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환경 임팩트 스타트업 위플랫이 꿈꾸는, 맑게 찰랑이는 미래
물환경 임팩트 스타트업 위플랫이 꿈꾸는, 맑게 찰랑이는 미래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06.01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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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플랫 차상훈 대표
㈜위플랫 차상훈 대표 ⓒ박소연 기자
㈜위플랫 차상훈 대표 ⓒ박소연 기자

지능형 누수관리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 위플랫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한국수자원공사의 사내벤처 기업으로 출발한 위플랫은 창업 약 1년 만에 2020 환경창업대전과 대한민국 물산업 혁신창업대전에서 각각 대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부는 녹색전환의 바람에 가장 적극적으로 몸을 싣고 있다. 아직 공공기관사내벤처의 조합이 낯설게 느껴지는 독자들도 있을 터. 위플랫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계에 한 획을 그은 혁신적인 걸음과 4차 산업혁명이 변화시킬 물산업 미래를 두루 살펴보자.

 

시간, 공간, 인간이라는 제약을 허물다

위플랫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능인 인공지능과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적극 활용하면서 클라우드 기반의 누수관리 시스템을 개발, 개발도상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다. 어떤 기술이든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데에서 나아가 환경과 공생할 수 있는 감각이 탑재되어야 하는 오늘날, 누수로 고통받는 개발도상국에게 꼭 맞는 유연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위플랫의 서비스는 의미 있는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물 부족 없는 세상을 꿈꾸는 차상훈 대표의 혁신은 오랜 기간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탄탄한 경력을 자양분 삼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수자원공사에서 23년을 근무하다 사내벤처로 위플랫을 창업한 차상훈입니다. 위플랫은 20199월에 창업진흥원과 수자원공사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탄생한 벤처기업입니다. 그동안의 사내벤처는 보통 민간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는데요, 최근 몇 년 사이 정부가 관련 법을 제정하면서 공공기관 종사자들도 각자의 분야에서 갖고 있는 서비스 경험을 사업화하여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플랫은 ‘K-water’ 사내벤처 2기로 시작해서 20203월에 법인으로 설립을 했습니다.”

정부의 사내벤처 사업 참여 이후 법인 설립까지 7개월 만에 회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와 K-water의 적극적인 사업화 지원과 위플랫의 사업 아이템을 알아본 투자사들의 발 빠른 투자 덕분이었다고 했다. 위플랫은 대전에 본거지를 두고 각종 장비 및 전반적인 서비스를 관리하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 지사는 본사에 부족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인력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위플랫의 빠른 성장을 증명하는 누수 기술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들어보았다.

“2017년도 즈음 제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주로 하던 업무가 국내 물산업 중소기업들을 해외로 데려가 수출을 도와주는 일이었어요. 베트남, 멕시코,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과 작은 프로젝트들을 하고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베트남 닌빈성에서 발생하는 누수 문제를 해결했던 일이 인상 깊었습니다. 도심마다 인구가 늘어나고 깨끗한 수돗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생산량에 비해 누수가 심한 탓에 애꿎은 정수장만 끝없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었죠.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기업들과 방문했는데, 결국 기술만 전달해서는 될 게 아니라 사람이 직접 누수를 찾아야 하는 환경이더라고요. 그래서 당시만 해도 전문가를 몇 주간 베트남에 상주시키며 누수를 잡았어요. 그런데 누수라는 것은 365일 발생하는 문제여서 단편적인 해결만으로는 완전히 문제를 제거할 수 없었죠. 그 당시 저희가 제공하는 장비도 전부 비싼 것들뿐이었고요. 상대 국가가 지속가능한 개선을 위해 우리 기술을 구매하는 게 어려운 실정이 관계자로서 참 답답하더라고요.”

이에 차 대표는 고객에게 정말로 필요한 게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결과는 단순했다. 물산업과 관련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한 나라들은 공통적으로 우수한 고가의 장비나 소프트웨어 기술보다 근본적인 누수 저감을 필요로 했다. 차 대표는 그러한 목표지향적인 가치를 가시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결심한다. 이것이 위플랫의 탄생이었다.

개발도상국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누수 문제를 해결해주려면 시간, 공간, 인간이라는 제약조건이 허물어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는 인공지능, IoT, 클라우드 기술들이 바로 시간과 공간과 인간이라는 제약조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하더라고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물산업에도 미래 시대를 장악할 기술을 미리 접목시켜야겠다는 확신이 생겼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죠.”

 

인공지능은 매일 학습하는 존재, 누수를 향한 진심으로 가득할 것

위플랫의 누수 관리 시스템은 간단하다. 사람이 장비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수도 계량기 또는 밸브에 접촉하면 스마트폰이 전달되는 누수음 데이터를 수집하여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한다. 이렇게 전송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분석하여 누수 위치를 알려준다.

현재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탄자니아 4개국에 저희 시스템을 테스트하는 시범사업을 진행 중에 있어요. 국내는 9개 지자체가 올해 2월부터 이 시스템을 사용 중에 있고요. 저희 서비스는 구독형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별도로 진행했던 장비 설치의 번거로움을 확실히 덜었죠. 마치 넷플릭스 유저는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원하는 영화를 바로 볼 수 있듯이, 탄자니아에 있어도 스마트폰에 저희 어플을 깔고 누수음을 수집해서 클라우드에 저장시켜주면 인공지능이 이를 분석해서 누수 지점을 알려주는 프로세스입니다.”

