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에서 찾은 답으로 코로나19 정복에 다가선다
천연물에서 찾은 답으로 코로나19 정복에 다가선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0.06.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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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한방재료공학과 강세찬 교수
경희대학교 한방재료공학과 강세찬 교수
경희대학교 한방재료공학과 강세찬 교수 Ⓒ유지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 속 전 세계가 백신 개발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경희대 생명과학대 강세찬 교수가 C형간염치료제 개발 중 전임상 안전성평가가 완료된 APRG64라는 선학초와 오배자의 혼합물 성분에서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히며 시선을 모으고 있다. APRG64는 이미 안전성평가를 통하여 인체에 대한 투여용량이 결정되어 있어 임상1상 진입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으며, 코로나의 원인바이러스가 돌연변이가 생기더라도 억제할 수 있는 작용점을 가지고 있어 향후 부작용은 적고 효과가 높은 광범위 바이러스 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제 단초 찾아내

강세찬 교수는 최근 선학초와 오배자가 코로나19의 원인 중 하나인 ‘SARS-CoV’를 효과적으로 억제함을 시험관 시험을 통해 밝혀내 특허 출원했다. 이번 연구에는 그가 지난 2015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는 중국과의 국제공동연구사업을 통해 개발해낸 C형간염 치료제의 원료의약품 ‘APRG64(용아초, 오배자 추출혼합물)’가 출발점이 되었다. 강 교수는 코로나 19가 발생한 가운데 C형간염 치료제 원료의약품 APRG64가 이에 대한 억제 효과가 있을 것이란 가정하에 전북대 이상명 교수, 중앙대 서영진 교수, 제넨셀 등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APRG64’에 대한 연구 결과 중 C형간염치료억제 효과가 SCI 논문에 게재되는 한편 특허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방법으로 수행되었다. 우선 SARS-CoV2를 인체유래세포에 감염시킨 뒤 APRG64AP(용아초), RG(오배자) 및 각각의 식물유래 화합물을 처리하여 바이러스의 복제가 억제되는지 확인했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인체유래세포에 감염시킨 후 바이러스가 세포에 부착되어 바이러스의 RNA가 세포 내로 침투되는 충분한 시간인 1시간 동 안만 각각의 물질들을 처리한 다음 씻어내었다. 강 교수는 첫 번째 실험에서는 처리농도에 따라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정도의 효력이 관찰되었으나, 두 번째 실험에서 세포 내로 들어간 바이러스의 RNA를 확인한 결과 세포 내로 바이러스가 침투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APRG64 및 성분 중 유효한 성분들이 바이러스가 인체유래세포에 부착되는 것을 억제하여 감염을 억제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강 교수는 APRG64SARS-CoV2가 세포에 부착하게 하는 단백질인 Spiking protein의 발현을 억제함을 규명했다. 그는 100% 감염을 억제하지 않더라도 일부 세포 내로 침투된 바이러스의 RNA 또한 복제가 억제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결과는 현재 미국의 저명한 화학관련 논문지에 발표를 위해 반복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백신의 경우 바이러스와의 항원항체반응에 의해 억제되며, 렘데시비르와 같은 약물은 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단일 작용점을 갖습니다. APFG64는 천연물로서 그 안에 함유되어 있는 다양한 성분에 의해 바이러스의 부착점 억제와 바이러스의 복제억제라는 두 가지 모두를 수행하죠.”

천연물 유래 신약은 단일 작용기전을 갖는 단일 합성신약보다 우수한 효율을 가질 수 있으나 다양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그 기전을 밝혀내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작용기전이 매우 뚜렷하게 밝혀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갖는다고 전했다.

 

보다 안전하며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것

코로나19가 발생한 후 전 세계적으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백신의 경우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과 치료가 어렵고, 치료제의 경우 시급한 상황은 이해되나 약물 재창출의 위험성이 큽니다.”

