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뻗어가는 항공산업에 대응하며 경쟁력 창출 위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미래로 뻗어가는 항공산업에 대응하며 경쟁력 창출 위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2.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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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경원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 교수/국방기술연구소장
오경원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 교수/국방기술연구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오경원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 교수/국방기술연구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하늘길을 끊임없이 달릴 때 최상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항공사들은 항공기의 안전과 성능 유지를 위한 간단한 경정비부터 항공기를 완전 탈거에 가깝게 재정비하는 중정비까지 다양한 항공정비(MRO)를 받게 된다. 항공산업의 발전과 함께 항공안전과 직결된 항공 MRO의 중요성이 커지는 이유다. 오경원 교수는 민과 군, 해상과 상공을 넘나드는 폭넓은 경험을 토대로 한 교육과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항공 MRO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민간항공기와 군용항공기의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11년 간의 해군 복무 경험 발판삼아 항공 MRO와 무인체계 두 축으로 한 연구 수행

무인체계, CBM+, 가스터빈 엔진, 전기추진, 국방군수 분야 전문가인 오경원 교수는 석사 과정을 마친 후 병역특례 전문연구요원으로 한국화이바 차량사업부에서 복합재료에 기반한 틸팅열차, 초저상버스, 자동차 경량화 개발에 참여하여 복합재료 구조설계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오 교수는 이후 해군기술연구소 연구 장교로 입대하여 약 11년간 군 생활 후, 해군소령으로 전역했다. 해군으로 복무하던 당시 국방·군사 제안, 국가 예산을 절감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 국방부장관 표창, 위국헌신상 수상, 군 장병 발명대회 금·은상 등 다수의 표창 및 수상으로 인정받았다. 오 교수는 민간에서 습득한 첨단기술을 해군에 적용하여 많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해군으로서의 11년은 대한민국 해상안전의 역사와도 궤를 같이 한다. 오 교수는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세월호 참사 등 역사적 현장에 함께하며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이후 해군사관학교 조교수로 활동하며 사관생도들을 교육한 그는 2017년 호원대학교로 자리를 옮긴 후 해군 무인함대, 해양무인체계 핵심기술, 총수명주기를 고려한 경항공모함 정비방안, 디지털트윈 함정 운용정비단계 활용, IoT기반 함정 정비 통합관제, 무인수상정 등 16건의 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23건의 국내특허를 등록했다. 현재는 민군 MRO 분야와 상태(예지) 기반 정비(PHM, CBM+ ), 전기추진, 해군 무인체계, 디지털트윈, 항공모함에 관련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연구 주제는 항공/함정 MRO와 무인체계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항공 MRO는 단순한 분해조립이 아닌 항공기 총수명주기 동안 이를 운용하고 유지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무인체계는 원격조정 및 자율주행을 포괄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죠. 최근에는 유·무인 협업체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항공무인체계도 항공·우주 분야가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오 교수는 그간 민과 군을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을 쌓아왔다. 초등훈련기(KT-1) 양산 1호 첫 비행을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지켜본 것은 물론, 인공위성 유연구조물 열유기 진동 시험과 철도차량, 초저상 버스 및 차량경량화 연구개발 외에도 해군에서 항공, 수상, 수중 관련 연구개발(17) 및 운용유지 등 우수한 기술을 몸소 경험했다. 그는 항공과 수상, 수중, 우주는 하나의 뿌리에서 파생된 것이라며, 각각의 산업이 융합될 때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음을 강조했다. 산업과 산업 사이의 벽이 낮아지고 있는 지금은 융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러한 신념처럼 오 교수는 폭넓은 분야에서의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한국첨단기술융합학회장을 비롯해 한국해군과학기술학회 부회장,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총무이사, 한국추진공학회 사업이사를 역임하고 있으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항공분야 자문/평가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민간항공기와 군용항공기 넘어 미래항공산업 아우르는 인재양성

