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직원의 인화단결, 최상의 품질, 세계로 도약하는 전남 대표 뿌리기업
전 직원의 인화단결, 최상의 품질, 세계로 도약하는 전남 대표 뿌리기업
  • 김예진 기자
  • 승인 2019.05.10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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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산업 정재철 대표
지호산업 정재철 대표 

뿌리산업은 ‘소재를 부품으로, 부품을 완제품’으로 생산하는 기초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업종인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 분야를 말한다. 나무뿌리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최종 제품을 만드는 데 스며들어 제조업 경쟁력 근간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역 뿌리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며 최고의 품질과 고객만족을 지향하고 있는 지호산업을 탐방하였다. 여성친화일촌기업으로서 지역민 일자리 창출에도 솔선수범하고 있는 정재철 대표를 만나 지호산업의 뿌리부터 알아보았다.

장성군 새일센터와 여성친화일촌기업 협약을 맺다

지호산업은 2012년에 설립된 회사로 고난도 가공 기술을 이용해 고무 성형, 실리콘 압출 및 스펀지 특수가공 제품을 계열사 협력 하에 제조·생산 공급하고 있다. 생산품은 주로 전기 전자제품의 내장재로 사용되고 있는데 백색가전(TV, 냉장고),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흡음재 부품을 제조한다. 그 외에도 테이프나 부자재도 생산하고 있다. 지호 산업이 만든 내장재들은 삼성, 대우, 쿠쿠 등 대기업의 제품에 사용되고 나머지는 1차 밴더에 납품하고 있다.

지호산업이 지난 4월 10일 장성군의 여성 새로 일하기 센터(새일센터)와 여성친화일촌기업으로서 협약을 맺었다. 여성친화일촌기업은 여성 친화적인 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여성친화경영에 앞장서는 업체로 경력단절 여성 고용을 비롯해 여성이 일하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기업이다. 정재철 대표는 장성군 새일센터와 협약을 맺게 되어, 충원하게 된 인력은 경력단절의 가정주부들과 국제 결혼을 한 여성들인데 그 누구보다 성실한 근무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지호산업은 앞으로도 장성군과 협약을 맺어 인원을 보충할 계획이다.

광주에서 이주해 온 지호산업은 그동안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래서 올해도 계속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며 생산직 이외에 관리직을 구인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구직하는 젊은이들에게 중소기업 취업을 독려하고는 있지만 중소기업의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호산업의 정 대표는 말한다. 그는 과거에 지역 고등학교와 협약을 체결해 졸업생들의 취업 연계를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그 당시 취업한 친구들 중 대부분이 6개월 정도 지나자 서울로 빠져나간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이런 실정이기에 정 대표는 정부에서 취업 준비생들에게 무작정 눈높이를 낮추라고 하지 말고 중소기업의 복지시설 확충에 지원을 좀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정부가 취하는 태도와 중소기업의 현실은 그 실상의 격차가 크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정책을 펴기 전 중소기업의 대표자들과 충분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직원을 가족처럼,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기업

“장성은 시골입니다. 젊은 직원들을 보면 부모님이 안 계시고 조부모님 슬하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많습니다. 시골지역이라 그런지 가정 해체의 아픔을 겪거나 가정적으로 사연이 있는 젊은이들이 다수 있지요. 그래서 그런 젊은이들에게 도움이나 지원을 해주고 싶습니다. 장성지역 기업 대표들 모임이 있는데 1년에 한 번 연말에 지역 고등학생들을 뽑아서 지원하자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이 지역 고등학생들을 고용한 적이 있는데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한 직원이 생각보다 많아서 앞으로 그 학생들을 위한 일을 도모하고 싶습니다. 지역사회에서는 그런 게 중요하지요. 광주만 가도 직장에서 퇴근하면 개인적인 생활로 돌아가는데 여기처럼 작은 시골은 인간관계로 맺어져 있습니다. 저는 직원들과 술 한 잔도 하고 회식도 하면서 직원들에게 식구라고 항상 이야기합니다. 같이 밥 먹고 생활하는 사람들이기에 그렇습니다. 모든 대표들이 그런 생각을 하겠지만 회사 밖에서는 직원들도 저를 형님처럼 생각하면서 허물없이 지내고 있고요, 너나 할 거 없이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근무 해줘서 고마울 뿐입니다.”

정재철 대표가 지호산업을 설립한 지 6년이 지났다. 2012년 5월에 광주에서 사업을 시작해 그 해 11월에 전남 장성군 황룡면으로 회사를 이전했다. 정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삼성 1차 밴더의 직원으로 재직하다가 창업을 하게 된 케이스라고 말했다. 최고의 품질과 고객만족을 지향해 신뢰 속에 고객과 함께 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는 정 대표. 사업 초기에는 월 매출액이 2000만 원, 3000만 원 정도였는데 작년에는 연 매출 50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는 80억 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지호산업은 설립 이후 6년, 7년이 지나면서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해왔다. 거래 기업도 삼성, 대우, 만도, 쿠쿠로 계속 확장하고 있다. 작년에는 해외에도 진출하고 올 연말에는 베트남 진출도 계획을 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기업들도 인건비가 비교적 낮은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지호산업의 정 대표 역시도 향후에 여건이 된다면 해외에 투자할 생각이 있다며 비전을 내비쳤다.

뿌리산업 기업으로서의 경쟁력과 미래 전망

뿌리산업 분야에서 지역 내 입지를 탄탄하게 구축한 지호산업의 차별화된 강점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정재철 대표는 본인의 공보다는 직원들의 노고를 먼저 언급하면서 본인이 한 일은 거의 없다며 투박하지만 겸손한 자세로 말을 이어나갔다.