차상훈 대표는 현재 위플랫의 누수탐지 기술은 약 5년 차 이상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이란 결국 학습인데, 전 세계의 누수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며 실시간으로 쉼 없이 학습을 하다 보면 아주 빠르게 전문가를 능가하는 성능을 갖게 된다는 의미이다.

 

㈜위플랫 차상훈 대표 ⓒ박소연 기자
㈜위플랫 차상훈 대표 ⓒ박소연 기자

대한민국 스마트 통합 물관리 산업 정책의 미래

그동안 완벽하게 해결되지는 못했던, 개발도상국의 누수 문제가 마침내 클라우드라는 가상의 서버 공간, 인공지능, IoT 기술 등을 이용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미래 시대를 기다리는 시민의 입장에서 무척 고무적인 결과다. 차상훈 대표의 말마따나 내가 자는 사이에도 누수의 위치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가 가능한 시대임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라는 게 아직까지는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비즈니스 쪽으로만 발달되어 있긴 합니다. 특히 공공 서비스 영역은 무척 폐쇄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이 같은 움직임이 아직 시작도 안 한 셈이죠. 그런 의미에서 대표적인 공공 서비스 영역인 물시장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은 그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물문제를 해결하는 데 변곡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23년을 근무한 차 대표는 에 대한 도메인 지식이라면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우리나라 GDP10,000달러이던 시대에서 30,000달러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까지 물산업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를 경험한 그는 개도국이 당면한 물문제를 누구보다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차 대표의 소신은 이렇다. 개도국의 누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실은 그 나라가 갖고 있는 물 서비스 수준에 맞게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저는 해외에 가면 선진국 기술이라고 덥석 물지 말라고 조언을 하고 있어요. 유의미한 원조 사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죠. 그 국가의 수돗물 시스템과 경제 수준에 맞는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이를 가능하게 해줄 거라 믿고 있고, 이걸 누수라는 카테고리에서 증명해나갈 뿐이에요.”

 

공공기관에 부는 벤처 청신호

차상훈 대표는 만약 우리가 개도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해준다고 하면, 그 사회가 실제 수용할 수 있는 기술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가 쓰던 기술만 쓰면 너희의 문제가 해결된다라는 방식의 접근을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다.

저는 정부가 공공기관 종사자들에게 사내벤처를 권유했던 이유를 이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산업을 철저히 공공기관에서 관리함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누수 문제를 속속들이 경험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161개의 지자체 공무원과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 아니고서는 없죠. 특히 공무원은 2~3년이면 로테이션 되기 때문에 특정 물문제를 깊이 이해하는 진득한 전문가가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한국수자원공사 같은 공공기관이 사내벤처를 통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봐요. 어느 나라든 을 대체로 국가가 관리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어요. 기술적인 분야에서 서비스 수준의 격차가 벌어지기 마련이죠. 지금까지 계속 이야기했던 혁신 기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길을 제공해주고 있지 않나 싶어요.”

모든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핵심 기술을 탄생시키기 전까지 겪는 모든 과정은 가설을 세우고 이를 하나씩 검증해나가는 일의 반복이다. 차 대표는 이게 잘 되겠어?’ ‘쉽지 않을 텐데?’ 했던 회의적인 평가가 일색인 과거를 회상했다.

지금은 누수가 해결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제가 당시 만들었던 가설에 힘이 생길 때 유독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제가 원하는 문제 해결에 도달하기까지 느끼는 작은 성취들이 참 중요하고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구조적으로 혁신이 어려운 조직이기 때문에, 공공 비즈니스를 하다 보면 난관은 뭐 셀 수가 없고요.”

 

㈜위플랫 차상훈 대표 ⓒ박소연 기자
㈜위플랫 차상훈 대표 ⓒ박소연 기자

벤처로써 하는 일의 기쁨과 뿌듯함

차상훈 대표가 벤처기업을 설립한 것은 오직 한 가지 이유에서다. 무조건 글로벌 누수 문제를 해결해보겠다는 강인한 포부 위에 시작된 사업은 코로나라는 제약이 있었지만, 올해에는 현재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4개 국가에 대한 누수를 잘 관리하며 레퍼런스를 좀 더 수집하는 데 집중하려 한다고.

한국수자원공사 안에서는 위플랫의 기술이 기존 기술을 대체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입지가 조금씩 다져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건 코로나 시대에서 사로잡아야 하는 해외 시장인데, 그나마 우리가 직접 나라마다 방문해서 뭘 복잡하게 설치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이다 보니까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우선 고객들에겐 최소한의 관련 장비만 보내고, 온라인으로 시스템 사용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술 컨설팅을 통해 현지에서 모든 것을 스스로 소화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무엇보다 현지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죠.”

이렇게 조직을 뛰어넘는 기업인이 된 차 대표는 사업을 하면서 좀 더 확장된 꿈을 꾸고 그만큼 삶의 스케일이 넓어진 고무적인 기분을 느꼈다고 전했다.

조직의 일원으로 있을 땐 가장 큰 목표가 승진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의 목표는 내가 지구의 누수 문제를 해결해 볼 거야!’예요. 조금은 허황되더라도 인간에게 꼭 필요한 가치에 집중하며 일하는 모습이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요. 보다 높은 차원의 동기부여가 된다고 할까요. 위플랫 덕분에 제가 겪을 수 있는 경험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과 같은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조언과 응원의 말을 전했다. “누구나 저마다의 포텐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니 그것을 발견하고 또 창업으로 발전도 시켜봤으면 좋겠어요. 저는 누수를 제 키워드로 가져가고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우리가 당면한 또 다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새롭고 과감한 시도를 하면 좋겠습니다. 충분한 경쟁력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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