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규 대한당뇨발학회장 - 당뇨발 환자에게 중증 장애가 없이 건강한 두 다리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
한승규 대한당뇨발학회장 - 당뇨발 환자에게 중증 장애가 없이 건강한 두 다리로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1.12.06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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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 미래를 선도하는 건강한 대한민국, 국민대사질환 당뇨병
한승규 대한당뇨발학회장 ⓒ월간인물
한승규 대한당뇨발학회장 ⓒ월간인물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국내 당뇨 환자는 500만명 정도 된다. 당뇨 환자의 20%가 당뇨발을 갖고 있다고 가정하면 100만명의 당뇨발 환자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이렇듯 당뇨발은 환자수도 많고 중증도도 높은 질환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국·유럽에 비해 당뇨발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떨어져 있어 뒤늦게 진단받는 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비가 많이 드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한당뇨발학회는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발전은 물론 당뇨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산되고 지속적인 관심과 발전으로 많은 우리나라 당뇨발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 한승규 회장은 당뇨발은 그 원인과 치료가 여러 전문영역에 걸쳐 있어 어떤 한 의사가 할 수 있는 진료 분야가 아닙니다. 당뇨발과 연관된 다양한 전공의 의사들이 토론과 협조를 통해 치료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암과 달리 당뇨발에 대해서는 다학제 진료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당뇨발에 대한 정책적인 개선이 이루어져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에게 희망이 가득하길 기대해 봅니다라고 강조했다.

 

 

회장으로 선임되신 이후 그간의 소회 말씀과 함께 현재 집중하고 계신 현안들에 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한당뇨발학회는 9년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제 당뇨발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학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16회의 국내학술대회 및 국제학회인 DLS in Asia를 두 차례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중심학회가 되는 초석을 다졌습니다. 최근에는 당뇨발 전문센터 인증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환자분들이 어느 병원에 가야 제대로 된 당뇨발 진료를 받으실 수 있는지 잘 모릅니다. 이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시작했는데, 사업 첫해에 고려대 구로병원, 서울아산병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건국대병원 등 네 곳이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여 20202월 당뇨발 전문센터로 인증받았습니다. 이후에는 코로나 때문에 병원심사를 할 수 없어 올해 추가로 인증받은 병원은 없어 아쉽습니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인 당뇨발은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당뇨발은 넓은 의미로는 당뇨 환자들의 발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총칭하게 되고, 좁은 의미로는 발의 창상(상처, 궤양)을 의미합니다. 당뇨 환자의 약 15~25%에서 당뇨발(당뇨족, 당뇨족부궤양)이 발생하고, 당뇨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20%가 당뇨발 때문에 치료를 받는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당뇨발은 족부절단은 물론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권위있는 국제학술지에 의하면 당뇨발로 족부를 절단한 경우 5년 내 사망률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암들과 비교할 때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인 췌장암, 폐암에 이어 세 번째 정도에 해당합니다. 대장암의 사망률보다 높고, 유방암의 사망률보다는 거의 3배 높습니다.

 

[사진=대한당뇨발학회]

 

당뇨발을 치료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당뇨발 치료는 일반 창상과는 치료원칙과 방법 등이 확연히 다른데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환자나 가족분들께서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창상치유란 면역능력, 혈액순환, 장기기능, 영양상태 등 여러 요소가 관여하는 복잡한 과정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요소들이 원활히 기능하기 때문에 소독약을 바르는 등 국소적인 관리만 잘해도 대부분 성공적으로 창상이 치료됩니다. 그러나 당뇨는 전신질환이기 때문에 창상치유와 관련된 요소들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습니다. 비록 크기가 작고 국소적 치료를 잘했더라도 창상이 호전되기는커녕 더 악화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따라서 전문진료를 통해 창상치유와 관련된 여러 요소들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 부분에 대한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당뇨발의 치료를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나요?

