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이 제조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
제조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이 제조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1.12.0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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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장/교수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장/교수 [사진=김일중 교수 제공]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장/교수 [사진=김일중 교수 제공]

2021년 세계 경제 포럼(WEF)에서 디지털 제조 분야의 글로벌 선두 그룹인 지멘스그룹 조 케저 회장은 향후 5년간 제조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들 주인공으로 AI 머신러닝을 지목했다.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조 분야에서도 제조데이터와 빅데이터, AI 분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스마트제조혁신을 이루기 위한 미래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제조데이터와 AI를 핵심 성공 요인으로 인식하고 제조데이터 경제생태계를 열어가고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반영한 국내의 시스템이 절실한 시점에서 세계최초의 민관협력 인공지능 중소벤처 제조플랫폼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가 탄생했다. KAMP는 중소 제조기업의 현장문제를 극복하고 제조AI, 빅데이터 기반의 혁신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서 중소 제조기업에 인공지능 스마트 공장화와 마이제조데이터 전환을 추진하고, 적은 비용으로 대기업 수준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이뤄지는 커다란 시류 앞에서 스마트 대한민국 시대의 개막을 이끄는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의 김일중 센터장/교수에게 제조업의 미래를 물었다.

 

스마트공장의 질적 고도화를 위한 인공지능 지원 플랫폼 KAMP 구축

제조업이 AI와 빅데이터 중심의 디지털 경제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국내 중소제조업들도 핵심경쟁력을 갖춰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7월과 11‘AI·데이터 기반 중소기업 제조혁신 고도화 실행 전략을 마련한 데 이어 12월에는 중소 제조기업이 갖추기 어려운 인공지능화를 지원하는 종합 플랫폼 KAMP를 오픈했다. KAMP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주관하고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에서 전담하며, 그리고 KAIST K-Industry4.0 추진본부(김흥남 본부장)와 제조AI빅데이터센터가 운영하는 세계최초 민관협력 제조특화 AI 플랫폼이다. 중소 제조기업과의 협업 및 지원을 통해 중소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제조 경쟁력 향상을 선도함으로써 중소 제조AI 1등 국가실현을 위한 과정에 동행한다. KAMP는 기획단계에서부터 공장에서의 각종 정제되지 않은 제조데이터들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시선을 받았지만, 우려를 불식시키며 구축 초기임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부와 전문기관의 협업으로 중소기업의 제조 과정상 문제점을 인공지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과 현장 실증을 지원하는 한편, 연구개발을 통해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 스마트공장을 개발·확산시켜나갈 계획입니다.”

인공지능 제조 플랫폼은 제조기업이 고도화된 스마트공장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고성능 저장·분석 인프라, Random forest, CNN, MLP 등 인공지능 분석 도구, 12종의 제조 인공지능 데이터셋, 인공지능 도입 사례(Use-case), 인공지능 공정전문가 컨설팅·교육·실증사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요 기업은 제조 공정에서 생성되는 제조데이터를 축적하고, 다양한 인공지능 분석 도구, 표준모델, 우수사례 등을 활용 및 참조해 효율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과 고도화를 추진할 수 있다. 공급 기업은 양질의 데이터와 실증 및 고성능 컴퓨팅 활용·분석 기회를 받아 제조현장의 문제 해결 등 노하우를 축적하고, 이를 통해 KAMP 기반의 신규서비스를 개발해 스마트공장 인공지능 공급기술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물론 보완해 나가야 할 과제들도 남았다. 특히, 기업 자산인 제조데이터를 공유하는 일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에 대해서는 3가지 전략을 수립해 추진한다. 먼저 제조데이터의 정의와 범위, 거래요건, 이익 배분 등을 규정하는 표준거래약관, 표준계약서 구축을 통해 제조데이터의 기본원칙과 체계를 정립하고, 데이터 생산-수요자 간 제조데이터의 공유, 활용 및 거래를 지원하는 제조데이터 거래소를 구축해, 중소기업의 제조데이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마이제조데이터 생태계를 계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KAMP 인프라의 보안 인증을 강화하고, 대기업 수준의 보안·관제 서비스를 운영한다.

