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앞에서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앞에서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
  • 남윤실 기자
  • 승인 2020.06.0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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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전의찬 책임교수
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전의찬 책임교수 ⓒ박소연 기자
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전의찬 책임교수 ⓒ남윤실 기자

올해는 ‘세계 환경의 날’이 49주년을 맞은 해다. 21세기 인류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기후변화는 현시대의 가장 큰 숙제가 되었다. 그동안 인류는 환경을 돌보는 일을 뒤로 미루거나 무관심했었는데, 그 과오는 오늘날 치명적인 문제로 되돌아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여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도록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1996년 환경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하여 각종 환경보전과 관련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으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환경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 저감 연구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환경전문가인 세종대학교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전의찬 책임 교수를 만나 대한민국 대기 환경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후선탁화력 조기 감축을 위한 정책토론회(2019.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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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이자 최고가 된다는 것.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최전선에서 보낸 시간들

전의찬 교수는 국내 최초로 세종대학교에 기후변화협동과정을 설치하였다. IPCC 주저자로 활동한 바 있는 전 교수는, 2003년부터 17년간 정부 지정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을 운영하며 기후변화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현재 APEC기후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교수는 무척 분주해보였다. 요즘처럼 개개인이 환경문제를 피부로 느끼는 시대가 또 있을까. 코로나 시대 속에서 전 교수의 근황이 궁금했다.

​“저의 주요 연구 주제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입니다.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는 에너지원별 발열량과 배출계수 개발 등 온실가스 인벤토리와 관련된 연구와 에너지원 최적화와 관련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영농부산물 연소와 화목보일러에서의 미세먼지 배출연구, 그리고 초미세먼지 2차 생성물질 중 가장 큰 영향물질인 암모니아와 관련된 연구를 주로 하고 있죠.”

​기후변화 전문가답게 전 교수는 남다른 연구 주제를 들려주었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다양한 모습으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문제를 그는 어떻게 연구하고 어떤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그 기반을 제공하는 기후환경융합센터와 온실기체연구실 소개를 부탁했다.

​“세종대학교는 2003년 국내 최초로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으로 선정되었으며, 2024년까지 정부 지정 기후변화 전문가 양성을 전문으로 하는 대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후 관련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기관 중에서는 최초이자 가장 오래 운영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번 학기 졸업생까지 포함하면 기후변화 관련, 박사 37명 석사 58명 등 95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했습니다. 우리 연구실은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와 관련하여 표본 채취, 농도분석 등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이들 장비를 이용하여 기후변화와 에너지, 미세먼지와 관련된 다수의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는 게 다른 연구실과 차별되는 면이기도 합니다. 또한, 기존의 기후변화센터를 금년부터 ‘기후환경융합센터’로 확대하면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관련 융합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연구실이라 생각합니다.”

 

제4회 세종기후환경포럼(2019.12.20)
제4회 세종기후환경포럼(2019.12.20)

기후환경융합센터와 온실기체연구실이 전하는 절실한 목소리

기후환경융합센터와 온실기체연구실에 대해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전의찬 교수는 특히 저탄소에너지 체계 조성과 관련하여 ‘저탄소 경로 모형을 활용한 2050년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를 분석하며 주목을 받았다.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및 저탄소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할 터. 전 교수는 온실가스 배출 및 감축 전망을 위한 다양한 모형이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사용하기 매우 어렵고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한계점 때문에 연구를 시작 했다고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 및 감축 전망을 위해 2050 경로 분석 (pathways analysis) 프로그램을 개발한 영국의 사례를 참고 했어요. 세종대학교 기후환경융합센터는 영국대사관과 영국 정부의 협조로 한국에 적합한 온실가스 배출경로 분석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었죠. 기후변화와 관련해서 다양한 정책들이 상호 긴밀하게 연결되어있으므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종합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또한, 전 교수는 새로운 신재생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바이오중유의 온실가스 감축 및 대기오염물질 저감 등 중유 대비 환경개선 효과에 관한 연구를 주목했다. 화석연료로 인해 대기오염이 심각해지고 국민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의 환경 영향에 관한 연구는 매우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따라서 바이오중유의 경제성 및 환경 영향 관련 연구 사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세종대의 바이오중유 관련 연구는 발전용 바이오중유 시범보급사업 (’14~’18) 이후의 정책 방향성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밖에 다양한 연구내용들을 하나씩 설명해주는 전 교수의 목소리에는 묵직한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

