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 - “일하고 싶은 여성, 일하고 있는 여성 모두가 행복한 서울 만들기”
신현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 - “일하고 싶은 여성, 일하고 있는 여성 모두가 행복한 서울 만들기”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1.09.03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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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섬세한 리더십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신현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 Ⓒ문채영 기자
신현옥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 Ⓒ문채영 기자

 

‘일·가정 양립’은 우리 사회에서 오랜 기간 화두에 올랐던 주제다. 오늘날 맞벌이 가정은 많아졌으나 아직까지도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현실의 한계와 편견으로 일을 그만 두는 여성인재가 존재한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의 신현옥 원장은 다시 꿈에 도전하는 여성인재들을 위한 지원을 고민한다. 지속가능한 여성일자리 생태계 조성, 모든 여성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이외에도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은 일하는, 또 머지않아 일하게 될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신 원장은 “여성일자리 핵심 플랫폼으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며 여성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하며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의 청사진을 그렸다.

 

-산업환경의 변화와 고용시장을 전망하고 여성유망직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확산하여 전문적인 기술지식을 갖춘 여성인력 양성

-여성에게 더 혹독한 코로나19發 고용한파, 커뮤니티 모델 개발로 대안 찾는 중

-여성일자리 네트워크로 여성일자리 생태계 전반의 성장과 선순환 구조 조성

-경력단절이 아닌 경력보유 여성으로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현옥 원장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난 3월 30일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장으로 새롭게 취임했습니다. 업무를 시작한 지 벌써 4개월이 지나갑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교육인적자원부 여성교육정책담당관, 여성가족부 인력개발담당관과 장관정책보좌관을 거쳐 (재)한국여성경제진흥원 본부장과 중앙여성새로일하기지원센터장을 지냈습니다. 한국여성재단 운영위원, 경기도 성평등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여성TF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여성과 여성일자리를 위한 다양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서울시 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경력개발 관련 전반의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독자분들께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의 역할 및 주요 사업에 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은 서울시내 여성발전센터 5개소와 여성인력개발센터 18개소의 총괄·조정·평가·지원 업무와 함께 여성일자리 네트워크 강화, 여성일자리 창출, 그리고 경력단절예방을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습니다. 다양한 니즈를 지닌 세대별 여성구직자, 창업을 희망하는 여성예비창업자, 막힘없이 커리어를 개발하고 싶은 재직여성, 양성평등 문화조성이 필요한 기업인까지,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이 그 중심에 서서 서울시 여성일자리 총괄기능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을 포함한 서울시 24개 여성인력개발기관의 통합브랜드가 바로 ‘서울우먼업’입니다. ‘서울우먼업’은 서울시의 일하고 싶은 여성, 일하고 있는 여성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 및 원장님께서 요즘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지요?

4차산업혁명시대는 이미 시작된 지 오래되었는데, 새로운 시대에 여성이 자꾸만 소외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이공계 졸업생 중 여성 비율은 약 27% 수준으로 수적으로 적은 데다가, IT와 이공계 분야에서 기술적 지식을 갖춘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이른바 ‘새는 파이프(연구에 꿈을 품던 여성이 출산과 육아로 인해 결국 공학자의 꿈을 내려놓는 것)’ 현상으로 디지털경제 영역에서의 성별격차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기술산업에 있어 성별 격차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앞으로 상황은 점점 악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여성이 디지털 일자리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에 관심을 많이 두고 있습니다.

우선 기술변화로 발생하는 새로운 일자리 지형에 맞는 중장기적 직업훈련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여성능력개발원에서는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양성과정’, ‘클라우드기술 활용 웹개발자 과정’, ‘웹 코딩 스킬 보유 풀스택 서비스기획자 과정’ 등 전문직업교육부터 취업까지 지원하는 여성미래일자리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산업환경의 변화와 고용시장을 전망하고 여성유망직종을 지속적으로 개발·확산하여 전문적인 기술지식을 갖춘 여성인력을 양성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새로운 방식의 교육운영을 위해서는 서울시여성인력개발기관의 디지털 인프라의 혁신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맞춰 기관에 필요한 업무 인프라를 확충하고, 온-오프라인 직업훈련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연구조사사업을 현재 진행하고 있습니다.

