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조인성 한국건강증진개발원장 - "어떻게 해야 국민들이 평생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해왔습니다"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0.09.17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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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cal & Health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인성 원장 ⓒ유지연 기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조인성 원장 ⓒ김민이 기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코로나19 뉴노멀 시대를 맞아 '비대면 디지털 건강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2월부터 신속한 정보제공과 대응체계를 갖춘 '재난안전본부'를 구성했으며, '코로나19 대응 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단을 통해 지자체 보건소 간 핫라인을 가동하고, 선별진료소·보건의료장비 구축 등 인프라 구축을 지원했다. 또한, 3월에는 대구·경북지역에 부족한 의료진을 긴급 투입하기 위해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 750명에 대한 직무교육을 예정보다 4주 앞당겨 실시하고, 곧바로 지역배치 해 검체채취 및 생활치료센터 등의 업무를 지원함으로써 코로나 방역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성과를 보였다조인성 원장은 "신종 감염병 시대에 비대면 디지털 건강관리 서비스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정부의 한국형 뉴딜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ICT를 활용한 스마트 건강관리 서비스 확대'를 통해 '예방중심의 건강관리와 보건의료 공공성 확보'라는 국정과제 달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국민 건강증진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셨습니다. 소회 한 말씀 듣고 싶습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혼란이 발생해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더 건강에 대한 불안 심리가 큽니다. 경제적 어려움이 겹쳐 국민들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와 우리 기관은 신종 감염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기관 소개를 드리자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국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세워진 공공기관입니다. 건강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힙니다. 세계보건기구(WHO)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로 정의했습니다. ‘건강 증진은 더 나은 건강 상태를 목표로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국민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임상 의사로서 환자를 진료했던 이력이 있으십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왜 정해진 날짜에 예방접종을 받으러 오지 않습니까?”, “25일에 월급을 받으면 오겠습니다. 그전에는 비용을 낼 수가 없습니다어린아이를 안고 온 부모가 한 말입니다.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환자를 직접 진료한 임상 의사 출신으로서, 건강증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경기도 소도시의 작은 병원에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서 30년 넘게 환자를 진료했습니다.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있으면 주치의 같은 역할을 맡게 됩니다. 환자 가족의 어려운 집안 환경까지 알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 예방접종은 정기적으로 해야 하지만, 비용을 낼 여력이 없어 접종 시기를 놓치는 경우를 목격했습니다. 저출산 시대에 소중한 어린이들이 경제적 여건 때문에 예방접종을 못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2005년 정부에서 무료 예방접종 시범사업을 진행할 당시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제는 전국적으로 무료 예방접종이 시행돼 어린이 예방 접종률이 98%에 달합니다. 국가 예산을 들여 감염병을 예방함으로써 의료비가 절감되는 효과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서 성공적인 보건의료정책은 현장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국민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의료복지정책을 발굴하고 수행하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정책 이사, 경기도 의사회장,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단장을 거쳤습니다. 2018년부터는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제 직()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제 업()은 건강증진을 위한 복지향상으로 일관됩니다. 이 소신을 실현하기 위해 조인성이 간다라는 모토 아래 지금도 현장을 누빕니다. 육지에서 한참 떨어진 전라남도 도서 지역인 완도군과 신안군 등 육지와 한참 떨어진 곳에 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보건소장 협의회와 보건진료소장회로부터도 의견을 듣고 있습니다. 이분들처럼 환자를 직접 진료했던 의사 출신으로서, 수요자 중심으로 사업을 기획하려고 노력합니다.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기관장이 되신지 2년이 지났습니다. 기관을 어떻게 운영하십니까?

기관 운영 원칙은 사람 중심 경영입니다.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취임 때부터 지금까지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직장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복리후생을 확대하고 국내 연수 등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정착시키는 방안도 계속해서 고민 중입니다. 그 사례로 직원 성과 평가에 휴가 사용률을 반영했습니다. 1년이었던 육아 휴직 기간은 2년으로 늘렸습니다.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해 확대경영 회의와 경영진 회의 내용을 모든 직원에게 공개합니다. 노사협의회에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고 이 내용을 반영하려고 노력합니다. 팀별로 직원들을 직접 만나 고충도 듣고 의견을 수용하려 노력합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잦은 기관장 공백으로 인한 불안정 때문에 조직의 신뢰와 업무추진에 애로가 있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은 적도 있지만, 이제는 그러한 우려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20년을 기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원년으로 삼다

비대면 디지털 건강관리서비스를 중점추진하기 위한 정부예산과 인력확보에 매진

보건소 모바일 헬스케어사업을 2019년 전국 보건소 100개소에서 2020140개소까지 확대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IoTAI를 활용한 방문건강관리 시범사업을 하반기부터 시작하여 2021년에는 더욱 확대할 예정

‘2020년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비대면 수행사례집발간

 

그동안의 사업성과는 어떻습니까?

