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 대내외 통상이슈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안정적인 경제기반 마련에 함께할 것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 대내외 통상이슈 변화에 적극 대응하며 안정적인 경제기반 마련에 함께할 것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12.05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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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대한민국 제조기술과 무역산업의 미래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박소연 기자

최근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후변화, 디지털, 글로벌 공급망, 경제안보와 같은 신()통상 이슈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들을 논의하는 데 여념이 없다. 대한민국도 세계 통상환경 변화에 따라 글로벌 논의를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전략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정책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 이에 세계 경제 전반의 연구를 담당하는 국내 유일의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대외경제의 환경변화를 심층 분석하여 최적의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전략 개발을 담당하며 국제사회가 당면한 주요 과제들을 논의하고 이를 통한 대외경제정책 수립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벌써부터 글로벌 경제구조의 재편과 같은 내년도 경제 이슈들의 많은 논의와 예측들이 오고가는 가운데, 본지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역할과 연구들을 살펴보며 최근 대내외 경제전망 및 무역·통상 이슈 등에 관해 김흥종 원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원장님에 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김흥종입니다. 우리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환경변화에 따른 외부적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 경제의 국제적 역할을 정립하고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연구기관입니다. 1989년 설립 당시에는 한창 진행 중이던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을 지원하고 북방정책과 관련한 심도있는 정책연구를 했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KIEP는 국제거시금융분야, 전 세계 지역에 대한 연구와 한미 FTA를 비롯한 양자간, 지역간 무역특혜협정, 다자간, 복수국간 통상협상을 뒷받침하는 논리 개발 등으로 국가적 임무에 헌신해왔고 많은 성과도 있었다고 자부합니다. 이러한 활동 덕분인지 KIEP는 글로벌 싱크탱크 평가에서 국제경제정책부문 전 세계 4, 6년 연속 아시아 1위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제개발협력, 기후변화, 디지털통상, 전염병, 글로벌 공급망과 경제안보 등 새롭게 등장하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외정책에서 주로 경제 분야를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만, 이외에도 지정학, 지경학적 위험요소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 전략경쟁 격화와 자국중심주의 심화로 글로벌 무역환경을 경제안보의 관점으로 파악하는 것이 갈수록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최근 경제안보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경제안보 수호를 위한 정부의 정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2001년에 KIEP에 합류하여 20년 동안 아프리카·중동 연구, EU와 유럽경제연구, FTA, 양극화와 사회경제정책, 중장기 통상전략, 국가경쟁력 등 다양한 대외경제분야를 연구해 왔습니다. 대외현안에 대한 다수의 대정부 정책건의, 해외 여러 기관들과의 협력, 수많은 공동연구를 해 왔고, -EU FTA FTA 협상을 현장에서 지원한 경험은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대외경제환경의 변화 못지않게 한국의 위상도 변하고 이에 따라 국제사회에서 요구받는 한국의 역할이 커지고 다양해지는 것을 보면서, 새로운 대외경제통상정책의 정립, 한국사회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해 고민해 왔습니다.

 

11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하신 후 소회 말씀과 함께 현재 집중하고 계신 현안들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난 1년 반을 규정하는 제일 묵직한 이슈는 코로나19일 것입니다. 제가 취임할 때도 이미 코로나는 팬데믹으로 전 세계를 휩쓸고 있었고, 백신접종이 이루어진 지금도 여전히 그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팬데믹이라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환경은 다른 이슈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대외경제를 연구하는 기관으로서 이 전염병이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해외 대응사례 등에 관해 계속 연구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당면한 다양한 대외이슈에 관해서도 연구를 확장, 심화해 왔습니다. 우선, 작년 취임하자마자 국제개발협력센터를 설립하여 개발협력연구를 크게 강화했습니다. OECD DAC에 우리나라가 가입한 지 10년이 지난 작년 시점에서 정말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경제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디지털 통상이 신()통상의제로 부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해당 의제를 담당하는 팀을 새로이 구성했습니다. 올해 들어와서는 1월에 ESG 태스크포스를 구성하여 공공연구기관으로서 ESG를 선도하는 기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상황에서도 미·중간 전략경쟁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안전이 중요해졌습니다. 저는 경제안보 TF를 구성하여 이 분야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과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환경이슈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해지고 있어서 이 분야가 앞에서 언급한 경제안보 이슈와 함께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는 대내외적으로 급변하는 무역·통상환경에서 국가 간 경제협력을 도모하고 전략적인 통상정책 기반마련을 위해 어떤 연구들을 추진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의 디지털·저탄소 전환이 가속화되는 추세이며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부상했습니다. WTO 전자상거래 협상 지속, OECD/G20 BEPS(디지털세) 최종합의문 통과, 주요국의 2050 탄소중립 선언 등은 글로벌 통상환경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선진국 주도의 데이터 관련 디지털 통상규범 강화, 탄소국경조정세 발표 등은 한국의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통상현안이 됩니다. 특히 공급망 위험과 재편은 한국의 경제안보와도 직결되는 사안입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통상환경의 변화에 주목하여 최근 부상하는 통상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국가 간 경제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 기반을 새롭게 마련해야 합니다. KIEP신통상전략팀’, ‘글로벌전략팀’, ‘경제안보 TF’처럼 신통상 이슈(디지털, 기후·환경 등), 경제안보 이슈(공급망 등)를 다루는 조직을 신설하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가입 이슈가 무역·통상 분야에 어떤 강점이 있는지 원장님의 의견을 여쭙고 싶습니다.