 

취임하신 이후 원장님께서 기억하시는 보람찼던 사례가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이 23개의 서울시여성인력개발기관을 전부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문서와 데이터로는 설명할 수 없는 현장의 특징과 애로사항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관의 지리적 위치에 따라 지역의 여성 구직자가 필요로 하는 직업훈련이 다르고 기업의 구인수요가 달라지는데, 현장에 직접 방문해보니 그 특성들이 더 잘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각 기관의 기관장과 종사자들을 만나보니 조직 분위기와 기관만의 운영방식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실무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장의 니즈를 반영한 사업을 기획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기획하게 된 사업 중의 하나가 ‘빅데이터 주제 미니포럼’입니다. 신기술 고부가가치 직업훈련은 교육기획부터 운영까지 실무자들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커리큘럼이 무엇인지, 강사진은 어떻게 꾸릴지, 취업 연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그래서 빅데이터 관련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거나 기획 중인 기관의 교육 실무자들을 모시고, 빅데이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를 초빙해 미니포럼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전문가 특강과 충분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며, 신기술 교육 분야에 대한 실무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관련 전문 인력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AI, 드론, 3D프린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알려지지 않아 아쉽거나 소개하고 싶으신 사업이 있을까요?

찾아가는 여성취업지원 버스 ‘일자리부르릉’이 있습니다. 일자리부르릉은 구청이나 마트, 도서관 같은 서울시내 구석구석을 찾아가 취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여성 구직자를 직접 만납니다. 버스에서 전문 직업상담사들이 취업상담과 교육상담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상담 참여가 어려우신 분은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홈페이지에서도 상담 신청 접수가 가능하고, 일자리부르릉 운행일정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직접 대면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온라인으로도 취업상담이 가능하니, 더 많은 여성들이 참여하여 일자리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따른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의 움직임 및 방향이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가 여성에게 더 혹독하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팬데믹 사태로 일자리의 가장 약한 곳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여성입니다. 여성의 주 36시간 미만 노동자 비율은 26.6%로 남성의 2배 이상입니다.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비정규직, 시간제로 일하는 비중이 높고, 교육서비스업, 숙박음식점업을 비롯한 대면서비스업에 많이 종사하기 때문에 코로나로 인한 고용 타격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코로나로 타격을 입은 여성들을 돕는 다양한 사업을 기획하고 있고, 이미 실행 중입니다. 우선 코로나 피해가 큰 여행업과 문화예술업, 교육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하여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어주고 그들 안에서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속에서 경험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함께 성장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로운 사업 모델의 기회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먼저 준비하기 위해 여성미래일자리 사업을 운영합니다. 비대면으로 교육서비스가 많은 부분 전환되면서 이러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에 맞춰 ‘이러닝 콘텐츠 설계자 양성과정’과 같은 새로운 직업훈련을 개발하고 확산하고 있습니다.

 

일에 대한 책임감과 소신이 남다르실 텐데요. 현재 원장님의 운영철학 혹은 소신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취임 소식을 전했더니 한 친한 친구가 축하해주면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기관장이 되라’고 우스갯소리를 했습니다. 근데 왠지 그 말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하게 하라’는 친구의 말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일하면서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하자, 일자리를 찾는 여성들에게 무엇이든 도움이 될 수 있게 하자, 여성일자리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기업이나 기관들이 윈-윈할 수 있게 하자, 이런 생각들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운영철학을 묻는다면, 상대에게 내가 무엇을 줄 수 있을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원장님께서 그리고 계신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여성일자리는 일자리 기관들만 애쓴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여성일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중요합니다. 전문 직업훈련을 통해 여성인재를 양성하여 우수한 기업에 취업 연결까지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에서 일·가정양립이 어렵고, 승진에서 성차별이 있다면 그 여성은 경력을 이어가기 어렵게 됩니다. 여성의 취업과 고용유지를 위해 기관-기업-사회 모두가 애써주지 않으면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한 여성기업의 여성근로자 고용 비율은 70%로 남성기업의 2.3배에 달합니다. 여성이 CEO인 기업이 여성을 더 많이 채용한다는 것인데, 채용된 여성이 성장하면서 커리어를 계속 유지하려면 동시에 여성기업도 함께 성장해야만 합니다. 여성기업이 성장해야 여성근로자의 고용도 유지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여성경제단체, 여성기업, 여성임원, 여성일자리 기관들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여성일자리 생태계 전반의 성장을 이뤄내고 싶습니다. 여성기업인이 더 많이 배출되고 튼튼하게 자리 잡아야 하고, 그들이 또 여성인재를 채용하고, 여성인재들이 여성임원으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경력단절 여성들에게 힘이 될 만한 좋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성의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단절’이라는 단어입니다. 경력의 ‘단절’이라는 단어는 기업의 인사담당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여성구직자 자신에게도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여성이 가진 능력이 평가절하되는 단어가 바로 경력 ‘단절’입니다. 그래서 ‘경력보유여성’, ‘경력유지여성’ 등 다양한 제안이 있는데, 저는 ‘경력단절은 없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회사에 소속되어 커리어를 쌓는 것만이 경력관리가 되는 시대도 아니고, 무엇이든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서 사는 시간이라면 경력의 단절은 없는 것입니다. 경력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시여성인력개발기관에서 상담과 교육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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