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원, '한국인의 얼이 스며 있는 음악의 정원'
국립국악원, '한국인의 얼이 스며 있는 음악의 정원'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07.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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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예술의 보고(寶庫),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전경 Ⓒ월간인물
국립국악원 전경 Ⓒ월간인물

국립국악원은 전통음악과 무용을 보존·전승하며, 이를 보급 및 발전시키고자 설립된 국립음악기관이다. 민족음악 본연의 정신을 보전함과 동시에 보다 창조적인 방법과 방향으로 후손들에게 전승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한국 전통 공연 예술의 총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국악원. 아름다운 선율과 뼛속까지 내제된 한국인 특유의 흥이 흐르는 이곳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우리 민족이 오천여 년의 세월을 살아오는 동안 음악은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었다. 흥과 신명이 예술적으로 승화하여 형성된 우리 음악의 정신은 지금 국립국악원에 공연하고 있는 다양한 예술 작품 속에 살아 숨 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 그리고 당신이 미처 몰랐던 국립국악원을 한 음 한 음 톺아보았다.

 

국민과 함께 하는 국악, 세계 속의 우리 국악

국립국악원은 그 이름부터 유구한 역사를 지닌 것처럼 보인다. 짐작했던 것임에도, 무려 신라시대 이후 전승되어온 궁중음악기관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놀라운 확인이다. 해방 후 궁중음악기관이 해체된 뒤에는 한때 구왕궁아악부(舊王宮雅樂部)’로 존속하다가 1951년 이후 국립국악원으로 이어졌다. 오늘날의 국립국악원 형태를 갖추기 위한 제도와 법규는 1950년에 공표되었으나, 전쟁으로 인하여 1951년 부산에서 다시금 정식으로 개원하였다. 격동의 세월 속에서도 나라와 국민들은 국립국악원의 뿌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현재 국립국악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속기관으로 국악연구실, 기획관리과, 장악과, 국악진흥과, 무대과를 두고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 네 개의 소속연주단을 운영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을 한 번이라도 방문한 이들이라면 서울 서초구의 모던하고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떠올릴 텐데, 국립국악원의 규모와 몸집은 제법 크다. 전북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1992.3.20 개원), 전남 진도의 국립남도국악원(2004.7.7 개원), 부산광역시의 국립부산국악원(2008.10.28 개원) 등 세 개의 지방 국악원이 함께 운영 중이다.

국립국악원은 오랫동안 전승해 온 궁중 음악과 민간 음악, 춤은 물론 현대인들을 위한 창작 음악 등 다양한 문화 예술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의 연주 전통과 재해석은 지금 여기의 음악과 미래에 다가올우리 음악의 지평을 넓히는 것에 더해 드넓은 음악 세계로 국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사진=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국립국악원은 공연 경쟁력 확립과 건강한 국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올해는 국립국악원 개원 70주년을 기념하면서 국악연주단의 정통성을 계승할 의지를 다잡고 국민의 일상에 스며들고자 모든 계층과 연령대가 함께하는 국악공연을 열기도 했다. 국악을 즐길 수 있는 경험의 문턱을 낮추는 일은 국민문화생활 향유권을 보장하는 데에 힘을 싣는다. 예술은 과거 특정 계층이 향유하는 고급문화가 아니라, 보통의 삶에서 가까이에 둘 수 있으며 충분히 접근가능하고 감상 가능한 작품으로 접할 수 있어야 한다.

새해국악연 울울창창’, 차와 이야기가 있는 국악콘서트 다담’, 어린이날 기획공연, 연인들을 위한 공연 칠석’, 달빛과 별빛의 만남 우면산 별밤축제’, 국립국악원과 함께하는 한국의 서원 서원풍류’, 고궁의 정취 창덕궁 풍류등이 우리 가까이에 있는 문화예술의 대표적인 예이다. 국립국악원의 상설공연으로는 국악과 함께하는 매주 토요일 오후의 즐거움이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토요국악동화는 그 제목부터 관심을 사로잡는다.

국립국악원은 공연생태계 선순환 구축 및 대외교류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공연예술 환경 변화에 따라 민간예술인 자생력을 강화시키고 대외협력과 교류공연을 이어나간다면 국립예술기관 위상은 더욱 굳건해질 것이다. 전통예술 악··무를 대표하는 명인을 초청하여 깊이와 품격을 담은 격조 있는 풍류공연, 전통예술의 동시대감성을 담은 창작국악 한국의 미래 공감시대(共感時代)’ 등을 유의미한 기획으로 꼽을 수 있다. 이밖에도 창작기악, 무용, 성악 및 인접예술과의 협업 작품 등 동시대적 감성을 담은 전통예술작품 및 예술인 무대 역시 눈과 귀, 그리고 마음을 활짝 개방시키기에 충분하다. 국악을 우리로 하여금 익숙한 환대와 낯선 환희를 경험케 하는 듯하다.

