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하고 난해한 특수함수, 공동연구로 그 비밀을 풀다
방대하고 난해한 특수함수, 공동연구로 그 비밀을 풀다
  • 김영록 기자
  • 승인 2018.07.11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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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한 분야인 특수함수는 수학, 물리, 공학, 천문학등 많은 분야에 응용되어 유용한 함수라고 불리어 지기도 한다. 17세기 뉴톤과 라이프니쯔가 삼각함수들의 급수를 재발견한 이후로, 오일러, 르장드르. 라플라스, 가우스, 쿠머, 아이젠스타인, 리만, 라마누잔을 포함하는 많은 수학자들에 의하여 연구되어 왔다. 특수함수 관련 발견된 이론들과 공식들의 방대함에 놀란다. 다방면에 응용되는 특수함수의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반드시 그 연구가 지속되어야 한다. 동국대학교 최준상 교수는 30여 년 간 특수함수를 연구하며 우리나라 수학 연구의 저변 확대에 힘써왔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수학교육과 최준상 교수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수학교육과 최준상 교수

 

응용수학에서 특수함수까지, 우연이 만든 필연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인 1987,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수학교육과 최준상 교수는 응용수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Florida State University)에 수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하지만 응용수학의 첫 수업에서 그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당시만 해도 익숙하지 않던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한 과제가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에서 온 일부 유학생들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접한 상태였지만 자신은 컴퓨터를 만져본 적도 없던 시절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그는 순수수학 중에서도 복소해석학을 선택, 2년여의 박사 과정수업과 박사 예비시험을 무난히 통과했다. 하지만 최 교수는 또 한 번 좌절을 겪어야했다. 박사 예비시험 직전 자신의 지도교수가 복소해석학이 아닌 생물수학(bio-mathematics)으로 전공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최 교수가 오랜 시간 연구해온 특수함수(special functions)와의 인연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혼자서 논문을 쓸 것을 마음먹고 살피던 복소해석학 관련 논문 중 특수함수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다. 이후 그는 어떤 특수함수들과 응용에 관한 연구를 지속해왔다.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하며 감마함수(gamma function), 베타함수(beta function), 다중감마함수(polygamma functions), 다층감마함수(multiple gamma functions) 등 여러 특수함수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일례로 리만제타함수(Riemann zeta function)만 해도 일생을 바쳐 연구하는 분들이 있을 정도로 난해한 함수로 손꼽히죠.”

특수함수란 정식으로 발간되는 논문집이나 저서에서 특별한 용도로 정의되고 소개된 함수를 의미하며, 알려진 것만 1000여 종에 달한다. 또한 실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용되기에 실용함수(practical functions) 또는 유용한 함수(useful functions)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삼각함수 역시 특수함수의 한 종류다. 이러한 특수함수들이 실제 주어진 문제들의 해, 즉 미분 방정식, 편미분의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고 이용되는 만큼 특수함수에 대한 연구는 그 자체가 이들의 응용과 연결된다. 최 교수는 순수수학을 연구했던 경험이 특수함수 연구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1000여 종에 달하는 특수함수들을 한 개인이 섭렵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한국에서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국내에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는 극소수다. 하지만 연구 분야의 다양성 및 균형성, 실용성에서 나아가 국외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라는 관점에서 국내에서도 특수함수의 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최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 그는 특수함수 분야의 정점에 있는 연구자부터 중견 연구자, 외국의 박사급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그와 공동 논문을 작성한 저자 수만 50여명에 달하며, 이외에도 330여 편의 논문과 전문 학술서적 2편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주제에 대한 공동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연구의 세계적 교류 위해 힘써 온 연구자

최준상 교수는 현재 10여개의 수학저널 편집위원 및 미국수학회 논문 비평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로 26주년을 맞는 국제학회 International Conference on Finite or Infinite Dimensional Complex Analysis and Applications의 회장을 역임(2011~2013)한데 이어 현재 부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을 정도로 왕성한 행보를 보이는 그다. 또한 본 학회의 학술대회를 두 차례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성공리에 유치하며 우리나라의 수학의 위상을 알리는데도 앞장서왔다.

연구 초기만 해도 자료를 구하는 것이 연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올 당시 책의 주요 내용들을 편집해 가져오기도 했죠. 최근에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이러한 어려움은 해결된 상태입니다.”

최 교수가 직면한 또 다른 어려움은 연구비에 있다. 그는 최근 들어 연구비가 배정되지 않아 외국 연구자들과의 교류 및 논문 게재료 등 실질적인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내년도 은퇴를 앞두고 있는 그는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연구자에게는 국가의 지원이 이어져야 함을 지적하기도 했다. 해외의 경우 은퇴 연구자들에게 연구비가 지속적으로 지원되며 연구연속성을 보장하고 있는 국가도 상당하다. 최 교수는 일부 연구자에게 고액의 연구비를 독점적으로 지원하기보다 꾸준히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연구자들에게 골고루 지원될 때 연구 저변이 확대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은퇴 이후 그간의 연구 내용들을 책으로 엮어 보다 많은 연구자들과 공유하는 한편 건강이 허락하는 한 연구를 이어갈 것입니다.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보다 의미 있는 연구 성과를 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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