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 미래를 위한, 함께하는 성 평등 세상을 향하여
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 미래를 위한, 함께하는 성 평등 세상을 향하여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1.07.20 1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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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섬세한 리더십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 여성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은 여성들이 사회에 꼭 필요로 하는 정책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부처다. 이들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성평등 관련 문제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를 주도하고, 여성 경제인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와 활동 증진을 통한 성평등 사회실현을 위해 함께하는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의 김종미 국장과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문채영 기자
김종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문채영 기자

 

간단한 소개와 더불어 국민들께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의 역할 및 주요 사업에 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여성학을 전공하고 영국대학교에 임용되어 20여 년간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에 임명된 김종미입니다. 학자로서 여성학과 관련된 주요 문제해결에 관한 학문적 고민을 한국의 실제상황에 적용하고, 행정적인 측면에서 구체화하기 위해 영국에서 돌아와 정책국장의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여성정책국은 여성가족부의 여성 경제문제, 문화 등 성평등 정책 총괄 책임을 담당하고 있는 곳으로, 8개 부처 양성평등 담당관들과 양성평등위원회를 통해 성인지 정책을 중심으로 양성평등 문화분과와 의사결정 영역의 여성 참여 분과를 운영하여 여성 경제 참여와 의사결정 참여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평등 문화확산을 위해 성평등 교육을 강화하고, 성별 영향 평가 및 성인지 예결산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개편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사회 전반에 고용위기가 발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숙박 및 음식점 등 대면 서비스업의 고용 충격이 매우 심각해졌고, 이러한 직종의 여성 비중이 높기 때문에 3~40대의 돌봄 가중까지 더해져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고용위기를 극복하고자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일자리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 일자리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용불안과 이어지는 여성의 돌봄 가중으로 인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여성 일자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재취업 지원정책을 확대하고자 고용 안전망 강화, 경력단절 예방서비스 강화를 통해 미래 유망직종의 여성 진입 촉진, 사각지대 일자리를 고용보험 등 일자리 관련 여성 취약계층을 고용안전망 내로 포함시키는 정책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정책국 및 국장님께서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요?

양성평등 기념 주간을 맞이하여 코로나 19 장기화로 인한 고용위기 등에 대응하여 경력단절 대상 유망직종 직업 훈련 등 맞춤형 취업 지원을 강화하고, 과학 기술 분야 등 다부처 협업 취업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추진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양성평등 임금의 날”을 계기로 9월 공공기관, 상장기업의 성별 격차를 분석하여 발표하고, 자산총액 2조 이상 기업 등 상장법인의 임원성별 현황을 발표하는 등 장기적으로 기업 기관의 전반적인 성평등 현황 공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분석을 통해 성평등 노동 환경을 구축해나가는 정책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취약계층, 특히 여성 취약계층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어떻게 여성, 소수자, 이주자, 난민 등 취약계층이 안정적으로 자신들의 삶을 돌볼 수 있는가에 관한 정책 수립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들에 대한 혐오담론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젠더 갈등이나 취약계층에 대한 혐오는 사회의 안정을 해치는 새로운 위협요소가 되고 있으며, 특히 청년세대에 확산하고 있는 이러한 혐오의 정서를 개선하고 ‘소통의 공론장’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생산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국장님께서 기장 기억에 남는 보람된 순간은 언제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여성정책국에 임용된 이후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어려워진 경제 상황과 돌봄의 위기상황, 여성가족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회복 프로그램이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가를 알아보고, 다양한 상황에 놓인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서울은 물론 지방의 관련 단체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력단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새일센터)>는 전국 158곳에 지역센터를 설치하여 육아, 가사 등의 상황으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직업 훈련에서 직종 연계까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물론 취약계층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고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서울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새일센터를 돌아보면서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관계자분들의 노력을 보면서 정말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실질적으로 수행되고 가시화되는가를 보면서 큰 힘을 얻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여성가족부의 알려지지 않아 아쉽거나 소개하고 싶으신 정책 및 사업이 있으실까요?

여성가족부는 양성평등의식의 확산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큰 규모의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성별영향평가의 운영이나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책개발, 여성친화도시 선정, 성평등 일자리 환경조성까지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성평등 의식을 확산시키고 중앙정부가 시민들에게 정책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방적인 방식이 아닌, 실제 시민들이 참여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양방향 소통에 근거한 정책수행을 확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가족부는 청년들의 성평등 인식의 제고와 확산, 환경과 동물 다양성의 문제를 생활에서 구현하기 위한 <버터나이프크루>라는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3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팀을 꾸려 일, 안전, 주거, 건강 등 2030 세대의 일상에서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에서 도시재생사업에 청년들이 참여하여 젊은 창업가들이 현지 주민들과의 협업을 통해 창업을 주도하는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버터나이프크루는 갓 구운 빵에 발라먹는 버터처럼 사소하고 일상적이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자원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과 비교해서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년세대의 자발적 참여와 지역사회와의 협력이라는 측면에서 현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청년세대의 젠더 갈등과 혐오, 증오의 담론을 넘어설 수 있는 작은 정책적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버터나이프크루의 모임에 참석해서 느낀 젊은이들의 긍정적 에너지와 활력을 통해서 작은 날갯짓이지만, 사회의 거대한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간혹 “주부에서 사업가로”라는 기사 제목도 눈에 띕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사업을 꿈꾸는 주부들도 많은데, 아직 방법을 찾기 어려워하는 주부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성 기업가 도전 및 육성을 위한 정책도 있을까요?

