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섭 국립소방연구원장-소방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국가 전문 연구기관이 되도록 노력
이창섭 국립소방연구원장-소방기술 발전을 선도하는 국가 전문 연구기관이 되도록 노력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10.06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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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 기술 혁신

그동안 우리나라 소방정책 대부분은 체계적인 조사나 연구를 거쳐 마련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대형 사고를 겪을 때마다 서둘러 수립되는 근시안적 대책은 이런 실정을 방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현장대응을 위한 기술 연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시대 변화에 따른 첨단기술이나 신기술이 개발되는 등 환경은 꾸준히 변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소방의 기술 발전은 더디기만 했다. 이 역시 재난대응에 필요한 것들이지만 산업화조차 이뤄내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소방에는 연구기관다운 곳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방의 과학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소방조직의 체계적인 현장 지원과 연구 그리고 화재조사의 과학화를 위해 ‘국립소방연구원’이 2019년 5월에 출범함에 따라 상황은 달라졌다. 이창섭 원장은 “국립소방연구원에서 수행한 연구 덕분에 일선관서 현장대응의 효율이 높아지고 소방대원들이 더 안전해지는 것, 그리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설치되는 소방시설이 정확하게 기능하는데 유효한 연구결과를 내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자 변하지 않는 목표입니다”라고 강조한다. 

 

국립소방연구원 이창섭 원장
국립소방연구원 이창섭 원장 Ⓒ김윤혜 기자

 

올 한해도 하반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2021년 국립소방연구원에서 진행한 연구 및 사업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국립소방연구원은 2021년 36개 과제를 연구하고 있으며 분야별로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동킥보드 배터리 폭발화재 등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화재에 관한 과학적 정보 제공, 장시간 소요되는 금속화재 진압을 위해 실험결과에 따른 약제별 특성과 대응기법 정보 제공, 소방청사의 기능과 동선을 고려한 소방청사설계 가이드라인을 개발하여 정책부서 및 일선관서에 배포, 소방관의 순직, 부상 방지를 위한 사례별 사고원인 분석과 개선책 제시 등이 있습니다. 사업성과로는 연구 환경 개선과 증가하는 연구수요를 고려하여 충청남도 공주시로 청사를 이전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비 370억 원 및 사업부지 58,961㎡를 확보하였으며, 현재 공모전을 통해 선정된 업체가 기본설계를 하고 있으며, 2024년 완공하여 청사를 옮길 예정입니다.

이와 더불어 기관에서 최근 주목하고 계신 이슈나 정책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기술 및 산업, 정책, 환경이 변함에 따라 재난의 양상도 변하고 있으므로 우리 연구원에서는 전기차 증가에 따라 화재진압이 어려운 전기차 화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효율적인 진압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코로나 환자이송 증가에 따른 119구급차량 내 2차 감염 방지를 위한 감염관리실의 효율적인 소독방법에 관한 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였고, 119구급차 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고병원성 오염균을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동합금 항균시트를 개발하고 시제품 제작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현장대응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화재경보가 울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감지기들을 조합한 교차감지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드론과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실종자를 찾아서 구조할 수 있도록 실종자 자동인식 드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전KDN과 AI 인원계수 시스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신 소식이 주목받았습니다. 
한전 KDN은 에너지 ICT 전문 공기업으로서 현재 발전소 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객체인식을 자동으로 하는 ‘AI 기반 인원계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데, 이 기술을 소방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동연구 협약을 맺었습니다. 현재 한전KDN에서 개발 중인 시스템을 화재현장에 적용하려면 다음의 사항을 보완해야 합니다. 화재 시 실내에 연기가 가득 차게 되는 상황에서의 객체 인식도, 수용인원이 많은 대형 건축물에서 순간적으로 다수의 인원이 이동하여 출입구 쪽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할 경우의 인식 신뢰성 등 이러한 화재현장의 특성을 반영하여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한전KDN 본사가 위치한 전남 나주지역 5개 건축물(고층건물 2곳, 요양병원 1곳, 대형공장 1곳, 주거용 오피스텔 건물 1곳)에 올해 9월과 10월에 시스템을 설치하여 시범 운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의 인식률을 개선하기 위해 실제화재실험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검증을 통한 보완으로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하면서, 소방서 상황실과 현장대원에게 빠르게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통신 연계방안도 도출할 예정입니다. 본 연구를 통해 ‘AI 기반 인원계수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한다면 건축물 내부에 구조대상자의 위치와 인원을 시스템을 통해 파악하고 구조대원을 정확한 위치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장에 듣는 연구로 더 안전한 세상’을 이라는 슬로건 내걸다
연구원의 미래 모습에는 현장에서 실제 작동하는 실질적인 연구 결과가 있어야
현장 대응과 화재 예방 기능 수행, 소방조직을 과학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기관
그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우리의 선구안(選球眼)을 키우는 것이 중요

