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 -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곧 어른이 행복한 사회, “행복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겠습니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 -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곧 어른이 행복한 사회, “행복한 사회 만들기에 앞장서겠습니다”
  • 김영록 기자
  • 승인 2020.06.22 17: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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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의 날 특집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 ⓒ박소연 기자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 ⓒ김영록 기자

육아정책연구소는 함께하는 육아의 가치를 지향한다. 이러한 육아의 주체는 부모나 보육교사를 넘어 지역사회로 확대된다. 아이가 행복한 사회가 곧 어른이 행복한 사회라 말하는 백선희 소장. 그가 이러한 신념을 토대로 이끄는 육아정책연구소는 아이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포괄적·체계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사진=육아정책연구소]
[사진=육아정책연구소]

저출산·육아 문제 해법 찾는 선도적 역할 수행하는 육아정책연구소

2005년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육아정책연구소는 육아정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연구, 개발하는 기관이다. 연구소는 엄마-아빠가 함께 돌보고 함께 일하는 사회, 가정-지역사회-기업-국가가 함께 책임지는 사회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연구소 설립 당시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가 점점 심화되고 있어 이를 국가 차원의 정책 아젠다로 다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던 상황이었다. 2004년 대통령 자문위원회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가 설립되었을 때 교수이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던 백선희 소장은 육아정책과 관련한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일에 참여했었는데, 이 때 육아정책을 포괄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할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고 한다. 백 소장은 당시 위원회에서 제안한 연구소에 2017년 연구소장으로 부임하게 되었다며, 설립 취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연구소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기관은 기본적으로 저출산 문제와 육아문제를 풀어내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사회정책은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반영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저출산의 원인도 달라지고, 국민들의 생각도 계속 변화하고 있는 만큼 육아정책에 관한 새로운 장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백 소장은 정책연구소로서 연구보고서를 발간하는 가운데에서도 연구의 기획부터 전개, 결과를 국민들과 공유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정책수립으로 인한 혜택이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도달했으면 한다는 바람에서다. 육아정책연구소는 국무총리산하 경제·인문사회 연구회 26개 연구기관 중 최초로 국민 눈높이에 맞춘 카드뉴스를 만들기도 했다. 2018년부터 발행된 카드뉴스는 한 권의 연구보고서를 보지 않더라도 카드뉴스만으로 우리 사회의 육아문제와 정책의 방안을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더불어 다양한 연구기관들과 연구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정책연구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폭넓은 연구를 수행해왔다. 백 소장은 육아친화마을을 조성하는 등 새로운 육아정책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전했다. 육아정책연구소장으로서의 임기가 6개월 남짓 남은 가운데 그는 그간의 사업들을 마무리하고,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2019 유아교육 교육력 제고사업」성과 공유를 위한 제2차 열린토론회 [사진=육아정책연구소]
「2019 유아교육 교육력 제고사업」성과 공유를 위한 제2차 열린토론회 [사진=육아정책연구소]
백선희 소장, 경사연 사회공헌위원회 발족 및 위원장으로 선임 [사진=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백선희 소장, 경사연 사회공헌위원회 발족 및 위원장으로 선임 [사진=경제·인문사회연구회]

기초연구에서부터 지역사회 변화 이끌 실질적 연구까지

정책연구소는 국가정책을 전개하는데 필요한 기초연구를 수행합니다. 여기에 필요한 정책을 개발하고 평가하는 것도 연구소의 역할이죠. 상당한 국가재정 지원을 받고 있어서, 개별 연구자가 하기 어려운 대규모·중장기적인 연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기초자료의 일환으로 한국아동패널을 생산 중이다. 2008년 신생아로 패널을 구성해 조사해오고 있는데 이 아이들이 지금 만 12세가 되었고,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계속 조사를 할 계획이다. 태어났을 때의 환경과 보육 및 육아교육 서비스, 부모의 역할, 건강상태 등 20여 년에 걸친 자료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백선희 소장은 이러한 연구는 국책연구기관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이후 많은 연구의 기초자료로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자료는 정부의 정책 추진에 있어 근거자료로도 활용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례없는 개학연기 등으로 많은 가정에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야했다. 여러 기관들 또한 일상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육아정책연구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활동자료나 코로나 스트레스로부터 심리방역 할 수 있는 자료를 공유하며, 가정에서의 코로나19 극복을 응원하고 있다. 또한, 연구소와 MOU를 체결한 하나금융그룹, 굿네이버스와 함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영유아 돌봄 물품 지원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 지역 영유아를 대상으로 즐겁고 건강한 놀이꾸러미를 전달하는 등 취약계층 영유아의 신체·정서적 발달을 위한 돌봄 지원에 나섰다.

