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감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감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 박금현 기자
  • 승인 2018.12.20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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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디투이모션 대표
정지영 ㈜디투이모션 대표
정지영 ㈜디투이모션 대표

디지털, 인공지능은 아무래도 차갑다. 빠르고 똑똑하지만 인간의 감정, 감성과는 거리가 먼 느낌이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속에 들어왔을 때의 효과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모습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게 디투이모션의 필봇이 아닐까. 작은 감성 이벤트를 통해 아이들의 감성을 차곡차곡 쌓아 교사와 학부모가 공유하고 아이들이 겪는 심리적 문제점을 해결한다. 한 단계 진화한 아이들과의 소통 방법을 제시한 디투이모션의 정지영 대표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비춰주는 감성 케어 프로그램

인간을 위한 모든 기술은 감성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디지털 속의 플랫폼조차도 인간의 감성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만들어진 플랫폼이 바로 필봇입니다. 필봇은 인간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로봇이자 아바타 플랫폼입니다.”

필봇은 스마트폰 환경에서 학생들의 감성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해 학생, 교사, 학부모의 공유로 심리적 문제(고립, 우울증, 폭행)등의 징후를 초기에 포착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지메라는 말이 사회에 퍼져 있었던 일본에서는 필봇을 눈여겨보았다.

2017년 5월 도쿄 EDIX(교육IT솔루션 박람회)에서 직원들, 시미즈 선생님, 협력으로 나온 파트너회사 직원들
2017년 5월 도쿄 EDIX(교육IT솔루션 박람회)에서 직원들, 시미즈 선생님, 협력으로 나온 파트너회사 직원들
2018년 11월, 필봇으로 오사카 EDIX에 출전한 파트너회사
2018년 11월, 필봇으로 오사카 EDIX에 출전한 파트너회사

서서히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린 디투이모션 정지영 대표는 일본 NEC 계열사와 SW 라이선스 독점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감성 인공지능이 접목된 학급 운영지원 시스템을 일본에서 판매하는 독점 계약이다. 정 대표는 “SW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어렵고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수출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6KOTRA의 동경 IT 지원센터의 소개로 만나 상호 신뢰를 쌓아,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협력해 일본 학교에서 실증을 거쳤고, 일본 교육현장에서 믿음을 얻어 드디어 정식 계약에 성공했다.

물론 개발 과정은 힘들었다. 하지만 필봇은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2015년 일본 전시장에서 큰 이슈가 돼 아사히 신문에서도 소개될 정도였다라며 정 대표는 당시 가능성을 확신했다. 일본 현지의 전문가와 교육자들이 일본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해 준 것은 정 대표에게 큰 힘이 되었다. 아이들의 감정을 케어한다는 프로그래의 목적과 효과가 실제 학교에서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고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또한 5년 넘게 이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버텨온 디투이모션의 도전과 열정에 일본 관계자들이 감동했다라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과거 정 대표는 학원을 운영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겪으면서 겉으로는 마냥 아이 같지만 속은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학생들을 만났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소통 방법과 공감할 수 있는 길은 없을지 고민해왔다. 어른들이 요즘 어떠냐고 물어보면 아이들은 쉽게 솔직히 대답하지 않는다.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니 아이들이 손쉽게 이야기를 털어놓고 마음을 담아줄 수 있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필봇을 만든 계기가 됐다.

 

가능성 알아본 미국, 캐나다서 연이은 투자 제안

기술이 발전할수록 결국 인간 본연의 감성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과 소통하고 표현하고 싶어 합니다. 부모님과의 대화를 피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아이들은 지금까지 마음을 표현하고 공감하는데 익숙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부모님들이 조금 더 아이들을 이해하고 기다려주는 게 필요하고, 필봇 같은 프로그램이 도와줄 수 있습니다.”

디투이모션은 2013년에 카이스트 출신 인공지능 전문가와 SW 전문가, 심리 전문가, 일본 직원 총 4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집약형 벤처기업이다. 많지 않은 직원으로 감성데이터를 정량화한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일본 대기업과 계약까지 체결한 것은 매우 놀라운 디투이모션의 경쟁력으로 꼽는다. 정지영 대표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함께 6년간 묵묵히 걸어 와준 직원들 덕분이다. 적은 인원이지만 제 몫 이상을 해주는 직원들과 함께 이룬 성과다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일본 시장의 중요성은 매우 커서 그 레퍼런스는 다른 나라의 진출에 결정적이었다. 현재 미국, 캐나다 등에서 투자와 회사 이전 제안을 받고 있다며 정 대표는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여러 국가에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는데 한국에서의 상황이 아쉽다는 그다.

선진국인 캐나다는 최근 우리에게 큰 자금 지원을 약속하고 적극적으로 기술이전을 제안했습니다. 전 직원 영주권까지 준다는 조건으로 말입니다. 우리 회사의 가치를 국내 투자 기관보다 몇 십 배나 더 크게 평가해주었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가치 기업으로 평가해주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지만 한편으로 국내에 먼저 투자받지 못하고 해외로 기술이 나간다는 것도 매우 안타깝습니다.” 또한 한국에서는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이라 여러 가지 사업 진행이 매우 어렵다. 대기업에 기술이 유출될 위험뿐만 아니라 신생기업이다 보니 시장에서 신뢰도 평가도 보수적이다. 현재 그는 가장 아쉬운 점으로 자금 지원을 꼽았다.

국내에서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많은 얘기가 나오지만 정작 저희처럼 감성을 다루는 인공지능을 개발한 희소성 있는 기업에 지원이나 투자가 활발하지 않습니다. 미래가치를 알아봐 주고 기다려주는 시스템이 없습니다. 기술을 보는 게 아니라 현재의 매출만 보는 현실이 답답하죠.”

정 대표는 직원들에게 항상 행복한 마음으로 만들어 달라라는 말을 자주 한다. 점점 감성이 각박해지는 시대에 아이들의 감성을 만져줄 수 있는 기술로, 궁극적으로 인간 사이의 관계 회복을 위한 솔루션을 만드는 디투이모션의 무한한 가능성은 앞으로도 기대해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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