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마이셀 표적 치료를 통해 항암제 부작용을 해소해 나갈 것
나노 마이셀 표적 치료를 통해 항암제 부작용을 해소해 나갈 것
  • 박성래 기자
  • 승인 2020.04.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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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신대환 교수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신대환 교수 Ⓒ정이레 기자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신대환 교수 Ⓒ박성래 기자

국내 암 치료 성공 확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유방암과 위암은 초기에 발견만 하면 정복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직 환자에게 항암치료 과정이 무척 괴로운 과정인 건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에 국내 의학계에서는 항암치료 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제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월간인물은 5월호 BEST R&D 기획을 맞이해 암세포만 표적 치료하게 하는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신대환 교수를 만나 관련 연구 내용과 미래 항암치료의 모습과 비전을 들어보았다.

 

약제학, 유효성과 안전성이 보증된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약제학에도 미래지향적 신약개발 전략을 구축하거나 새로운 제제를 개발하기 위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약제학이란 약물의 사용이나 적용을 편리하게 하고, 더욱이 치료상의 약효를 확보하거나 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약물에 적절한 첨가제를 더하여 일정한 형태로 만들어 그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문을 말한다.

약물이란 생물활성이 있고 의약품으로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약품과는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약제학은 생물활성을 갖는 물질을 유효성과 안전성이 보증된 의약품으로 만들어 질병의 치료, 예방, 진단 등에 적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신대환 교수는 이러한 실증적인 학문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실제로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신 교수가 진행했던 주 연구 분야는 전신 약물 전달 시스템에 관한 것으로 이는 정맥주사 시 온몸을 순환하여 전신으로 퍼지는 제형을 개발하는 연구다.

약물 간 상승작용이 있는 다양한 난용성 항암 약물을 마이셀에 봉입하여 항암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약물 전달 능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인체에 꼭 필요하지만, 부작용이 있는 약물의 독성을 마이셀 제제화를 통해 줄여나가는 연구도 진행했었습니다. 항진균제인 Amphotericin B를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약물은 체액에 노출되면 응집되어 포유류 세포를 공격하여 신장 독성을 일으키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는 약물입니다. 하지만 마이셀에 봉입하면 응집성을 감소시킬 수 있고 이를 통해 원래 목적인 진균 세포만 공격하게 하여 인체에 대한 독성을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신 교수는 전신 약물 전달 시스템 외에도, 국소 약물 전달 시스템에 대한 연구도 진행해왔다. 이는 국소 부위에 보다 효과적인 제형을 개발하는 것으로 온도민감성 겔 제제를 이용한 자궁암의 약물 병용 치료에 대한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발생하는 자궁암의 경우 복강에 전이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러면 수술적인 방법으로 종양 제거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수술 후에도 남아 있는 암세포가 문제가 됩니다. 잔여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복강 내 항암제의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것이 관건인데, 기존의 항암제 투여 방법은 환자에게 고통을 주고 약물 농도를 오래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온도민감성 겔 제제 등을 이용해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약효를 지속시키는 대안을 연구 중입니다.”

이 외에도 그는 약이 투여되었을 때 어느 장기로 분포하는가 또는 혈액 중 약물 농도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 등을 측정하는 약동학 연구 역시 진행했다. 다양한 종()의 동물에게 투여 약물을 투여하여 체내 독성 여부 등을 파악하고, 또한 시간에 따른 혈장, 담즙, , 조직 내 약물 농도를 측정하여 각 동물에서의 약동학적 파라미터를 산출하였다. 소동물에서 중동물까지의 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예측법을 이용하여 사람에게서 약동학 파라미터와 투여할 적정 약물 용량을 예측하는 연구다.

다양한 연구를 해온 그이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연구가 많다고 신 교수는 말했다. 종양 프라이밍(tumor priming) & 암 줄기세포 표적화, 겔 제제를 사용한 수술 후 복강 유착 방지 실험, 교모세포종 치료를 위한 겔 제제의 두개 내 투여, 과실 추출 난용성 항암 성분의 주사 제제화에 관한 연구를 추진 중이며,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암세포 및 암 줄기세포로의 복합약물 전달을 위한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에 관한 연구다. 이를 통해 많은 암 환자들이 항암치료 시 얻게 되는 부작용은 줄이고 치료 효과는 높이기 위해서다.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로 암세포 표적 치료

신대환 교수가 암세포 및 암 줄기세포로의 복합약물 전달을 위한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을 연구하게 된 배경은 암세포 특이성이 높은 제제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항암제를 투여하게 되면 암세포도 죽게 되지만 우리 몸의 정상 세포 또한 영향을 받게 되어 사멸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구역, 구토, 탈모, 전신 쇠약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몸의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와 암 줄기세포를 좀 더 선택적으로 표적화 할 수 있는 제제를 개발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암세포 주변의 미세환경은 우리 몸의 정상적인 조직에 비해 pH가 낮아 체내에 주입한 마이셀이 pH보다 낮은 환경에서 약물을 방출할 경우 선택적으로 암세포에만 약물이 작용할 수 있을 거라는 가설에서 이 연구는 시작되었다.