백 소장은 보육·교육과 육아정책에 있어서 2020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해라고 말했다. 육아정책연구소가 교육부의 수탁을 받아 준비해온 개정누리과정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3~5세 유아들에게 적용되는 첫 해이다. 그리고 보육지원체계 개편이라는 중요한 변화가 시작되는 첫 해이기도 하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중요한 정책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백 소장은 육아정책의 범위를 태아에까지 확대해 이와 관련한 정책연구 및 산후조리원 컨설팅사업을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는데, 코로나 19로 인해 현장 방문 컨설팅도 수월하지 않다고 하였다.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된 이후 2004년 전면개정 되었습니다. 그 후로 16년이 흐른 만큼 개정이 필요합니다. 현실과 정책 사이의 괴리를 진단하고, 현장에서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률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또한, 이번 개정에는 사회가 보장하는 수준 또한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명동 청사로 이전했다. 백 소장은 청사 이전준비를 하며 행복한 일터를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일과 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간의 중요성은 정책연구에도 반영되고 있다. 백 소장은 아이들의 또 다른 집인 어린이집이 단순히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을 넘어 보다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소는 아이 1인당 면적을 넓히거나 보육교사들을 위한 공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아가 아이들이 성장하는 지역사회의 변화상을 그리는 등 공간과 결합한 연구들을 수행하고 있다.

“‘한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죠. 하지만 정작 우리 정책에는 이러한 내용이 반영되어있지 않습니다. 한 아이를 잘 성장시킬 수 있는 지역사회를 저는 육아친화마을’, ‘육아친화지역사회라고 부르고 있는데, 연구소는 이에 관련한 연구들도 진행 중입니다.”

 

창립14주년 기념 한국아동패널 국제학술대회 [사진=육아정책연구소]
창립14주년 기념 한국아동패널 국제학술대회 [사진=육아정책연구소]

저출산 문제,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답이 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선희 소장은 저출산이 국가적 아젠다가 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가운데, 그 부작용 또한 뒤따른다고 말했다.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만이 부각되다보니 자연스레 이를 기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자녀를 낳고 기르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하며, 우리 사회도 아이의 웃음소리에 행복을 느끼는 만큼, 부정적인 측면뿐 아니라 긍정적인 측면까지 함께 공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존중하고, 육아하는 이들을 존중하자는 의미에서 육아존중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한 연구도 수행 중이다. 백 소장은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어린이집, 유치원과 관련된 정책뿐 아니라 사회인식의 변화, 전반적인 사회 인프라 변화까지 포함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것이 아닌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현저히 낮은 출산율은 육아의 어려움을 알리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한 개인이 출산과 육아를 선택했을 때 그 선택이 행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육아는 개인이나 가족의 책임이 아닌 모든 사회의 몫입니다. 아이가 행복한 사회는 곧 어른이 행복한 사회인만큼, 이를 위한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백 소장은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아동학대가 없는 어린이집 만들기에 집중해온 그다. 백 소장은 아동학대를 없애는 것은 제도적 개선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전문가들의 노력과 환경 또한 뒤따라야 함을 지적했다. 돌봄의 최우선에 있는 보육교사들이 누구보다도 아동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야 하며, 가정 내에서 일어나는 학대를 발견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구축이 시급함을 피력했다.

 

봉화군 춘양봄볕지역아동센터 완공식 [사진=육아정책연구소]
봉화군 춘양봄볕지역아동센터 완공식 [사진=육아정책연구소]

누구나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겠습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보육정책을 연구해 온 백선희 소장은, 모든 아이들이 양질의 돌봄과 교육을 보편적 권리로서 보장받을 수 있도록 영유아보육법 개정과 보육정책 제도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보육정책 외에도 저출산 이슈와 관련한 대통령 자문위원회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국가의 저출산정책을 비롯한 여러 사회정책 수립에 동참해왔다. 그는 지금은 육아정책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는 만큼, 연구소의 우수 인력과 함께 육아문제를 분석하고 이에 근거한 정책 방향과 해법을 제시하여, 우리 사회가 아이가 행복하고 육아가 행복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기여하고자 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백 소장은 복지국가에 관심이 많다. “복지국가가 누구나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뜻하는 만큼, 소외되는 이들이 없도록 이들을 위한 정책연구를 하여 복지국가의 길을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가 현장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듣겠다는 의미로, 육아정책연구소의 적극적 경청(KICCE Active Listening: KAL) ‘육아현장간담회를 만들어 직접 비혼부모, 장애아부모, 다문화배경부모 등을 찾아다니는 이유이다. 그는 빈곤가구, 다양한 이주배경가구, 농촌가구 등 포용적 사회에 필요한 육아정책연구를 이끌어 가고 있다.

백 소장은 기존의 정책이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심으로 꾸려졌다면, 이제는 공원을 만들거나 도로를 놓을 때도 아동권리 존중의 철학을 바탕으로 임하는 보다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정책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 말했다. 향후 육아정책연구소는 보육교육의 중심을 넘어 복지정책, 보건정책, 고용정책, 국토정책, 환경정책 등 육아와 관련한 이슈의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다. 현재 육아정책연구소는 사회적기업이나 방송사, 기업의 사회공헌위원회, 비영리기관, 학회 등 다양한 단체와의 MOU를 체결하며 이를 위한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또한, 백 소장은 학계, 연구소, 시민사회단체, 언론, 준공공기관 등을 아우르는 육아정책연구생태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기관들과 협력하여 보다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육아정책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711일이 인구의 날입니다. 인구구조에 관심을 갖자는 의미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구라 하면 감소나 증가와 같은 양적인 측면에 더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제는 인구 집단 사이의 불평등 해소, 인구구조에서 오는 사회갈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조건 등 질적인 측면을 들여다보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구정책도 보다 행복한 사회,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길이어야 합니다. 그 길을 육아정책연구소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특별히 아동권리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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