현장에 밀접하고 실제 상황에 적용 가능한 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요구될 것 같은데요, 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장에서의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습니다만 전국 19개 시·도 소방본부 중 11개에 긴급차량 우선 신호시스템이 없고, 지자체별로 시스템 운용 방식도 다릅니다. 국립소방연구원에서는 우선 신호시스템 운용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스템 구축 전후의 소방차량 출동 기록을 토대로 실효성을 분석하고, 한국교통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시스템 적용 효과성 검증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우선 신호시스템 구축 최적화 방안을 도출하고 한국형 소방차량 우선 신호시스템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구급대원은 의심환자 및 확진자 이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구급대원들은 출동 시 교차 감염 예방을 위해 통풍이 전혀 되지 않는 감염 보호복을 착용하고 있으며, 하루에 수차례 차량 내부를 소독하고 있어 업무에 큰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구급차의 좁은 공간은 교차 감염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므로 접촉에 의한 감염 위험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에 국립소방연구원에서는 구급차 내의 들것, 손잡이, 차량핸들 등에 덧댐으로써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포함한 고병원성 오염균을 빠르게 제거하는 동합금 항균시트를 개발하였습니다. 이 항균시트는 1시간 이내에 표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균을 사멸시킬 수 있어 구급대원뿐만 아니라 이송 환자들의 감염 위험성을 대폭 낮출 수 있습니다. 빨리 제품화하여 현장에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장대응기법 공모전, 소방 신기술, 신제품 심의회 개최 등 실효성이 있는 유용한 기술을 발굴하는 것은 재난 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일 것 같습니다.
화재·구조·구급 현장에서 개발·계승·활용되고 있는 소방대원 개개인의 현장대응기법을 영상으로 만들어 알림으로써 현장대응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공모전 개최하여, 출품된 35개 중 우수한 4개 기법을 선정하여 표창하고 일선 소방관서에 보급하였습니다. 소방 신기술·신제품 심의회는 표준규격이 없거나 현행 규정을 만족하지 못하는 우수한 소방용품 및 제품을 발굴하기 위해 2010년도부터 추진하여 2020년까지 39개의 인정품이 채택되었으며, 이 중 31건은 행정규칙 제·개정 등을 통해 제도권 내로 수용하였습니다. 기술적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지금까지 소방청에서 주관하던 심의회를 올해부터 연구원에서 주관하게 되었고, 상반기 3건이 인정품으로 채택되었으며, 채택된 인정품 중 2건은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성능인증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 개정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소방 신기술·신제품 심의회를 통해 우수한 소방기술을 발굴·인정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의 시장진입기회를 제공하고, 컨설팅과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 대한 지원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립소방연구원의 재난현장 안전사고 분석센터, 실용화연구센터와 같이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에 힘써온 행보가 인상적입니다. 향후 준비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화재 등 현장 소방활동 시 발생하는 소방관의 순직·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2015년 하반기에 재난현장 안전사고 분석센터가 설치되었습니다. 현재 소방정책연구실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과학적인 현장안전사고 조사·분석, 재현실험, 시뮬레이션을 통해 일선 현장의 안전사고를 저감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실용화 연구센터는 지난 2017년 12월에 설치되어 소방현장에 접목할 만한 최신 기술을 분석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대응장비 개발 연구 및 연구성과물의 실용화를 위한 실·검증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드론, 로봇, AI, VR 등 첨단기술이 소방현장에 접목될 수 있도록 소방드론 임무 장비 분석실, 첨단 소방장비 실·검증 평가실 등을 이전하는 연구원에 추가로 구축하여, 원천기술을 보유한 전문 연구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통해 현장에서 활용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겠습니다.

조직의 리더로서 평소 함께하시는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현장에 쓰이는 연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장의 수요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를 설계하고 수행하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모든 연구과제의 설계와 선정에 원장이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연구 수행자가 원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체제로 관리함으로써 연구 수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시간과 인력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각계에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기관 차원에서 어떤 부분을 특히 대비하고 있나요?
기관운영 측면에서는 회의와 보고를 비대면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망의 메신저로 이용하여 업무계획과 성과를 원장에게 보고하고 있으며, 지시 사항 또한 메신저로 전달합니다. 출장과 외부인 내방 또한 꼭 필요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우리 연구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업무적으로는 위에서 답변한 내용과 같이 일선소방관서 구급대원의 감염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소독법을 연구하여 알리고 있으며, 구급대원의 감염방지를 위한 항균시트를 개발하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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