​“우리들뿐만 아니라, 미래의 후손들을 위해서도 대기 환경개선은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우리 기후환경융합센터는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와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그간 온실가스 및 에너지원 특성 분석 관련 연구와 기후변화 시나리오 및 모델 분석, 배출권거래제 및 CDM 등 기후변화 메커니즘 연구와 미세먼지 측정 및 대응방안 연구, 그리고 미세먼지 2차생성물질 (NH3, VOC 등) 분석 및 대응방안 등에 관해 연구를 진행해왔습니다. 앞으로는 저탄소사회의 전환을 위해 각 산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과 온실가스와 관련한 연구를 꾸준히 지속해갈 것이며, 개인과 기업, 사회가 힘을 합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도록 저희 연구실이 앞장서도록 할 것입니다.”

 

한국기후변화학회 창립 10주년 학술대회(2019.6.27)
한국기후변화학회 창립 10주년 학술대회(2019.6.27)

미래를 좌우하는 기후-대기 환경문제, 그 해결의 원동력

급격한 산업발전 속도에 질세라 환경 변화 또한 가속화되고 있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기후·대기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희망적인 부분은 없을까. 이를 해결하는 데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정부 정책 수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적 상황 변화와 국민들의 인식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내년에는 신기후체제가 출범하게 되며, 신기후체제에서는 교토체제와 달리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30년 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상황입니다. 이제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갖게 되는 신기후체제 출범과 심각한 미세먼지 오염이 지구적 난제인 ‘기후변화’와 국가재난인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미세먼지특별법’ 제정과 < 국가기후환경회의> 설립이 두 문제 해결의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기후환경회의> 국민참여단과 같이 국민들의 학습과 숙의를 통해 국민들이 동의하는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이자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전의찬 교수는 학자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있다. 꼭 자신과 같이 국내외 기후변화 문제를 분석 하고 해결해 갈 전문 인력양성을 위해서 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저는 세종대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기후환경융합학과장으로서, 기후변화 하나만을 보는 것이 아니고 대기환경(미세먼지)에 대한 융합적 소양을 갖추고, 두 문제에 대한 통합적인 분석을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양성하고자 합니다. 대학원이 있다고 해서 대학원생들이 제 발로 찾아오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먼저 나서서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대응의 중요성과 공부의 필요성을 알려야 하죠. 훌륭한 인력양성을 위하여 지금까지 한국에너지공단, 기상청, 중부발전, 동서발전 등 관련기관과 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MOU를 맺었고, 직접 홍보를 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 같은 행보를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세종대학교 기후환경융합센터 ⓒ박소연 기자
세종대학교 기후환경융합센터 ⓒ남윤실 기자

생활 속 기후환경 개선을 위한 한 걸음 한 걸음, 변화의 힘을 믿으며

전의찬 교수의 기후변화 및 미세먼지 저감 연구는 연구실 밖, 학교 밖에서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었다. 미세먼지 관련 전문가 학술단체인 한국대기환경학회의 회장과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 학술단체인 한국기후변화학회의 회장을 역임한 유일한 전문가이기도 했다. 전 교수는 현재,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수송생활저감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그가 연구자이자 교육자로 지낼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사실 금년 2월 말로 저는 정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종대에서 이번에 연구실과 실험실을 그대로 유지하는 ‘석좌교수’ 제도를 새로 도입하여 첫 번째 대상이 되었죠. 적어도 앞으로 5년간 기후변화 전문인력을 양성할 기회를 더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전문가 양성에 노력을 기울이며, 제가 사회를 위하여 봉사할 일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특히 올해는 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 운영과 관련하여,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통합관리를 위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수행하는 첫 해입니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과 국민들의 동참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피해저감 연구 및 국민 인식전환을 위한 연구체계를 잘 수립하고자 합니다.”

​그가 인터뷰 내내 거듭 강조한 것처럼,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가상의 일이 아니고 사실이며, 우리와 매우 밀접한 문제임을 자각해야 한다. 대부분은 우리가 피해자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원인제공자이기도 할 테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여 우리 자신은 물론이고 후손들이 안전한 지구, 깨끗한 대한민국에서 살게 되기를 바라본다. 아니, 함께 행동할 것임을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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