 이 역시도 대성산업가스에 기술 이전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끝으로 연소 전 CO포집 기술입니다. 연료를 가스화하여 합성가스를 만든 뒤 이 합성가스를 촉매 반응시켜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들 때 수소를 분리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이에요. 하이젠에너지에 수소 분리막 기술을 이전하였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동국대에서는 이산화탄소 제거뿐 아니라 수소 정제 및 생산기술, 미세먼지 제거 기술, 수처리 기술 등의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소 정제 및 생산기술의 경우 바이오 원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이 중요하다. 오늘날 박 교수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연구는 특정 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면서 블루 수소를 생산하는 일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최근에는 자연에너지(태양열)를 활용하여 바이오 원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 수소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이 공정이 개발되어 실증까지 된다면 ‘negative (-) CO포집이 가능하게 되고, 이는 곧 실질적인 탄소 중립(Net zero) 사회 구축을 다지는 길이라는 박 교수의 말에 희망찬 기대가 피어올랐다.

그동안 박 교수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여러 기업체들과 기술이전을 많이 추진해왔지만, 여전히 상용화 지연과 기술보급의 한계로 인해 직접 기업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20206, 클린에너젠이 탄생한 것이다. 그는 온실가스 무배출 반응분리 적용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에 대한 내용으로 대학에서 교원 창업을 시작했고, ‘COfree 수소 생산 분리막 기술세라믹 분리막 모듈 기술미세먼지, 수처리용 분리막 기술을 사업의 핵심 분야로 이끌어나가고 있다. 창업 초기였던 작년 매출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세라믹 중공사막 및 모듈 제조 공급계약과 일부 용역 등으로 꾸준한 사업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박소연 기자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박소연 기자

자원순환을 위한 멤브레인 핵심유망기술들의 전망

현재 대한민국은 기후위기 시대에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보호를 위한 그린뉴딜 정책을 지속가능한 성장 방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와 수처리 오염 필터링에 있어서는 분리막인 멤브레인 연구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아가 청정에너지 생산을 위해 진행 중인 반응분리 연구 분야에 대해 박 교수의 의견을 구했다.

저 또한 지금은 수소 연구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탄소중립은 CO0%로 만들겠다는 뜻과 같습니다. 이를 위해 마련된 국가 온실가스 로드맵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온실가스가 많이 나오는 부분을 잡아야겠지요. 온실가스 발생지의 대부분은 발전소에서 비롯됩니다. 고정된 장소에서 나오는 CO. 이밖에도 차량, 선박, 비행기처럼 이동원에서 나오는 CO도 상당한데 이동원의 CO를 포집하는 게 관건이에요. 어려운 일이거든요. 포집을 위한 장치를 부착할 경우 연비가 떨어지기 때문에 본래 기능의 효율이 낮아지죠. 그래서 이동원이 발생하는 CO를 잡고자 나온 게 전기차예요. 그런데 여기에는 허점이 있습니다. 전기차가 발전소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이미 CO를 발생시키면서 탄생한 차인 셈이에요. 그러니 CO가 안 나오는 청정차라는 건 정확히는 틀린 말입니다.”

이산화탄소의 발생지와 현주소를 단숨에 정리하는 박 교수에 말은 흥미로우면서도 놀랍고 이내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친환경 녹색 에너지 시대에 가까워지는 일이 생각보다 아득한 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제나 대안은 있다.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연구자의 몫인 걸까. 박 교수는 바이오매스, 바이오에탄올처럼 바이오 에너지를 사용하면 된다고 가뿐하게 덧붙였다. CO를 먹은 식물로부터 만든 에너지를 연료로 쓰면 것이다. , 이 또한 바이오에 해당하는 볏짚 등의 재료 품귀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이에 걸맞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가축을 키우는 데 들어가는 볏짚을 죄다 바이오 에너지원으로 쓸 수는 없으니 말이다. 보다 온전한 방법은 없는 걸까? 기후위기를 유발한 인간으로서 무거운 책임감과 무력함을 느끼는 가운데, 박 교수는 이번에도 새로운 대답을 더해주었다.

최근 현대자동차에서 함께 그린 미래라는 구호 아래 대대적으로 광고 중인 자동차가 있어요. 바로 수소로 운전하는 연료전지자동차죠. 현대 회장이 국회에 들어갈 때 탔던 차로도 유명한데요, 현대 차가 최초로 만든 수소연료전지자동차 넥소(NEXO)예요. 앞서 CO문제에 대응했던 여러 가지 방법들 중 가장 궁극적인 효과를 가져다주는 방안으로서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바이오 가스 정제기술이거든요. 바이오 연료로부터 수소를 만들면 CO발생량으로 치지 않기 때문에 완벽한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핵심 기술이 되죠.”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박소연 기자
동국대학교 화공생물공학과 박정훈 교수 ⓒ박소연 기자

녹색산업의 세계화를 위한 워밍업

국가 R&D에 기반한 녹색융합기술들이 녹색산업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성장 키워드로 손꼽히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주도할 스마트 녹색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어떤 기술지원 정책들이 먼저 마련되어야 할까. 기후변화의 막대한 영향력 아래에서 누구보다 활발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박 교수의 조언을 구했다.

실패한 연구에 대한 충분한 존중과 단계별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든 단계에 성공한 연구보다, 단계별로 성공한 부분을 유의미하게 살피면서 어떤 부분이 어려웠고 실패 요인이 되었는지 정부 사업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서 충분히 공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술 개발에 최선을 다했는데 외부 환경 요인에 따라 상용화하기까지는 실패가 되기도 하니까요. 비록 성공하진 못했지만, 남아 있는 연구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정부 주도의 온실가스연구소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등 자연 에너지를 활용하여 바이오 가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제시하는 유의미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요. 앞으로 이러한 시도가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기업에 기술 이전, 또는 기업과의 기술 개발을 통해 환경부 과제를 협력해나가는 규모의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요. 이를 위해 7~8단계로 넘어가는 연구 준비를 계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끝으로 박 교수는 지속가능한 산업발전과 더불어 미래자원인 환경 생태계의 보호를 위해서는 양질의 연구가 계속되어야 함을 거듭 강조했다.

국가 R&D에 있어서 본인이 개발한 부분만 명시하고 향후 필요한 연구 부분을 보고서에 반드시 기재하게 한다면 중복을 피해서 한 분야의 연구가 꾸준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이렇게 적어도 10년 이상의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된다면 진정한 기술 강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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