강세찬 교수는 항응고제로 개발된 의약품을 예로 들었다. 이미 임상1상이 진행되었기에 임상2상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억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뇌출혈 및 위장관계출혈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다 처음부터 항바이러스를 타겟으로 하지 않은 만큼 약물 전달 측면에서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미플루가 있었기에 조기 종식될 수 있었던 인플루엔자A의 경험을 비춰볼 때도 치료제의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그는 타미플루 또한 팔각회향이라는 한약재의 성분에 서 유래된 의약품이라 설명했다.

2015년 강 교수가 개발한 C형간염 치료제인 APRG64C형간염 바이러스 억제 시험 시 다양한 RNA 바이러스에 대한 억제 기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그는 APRG64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SARS-CoV2에 대한 억제 가능성을 확인하고자 APRG64와 용아초, 오배자 및 그 유래 성분에 대한 in vitro 평가를 수행했다. 특히 이미 동물시험에서 안정성을 확인해 임상1상을 바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확인될 경우 임상2상에 진입이 가능한 만큼 매우 빠르게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제로의 개발이 가능하다. 또한, 임상1상이 완료되면 간염 치료제로의 개발도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러스 치료제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동물실험, 세포실험 시 인체 감염에 대한 우려가 없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만큼 현실적 대안으로 관련 시설을 갖추고 있는 연구기관 간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강 교수는 이번 APRG64 연구의 경우 많은분들의 관심과 협력으로 연구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었으나, 밝히고자 하는 부분을 모두 규명하는 데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향후 천연물 신약으로서 임상3상까지 수행하는데 필요한 연구비와 유효성분으로부터 유도체를 합성하여 글로벌 신약으로 개발하기까지의 소요될 오랜 기간과 연구개발비 확보가 급선무라는 것이다. 천연물 신약의 특성상 식물의 재배 상태에 따라 표준화, 규격화가 까다롭고 자원 확보에 대한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 또한 연구의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그는 글로벌 신약으로 도전하기에는 제약이 따르는 데다 코로나바이러스 억제제 개발이 시급한 만큼 천연물 신약으로 출시됨과 동시에 유효성분에 대한 유도체 합성신약 연구를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천연물 소재로 한 연구에서 산업화까지

강세찬 교수는 그간 국내외의 천연물 중에서도 미생물 및 식물 자원으로부터 식의약 화장품 소재를 개발해왔다. 이들의 성분으로부터 천연물 유래 신약개발을 통한 자원의 활용과 보존적 측면에서 활발히 연구를 수행 중이며, 이를 학술적으로 공유하는 것을 넘어 산업화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온 그다. 2017년 생명산업과학기술대전에서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등 천연물 연구 분야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간 많은 기업들과 공동 연구 및 기술이전을 수행해온 강 교수는 벤처기업과 함께 대상포진 바이러스 억제제 개발에 참여 중이다. 현재 임상1상을 완료한 상태로, 임상2상을 통해 해당 기업이 상장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아가 선행 과제들을 해결해내고, 내년부터는 크론병 등 만성 희귀 난치질환 치료제와 치료 보조식품에 집중해갈 계획이다.

천연물 연구 분야는 의약품뿐 아니라 식품, 화장품 소재 개발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됩니다. 여성 갱년기나 눈 건강, 간 건강, 남성 갱년기의 근감소증 예방 등 다양한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제약, 식품기업 등과의 공동 연구와 기술이전이 된 연구개발 주제에 대하여 산업화 단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책임감 있는 후속 연구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한편 강 교수가 운영 중인 경희대학교 부설 바이오메디컬 연구센터는 천연물바이오신약연구실, 천연물자원연구실로 구성되어 연구박사 2, 박사과정 5, 석사과정 10명의 연구팀이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국내 미생물 자원으로부터 자연에 존재하는 식물의 성분을 생체 전환하여 새로운 식의약 화장품 소재를 규명하고, 이로부터 산업화가 가능하도록 미생물 탐색부터 인허가까지의 전 과정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외 식물 자원으로부터 희귀 난치질환인 크론병 치료제를 연구·개발한 것은 본 센터의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이밖에도 비만치료제, 항암제, 대상포진 치료제 등 항바이러스제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지속해왔다. 올해는 그간 의 기초연구를 토대로 연구박사와 학생이 참여하는 스타트업인 엠바이옴쎄라퓨틱스를 창업하기도 했다.

