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수처리 분리막 기술의 개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수처리 분리막 기술의 개발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08.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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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이재우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이재우 교수 ⓒ박소연 기자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이재우 교수 ⓒ박소연 기자

필터를 사용해 물을 정화하는 멤브레인(Membrane) 기술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요소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에서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가속화 하는 지금,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이재우 교수도 에너지 소비와 생산 단가를 줄이는, 내오염성이 우수한 분리막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이 교수가 연구 중인 분리막 기술은 친환경 공정으로 환경 부하를 줄이는 장점 또한 가지고 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그린 뉴딜의 핵심인 에너지 효율 제고에 이바지할 분리막 기술의 개발. 부단한 과정을 거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해 그는 학교와 연구실을 분주히 오가며 연구의 궤적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친환경 분리막 원천기술 확보와 상용화가 목표

이재우 교수는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와 첨단분리소재 실험실(Advanced Separation Materials Lab)에서 수처리 산업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분리막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친환경 원천기술을 확보할 목적으로 수처리에 활용될 수 있는 고분자 재료 및 나노 물질과 기타 환경 소재를 발굴하여 해수 담수화 및 생물학적 하·폐수 처리 공정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고성능 분리막을 개발 중이다.

수처리에 사용되는 분리막 표면에 미생물이 부착해 성장하면서 생물막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여과 저항이 커져 단위 시간 및 면적당 생산할 수 있는 처리 수의 양을 급감시킵니다. 이를 막오염이라고 하는데요. 고질적인 문제인 막오염 때문에 같은 양의 처리 수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시간 동안 공정을 운전해야 하고, 운전 시간의 증가는 곧 에너지 소비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그린 뉴딜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에너지 효율 제고를 통한 저탄소 기술 구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제가 연구 중인 수처리용 분리막은 내오염성이 우수한 분리막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키워드에 적합한 분리막이 할 수 있겠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인 공정을 거쳐 분리막을 제조하고 있어 공정에 따른 환경오염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보통 수처리용 분리막을 제조하기 위해서 고분자 및 나노물질들을 재료로 사용하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산이나 유기 용매가 폐액으로 배출될 때 환경 부하를 초래한다. 이 교수는 환경 부하를 줄이면서 기존의 나노물질이나 유기 용매를 대체할 수 있는 천연물 유래 나노물질 및 그린 솔벤트에 주목하고 있다. 천연물 유래 나노물질 및 그린 솔벤트를 사용해 분리막을 제조하면 제조 과정에서 발생되는 산·유기 폐액의 재처리에 요구되는 에너지 소비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환경부하를 저감시켜 그린 뉴딜, 탄소 중립 등 세계적 흐름인 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내오염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한 고성능 분리막의 성공적인 개발 후, 그 수요를 키워가는 것이 현시점의 과제이자 목표이다.

또한, 전북지역의 수질 환경 관련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도 지대하다. 전북지역의 경우, 군산·김제 등의 일원에 조성된 새만금 지구가 기후위기극복, 그린뉴딜과 같은 미래가치를 잘 담아내기 위해 깨끗하고 건강한 수자원 관리 및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는 지류에서 유입되는 하·폐수의 적절한 처리를 통한 수질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수질 개선을 위한 해수유통에 대응할 수 있는 해수 담수화 기술까지 활용해 새만금 지구에 농업 및 공업용 담수를 공급함으로써 생태복원과 지역산업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가 농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지자체인 만큼 풍부한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이 연구는 농업 부산물을 활용해 중금속을 비롯한 수계의 오염물질들을 흡착하는 소재를 개발하는 연구로, 농업 부산물을 활용한 수질 개선은 물론, 폐기물의 자원화와 부산물 소각 시 발생하는 대기 오염을 줄인다는 점에서 환경 문제 및 지역 현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관리 정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전()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

우리나라는 원활한 물관리를 위해 20년간 환경부와 국토부로 나뉘어 있던 수량과 수질, 재해 등 물관리 조직을 2018, 환경부로 모두 이관함으로써 하나의 일관된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수처리 전문가로서 이 교수는 물관리 일원화 정책에 대해 국내 수처리 산업의 정책이나 스마트 통합 물관리 정책은 행정적인 관록이 요구되는 점을 새기며 큰 그림을 조망하며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그린 모빌리티를 확대하고자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은 그린 뉴딜 정책에 부합하는 방향이라 볼 수 있겠지만, 전기차를 충전하는데 쓰는 전기를 화석연료로 생산한다면 그린 뉴딜 정책과는 결이 다른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이처럼 세부적인 사항들을 점검할 때는 정책에 부합하는 듯 보이나 전() 주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긋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크게 조망하고 아우를 수 있는 일관된 정책 기조와 전() 주기적 관리를 통해 스마트 통합 물관리 정책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으면 합니다.”

 

국내 수처리 기업들이 글로벌 물() 산업을 선도하기를

이재우 교수가 주목하는 수처리 산업의 이슈는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2050년 탄소 중립, 글로벌 물산업 시장으로의 진출,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지역 현안이다.

파리협정 및 UN 기후정상회의 이후 121개국이 기후목표 상향동맹에 가입함에 따라 탄소 중립이 글로벌 의제로 채택 됐습니다. 우리 정부 또한 작년 12월에 ‘2050 탄소 중립 추진전략을 기치로 탄소 저감 및 신재생에너지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바이오 가스 생산과 같은 물 인프라를 활용해 이루어지는 공정 연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사회 구현이 장기적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만큼 관련 연구 주제를 발굴하고 유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진행 중입니다.”