“저희 직원들이 다른 회사에 비해 일찍 출근을 합니다. 남보다 먼저 부지런히 움직이려고 합니다. 납품 시간을 우리가 먼저 체크해서 거래처에 나가고 있어요. 대부분의 회사 모토가 ‘성실함’이겠지만 업체들이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을 먼저 알아서 해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 회사는 토요일, 일요일도 직원들이 한두 사람씩은 근무를 합니다. 저희 거래회사가 주·야 근무를 하는 경우가 있기 떄문에 납품에 있어 상시 대비를 위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른 회사에 비해서는 납품력, 기술력으로는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뿌리산업은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산업입니다. 저희 기업은 당사 제품에 대한 고객 신뢰가 보다 증대될 수 있도록 품질, 납기, 단가 등에서 끊임없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며 최상의 제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최고의 품질을 위해 기술 투자와 완벽한 품질관리에 힘쓸 것입니다.”

정 대표가 사업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중국에 진출했을 당시, 처음에는 큰 꿈을 가지고 진출했으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큰 손해를 보기도 했다. 중국 정부와 중국기업과의 거래 당시 한국의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벌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결국 중국 기업 측에서는 사드 사태를 빌미로 돈을 주지 않았고 회사에는 막대한 손실을 마주하게 됐다. 당시 지호산업은 중국과의 거래에서 금전적으로 많은 손해를 보았지만 그 과정에서 직원들이 경험적으로 얻은 것이 많았다고 정 대표는 말한다. 돈을 버렸다는 생각보다 회사의 직원들에게 투자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는 정 대표. 그의 말대로 손해만 본 게 아니라 그 경험이 해외 사업의 발판이 되었다.

현재 지호산업과 거래했던 업체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다. 지호산업이 올해 베트남으로 진출하려고 하는 것은 그때의 경험을 디딤돌로 삼아 성공을 도모하고자하는 계획에서부터 시작했다. 회사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어 계획과 해당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는 정 대표의 눈빛에서는 확신과 자신감이 보였다.

“지금은 사업이 단열재 종류에 국한되어있으나 앞으로는 고무나 사출, 다른 품목으로도 확대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희 회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대기업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대기업들이 단품들을 가지고 있는데 대기업에서는 컨트롤이 안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한 번에 주려고 하지 않습니다. 저희 지호산업은 이런 점을 극복하고 한 층 더 도약하고 성장해 나아가고 싶습니다.”

어려움을 넘어 지역의 기업들, 지역주민과 상생하며

지호산업은 장성군에 있는 여타 기업들 간의 교류도 함께 하고 있다. 장성군의 기업들과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도 하고 있다. 거의 군청에서 주최하는 모임을 하는데 이쪽의 기업들은 대다수가 자동차 사업, 전자사업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지호산업 뿐만 아니라 장성 내 지역 업체들은 지역에 일이 있으면 성금과 사회공헌활동을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정재철 대표는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자의 입장에서의 아쉬움과 어려운 점을 덧붙였다.

“중소기업을 하는 여건이 마련되려면 각 기업의 대표들도 준비해야겠지만 나라에서도 복지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 사원들을 위한 탈의실 등이 필요한데 그런 시설들을 마련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기업을 경영하는 측면에서는 서로 기본적인 룰을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기본적인 룰을 지키지 않으면 다 같이 힘들어지니까요. 하나의 기업체가 경쟁 시에 기술력으로 승부하면 좋은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학연, 지연이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공정한 경쟁으로 경영하는 데에 따르는 어려움도 있죠. 나라에서 어떤 정책, 즉 최저임금제를 실시할 때, 젊은 사람들이 중소기업으로 오게 하려면 최저임금을 많이 올린다고 해서 다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어 힘들겠지만 중소기업들은 최저임금 때문에 넘어지지는 않아요. 최저임금의 취지는 좋으나 문제는 산업 전반 모두 일시에 임금이 오르게 되니 젊은이들이 보다 편한 일자리로 몰린다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먼지 나는 공장보다는 편한 일자리로 여기는 서비스업의 일자리를 더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제조업 분야의 임금을 먼저 올려주고 다른 분야는 순차적으로 올려주면 이쪽의 인력 충원이 더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 대표는 중소기업 경영상의 어려움과, 정책적으로 개선됐으면 하는 점을 차분하게 말했다. 현재 지호산업에서는 산업 기능 요원들을 고용해서 업무를 맡기고 있다. 그런데 복무 기간이 지나면 일이 계속 이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해도 중소기업에서는 일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 실정인 것이다.

끝으로 정재철 대표는 기업을 이끌어 나가면서 전라남도 지역의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고 지역 주민들과도 친밀하게 지내면서 함께 공생해 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기초 공정산업인 뿌리 산업이 과거에는 사양산업 또는 3D 산업으로 인식이 되어 생산 기반 기술로서의 중요한 위치에 있음에도 그 중요성을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부품 소재의 품질과 성능이 최종 제품의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에 핵심 기술로 그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뿌리산업은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과 품질 경쟁력을 결정하는 기술 선도형 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기업 하청 중심의 국내 시장을 벗어나 적극적인 해외시장으로의 도약을 앞둔 뿌리기업, 지호산업의 역량 강화 노력에 업계가 거는 기대가 크다. 2019년 올해 지호산업의 새로운 도약으로, 업계의 새 역사를 쓰는 최고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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