“pH 반응성 쯔비터 이온 마이셀이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혈액을 타고 온몸을 순환하다가 pH가 낮은 환경인 종양 부위에 도달하면 zeta-potentialnegative charge에서 positive charge로 바뀌어 암세포에 대한 선택성이 높아지게 되고, 암세포 내로 이동한 마이셀은 약물을 방출하여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사멸시키게 됩니다. 또한, zeta-potentialnegative charge일 때는 마이셀이 혈관 순환 중 다른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줄어들어 암세포에 도달 전 제제 파괴에 의한 약물 소실도 최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신 교수의 목표대로만 연구가 된다면 표적 부위 선택성은 높고 부작용은 적은 우수한 항암 약물 전달 시스템이 개발될 것이다. 현재까지는 쯔비터 이온 마이셀과 각종 약물의 물리 화학적 특성을 연구한 상태이며, 마이셀 제조를 위한 고분자와 약물 비율을 최적화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암세포, 특히 암 줄기세포는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이 커서 한 가지 약물만 사용할 경우 완벽한 제거가 어렵다. 따라서 3가지 서로 다른 기전의 항암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두 가지 이상 약물을 조합할 시에는 약물 비율 변화에 따라 약효가 증강될 수도, 저하될 수도 있으므로 상승작용을 나타내는 최적의 약물 비율을 찾아내고 이를 제형화하여 제제의 특성, 세포 독성, 약동학 및 항종양 연구 등을 수행하는 것이 신 교수가 진행하는 연구의 최종 목표다.

 

신대환 교수 연구팀 Ⓒ정이레 기자
신대환 교수 연구팀 Ⓒ박성래 기자

온도 민감성 겔 이용해 국소 부위 효과적 치료

자궁암의 경우 복강으로 전이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흔한 암이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수술로 최대한 암 전이 병변을 제거하여 잔류 병변을 최소화하고, 치료 후에 남은 암세포들을 항암제를 이용해 제거한다. 이때 항암제는 복강 내로 주입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신대환 교수의 또 다른 과제인 온도 민감성 겔을 이용한 자궁암 치료 제제 연구가 시작된다.

온도 민감성 겔 고분자는 4C에서 액체 형태를 띠고 체온에서는 겔의 형태가 되는 신기한 물질입니다. 또한, 다양한 난용성 항암 약물을 가용화할 수 있고 겔 형태에서는 약물을 서방출할 수 있으므로 제형 설계 시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항암제가 봉입된 온도 민감성 제제는 액체 상태로 주사기를 이용해 복강 내에 주입할 수 있어 투여가 간편하며 주입 후 체온에 의해 복강 내에서 인체에 무리 없이 겔을 형성하여 급격한 약물 소실을 막아줍니다. 이후 생분해성 고분자의 분해에 따라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면서 복강 내 약물의 농도를 오랜 시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신 교수의 연구대로 온도 민감성 겔 제제를 사용할 경우 그 서방출성으로 인해 약물을 자주 투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그의 설명이다. 그는 쥐에 겔을 투여하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제제에 남아있는 약물의 양을 측정하여 체내 지속성을 평가하고 종양 모델을 만들어 약물을 처리 후 종양이 줄어든 것을 연구를 통해 확인하였다라며 이러한 겔 연구를 통해 국소 부위에 더욱더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앞으로 더 많은 암으로의 응용 가능성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 연구를 위한 후학 양성에 막중한 책임감

2018년 충북대학교에 부임한 신대환 교수는 자생적 연구 기반을 확립해 더욱 심도 있는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박사과정에서 전공했던 약동력학적 지식과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대학에서 진행한 암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습득한 마이셀 관련 실험 지식을 접목해 암 줄기세포, 나노 입자, DDS 등 약제학에서 주요 현인이 되는 분야 연구를 지속하는 한편, 대한약학회와 한국약제학회에서 간사직을 맡는 등 약학과 약제학 관련 학회 활동 역시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학교나 학회일 뿐 아니라 충북 지역 주민들을 위한 대외활동 역시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한 예로 충북 음성에 있는 한독의약박물관에서는 대학생, 성인뿐 아니라 중고생과 어린이들까지 참여해 의약품 제조를 체험해볼 수 있는 강의를 진행 중입니다. 강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직접 의약품을 제조해보면서 즐거워합니다. 약이라는 것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을 극복하고 대중들에게 필요한 의약 지식을 쉽고 재미있게 전파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이런 대외활동 영역 역시 꾸준히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외에도 신 교수는 한국약학교육협의회에도 학술홍보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해 약학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후학 인재들에 대한 교육체계를 개선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그는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의 교수로서 후학 양성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후학 양성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하기 위한 제약 연구에 힘쓰는 연구자를 기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교수로서 연구인력 양성을 위해 노력해온 그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후학들이 연구를 진행하다 어떠한 벽에 막혀 더는 진전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때도 보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너무 먼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라고 강조합니다. 당장 눈앞에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다 보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끝이 보이지 않던 일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후학들은 이러한 간단한 이치를 잘 모를 수 있기에 그저 조금 먼저 겪은 선배로서 조언할 뿐입니다.“

그가 몸담은 약제학 연구실에서는 여러 가지 난용성 약물의 가용화와 나노 제제화에 관한 연구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 약물의 투여 후 체내 이행 및 조직 분포에 대한 실험도 진행 중이다. 연구자로서,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해 다가올 미래의 신약개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길 기대해본다.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신대환 교수 Ⓒ정이레 기자
충북대학교 약학대학 신대환 교수 Ⓒ박성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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