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버릴 것 없는’ 수산물 가공식품 시대 여는 어업회사법인 가비㈜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수산물 가공식품 시대 여는 어업회사법인 가비㈜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1.11.02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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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남 어업회사법인 가비㈜ 대표
권오남 어업회사법인 가비㈜ 대표
권오남 어업회사법인 가비㈜ 대표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어업회사법인 가비세계로 뻗어가는 신토불이를 구현하는 기업이다. 다양한 연구로 지역 수산물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해온 어업회사법인 가비권오남 대표는 관련 기술의 사업화를 이루며 세계로 뻗어간다. 연어의 Zero-emission(부산물 없는) 활용법을 구현하고, 코끼리조개 채취 합법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권 대표는 독창적 시각과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력으로 세계시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세계농수산업기술상 수산업 분야 기술개발대상 1호 선정

어업회사법인 가비권오남 대표가 제27회 세계농수산업기술상을 수상했다. 세계농수산업기술상은 세계일보가 주관하고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이 후원한다. 올해 수산업 분야가 신설된 후 수산업 분야 기술개발대상 1호 수상자이기에 더욱 뜻깊다. 권 대표는 수산물을 유용자원으로 전환하며 고부가가치화한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고령층 근감소증, 피부 노화 등의 문제를 수산물로 해결하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다.

수산물 분야 기술개발 공로를 인정받기까지 권 대표는 오랜 시간 관련 연구에 매진하며 전문성을 쌓아왔다. 명태양식, 발효해삼차 제조방법, 무척추동물 유생사육장치 등에 관한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권 대표는 박사과정까지 동물생리, 먹이생물, 어류의 초기생활사에서 경험하게 되는 대량 폐사에 대한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어류 부화자어의 조직발달과 영양·소화 대사과정을 해석하고, 다양한 효소 활성들과 생존과의 관계를 규명하며 초기생활사의 낮은 생존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한 그다.

이후 권 대표는 일본 내수면연구소에서의 뱀장어 인공채란 연수를 통해 뱀장어 인공채란과 완전양식을 위한 기술을 익히고, 일본 북해도대학 대학원수산과학연구원에서 박사후과정을 시작했다. 이어 일본 담수학강좌(현 증양식연구실)에서 2년간 생활하며 뱀장어와 철갑상어의 인공종자생산을 위한 번식학에 입문한 후 수산양식에 번식학을 접목하여 뱀장어 인공종자생산과 대형어류인 철갑상어 채란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2008년 귀국해 강릉원주대학교 해양생물연구교육센터(현 해양과학교육원)에서 연구 활동을 지속해왔으며, 클로렐라 장기 보존방법과 해삼, 동해안 유용새우류 등에 관한 연구실적을 쌓았다.

2018년에는 해양수산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연구과제인 코끼리조개 양식산업화 기술개발을 진행했다. 강원도의 대표적 수산물인 코끼리조개는 1989년 일본으로 2,580톤이 수출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2000년대 초반 고압분사기 사용제한에 대한 강원도 고시가 만들어지면서 자연산 코끼리조개의 채취가 어려워졌다. 권 대표는 바닥식패류양식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어촌계와의 협의를 통해 합법적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강원도와 협의해 강원도 해역의 어촌계 양식면허 구역에서는 분사기를 사용한 채취뿐 아니라 치패 살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합법화할 계획이라 전했다. 협의가 진행되면 강원도 전체에 500억 원 상당의 어민 소득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익구조 개선 위한 연구, 어업회사법인 가비창업과 제품화로 이어져

권오남 대표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 초기에 종자 생산기술 개발과 폐사율 저감, 자어 먹이 개발 등의 공으로 명태 치어 방류를 가능케 한 숨은 공로자이기도 하다. 2009년 강릉 MBC와 다큐멘터리 사라진 명태의 꿈을 제작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는 다큐멘터리를 기획하고, 일본 북해도 현지촬영을 진행하며 명태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후 권 대표는 2012년 명태 인공종묘생산 관련 용역사업을 수행한 것을 시작으로 명태 복원 및 명태 종자 생산에 관한 업무를 수행해왔다. 2014년에는 해양수산부의 명태 살리기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해외정보 수집과 종자 생산을 담당했다. 그는 극동아시아 명태 자원의 산란기를 직접 확인하며 정확하지 않던 국내 서식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 끝에 한국, 일본, 러시아의 명태 산란기가 지역별로 상이하고, 한해성 어류에 맞게 7전후에서 초기 생존율이 높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명태가 2년 내에 상품 크기로 나올 수 있음을 확인했으나 해양중층가두리를 실현시키지 못해 동해안 명태양식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죠. 관련 내용을 지속 협의하며 명태양식에 도전해보고자 합니다.”

이밖에도 수산양식 전문가인 권 대표는 양식장에서 출하할수록 적자가 누적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어/송어의 유전물질을 사업화하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그 과정에서 PDRN/PN의 제네릭을 연구하며 향호리 담수양어장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는 한편 2017년 강릉과학산업진흥원 해양바이오융합사업본부의 벤처 공장에 입주해 소규모 식품 공장을 운영하며 연중 수익구조 개발에 도전했다. 2016년 해양수산부의 동해안 명태의 종자 생산과 방류기술 개발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중 관련회사였던 심층수수산경영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어업회사법인 가비(Gangwon Aquacultural Biology Institute의 줄임말)로 회사명을 최종 변경하여 현재의 가비를 설립한 그다.