지역사회 중심의 건강증진목표를 달성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국민 정책 활동을 통해 건강증진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건강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이러한 내용이 국가 정책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일하는 공중보건의사 등에 대한 관리와 교육을 고도화했습니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금연, 음주 폐해 예방, 만성질환 관리사업 등을 활발하게 수행 중입니다. 의료 공공성을 확립하기 위해 ICT 기반 모바일 헬스케어와 의료취약지 지원 사업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HP 2030)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진행되는 국민 건강 스마트관리 서비스 R&D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은 보건소, 일차 의료기관 등 지역사회에서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건강관리서비스입니다. ICT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여 디지털 헬스케어의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건강증진에 관심이 부족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국의 보건의료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건강을 증진한다는 개념은 최근에 나왔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세워진 지 6년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는 1989년 전 국민 건강보험 가입이라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암 수술 등 치료와 진료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이는 치료중심 사후관리 차원의 제도입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고, 덜 건강한 사람을 건강하게 만드는 예방 정책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건강증진을 위한 건강투자에 정부의 지원이 시급합니다. 2020년 보건복지부 예산은 825,269억 원으로 중앙부처 중 최고액을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국민건강생활실천사업에 쓰이는 돈은 3,546억 원입니다.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의 0.4%에 해당합니다. 우리 기관에서는 국민건강실천에 관련된 금연·영양·신체활동과 같은 건강증진사업을 전국 3,553개소 지역보건의료기관을 통해 실시하고 있지만, 예산과 조직 면에서 활동의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은 2017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겨 고령 사회로 진입했고, 2025년에는 그 비율이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가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만성질환을 겪는 환자가 늘고 있고, 노인 진료비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8년 우리나라의 연간 노인 진료비는 약 31조 원으로, 전체 진료비 중 40.8%를 차지했습니다. 2025년에는 6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100세 시대가 가까워진 시점입니다. 막대한 의료비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건강증진에 투자해야 합니다. 지난해 4월 보건의 날 기념사에서 대통령께서는 보건의료정책을 기존의 치료중심에서 예방과 건강투자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음을 천명했습니다. 이번 정부가 예방중심의 건강관리 지원을 국정과제로 선정한 것은 시의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건강증진사업은 중앙정부의 역할과 함께,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지역, 즉 커뮤니티에서 이뤄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러한 정부의 국정과제와 기관의 정체성에 맞추어 지역사회 중심의 건강증진과 보건의료체계 확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사진=한국건강증진개발원]

 

코로나19가 확산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계십니까?

코로나19 상황에 맞게 사업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마침 우리 기관에 2016년부터 해왔던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이 있어서 이를 한국형 뉴딜로 확장하려고 합니다.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전국 보건소 100여 곳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주민을 대상으로 건강 위험군에 대한 모바일 헬스케어 사업을 수행 중입니다. 보건소 내 의료 인력이 전문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서비스 이용자는 시간이나 거리에 제한을 받지 않고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은 지금까지도 효과가 좋아서 이번에 확장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참여 보건소를 140곳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우리 기관은 이미 매년 130만 명의 취약계층과 노인을 대상으로 전국 보건소 방문 건강관리사업을 관리·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서 화상연계 방문 건강관리 사업도 추진 중입니다.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비대면 방문 건강관리 시범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TF를 구성하고 운영 중입니다. 기존의 방문 건강관리사업 운영 노하우와 모바일 헬스케어의 ICT를 활용한다면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을 대상으로 디지털 건강관리가 가능할 것입니다. ICT 기반 디지털 건강관리사업이 확대된다면,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자와 수혜자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반면 서비스 수혜율은 효과적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 주력하려는 부분이 있으십니까?

국가 건강정책을 더 체계적으로 수립·지원하고, 국민의 건강 수준을 한층 향상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국민 건강 증진사업과 건강생활 실천사업, 그리고 국가 금연사업을 더 효과적으로 추진하여 지역 간 건강 격차를 해소하고, 건강 형평성을 달성하겠습니다. 사업과 정책, 그리고 연구는 균형 있게 진행돼야 합니다. 정부 국정과제 중 한국건강증진개발원과 직접 관련된 예방중심의 건강관리 지원, 의료 공공성 강화, 사회적 가치실현을 선도하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겠습니다. 구체적인 민관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커뮤니티 케어와 만성질환 통합관리도 함께 만들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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