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환자의 안위를 걱정하듯 금융 플랫폼의 안정장치 역할 할 것
의사가 환자의 안위를 걱정하듯 금융 플랫폼의 안정장치 역할 할 것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9.05.0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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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다 전지선 대표

개인사업자 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오늘날, P2P(개인 간 거래) 금융이라 불리는 마켓플레이스금융은 기존 금융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로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P2P회사는 약 200여개에 달한다. 2015년 이후 폭발적인 외형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중 유독 눈에 띄는 회사가 있었다. 바로 유일하게 메디컬 분야에 집중하는 ‘모우다’. 과거 병원에 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한 회사가 없지는 않았겠으나, 진입장벽이 높고 심사 과정에서 병원이라는 환경의 특성상 사업 운영을 지속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국내 유일의 메디컬 전문 P2P금융 플랫폼이자 이를 통해 맞춤형 의료정보와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모우다의 전지선 대표를 만나보았다.

이론과 데이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다

우리는 모우다를 통해 보건의료 플랫폼의 확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해당 산업의 레퍼런스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선두를 자처하며 나아간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을 터. 전지선 대표의 창업 배경과 그 과정이 궁금했다.

“원래는 게임이론과 통계를 공부했어요. 각기 다른 정보와 이익구조를 가진 사람들이 상호작용을 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또 사회적으로 더 바람직한 결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지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가 핵심 주제로 등장하는 이론인 만큼, 실로 채권마켓에 대한 연구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고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이론과 데이터의 결합이 가진 힘을 믿고 있어요. 학자로서의 길을 걷는 와중에 2015년 중반, 한국에서도 P2P금융의 붐이 일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저도 그 같은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기술적인 논문을 쓰고 있었던 터라 제 연구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가닿을지에 대한 의문과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이듬해 가을, 주저 않고 사업에 뛰어든 전 대표는 메디컬 분야로 방향을 전환하는 데에도 빠르게 움직였다. 이미 신용 부문에서 자리 잡아 화제가 된 회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모우다에게 들어오는 대출 신청은 대부분 승인을 내리기 어려운 건들 밖에 없었다고 그녀는 회상했다.

“메디컬 분야로의 집중을 택하게 된 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었어요. 첫째, 신용이 확실한 분야죠. 장래 소득과 현금흐름 면에서 평균적으로 우량한 15만명 가량의 풀이 있고, 의사들은 개원초기, 확장기, 유지보수 전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장이 크다고 판단했어요. 둘째, 메디컬과 관련해서는 상대적으로 공개된 데이터가 많기 때문에 판단을 정석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마지막으로는 처음 P2P금융을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조언을 아끼지 않은 지인 중 의사가 많았다는 점도 판단에 도움이 됐죠. 여러모로 초창기 사업방향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에 좋은 환경에 있었던 것 같아요.”

과연 이론과 데이터의 힘을 믿는 전 대표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최근 모우다는 마켓플레이스금융협의회의 회원사가 됐다. 회원사 활동은 모우다에게 어떤 변화를 안겨 줄까.

“가입 허들이 높고 추가 회원사 영입에도 적극적이지 않은 협의회가 모우다의 가입을 승인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주었다는 점에서 무척 고무적으로 느끼고 있어요. 그동안 저희가 건전하고 올바르게 플랫폼을 운영해왔다는 시그널을 외부에도 전할 수 있게 됐죠. 금융의 혁신이 사회적으로 보다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방향성이 일치하는 회사들과 함께 P2P금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나아가 관련 법규를 정비하는 데에도 의견을 함께 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의료 금융 시장의 청사진을 그리다

모우다는 국내 유일의 메디컬 전문 P2P금융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 꾸준한 이목을 끌 것이다.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수록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이 생길 터. 전지선 대표는 P2P금융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 신뢰와 투명성을 꼽았다.

“현재 모우다는 대부분의 차입자가 개인이기 때문에 부동산개발사업자나 일반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타 업체들과 달리 개인정보를 많이 공개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저희가 심사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의 뉘앙스를 투자자에게 가능한 한 그대로 전달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작은 연체나 부실도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공시하는 것을 주요 원칙으로 운영해왔죠. P2P금융 플랫폼의 핵심은 기술이라고 봐요. 웹을 통해 시공간의 한계를 넘어 대출자와 투자자가 만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지점 운영이나 거대 조직을 운영하는 비용을 절감해 대출자와 투자자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를 가능케 만들었잖아요.”

그러나 전 대표는 웹플랫폼을 바탕으로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P2P금융으로서의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여 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해 온 데이터 수집과 분석 기술이 금융과 결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미래의 P2P 플랫폼은 효율적인 데이터 축적, 의미 있는 모델링 설계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실무경험이 모두 결합된 형태여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금융의 외연을 확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금융의 혜택을 볼 수 있게 하는 것. 의료 분야에 집중한 모우다의 신념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사람을 위한 금융기술을 지향할 것

올해 모우다의 목표는 온라인 금융 플랫폼 이용에 거부감이 덜한 젊은 의사를 중심으로 전문 의료인 이용자를 1만 명까지 늘리는 것이다. 아울러 작년부터 진행 중에 있는 병의원의 빅데이터를 기본 정보는 물론, 광고 현황 및 평판과 폐업 가능성까지 예측할 수 있는 M-score 버전 완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모우다를 끊임없이 성장시키는 모토는 어디서부터 비롯될까.

“사회적 의미와 실리의 밸런스를 유지하려고 해요. 더 정교한 심사의 툴을 개발해서 더 많은 이들이 금융의 혜택을 안전하게 누리게 만들고 싶어요. 물론 이런 역할을 대출자와 투자자에게 강요할 수는 없죠. 다만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면, 경영자와 회사는 일정 수준의 단기적 손실을 투자로 여기고 감수해야 할 부분이 생길 수밖에요.”

당장 눈에 보이는 손해를 셈하면서 움직이지 않는 전 대표의 진중하면서도 유연한 사고가 모우다의 오늘을 만들었다. 종합 메디컬 서비스 플랫폼으로써 모우다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 역시 당연해보였다. 모우다의 비약적인 걸음들이 P2P금융을 핀테크 산업으로 육성하는 데에도 유의미한 흔적으로 남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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