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캔버스 위에 자신의 세상을 펼칠 수 있길 바랍니다”
“학생들이 캔버스 위에 자신의 세상을 펼칠 수 있길 바랍니다”
  • 김영록 기자
  • 승인 2018.03.23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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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9살 아이가 그림을 그리다가 문득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선생님은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기다려주셔서 좋아요그 말이 우리 학원의 정체성에 대한 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이 미술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미술이 자신을 이루는 한 부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의 저의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뿌리미술학원 구명회 원장
뿌리미술학원 구명회 원장

 

청주시에 위치한 뿌리미술학원의 구명회 원장은 미술을 놓아 본 적이 없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미술을 통해 안정과 행복을 찾았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이 자신처럼 미술을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그는 이야기한다.

IMF직후인 1998년 친구가 하던 학원을 인수하여 운영하다 2000년 지금의 위치에 새롭게 개소한 학원의 수강생들은 대부분 유··중학교 학생들로 구성되어있고 기본적인 회화수업을 중심으로 만들기,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입시 관련 교육을 하진 않지만 20년째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이들을 하나하나를 인정해주고 기다려주었던 그의 교육방식 덕분이다. 학생에게 자신의 그림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틀리더라도 수정해주기보다는 주체적으로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학원에는 아이들 각자의 개성이 녹아들어 간 작품들이 눈에 띈다. 그의 교육방식은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더불어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도내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까지 학원 아이들의 이름을 엿볼 수 있었다.

요즘 학생들은 미술교육에 따로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쁘다. 그래서 학생들을 배려해 일정한 시간표를 두고 수업하지 않는다. 각자의 시간에 맞춰 학생들은 학원에 오고 자신의 자리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클래식부터 팝, 가요, 뮤지컬넘버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이 흐르는 학원에는 항상 생동감이 넘친다. 학원을 찾는 아이들은 조잘조잘 입을 떠들어대기 바쁘다.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지만 때론 엄마와도 같은 존재가 되어주고 있다. 충분한 대화의 시간을 갖고 소통하는 것은 구 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방식 중 하나다.

뿌리미술학원은 매년 학생들의 특별한 전시회를 개최한다. 학생들의 성장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자신의 그림을 전시회장에서 관찰자의 입장으로 바라보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작품에 대한 뿌듯함, 성취감 그리고 애틋함까지 이러한 마음을 아이들도 느끼게 해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고 그는 전한다. 매년 청주시립도서관에서 개최되는 전시회에는 학부모와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의 미술학원 관계자들이나 주민 등 다양한 층의 시민들이 찾아와 즐기고 있다. 구 원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전시회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학생들의 첫 그림을 항상 기억하고 있는 그에게 전시회는 학생들만큼이나 값진 시간이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교육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에 대한 갈증을 안고 있던 구 원장은 청주의 평생교육원에서 누드드로잉 수업을 시작한 이후 틈틈이 작품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학원 한편엔 그의 작업실이 마련되어 있다. 그는 지역작가들과 함께하는 단체전은 물론 2009년엔 개인전도 진행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그의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과감한 작품들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온전히 그림에 집중할 수 있는 그 시간과 손끝에 느껴지는 펜의 감촉이 주는 긴장, 희열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그림에 대한 그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학생들 전시회는 물론 개인전도 더 열심히 진행하는 것이 그의 꿈이다.

그는 아직 하고 싶은 자신의 작업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도 많다. 학생들의 추억 속에 자신과 함께했던 순간이 남길 바라며 오늘도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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