“2022년 상반기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과 함께 제조데이터 생산기업과 활용기업을 매칭하고 거래를 지원하는 마이제조데이터 거래소를 구축하고 실증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더불어 제조데이터의 정의와 범위, 거래요건, 이익 배분, 공정경쟁 등을 규정하는 제조데이터 이용 및 표준거래약관, 시나리오별 가공계약서 및 거래계약서를 마련해 제조데이터 생산자, 사업자(가공·판매), 이용자의 권리관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양질의 제조데이터 생산과 활용을 촉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장/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정이레 기자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장/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정이레 기자

세계최초로 제조 AI 분석을 목적으로 한 제조AI데이터셋 개방

카이스트는 KAMP 구축 초기에 12종의 제조AI데이터셋을 개방했다. 축적된 전체 제조데이터 수는 2억개 이상이다. 제조AI데이터셋은 제조AI 분석을 목적으로 저장된 제조데이터의 집합체로 제조현장인 공장에서 실제 데이터를 수집한 뒤 표본 테이블과 데이터를 구성해 전국에 있는 중소 제조기업이 AI 분석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미국·캐나다·영국·독일 등의 제조 선진국이 공공데이터 포털을 운영해 여러 업종의 데이터를 관리하고는 있지만, 정부 기관이 제조업을 특정해 제조AI 분석에 특화된 데이터셋을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제조데이터는 기업의 민감한 정보로 분류되어 쉽게 공개되지 않았고, 더욱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중소 제조기업은 실무·연구에 참고할 제조AI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기에 이번 개발이 가진 의의가 크다.

제조현장인 공장에서 가치 있게 사용될 제조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12종의 제조AI데이터셋 개발에 이어 한국IT서비스학회에서 첨단제조 전문위원장을 맡으면서 제조AI 세션을 열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고, 저 또한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 연구진들과 함께 제조데이터 거래 시스템, 미래 스마트제조를 위한 인공지능 기술개발, 제조특화 AI 교육프로그램 구축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과 함께 KAMP 플랫폼 구축 후 중소제조 현장에 AI를 적용한 다양한 우수사례들이 등장하고 있어 기쁩니다.”

도금 기술 제조기업 켐프(KEMP)는 과거에는 도금장인의 머릿속에만 있는 암묵지로 도금공정을 수행하였을 때, 32%였던 초기 불량률이 스마트공장 구축 전문기업인 ABH와 함께 중소벤처기업부 KAMP 사업으로 제조 빅데이터 기반의 AI 도입 이후 AI가 최적 도금 조건을 도출함으로써 5%로 뚝 떨어졌다. 스마트팩토리 구축 솔루션 전문기업인 임픽스는 인공지능 솔루션 실증을 통해 화장품·식품제조 분야의 품질예측 등을 실증 수행했고, 그 결과물을 KAMP 분석 도구와 융합해 신규 공급기술 A2LAB을 개발했다. 기업의 경쟁력이 향상된 것은 물론 향후 매출 및 수출에 대한 기대도 높다. KAMP를 구축한 후 KAIST, UNIST, 한양대학교 등 최고 전문가로 구성된 인공지능 제조 마스터들이 인공지능 컨설팅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활용해 인공지능 실증 사업으로 100개 기업을 연계 지원했다. 제조기업의 인공지능 도입 효과가 검증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제조중소기업이 참여하게 되면 파급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된다.

