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출구전략 ‘또’ 미룬 씨티은행. ‘단계적 폐지’ 가나
[MonthlyNow] 출구전략 ‘또’ 미룬 씨티은행. ‘단계적 폐지’ 가나
  • 박미진 기자
  • 승인 2021.08.2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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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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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철수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이 매각 방안 결정을 또 다시 미뤘다. 당초 씨티은행 측은 지난 7월 출구전략 방침을 결정하겠다는 견해이었으나 결국 두 차례나 미룬 셈이 됐다특히 고용 승계를 비롯해 신용카드·자산관리 등 알짜사업부 매각조차 인수후보자와의 협상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불확실성이 장기화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최종 매각이 불발되면 최후의 선택지로 평가되는 단계적 폐지방안이 거론된다.

 

매각 불확실성 장기화HSBC 전례 따르나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출구전략 방향논의 안건을 상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씨티은행은 당초 7월 중 출구전략 방향을 확정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8월로 한 달 연기한 데 이어 이번에 또 미뤄졌다. 추후 이사회 일정은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순 행장은 지난 24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보다 신중한 의사결정을 위해 9월 이후 출구전략 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라면서 직원 여러분의 진로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논의돼온 대안을 중심으로 모든 직원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까지 인수 의향을 보인 잠재적 매수자들의 실사를 지원하며 직원 이익과 고객을 보호할 수 있는 최적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현재 이사회와 출구전략을 면밀히 검토·논의하고 있으며, 최종 결정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진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현재 씨티은행은 국내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을 추진 중이다. 통매각(전체 매각)과 부분 매각, 심지어 단계적 사업 폐지까지 모든 방안을 두고 출구전략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간 이어진 논의에도 결국 이달까지 출구전략 결정을 재차 유예함에 따라 매각 작업이 심각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그간 통매각 작업을 우선 추진해온 씨티은행에 대해 인수를 희망한 복수의 후보자들은 높은 인건비 등 난제가 더해진 고용 승계 문제를 이유로 난색을 보여왔다. 업계에서 통매각 방식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을 이룬 이유다.

이에 현재 씨티은행은 인수후보자들과 부분 매각을 위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수개월 간 실사 등 과정을 거치면서 통매각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신용카드·자산관리 부문 등 알짜 사업부에 대한 부분 매각수준을 두고 후보자들과 협상을 진행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양측이 제시한 매각·인수 조건에서 의견 차이가 커 현재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씨티은행의 세 가지 출구전략 중 단계적 사업 폐지방식만이 남는다. 씨티은행과 인수후보자 간 견해차가 결국 좁혀지지 않으면 최후 선택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단계적 폐지란 고객들에게 자신의 자산을 다른 금융사로 이전하는 것을 권유하는 한편, 내부 직원들을 점차 줄여나가면서 사업을 청산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씨티은행은 지난 6복수의 인수후보 금융사들이 의향서를 제출했지만 전 직원의 고용 승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라며 경영진과 이사회는 단계적 폐지 방안을 실행하기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선 HSBC은행 사례가 거론된다. 앞서 HSBC은행은 지난 2012년 산업은행에 소매금융 부문 매각을 추진하다가 고용 승계 등에서 갈등을 빚어 결국 실패했다. 2013년 청산 절차를 밟았다.

 

 

노조 측 부정적 시각 여전

다만 씨티은행 노조는 직원 대규모 실업 사태를 동반한 매각 작업에는 확실한 반대 뜻을 표명하고 있다. 졸속인 부분 매각또는 청산에 부정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008년부터 진행된 씨티그룹의 총 21개국에 달하는 해외 매각 사례를 검토한 결과, 2016년 콜롬비아씨티 매각 실패 후 철수 계획을 철회했다가 2년 후 매각을 다시 진행해 성공한 사례를 거론한 바 있다. ‘최적의 시기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씨티은행 노조는 한국씨티은행은 연 2,0003,000억 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흑자 기업으로 소비자금융 매각·철수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씨티그룹의 성급한 전략에 맞춰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시간보다는 안정적 인수처가 먼저라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씨티은행의 거대한 몸집에 전망이 밝지 못하다는 시선도 있다.

씨티은행의 전체 임직원 3,500명 가운데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소비자금융 부문 직원 수는 2,500명으로, 작년 기준 평균연봉은 11,200만 원에 달했다. 씨티은행이 마지막 희망퇴직을 단행한 시기는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씨티은행은 이들 퇴직자에게 기본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 명목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36~60개월 치 급여를 보장한 바 있다.

한편, 씨티그룹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글로벌 규모의 소비자금융 부문 시장 철수는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씨티그룹은 호주 씨티은행의 사업 부문을 호주 내 최대 은행인 NAB(National Australia Bank)에 매각한 바 있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해당 부문 매각이라는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방식을 둘러싸고 당분간 업계 관심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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