당뇨발은 단일질병이라기보다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병이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혈관에 문제가 있는 당뇨발, 신경이 망가진 당뇨발, 피부재생 능력이 떨어진 당뇨발, 감염이 문제가 되는 당뇨발 등이 있습니다. 진료과도 다양합니다. 대한당뇨발학회의 회원만 해도 성형외과, 혈관외과, 정형외과, 내분비내과, 재활의학과, 창상전문 간호사 등이 소속돼 있습니다. 앞서 언급된 여러 가지 원인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같은 당뇨발이라도 환자마다 그 특성이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환자별로 어떤 문제 때문에 창상이 치유되지 않는지 그 원인을 찾는데 집중하고 이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이오 3D프린팅, 세포치료 등 첨단재생의학은 당뇨발 치료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당뇨발에서는 피부재생치료가 중요합니다. 과거에는 사실 손 놓고 있던 분야인데, 십수 전부터 우리나라에도 세포치료 등 여러 첨단치료법이 개발되어 당뇨발 치료에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에는 자가피부세포치료제가 시초인데 효과는 좋았지만, 치료비가 고가라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이들의 피부세포를 뽑아서 배양해 만든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 치료제도 임상시험 중입니다. 최근에는 자가 지방을 이용한 피부재생치료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환자 복부에서 피하지방을 뽑아 이를 분쇄하고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필터링한 다음, 3D 바이오프린터를 이용해 피부 패치를 만들어 환자의 상처에 부착하는 시술입니다. 파일럿 임상시험을 했는데 매우 희망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 시술은 지방추출부터 환부에 이식하는 것까지 1시간이면 끝나고, 한 번만 치료해도 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당뇨발 예방 및 개선을 위해 학회 차원에서 주력해서 활동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료선진국은 당뇨 환자라면 매년 당뇨발 검진을 받습니다. 우리와 인구 규모 등이 비슷한 이탈리아에 약 15년 전 출장을 갔을 때, 그곳에 당뇨발 전문센터가 200개가 넘는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국내 환자들이 당뇨발 검사를 위해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 모르는 것과는 대조가 됩니다. 우리나라에도 앞으로 당뇨발 전문센터가 확산되어 많은 환자분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저변을 만들어 놓는 일에 주력할 것입니다. 올 연말에는 코로나로 잠정 중단됐던 당뇨발 전문센터 인증심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내년에는 당뇨발 교육용 SNS 영상을 제작하려고 합니다. 최근에는 당뇨발 치료용으로 초음파, 레이저, 체외충격파 등의 장비들도 개발되어 임상에 사용 중입니다. 이런 최신 정보들을 환자나 의료진들은 물론 보건정책입안자 등 일반인들도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뇨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이 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올 한해를 돌아보면서 학회 내의 주요 학술사업과 그동안의 활동 중 기억에 남는 보람찬 사례나 향후 기대되는 부분, 혹은 소개하고 싶으신 성과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수년 전 학회 주최로 당뇨발주간을 정해 기념행사를 가진 적이 있습니다. 10여개 대형병원에서 당뇨 환자분들을 위한 강의도 하고 기념품도 드리고 언론에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성과도 높았고 보람도 느꼈습니다만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이 행사를 계속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요즘은 유력일간지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당뇨발에 대한 인터뷰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뷰하는 월간인물도 그렇고요. 우리나라에도 당뇨발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 같아 기쁩니다. 이런 변화가 꼭 앞서 소개해 드린 학회활동 때문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하여튼 당뇨발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나 가족들께는 꼭 필요한 개선이 되고 있다고 생각되어 보람을 느낍니다.

 

[사진=대한당뇨발학회]
[사진=대한당뇨발학회]

평소 여러 활동을 해오시면서 가지고 계시는 개인적인 철학이나 소신이 있으시다면 함께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기에 적절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여쭤보시니 한가지 답변을 드린다면 ‘less, but more’라는 세 단어입니다. 더 적은 노력으로 더 많은 것(더 큰 성과)을 이끌어낸다는 사고방식인데, 성과가 반드시 노력에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원리도 모른 채 전략적 사고 없이 열심히만 한다고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현대사회는 너무나도 많은 정보와 기회가 산재해 있고 늘 우리를 유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간은 돈으로 살 수도 없고 저축도 할 수 없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특별한 자원이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것들만을 가려내서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만기친람하느라 허둥대지 않고 중요한 일들을 제대로 수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쌓이고 조직에서 좋은 평판을 받게 되면 더 많은 업무가 주어지게 되는데 이들을 다 처리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분산되어 정말 큰 기여를 하거나 가장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거절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회장님께서 앞으로 가지고 계시는 꿈이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2006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창상센터에 방문교수로 연수한 적이 있는데 그곳의 시스템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귀국하여 쉽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는 최초로 고려대 구로병원에 당뇨창상센터를 개설하였습니다. 이후 당뇨발 전문 의료진 교육, 장비 및 시설 구축, 연구활동, 협진 시스템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당뇨발 진료 선진화에 매진하였고, 수천 명 당뇨발 환자분들의 역학자료, 수술자료, 결과자료 등 귀중한 자원과 지식, 경험, 데이터 등이 축적됐습니다. 이들을 잘 활용하여 더 좋은 치료법 개발이나 예측인자 발견 등 환자분들과 의학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의미 있는 공헌을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년간은 근무하는 병원의 병원장직을 맡아서 수행하느라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으나 이제 병원장직을 마치고 제 자리로 돌아와 본격적인 연구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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