제가 수행한 많은 연구들의 산업화 과정을 직접 지켜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연구와 산업화를 병행하기에 연구부터 제품 개발 및 판매까지의 의사결정이 빠르다는 점이 장점이죠. 또 한 가지 이유는 학생들에게 연구를 통한 부가가치가 다시 연구자에게 귀속되는 모델을 제시하기 위함입니다. 학생들이 취업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연구와 창업까지도 시야를 넓힐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밖에도 강 교수는 한국자원식물학회, 한국약용작물학회, 고려인삼학회, 식품과학회, 대한약학회, 한국독성학회의 회원 또는 부회장, 총무이사, 상임이사, 간사직을 역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재미와 흥미, 실천 있을 때 연구개발 성공할 수 있어

천연물로부터 식의약 화장품 소재를 개발하다 보면 유효성분을 분리해냈을 때 그 성분의 효능이 천연물 자체의 추출물보다 못할 때가 많다. 이에 효능 성분을 규명한 후에는 해당 성분을 토대로 한 유도체를 합성해 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그러나 활성 성분을 찾아가는 중의 용매 분획물과 소분획물은 단일성분 및 최초의 추출물, 화학합성 물질 대비 매우 크게 우수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강세찬 교수는 이러한 점을 고려한 천연물 유래 신약의 개발이 필요하지만, 국내에는 활성분획신약 개발에 필요한 생산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러한 부분이 정부 정책에 반영될 때 보다 활발한 개발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견해를 내놓는 그다. 특히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 없이는 응용기술 또한 나올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천연물 신약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오히려 성공률이 낮고 어려운 분야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성공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상포진치료제를 공동개발하고 있는 제넨셀과 학생, 연구원, 대학이 참여한 엠바이옴쎄라퓨틱스를 통해 천 연물 신약의 매력을 선보이겠습니다.”

교수로서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 강 교수는 제자들에게 스스로가 재미있는 연구를 할 것을 주문하고 있었다. 이러한 연구 철학은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흥미를 갖고 연구에 임하고, 새로운 발견을 간절히 바란다면 결국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벤처기업에 근무한 후 미래약효평가사업 단 운영에 참여하며 제약사 등 기업을 지원하던 강 교수는 자신만의 연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좇아 교수의 길을 선택했다. 이후 흥미를 가진 주제를 좇다보니 어느새 지금에 다다랐다고 말하는 그다. 더불어 연구개발은 오로지 흥미와 재미, 실천에서 이뤄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신념을 토대로 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전공에만 몰두하기보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폭넓은 분야의 책을 읽으라고 조언한다. 흥미 있는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점점 분야를 넓혀가라는 것이다. 그는 대학에서의 4년을 보낸 후 책을 많이 읽은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은 반드시 구분된다며, 열심히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열심히 놀며 생각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저와 많이 싸우면 좋겠어요. 교수에게 이런저런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고, 이론적으로 교수를 이겼을 때의 성취감과 희열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있을 때 비로소 학생들은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 교수는 학생들이 자유로이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그가 스타트업을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강 교수는 자신의 연구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을 통해 구현해내고, 그 수익금을 다시 연구에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이러한 생각을 토대로 한 생명과학분야 연구재단 설립을 꿈꾸는 그다. 강 교수는 때론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학업이나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존재한다며, 연구에만 즐겁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교수가 시키는 대로 기계적으로 움직인다면 그것은 연구자가 아닙니다. 그저 주어진 방법을 쫓아갈 뿐 창의력이 사라지고 말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를 좇다보면 어느새 연구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연구에 대한 재미와 흥미를 느끼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강 교수가 후학들을 위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였다. 연구자이자 교육자, 사업가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며 연구자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통해 수많은 후학들이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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