하천으로 소상해서 채란/채정 후 버려지거나 사료로 가공되고 있는 연어를 제품화하는데 집중했습니다. 연어 한 마리를 통째로 활용하는 Zero-emission 실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까지 연어는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이용되어왔다. 연어 가공식품 시장성숙도가 낮은 데다 비린내 문제로 부산물 활용에 어려움을 겪은 터다. 이에 권 대표는 한국식품연구원 강릉지원과 함께 어류의 비린내 제거를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생선비린내의 주원인인 트리메틸아민(trimethyl amine, TMA) 등 화합물을 제거하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그 결과 연어살을 활용한 고령층 근감소증 개선 및 치료용 단백질 보충제, 화장품 소재인 sta-PN, 연어껍질콜라겐 커피젤리, 연어머리(연골)이 주성분인 미용 소재 프로테오글리칸(Proteoglycan)’ 등의 제품이 탄생했다. 연어알은 수정란 생산과 방류사업에 활용되고, 연어 정소는 바이오사업에 활용된다. 권 대표는 이 과정에서 발효해삼차, 차가버섯액기스 음료 등 부수적인 제품이 개발되어 시장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남 어업회사법인 가비㈜ 대표 ⓒ유지연 기자

원료 국산화는 물론 수출길 열어가는 바이오메디팜

생물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 식품원료와 바이오원료까지 연계하게 되면 상당한 수준의 원가절감이 가능해집니다. 수산양식을 기반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며 고부가가치화를 이끌고자 합니다.”

권오남 대표는 가비외에도 해양바이오산업에 중점을 둔 바이오메디팜 어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수산양식과 식품 분야에 집중하는 가비의 영역을 확장하기보다 바이오분야 사업에 집중하고자 별도 법인을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바이오메디팜은 재생의학계의 중요한 소재로 떠오르며 470억 달러 규모 시장이 무르익고 있는 수컷 연어 생식세포(정자)DNA를 소재로 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권 대표는 그간 재생의학계와 향장(화장품) 업계에서 효능이 밝혀져 온 PDRN의 경우 극소량이 생산되어 사업화에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액의 정자에서 추출한 PDRN의 효능을 이야기하며 정액이 아닌 정소에서 추출한 PN을 사업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바이오메디팜은 PDRN을 많이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지적재산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자체 연구개발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첫 번째 특허인 연어의 정소로부터 고순도 피디알엔의 추출방법(10-2234367)’이 등록되며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PDRN의 대량추출에 성공한 만큼 향후 의료시장에 납품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시설 확충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연어 유래 화장품 소재의 국산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권 대표는 바이오메디팜의 시설이 완공되면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우수 미용·화장품 소재의 100% 국산화로 수입대체효과를 누리는 것은 물론 역수출길을 여는 우수 해양수산소재를 선보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특히 국내에서 모든 원료를 구하는데 무게를 싣고 2년 후 자가시설로 bGMP 공장 운영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권 대표는 기술특례상장 등 방법으로 IPO를 계획하고 있다며, bGMP 이후 kGMP까지 완성하며 보다 넓은 시장으로 나갈 채비를 갖출 것이라 전했다.

재생의료계 우수 바이오소재인 PDRN의 글로벌화를 이끌 수 있는 대량소재의 확보가 눈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자 첫 번째 특허의 PCT 출원을 포기하고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유럽 등 5개국에 국제출원하는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8월 출원 완료되었습니다. 시설 확충과 해외마케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가고자 합니다.”

 

신토불이 등에 업고 세계로 뻗어갈 새로운 도전

권오남 대표는 그간 직접 연구개발에 참여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구현해왔다. 연구개발이 주전공이지만 제품개발을 하다 보니 연구와 제품이 개발이라는 공통점이 많기에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다는 그다. 특히 가공식품 대부분이 발효를 통해 원료를 손쉽게 소화 흡수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자신의 연구와도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먹이를 통한 넙치 자어의 소화효소 향상을 주제로 한 박사 논문을 쓰기도 했다.

연어살을 녹여 상층액을 바이오분야 소재로 사용하고, 남은 찌꺼기는 연어 단백질이라는 소중한 원료로 사용됩니다. 머리는 효소분해를 통해 프로테오글리칸으로, 연어껍질은 저분자 피쉬콜라겐으로 활용되죠. 마지막으로 해삼을 통째로 녹인 후 현미에 섞어 발효해삼차를 만듭니다. 모두 수산물이고 강원도가 자랑하는 해산물입니다.”

권 대표는 지금까지 수산물은 대부분 조리하거나 물에 우려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가공식품으로써 활용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 말했다. 향후 기능성이 확인되고 임상까지 진행된다면 수산물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도 등장할 수 있으리라 내다보는 그다.

가비와 바이오메디팜으로 이어지는 사업화 전략은 융복합입니다. 저 스스로가 수산양식과 생화학을 전공한 융복합 연구자이기에 식품사업에 효소를 자유로이 활용하고, 바이오산업에서 PDRN, 프리테오글리칸이라는 고급소재를 추출하는 독특한 방법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독자적 기술로 사업화를 이끄는 기업 외에도 권 대표는 좋은 사람과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는 직원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계발을 지속하는 근성을 키우는 사회교육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박사후과정 지도교수였던 아다찌 신지(足立伸次, 현 퇴임전 특임교수) 교수가 남긴 언제나 생물을 키우는 사람으로써의 근성을 몸에 붙이고 다니라는 가르침은 그에게도 가슴 깊이 새겨져 있었다. 꾸준하게 근성을 갖고 일하다 보면 기술적으로는 명장이 되고, 사업으로써는 성공을 할 것이라 확신하는 권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와 도전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고 있었다. 대한민국 수산자원에 관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진 회사, 작은 회사로 출발해 세계로 뻗어 나갈 회사를 만들어갈 그의 발걸음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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