이번에 우선 공개된 12종의 제조AI데이터셋은 제조현장용 OCR데이터, 자동차 엔진, CNC머신, 사출성형기, 용접기, 머신비전, 프레스, 용해탱크, 교반구동장치, 살균기, 건조구동장치, 검사설비 등에 관한 데이터다. 이와 함께 제조AI데이터셋 활용 목표와 AI 알고리즘이 첨부된 가이드북도 함께 공개한다. KAIST, UNIST, 고려대학교, 한양대학교, 한동대학교 등 많은 대학·연구기관들이 KAMP의 제조AI데이터셋을 연구와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 사진 정이레 기자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 단체사진 ⓒ박소연 기자 / 사진 정이레 기자

스마트공장의 보급과 KAMP의 구축이 메타버스 제조 실현으로 이어지길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 중 7개의 기업이 미래 사업의 방향을 메타버스로 선포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조직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삼성, 현대 등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240여 개 기업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어 메타버스의 시대가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1,700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게임, 엔터테인먼트에서 생활과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경제의 근간인 제조업에도 물론 영향을 미친다. 제조업에서의 메타버스는 스마트공장이 가상공간과 결합된 메타버스 제조의 모습이다. 스마트공장이 가상공간과 결합함으로써 대규모 설비를 구축하지 않더라도 가상환경에서 제조 공정을 최적화할 수 있고, 엔지니어들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같은 현장을 공유하며 작업을 지시·수행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제조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에어버스는 제작 중인 항공기의 정보를 엔지니어와 3차원으로 공유하는 메타버스 시스템을 구축해 특정 부품의 검사 기간을 3주에서 3일로 단축했고, 독일의 BMW는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 공장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설계와 제조 과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이를 통해 효율성을 30%나 개선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반면, 우리 제조업은 세계 5위권으로 평가되지만, 디지털 전환 역량은 상대적으로 낮고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크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제조현장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생산활동을 저해하는 한계들을 인지한 KAIST는 곧바로 가상융합솔루션 전문기업인 디지포레와 함께 제조AI메타버스 체험관을 KAIST 제조AI빅데이터센터에 개관하며 현장 공장 체감형 제조AI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11월에 개소한 체험관은 제조에 특화된 인공지능을 메타버스 세계에서 구현한 가상공장으로, 실제 현장에서 수집된 제조데이터에 AI 기술을 결합해 분석·활용하는 체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증강현실 장비를 착용한 사용자들이 플라스틱 나사를 제조하는 메타버스 공장에 방문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체험관에서는 메타버스 상에서 사출성형기를 직접 가동해볼 수 있으며, 플라스틱 나사를 생산하는 과정을 실제 제조현장과 똑같이 체험해볼 수도 있다. 나아가 온도·압력·속도·위치·시간 등 제조데이터 수집 변수를 제조 AI가 분석해 불량의 원인을 즉시 탐지해내고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제조AI 분석도 가상공장에서 경험할 수 있다. 생산 공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영업이익에 지장을 주지 않고도 공정 과정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메타버스 상에 만들어진 제조AI 팩토리의 가장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코로나의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제조현장 생산라인의 해외시장 개척 및 판매에 고초를 겪고 있는 국내 중소 제조기업들이 이와 같은 체험 기술을 이용할 경우 우수 제조기술을 해외에 소개하고 수출하는 플랫폼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중 센터장을 비롯한 연구원들은 사출성형기 메타버스 팩토리를 시작으로 점점 업종을 확대하며 우리나라 중소 뿌리 업종의 제조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21년이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에 AI를 결합하며 장단점을 발견할 수 있었던 해였다면 내년에는 더 고도화된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센터에서 AI 결합 알고리즘을 직접 개발해 제조기업에 보급하고, 독일 하노버 메세와 같은 세계최대 산업박람회에도 참여해 제조특화 AI와 메타버스 플랫폼도 소개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업종의 제조현장에 적합한 최적의 AI 알고리즘을 선택하는 것이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향상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김 센터장은 기대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메타버스 기술을 결합하는 일이 중소 제조기업의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나아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제조 강국으로 거듭나길 그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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