오늘날 여느 문화 콘텐츠의 미래를 논할 때와 마찬가지로, 국립국악원의 내일을 상상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신한류이다. 신한류 확산을 위한 콘텐츠 개발 및 지원도 무럭 자라는 중이다. 먼저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공연예술 명인·명장을 중심으로 고품격 한국문화와 예술을 소개할 수 있도록 신한류 복합공연예술 작품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무용, 가곡, 정악곡, 공예전시를 이용한 무대구성, 전시행사, 체험, 공예품 홍보 등이 촘촘히 연결되면서 따로 또 같이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 나아가 K-POP 등 대중문화예술과 한국 문화예술 원류인 시·····무의 탈경계적 콘텐츠 개발에도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악을 통한 국제문화예술 연계망을 튼튼히 구축하는 일도 소홀할 수 없다. 재외 한국문화원 주최행사, 수교행사 등 정부주관 행사 지원 및 해외 주요 문화예술축제에 신한류 공연으로 적극 참가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의 하루는 차분한 무게 속에서 정제되어 있는 겉보기와 달리 매일같이 역동적이고 열렬한 모양으로 흐르는 중이다.

 

 

최고의 기량을 갖춘 국립국악원의 예술가들

국립국악원의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의 4개 예술단은 옛 궁중에서 연주되었던 음악과 춤, 민간에서 애호가들이 연주했던 음악, 민중의 생활 가운데 살아 있는 음악들을 이 시대의 예술로 거듭나게 하는 공연 주역들이다.

국가 기관으로서 국립국악원은 신라 시대 음성서(7C)로 출발해 고려 시대 대악서(10C), 조선 시대 장악원(15C)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으로 자리 잡았다. ‘

법고창신(法古創新)’을 힘의 원천으로 삼아 이 땅의 음악을 갈고 닦으니 문화 형성에 언제까지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한국 음악의 긴 역사적 전통을 연구함으로써 한국 전통 공연 예술의 보존과 전승은 물론 새로운 예술로 승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짧게나마 맛보자면 다음과 같다.

공연 : 한국 전통 공연 예술의 총본산인 국립국악원은 전통 예술의 복원 및 재현, 공연 형식의 다양화, 타 장르와의 협업을 통한 영역의 확장 등 대중과 눈높이를 같이하고 세계인과 발맞춰 나아가기 위한 공연 제작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육/진흥 :국립국악원은 전통 예술 분야의 인재 발굴과 양성을 위해 최고 권위의 전통 예술 경연대회인 온 나라 국악경연대회, 온 나라 전통춤 경연대회를 비롯하여 온·오프라인에서 다채로운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술/연구 :국립국악원은 국악학 학술 자료와 실용 자료를 발간하고, 학술회의를 개최하여 국내외 음악학자들과의 교류를 지속하는 등 국악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악기연구소를 설립하고 더욱 과학적인 악기 연구를 실행하고 있으며, 무형의 문화유산을 기록·보존하고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국악박물관, 국악자료실, 국악아카이브를 운영 중이다.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사진=국립국악원]

국악과 국악 사이, 마음이 피어나는 곳

전통 공연 예술의 보고(寶庫), 국립국악원은 총 네 개의 연주단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국악 교육을 활성화하는 두터운 기반이자, 품위 있는 매개자가 된다.

정악단 :국립국악원 정악단은 옛 왕조의 궁중 음악 전통을 잇고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종묘제례악을 비롯하여 수제천, 영산회상 등 궁중 연례악과 풍류 음악 그리고 우리 고유의 창법과 양식을 지닌 성악곡 가곡·시조 등을 주로 연주한다.

민속악단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은 우리 선조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민간의 음악을 전승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와 민요, 남사당놀이 등 16세기 이후 새로운 양식으로 등장한 민속 기악과 성악, 각종 연희들을 아우르는 연주단이다.

무용단 :국립국악원 무용단은 궁중 춤은 물론 민속 춤, 창작에 이르기까지 전통 춤의 보존과 보급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춤을 개발하는 일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 우리 춤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창작악단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국악관현악, 실내악 등 전통에 기반을 둔 창작 국악의 개발과 연주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전통 예술을 재해석하고 새로 창작하며 동시대와 호흡하는 무대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사진=국립국악원]

천년의 전통과 역사를 가진 국립예술기관, 국립국악원. 앞으로도 국립국악원은 건강하고 역동하는 국악 생태계를 위한 플랫폼을 자처할 것이다. 전통 자산을 동시대 예술로 이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한국 문화의 브랜드 가치를 세계인의 문화로 자랑스럽게 뿌리내리는 데에 누구보다 앞장설 것이다. 국민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흐르는 시간에 스며드는 국악의 선율에 몸과 마음을 기꺼이 맡겨보는 것 아닐까. 국립국악원이 내 쉬는 숨결에는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우리 민족의 마음이 실려 있을 것이다. 그 사이에는 분명 우리 자신만의 음악도 숨어 있을 터. 국악에 매료되는 내일을 상상하니 가슴이 리듬을 타듯 작게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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