글로벌 물산업 시장으로의 진출 역시 국내 수처리 산업의 체질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이슈인 만큼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사항이다. OECD‘2030년 사회기반시설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30년까지 세계 물산업 분야에 이루어질 투자 규모가 10조 달러에 육박할 것이라 예상된다. 이는 석유, 자동차, 전력, 정보기술 분야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큰 투자로, 물산업이 상당한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수처리 기업들은 몇몇 애로사항으로 인해 아직 글로벌 시장 개척의 활로를 적극적으로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례로, 해외 시장에서 국내 부품 규격이 통용되지 않는 등 시장 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이 교수는 개별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 유관 부처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정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 시장에서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규격을 정리해 표준화해준다면, 현재 글로벌 물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수자원공사를 필두로 국내 수처리 관련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활로가 넓게 열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조언과 함께 이 교수 본인 또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며 수처리 기술의 발달과 물복지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수자원공사 금강유역본부 기술검토 전담반 검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한국막학회의 학술이사, 대한환경공학회 학술위원회 위원으로서 산·학을 넘나들며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기술지원과 물복지 향상, 환경 이슈 해결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녹색산업의 저변을 넓히며 분야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최근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와 같은 부처들이 녹색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환경부는 청정대기, 생물 소재 등 녹색 사업을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사업에 착수했고, 중소벤처기업부와의 협업을 통해 2022년까지 총 100개의 녹색 분야 유망 기업을 선정해 3년간 밀착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청정대기산업과 생물 소재 산업을 비롯해 수열 에너지, 폐배터리, 플라스틱 재활용에 이르는 5대 핵심 산업을 정하고 산업별 녹색융합클러스터를 조성해 인프라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녹색산업의 성장 거점 마련과 녹색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쓰고 있다. 정부의 녹색산업 지원사업은 국내의 녹색산업 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해줌으로써 단기간 내에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하는 데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우 교수도 녹색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일관되게 지속해 준다면, 세계 녹색산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낼 유니콘 기업들을 배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녹색산업 관련 기업을 직접 육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후·환경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에게도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산업적 저변의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덧붙인다.

현재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가 자동차 내장재를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고, 나아가 플라스틱을 생분해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환경오염 저감에 일조할 수 있는 기술이나 청정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자원 재활용에 적극적인 기업들에게 일종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친환경 기술 및 소재의 활용 범위가 크게 넓어질 거라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후 및 환경위기에 대응하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때이다. 친환경 청정에너지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거나 친환경 소재 및 환경오염 저감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에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재우 교수 연구실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이재우 교수 연구실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묵묵히 최선을 다한 과정은 값진 결과를 가져올 것

이재우 교수의 삶의 모토는 결과에 관계없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면, 포기한 경우보다 몇 배 값진 결과를 얻는다이다. 묵묵히 정진하며 도전한 결과 얻어낸 값진 실적들을 통해 그는 자신의 철학을 증명하고 있다. 분리막 분야의 3대 학회로 손꼽히는 ‘Aseanian Membrane Society(AMS)’ 국제학술대회에서 개최한 구두발표대회에서 수상한 경험도 위와 같은 노력하는 자세가 빛을 발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 AMS 학회가 호주에서 개최된 터라 원어민 참가자가 많아 구두발표대회 입상에 대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순위에 관계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했죠. 그런데 기대치 않게 1위 수상을 했습니다. 원어민들 사이에서 1위 수상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묵묵히 최선을 다하다 보면 이렇게 기대치 않은 결과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어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이 교수는 현재 참여 중인 BK21 사업과도 연관이 있는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적용할 분리막을 개발하는 쪽으로 연구 분야를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연구실에서 다루고 있는 해수 담수화나 생물학적 하·폐수처리 공정뿐만 아니라 산업용 초순수 생산에서부터 앞서 언급한 바이오 메디컬 분야에 이르기까지 대상이 다양한 만큼 분리막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라면 무엇이든 연구대상으로 삼고,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자 한다. 개발 과정에서 도출한 연구 결과들을 분야 내 상위권 학술지들에 꾸준히 출판하는 것도 연구 목표이다. 양질의 연구 논문을 발표하며 꾸준히 실적들을 배출한다면 양적·질적으로 도약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리라 기대하며 준비하고 있다. 끝으로, 사람이 미래라고 생각한다는 이 교수는 미래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을 습득한 인력들을 매해 일정 수준 이상 배출하겠다는 다짐도 지키고자 한다.

애써주는 연구원들을 위해 연구 수행에 충분한 연구비를 수주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비 및 학비의 반액 또는 전액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사수로서의 역할을 병행하며 연구원들을 이끌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기에 당분간은 이와 같은 노력도 계속해서 이어 나갈 요량입니다.”

공학자이자 엔지니어로서 현안 해결에 실제로 활용될 수 있는 연구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교육자로서는 재직 기간 동안 꾸준히 매해 3~4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내 제자들이 학계나 업계의 일선 현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꾸준히 정진하겠다는 포부를 전한 그. 대한민국이 지속가능한 친환경 사회로 도약하는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눈부신 그의 열정과 행보를 앞으로도 계속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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