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선진국 ‘탄소세’ 도입에 세계무역 질서 흔들리나
[MonthlyNow] 선진국 ‘탄소세’ 도입에 세계무역 질서 흔들리나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1.11.1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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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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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유럽 등 다수 선진국들이 기후 변화가 가져오는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탄소 배출억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 탄소 배출이 큰 철강·화학·시멘트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이른바 탄소세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탄소세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탄소를 함유한 제품, 제조공정 중 탄소를 배출하는 상품 등의 탄소량 수준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에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의 제조업자들에게 관세 혜택이 주어질 움직임이 나오며 세계의 무역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유럽 등 탄소 문턱 높아져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등 다수 선진국들이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무역에 관세를 적용하는 분위기다. 이와 동시에 철강, 화학, 시멘트 등에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의 제조업자에게는 관세 혜택이 주어질 계획이다.

이에 주요 외신들은 소위 탄소국경세도입 계획에 대해 세계무역 흐름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무역 규칙을 훼손하고 무역 분쟁까지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보도하기도 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해소하는 무역협정을 맺은 바 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탄소 관세의 시행과 관련, “중국산 철강의 시장 접근에 대해 제한성을 두고,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환경에 해를 준 국가들에 대항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중국에서 철광석을 수입해 높은 고온에서 제철할 경우 다량의 탄소를 연소해야 한다. 이에 탄소 관세를 부과한다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는 나라는 중국이라는 게 거의 확정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과 EU 양측은 높은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발생하는 철강 관련 수입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교역용 철강, 알루미늄에 수반되는 탄소 배출을 평가하기 위한 방법론 개발과 함께 관련 자료도 공유할 예정이다.

탄소 관세는 국경조정세라고도 불린다. 궁극적으로 탄소 배출 저감을 실시해 자국 경제가 손해입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다.

탄소세나 다른 규제를 제철소에 부과하는 국가는 해당 업체의 비용과 가격이 인상돼 가격면에서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타국으로부터 수입할 때에도 수출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구매자들은 탄소 배출량이 많아도 철강가격이 덜 비싸기 때문에 수입을 더 원한다. 사실상 제조업체들이 규제가 덜한 국가로 생산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라고도 할 수 있다.

무역장벽 유사 가능성제시

WSJ는 탄소 관세의 위험은 무역 장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탄소 관세는 생산 비용과 가격을 상승시킨다. 이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은 관련 제품을 사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또 수출 의존도가 상당한 개발도상국들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탄소 관세가 세계 무역 규칙을 훼손하고 무역 분쟁 촉발은 물론, 일부 국가들은 이를 두고 위장된 보호주의라고 칭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 탄소국경세 시행이 직접적인 보호무역 조치는 아니지만 사실상 그 기능을 상당히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EU의 이같은 움직임에 수출국의 반발이 거세다. 두 곳의 거대국가가 관세 부과를 논의해온 만큼 또 다른 방식의 무역 규제로 평가되는 배경이다.

탄소국경세가 본격 시행될 경우 결국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6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우리나라 철강과 알루미늄 업계를 중심으로 연간 1,540억 원 수준의 추가적인 수출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미국이 비슷한 정책을 같은 시기 도입·시행할 경우 한국은행은 2026년 우리 수출이 63~71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한국 수출에 큰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결국 국내 경제주체들의 현명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기업은 탄소저감을 위한 기술개발에 당장 뛰어들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탄소국경세 도입 국가들과의 통상 협의를 통해 또 다른 무역 장벽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

특히 정부는 기업들의 저탄소 공급망 구축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우리나라가 시행 중인 탄소 배출권거래제(K-ETS)를 미국·EU 등 탄소국경세 도입국으로부터 최대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교섭을 벌여야 한다. 이에 따라 탄소국경세조정제도의 부담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한편 일각에선 국내 배출권 시장만 놓고 보면 거래 규모가 작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인근 중국·일본만 합쳐도 그 규모는 기하학적으로 뛰는 만큼 향후 탄소저감 문제는 우리 기업들에 또 다른 사업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핑크빛 전망도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이상기후 등 급격한 기후 변화로 녹색 성장이 화두로 떠오른 상태다. 탄소저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이 지속가능한 국가 과제에 필수 요소인 만큼 우리 사회 경제주체들의 현명한 대처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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