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사라지는 은행 일자리…‘다급한’ 정부, 채용확대 권고
[MonthlyNow] 사라지는 은행 일자리…‘다급한’ 정부, 채용확대 권고
  • 신연진 기자
  • 승인 2021.09.17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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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이미지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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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와 디지털 뱅킹 가속,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발달 등 여파로 국내 시중은행들이 일자리를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 점포 통폐합 움직임이 가속화함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최근 부쩍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가뜩이나 일자리 창출에 고심 중인 정부가 최근 각 은행에 일자리 보전 및 신규 창출에 협력을 당부하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해외 사례에 비춰봐도 은행 일자리 감축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대책 마련에 시급함이 요구된다.

 

초점은 비용 절감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한 통폐합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경제적 비효율성을 초래한 점포를 없애는 한편, 직원 감축을 통한 인건비 절감 등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이러한 속도감 있는 조치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는 있지만, 은행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확산, 점포 운영비 등 비용 측면의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수익성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실제 올 상반기에만 문을 닫은 국내 은행 오프라인 점포는 90곳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한해 폐쇄되는 점포 수가 평균 50곳 수준에 그친 수년 전에 비하면 감소 속도가 가파르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올 하반기 4대 시중은행은 최소 130여 곳 점포를 줄일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점포 수는 총 6,326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보다 79곳이나 줄어든 것이다. 신설점포는 11개에 그친 한편, 폐쇄점포는 90개였다. 은행 점포는 201823, 201957개에 이어 지난해 304개가 폐쇄됐다.

특히 올해 상반기 지점폐쇄는 주요 시중은행이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시중은행의 점포 감소 규모는 전체의 68.4%를 차지했다. 시중은행은 상반기 54개를 없앴고, 지방은행은 15, 특수은행은 10곳을 각각 폐쇄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가장 많은 점포를 없앤 가운데 각각 18개에 달했다. 이어 산업은행이 8, 대구은행이 7, 우리은행이 6, 신한은행이 5, 씨티은행은 4개 순이다.

은행 지점이 축소되면서 차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디지털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금융취약계층에게는 오프라인 점포 폐쇄가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도시 점포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도서·산간 지역 점포가 문을 닫게 되면 금융취약계층이 집중된 만큼 우려가 커진다.

 

 

차별 문제에 인력감축 바람까지

이에 은행들의 오프라인 점포 축소를 진지하게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고령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도시권 점포는 평일 오전 손에 꼽을 정도로 방문객이 적은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은행 수익성 관련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은행권 인력감축 현황을 살펴보면 올 3월 기준 17개 은행 직원 수는 115,022명으로 1년 전보다 2,423(2.1%)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279명 늘어나며 감소세를 피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올해 다시 줄어드는 추세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가속화에 5대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연령대를 낮추고 퇴직금을 많이 쥐어준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유례없는 두 번의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 같은 추세에 올해 상반기는 희망퇴직으로 은행원 2,600여 명이 자리를 잃었다.

희망퇴직 시행을 앞두고 조직 활력 유지를 위해 인재 선순환과 새로운 핵심 인재들의 채용 여력을 확보해 미래 금융환경 변화를 기대한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

은행권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역대 최대7조 원을 기록했다. 앞서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은 5대 금융지주 회장과의 만남에서 상당한 수익을 거둔 금융권이 사회에서 고용을 창출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청년층이 일하고 싶어 하는 질 좋은 금융 일자리 제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요구된다는 취지다.

당시 금융지주 회장들도 금융권이 청년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했지만, 코로나194차 대유행이 장기화해 공채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실제 실행에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하반기 채용 규모도 작년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 여파와 은행의 디지털화가 가속화 때문에 은행 점포가 줄었다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은행의 점포 운영에 이례적인 큰 변화가 찾아온 가운데, 금융당국도 시대 흐름에 맞춰 은행별 자율성 보장과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 보호, 그리고 고용안정까지 쉽지 않은 난제에 면밀한 검토 뒤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대적 변화를 성급히 뒤쫓다 부실한 판단은 되레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깊이 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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