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Now] 요소수가 뭐길래...한국 무역이 뭇매 맞나
[MonthlyNow] 요소수가 뭐길래...한국 무역이 뭇매 맞나
  • 남윤실 기자
  • 승인 2021.11.1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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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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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역에 또 다시 어두움이 드리우는 양상이다. 지난 10월 중국의 요소수 수출제한 조치에 따른 대외 리스크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국 내 요소수 생산에 필요한 석탄과 전력이 부족해지자 사실상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른 파장은 만만치 않았다. 디젤 차량은 요소수가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멈추게 됐고 유통망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앞선 일본 수출규제 당시와 비슷하게 무역 이슈로 떠오르면 국가경제에 혼란이 커졌다. 앞서 우리나라는 일본 정부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 관련 수출 규제로 인해 외교적 갈등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산업 생태계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나가야 하고 공급망 안정을 위해 국제사회 협력 강화에 따른 무역 안전성 제고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고 주문했다.

 

일본에 이어 이번엔 중국

한국 무역은 일본을 벗어나니 이제 중국에 막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은 2019년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당시 외교적 갈등을 일으키면서 한국 무역을 자극했다. 제도적인 장치 마련을 위해 바삐 움직였음에도 현 정부는 특정국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품목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비난도 받았다.

이후 우리나라는 현재 요소수 부족 사태로 대혼란을 겪고 있다. 요소수 공급 부족에 화물차가 멈춰설 위험이 커지자 화물업계는 반발이 크다. 인근 주유소에서도 요소수가 바닥을 보이는 등 사상 초유의 화물대란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중국에서 원료를 수입하지 않으면 요소수를 만들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최근 요소 수출을 갑자기 중단했다. 석탄에서 요소를 추출해야 하는 데 자국 내 석탄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다. 중국도 발전용 석탄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호주와의 석탄 분쟁까지 불거지면서 요소 생산은 위축됐고 수출제한 조치로 이어졌다.일각에선 이번 두 사태의 밑바탕에는 국내 산업의 높은 대외 의존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한 것처럼 중국 정부가 요소 수출을 규제하고 나서면서 국내 요소수 수급이 곧바로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할 점은 국내 산업의 대외 의존도에 대해 업계나 전문가들이 대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97'·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주력 산업이 일본에 대한 경쟁력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구원은 해당 근거로 2018년 일본 수입 의존도를 분석한 결과 90% 이상인 품목이 48개라고 파악했다. 이 수치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물품 분류 코드인 유엔 국제무역통계 'HS코드' 6자리를 기준으로 뽑은 것이다게 됐다.

 

 

특정 국가 의존도 80% 높다

우리나라가 요소와 같이 수입하는 품목 열 개 가운데 3개가 특정국가에 80% 넘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이 수입한 품목은 12586개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인 물품이 3941(31.3%)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 수입 비율 80% 이상인 품목의 경우 1850개로 파악됐고 이는 미국(503), 일본(438)에 비해 비중이 큰 편이었다.

특히 요소수 대란을 일으킨 산업용 요소를 살펴보면 국내의 경우 2011년 채산성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생산이 중단되면서 올해 1~9월 기준 중국 의존도가 97.6%. 이 외에도 중국 의존도가 높은 순으로 차량 경량화에 쓰이는 마그네슘(마그네슘잉곳)100%,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은 83.5% .

업계에서는 요소수 이외에도 마그네슘잉곳, 수소저장체와 혼소발전에 쓰이는 암모니아 등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들이 잠재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있다고 보고 있다. 결국 국내 산업의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아 일본의 반도체분야 수출 규제와는 다른 차원의 비교할 수 없는 파장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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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선 다변화 주목... 재고 물량 확보

국내 전체 차량용 요소수 2~3개월 물량은 18900t. 정부는 이같은 지적에 중국·3국에서 최근 차량용 요소 18900t을 확보했고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에서 39000t(차량용 14000t)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추가확보로 대략 4~6월 기간 버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부가 전국 주유소 100곳에서 요소수를 공급할 계획을 밝혔지만, 현장에선 물량부족으로 요소수 가뭄 해소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요소 수입 95%의 중국 의존도를 탈피해 우선 동남아시아 3개국, 중동 2개국을 후보 대상국가로 검토하고, 업계와 협의를 거친 후 2~3개국을 최종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제3국 물량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게 한 것은 정부와 현지공관, 국회, 코트라, 수입업체, 종합무역상사, 교포기업인 등 다양한 민관 주체가 원팀이 됐기 때문이다. 신규공급처 발굴을 의원외교·무역관·기업 등이 했고, 또 공관은 수출제한협의, 기업은 수출계약, 정부는 수입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요소수 생산 50%를 차지하는 롯데정밀화학의 경우 생산 라인 가동율을 높여 차량용 요소수 생산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외신들의 우리나라 무역 의존도에 대한 날선 비난에도 외교역량을 동원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 우리 산업에 꼭 필요한 품목들이 쏠림 현상이 아닌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범용 수입품 공급망을 철저히 조사해 안정화 방안 마련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향후 공급망 관리대상 품목에 선정되면 전략물자 지정, 국내 비축에 힘써 적극 대처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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