사회에서 여성의 구성비율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에서의 임금 격차는 여전히 OECD에서 최하위 수준이고 다양한 부분에서 여성의 대표성이 확립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의 대표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역시 여성의 사회참여를 확대하고 유리천장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을 꾸준히 연구해왔습니다. 제도적 개선과 정책적 실행으로 인해 고위공무원이나 공공기관, 교원 등 공공기관에서의 여성의 대표성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이나 사업 분야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여성가족부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가는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서 여성이 기업가로 도전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여성 인재 아카데미>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청년에서 기업 중간관리자 그리고 지역사회의 여성 리더들에 대한 교육지원사업으로 이들의 현실적 능력을 확대·강화하고 궁극적으로 말씀하신 여성 CEO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성 인재 아카데미> 프로그램과 연계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 어딘가에서 노력을 이어오고있는 여성 인력들을 지원하고자 <여성 인재 DB>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에는 기업의 과장급 이상 인력과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교수나 교사들, 전문직종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 등 다양한 인력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한 기초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런 다양한 인프라 구축을 통해 향후에도 보다 많은 여성 기업가들이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돕고자 정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여성가족부의 움직임 및 방향이 궁금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경력단절 현상과 OECD 국가 중 가장 심각한 성별 임금 격차 문제는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여성가족부는 성평등 가치를 확산하고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를 해소하고 실질적인 성 주류화 제도의 확산과 정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여성정책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포스트 코로나는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고 가장 화두로 떠오른 문제는 ‘돌봄’이라는 큰 과제를 우리에게 남겨 주었습니다. 돌봄은 지금까지 사회에서 인식되지 않았던 비가시적 영역이었습니다. 공식적으로 돌봄이 노동의 한 형태로 인식된 지도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여성가족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정책적으로 역량을 집중해야 할 분야는 바로 이 돌봄 노동을 ‘정상화’하는 것입니다. 코로나 19의 확산을 통해서 우리가 마주한 것은 얼마나 우리가 많은 돌봄의 혜택을 받고 있는가에 대한 인식일 것입니다. 문제는 이 돌봄 노동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경제활동으로 인식될 때 과연 다른 노동 형태와 함께 공정하게 보호될 수 있는가에 관한 문제일 것입니다. 제대로 된 돌봄 노동이 한국사회의 주요 먹거리의 동력으로 제대로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 사회의 양극화로 인한 사회적 약자의 차별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성평등 정책의 내실화, 제도의 연계 활성화 이행 점검 체계화 등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소신이 남다르실 텐데요. 국장님의 일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지난 20년간 학자로서 대학의 안정적인 테두리에서 추상적인 수준에서 현실을 보았습니다. 더구나 영국에서의 생활은 한국 사회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기회였습니다. 현재 한국의 상황은 성평등의 문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이행단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도적으로는 다양한 성평등 방안이 마련되었으며 서구국가들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젠더 갈등이나 혐오, 그리고 청년세대가 지니고 있는 현실에 대한 불안감과 불만과 같은 상황은 제도적 기반을 갖춘 성평등 상황의 갈림길에 서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요한 점은 성평등 감수성을 강화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제도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시민들의 삶을 증진시킬 수 있는 가이드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제도로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없이는 갈등과 혐오는 끊임없이 일어날 겁니다. 특히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한 위기상황은 사회에 잠복해 있었던 다양한 모순과 문제를 드러내는 환경이 되었습니다. 성평등의 위기와 젠더 갈등, 양극화와 중앙-지방의 비대칭성의 문제 그리고 돌봄 노동의 위기와 가족제도의 붕괴는 코로나 19로 인해 더욱 가시화되었으며 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구체적 정책적 프로그램의 실행과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앞에서 소개해드린 <새일센터>나 <버터나이프 크루>와 같은 프로그램은 단순히 톱다운 형식으로 중앙정부가 지방과 시민들에게 일방향으로 추진할 수 없는 정책입니다. 청년을 비롯한 여성들의 꾸준한 자발적 참여는 정책의 효율성을 자연스럽게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장님께서 그리고 계신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여성 정책의 기반을 다루는 위치에서 저의 정책적 목표는 ‘돌봄’의 정상화와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협치’가 실현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시민의 참여와 협력 없이 정책은 절대로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없습니다. 지역사회에서 경력단절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여성들과 창업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청년들의 에너지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흡수하고 현실화시킬 수 있는가? 이것이 저에게는 가장 중요한 과제이면서 정책의 기본적 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자연스럽게 국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또한, 갈등과 대립은 더욱 격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의견과 요구를 효과적으로 수용하고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돌봄과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수행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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