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탄소중립 위한 ‘육식 자제’ 움직임…우리 현주소는?
[MonthlyNow] 탄소중립 위한 ‘육식 자제’ 움직임…우리 현주소는?
  • 신연진 기자
  • 승인 2021.07.07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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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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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곳곳에서 탄소중립을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나로 육식 자제가 권고되고 있어 주목된다. 기후위기에 직접적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에 있어 채식 대비 육식에서 엄청난 양이 생산되고 있다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지적이 나온다.

앞서 영국 기후변화위원회(Climate Change Committee·CCC)는 지난달 24일 영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오는 2030년까지 모든 고기와 유제품 소비를 20% 줄이고, 205035%까지 감축하기 위해 소비자 행동 변화를 끌어낼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동안 CCC 측 권고는 영국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부분 수용돼왔다는 점에서 지구촌 울림은 클 것으로 보인다. CCC가 사실상 육식 자제의 시점을 바로 지금이라고 평가한 만큼 상황은 심각하다.

 

육식 권장하는 사회인식 개선 시급

육식을 권장하는 문화로 인해 그간 지구는 몸살을 앓아왔다. 먼저 식용을 위한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후 악영향이다. 인류 식용가축의 사육을 위해 열대우림을 파괴할 때마다 지구의 허파가 날로 죽어가고 있으며, 나아가 생물 서식지가 무너진다는 점에서 생태계 변화도 불가피해진다.

소고기 패티가 들어가는 햄버거 하나가 생산될 때마다 약 5의 열대우림이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한 각종 동식물의 생존 능력 저하는 물론 인류 존재마저 위협하고 있다.

또 식용가축을 사육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공간이 대거 투입된다.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전 세계 축산업계는 이른바 공장식 운영으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지구촌 곳곳에서 벌채를 통해 이런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15년간 한반도 반대편 아마존에서 사라진 산림 규모만 1974209ha, 연평균 축구장 20만 개 넓이의 산림이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가운데, 이는 지구촌 탄소중립 목표에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현상을 부추기는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지난 1970년 세계 육류 소비량은 약 1억 톤에 이어 200023,200만 톤, 2018년에는 34,100만 톤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식품 1당 곡물 대비 육류에서 수십 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소·양 등 되새김질을 하는 동물들로부터 발생하는 메탄가스는 기후변화에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대비 20배 이상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앞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2019기후변화와 토지 특별보고서를 내고 모든 추정치는 소가 전 세계 축산업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65~77%)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라면서 붉은 고기와 같은 제품은 단백질 당 배출량 면에서 가장 비효율적이다.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게 기후변화에 대한 최선의 적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육식을 자제하는 식습관이 지구온난화 예방을 넘어 기후위기를 극복할 방안인 셈이다.

이에 세계 곳곳에서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권장하는 비건등 육식 자제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5월 프랑스 하원을 통과한 기후법에는 공립학교의 경우 최소 일주일에 한 번 고기 없는메뉴 제공을 권고하기도 했다.

 

 

국내 비건 움직임의 확대

그렇다면 우리나라 상황은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아직 정부 차원에서 탄소중립 목표를 위한 육식 자제 언급은 나온 적이 없다. 작년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에서도 에너지 등 산업 분야 탄소 감축에만 비중을 뒀을 뿐 국민 식생활에 관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다만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추진 중인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기술작업반()에 관련 사안이 최초로 언급됐다.

해당 안에 따르면 1안에 농축식품분야 탄소 감축을 위한 식생활 개선(육류소비 감소)’ 유도, 2안으로 저메탄사료·저단백질사료 보급 강화등 내용이 담겼다.

다만 육식 자제가 담긴 해당 안은 아직 기초자료 수준에 불과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세계 기후 악당으로 평가받는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진전된 식생활 개선관련 계획으로 평가된다.

특히 최근 민간을 중심으로 육식을 거부한 채소 위주의 식단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비건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의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 4월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내 모든 학교에 월 2회 채식 급식 시행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시민사회 일각에서 채식 선택권보장을 위한 진정 제기 등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극명히 드러난 국내 기후변화는 올해 열흘 늦게 시작된 장마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기후위기의 시대로 접어든 만큼 과거와 같은 낡은 환경 인식으로는 더 인류 생존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탄소중립이라는 명확한 목표 제시가 이뤄진 만큼 민관 협력을 통해 세부적 계획 수립 등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지혜롭게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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