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에 ‘기적’ 써내려간 펜싱,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한국 스포츠에 ‘기적’ 써내려간 펜싱, 새로운 신화에 도전한다
  • 강기훈 기자
  • 승인 2018.11.12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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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석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 서울특별시 펜싱협회장

2016 리우올림픽 결승에서 박상영 선수가 펼친 경기는 온 국민에게 깊은 감동으로 기억되고 있다. ‘할 수 있다는 불굴의 의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최태석 교수는 이러한 감동적인 장면을 있게 한 숨은 주역이다. ‘해병대가 내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하는 그는 특유의 정신력을 기반으로 후배들을 가르치며 한국펜싱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최태석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 서울특별시 펜싱협회장
최태석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 서울특별시 펜싱협회장

기적같은 역전승, 이를 가능케 한 지도자

리우올림픽 당시 박상영 선수가 보여준 경기는 인생 그 자체였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에 거머쥘 수 있었던 값진 승리였죠. 저 자신이 대회에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제자들이 성과를 낼 때 더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한국체육대학교 1기 졸업생인 최태석 교수는 자신의 모교에서 현재까지 제자들을 지도하며 후배 양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는 박상영 선수의 금메달을 있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올림픽 출전을 준비하던 중 부상을 입은 박상영 선수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두 발 벗고 뛰어다닌 것이다. 최 교수는 박상영 선수의 메달 획득을 확신했다며, 부상에도 불구하고 10개월 간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결국 극적인 역전승을 얻어낸 박상영 선수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외에도 지난 4월 제주도에서 펜싱선수를 꿈꾸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펼치는 등 펜싱 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그는 국무총리 표창(1990)부터 교육부장관 표창(1994), 문화관광부장관 표창(1999), 대한체육회 표창(2003), 대한민국 훈장(백마장, 2007) 등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왔다. 이밖에도 40여년 간 지역 내 독거노인을 도우며 사회에 훈훈한 온정을 전해온 그다.

최 교수가 펜싱 지도자로서 펼치는 열정적 행보에는 펜싱 선수로 활동했던 그의 발자취가 깃들어있다. 자신 역시 숱한 고민과 시련을 거쳐 지나온 길이기에 더욱 깊은 애정을 갖고 제자들을 이끌고 있는 그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펜싱을 시작한 최 교수가 선수생활을 거쳐 지도자가 되기까지는 결코 녹록치 않은 시간이 있었다. 진학을 희망하던 학교의 펜싱부가 해체된 데 이어 특기자로 입학을 노렸지만 원서조차 접수하지 못한 채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절망에 빠져 대학 진학을 포기하던 그는 해병대에 입대하게 된다. 그리고 해병대에서 보낸 시간들은 최 교수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해병대에서 복무한 지 2년여가 지났을 무렵 펜싱팀이 창단한 것이다. 군에서는 최 교수에게 팀에서 활동할 것을 권했고, 이는 그에게 전국체전을 통해 성적을 거둔다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안겼다. 실제로도 당시 펜싱팀은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한국체육대학교 개교 역시 최 교수에겐 새로운 기회였다.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해 보다 전문적으로 체육인을 양성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던 때다. 선수 경험을 갖고 1기 입학생으로 한국체육대학교에 발을 들인 그에게는 또 하나의 기회가 주어졌다. 2, 3기 후배들을 직접 가르치게 된 것이다. 학교 측에서도 그를 지도자로 대우하며 그가 직접 후배 펜싱인들을 관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 그는 모교에서 꾸준히 후배들을 가르치며 우리나라 펜싱 저변 확대를 견인해왔다.

펜싱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 펜싱인

대한펜싱협회 이사직을 역임했던 최태석 교수는 현재 서울시펜싱협회장으로서 서울시의 펜싱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펜싱이 보다 시민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는 협회를 넘어 시 차원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림픽 효자종목 중 하나인 펜싱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이 더 늘어난다면 우리나라 펜싱은 더욱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과 함께였다.

펜싱 전용 체육관 설립은 펜싱인들의 꿈입니다. 펜싱 동호회 활동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매주 종목별 대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기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펜싱의 매력을 알릴 수 있죠. 현재 펜싱은 그 명맥을 이을 선수층 부족이라는 고비를 겪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관심과 펜싱 인구 증가야말로 한국 펜싱의 저력을 뒷받침할 든든한 지원군이죠.”

최 교수는 중고등학교에도 방과 후 수업 등으로 체육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교육부 차원에서 학생들이 펜싱이나 수영 등 운동을 학업과 병행할 수 있도록 한다면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우리나라 체육의 저변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시와 교육부가 앞장서서 이러한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우리나라 체육은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다고 확언했다.

펜싱을 전문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지도자가 부족하다는 점 역시 펜싱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서울 내에 펜싱팀이 만들어져있는 중고등학교들이 일부 있지만 이들마저 펜싱 출신 교사가 없어 해체의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그는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일정 자격을 갖춘 이들에게 지도자 자격이 주어진다면 이는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것은 물론 펜싱의 명맥을 이어가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제자들에게 항상 펜싱선수는 결코 펜싱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곤 합니다. 저 역시 어느 순간이든 펜싱을 뇌리에 새기며 펜싱인으로 살아가고 있죠. 앞으로도 우수한 선수 발굴, 육성에 힘쓰며 우리나라 펜싱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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