미국은 ‘Pivot to Asia’ 전략에 따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관세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무역규범을 확립하고 지역경제의 통합을 지향하는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201510월에 타결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2017TPP에서 탈퇴했으며, 이후 일본 주도하에 11개국은 CPTPP로 협정명을 변경하여 지재권 및 투자 등 일부 조항을 유예한 CPTPP 협정을 타결했습니다. CPTPP는 지금 현재 11개 회원국 중에서 8개국에서 발효된 상황입니다. CPTPP는 전 세계 GDP의 약 13%를 차지하며 최신 무역규범을 반영한 메가 FTA입니다. CPTPPRCEP(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과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RCEP 역시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FTA이지만, CPTPPRCEP과 비교하여 시장 개방과 무역 규범 모두에서 더 높은 수준의 FTA라 볼 수 있습니다. 영국이 지난 2월에 CPTPP 가입을 신청해 현재 양자간 협의를 계속하고 있고, 중국과 대만은 지난 9월 공식적으로 CPTPP 가입 신청을 했습니다. 미국은 TPP 재가입에 대한 입장을 명확하게 표명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대응, 투자 및 일자리 창출 등 무역 협상보다는 자국 내 이슈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실제로 높은 수준의 CPTPP에 가입을 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는 별개로, 중국의 가입 절차 개시가 미국의 CPTPP 복귀를 앞당길 것으로 보지는 않습니다. 미국이 TPP에 복귀한다면 CPTPP 재협상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전략이 반영된 TPP2.0의 추진이 유력합니다. 여기에는 투자, 지재권 등의 TPP 유예조항이 부활할 뿐만 아니라 더 강화된 노동, 환경, 디지털 규범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RCEP 서명(’20.11), -인도네시아 CEPA 서명(’20.12), -캄보디아 FTA 타결(’21.2)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통상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습니다. 현재 WTO 등 다자무역체제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높은 수준의 개방과 무역규범을 포함하고 있는 CPTPP는 향후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에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그렇기에 개방형 통상국가인 우리 역시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CPTPP 가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내년도 세계경제전망은 어떻게 예측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전망은 크게 두 가지 요인에 좌우되고 있는 듯합니다. 먼저, 팬데믹의 진행 상황입니다. 마스크나 사회적 거리두기, 백신 보급 등 방역 활동이 팬데믹 확산과 심화를 막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진행 중인 과학의 영역이라 불확실성이 크게 남아있습니다. 최근 IMF2021년 세계경제전망을 5.9%로 지난 7월 전망 대비 0.1%p, 미국 경제성장률을 6.0%1%p 하향 조정하여 발표하면서, 델타 변이의 확산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제시하였습니다. 반면 우리 연구원은 지난 5월의 세계경제전망치 보고에서 제시한 5.9%의 성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백신 보급이 상당히 진행된 국가에서도 불확실성이 남아있고, 신흥국의 백신 접종은 아직도 부진한 상태입니다. 무역과 금융을 통해 촘촘하게 엮여있는 세계경제는 글로벌 공급방의 작은 병목이 유의미한 충격으로 확대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최근 인플레이션 현상 등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요인은 주요국의 정책 변화입니다. 팬데믹 이전에 장기 프로젝트 수준에서 논의되던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이 관련 재정지출의 구체화로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팬데믹의 지속이 인류의 생활 방식과 환경 인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정부의 예산 편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주요국의 정책이 팬데믹 이후 단기적 회복을 넘어서, 중장기적 경제구조 전환을 향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뉴딜도 이러한 측면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우리 연구원은 2022년을 대전환의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팬데믹에 적응해 가는 위드 코로나가 자리 잡아가고,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이 본격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봅니다. 초기 전환비용이 막대한 것을 예상하면, 아직은 많은 부분 정부 재정이 대전환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대전환에 따르는 여러 가지 리스크도 있을 것입니다만, 꼼꼼한 정책 설계와 국제공조를 통해 목표를 달성해가는 노력을 같이 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원장님께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던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좀 놀랄 수도 있겠지만, 제가 처음으로 외국에 가 본 것은 우리 나이로 서른 살 때였습니다. 여권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미국과 캐나다를 다녀왔고 같은 해에 영국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그해 겨울은 폭우가 쏟아지는 브뤼셀에서 유럽인의 삶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선진국을 경험하고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과 교유하면서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한국인은 누구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 타자를 통한 자기 내면의 성찰, 다층적 정체성의 자각, 그 시절을 이런 단어들로 규정지을 수 있겠네요. “분열된 자아, 방황하는 영혼의 시대였습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끝으로 원장님께서 앞으로 가지고 계시는 꿈이나 계획과 더불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미래를 견인할 기업과 단체의 종사자 및 교육·연구자들, 국민께 좋은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제가 원장을 맡고 나서 2년 차에 접어든 해였습니다. 그동안 생각해 왔던 새로운 연구 분야의 천착(穿鑿), 팬데믹과 경제회복에 관한 대응, ESG 경영과 같은 새로운 경영원칙의 확립 등 많은 성과를 보인 한 해였습니다. 그렇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팬데믹의 어려움 속에서 함께 한 연구원 식구들에 대한 고마움이라고 하겠습니다. 대면접촉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함께 잘 헤쳐 왔고, 앞으로도 계속 잘해나가리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대전환의 시기에 서 있습니다. 이런 급박한 상황에서 내년에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급변하는 대외경제환경에 우리나라가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새 정부에 필요한 대외경제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분야별 정책적 건의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가 지금 처음으로 나타난 문제이고, 또 우리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역사는 사람을 현명하게 하며, 개방화된 시각은 우리의 위치를 보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어렵지만 과거에 인류가 그래왔듯이 공동체 속에서 세계시민과 함께 해결해 나가자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잘해 왔고 앞으로도 잘할 것입니다. 저희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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