국내 항공산업은 민간항공기와 군용항공기 시장으로 나뉜다. 각각 사용 용도에 따라 항공기는 관련법과 규정에 따라 감항성을 유지하며 비행에 적합한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 민간항공기는 국토교통부 감항인증에 따라, 군용항공기는 국방부(방위사업청) 감항인증에 따라 항공기를 관리한다. 이때 항공기의 감항성을 유지하는 사람, 즉 항공기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갖추도록 하는 사람을 항공정비사라 칭한다. 항공정비사로서의 활동을 위한 정비자격에도 차이가 있다. 민간항공기는 항공안전법에 명기된 항공종사자(항공정비사) 면허를 취득해야만 정비 승인 자격을 받을 수 있으며, 군용항공기는 각 군의 절차에 따라 승인된 자가 정비사 자격을 가진다. 지난해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종사자·항공정비사 과정 전문교육기관으로 지정된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는 민수용항공기와 군용항공기에 대한 교육은 물론,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드론 등 미래 항공산업에 발맞춘 교육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항공안전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항공안전은 민간과 국방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국내 산업 특성상 인재양성도 민간항공기와 군용항공기 모두에 대한 이해를 갖춘 항공 MRO 인력양성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노후된 항공기는 교체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안전사고 예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호원대학교는 전문교육기관 인가 이전에도 항공정비사를 배출해왔다. 국내에서 항공정비사 면허를 취득하는 데는 항공안전법상 4가지가 있는데, 국토교통부로부터 교육과정을 인가받은 대학에서 이론과 실습을 이수하는 것 또한 정비사 시험자격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법 개정으로 실습이 실무로 바뀌면서 대학교육으로는 실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 오 교수는 대학이 이론은 가르칠 수 있으나, 학생들이 각자 알아서 군 또는 항공정비인가기관에서 경력을 쌓아야 시험 자격이 생기는 기이한 형태가 되어버렸다며, 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학생들이 정비사 시험 응시자격을 갖출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항공정비사 전문교육기관에서의 교육이수다. 이에 현재 전문교육기관은 총 37곳으로, 대학 내에 전문교육기관을 설립한 대학교는 20184곳에서 2022120곳으로 급증했다. 그러나 학생들의 교육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 대학 교과목이 감소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오 교수는 MRO는 단순히 성능을 유지하는 것 외에도 성능 개량 및 개조는 물론 설계 단계에서부터 정비용의성 등을 검토하는 고급 엔지니어링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대학은 대학의 본질에 집중하며, 엔지니어급 고급 인력을 배출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는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동할 수 있는 폭넓은 인재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항공산업의 궁극적 발전 위해서는 관련 산업생태계 구축 필수적

국내 항공 MRO 분야에서는 군용항공기 시장이 더 큽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국방 의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민간항공기와 군용항공기 모든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이유죠. 국내 항공사는 항공기 대부분 해외 수입품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항공 MRO 산업이 주로 해외 의존하는 이유가 국내에서 수행하기에는 규모가 적고, MRO 기술개발을 제작사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항공기를 국내에서 개발하면 가장 좋지만, 국내외 수요가 많지 않은 이상 개발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오경원 교수는 민간 항공 MRO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제작사들과 정비물량에 대한 협력, 부품공급에 대한 논의 및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있을 때 가능함을 피력했다. 해외 무기체계 도입 시 절충교역으로 항공 MRO를 반영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통해 국내 항공산업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개발과 제작을 진행하는 군용항공기는 민간항공기보다 조금 더 큰 시장 규모를 갖고 있지만, 해외도입하는 F-35 등 일부 기종은 자국의 기술보유 등의 명목으로 국내에서 정비를 할 수 없는 형태로 계약이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에 오 교수는 항공산업의 궁극적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 항공기 수출품목 확대는 물론 해외에서 항공기 부품 및 정비물량을 받아올 수 있는 산업구조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했다. 특히 단순 OEM이 아닌, 품질인증까지 수행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 민간과 군용항공기뿐 아니라 해양,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군과 모여 산업생태계를 키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오 교수는 그린뉴딜의 일환인 특수목적선 친환경 전기추진 선박단지 구축사업 또한 규모경제가 확대될 때 큰 발전이 이루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현재 인천과 사천에서 항공 MRO 클러스터가 조성되는 가운데 오 교수는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나라 항공산업 성장의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항공 MRO 클러스터가 현재 양성되고 있는 항공 인재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확대되고, 항공뿐만 아니라 타 산업간 융합이 일어나는 기반시설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는 바람과 함께였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소멸 등의 현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오 교수는 MRO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도로, 항만, 항공, 철도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야 하는 만큼 과감한 투자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지역에 항공산업이 뿌리를 내릴 때, 대한민국이 국제적인 교통 허브 국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오경원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 교수/국방기술연구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오경원 호원대학교 항공정비공학과 교수/국방기술연구소장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규모의 경제로 대응하며 최상의 효율 달성해야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산업을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죠. 일례로 현대자동차는 UAM을 만들고, 소니 등 가전업체들은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복합되고 첨단화되는 장비들을 융합하여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미래의 시장을 창출하기 위함이라 풀이됩니다.”

오경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항공업계가 위기에 봉착해있으나 인류는 결국 이를 극복할 것이라며,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준비해야 함을 강조했다. 산업과 산업이 융합해 새로운 혁신으로 탄생하는 지금 산업의 생태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항공 MRO 시장 또한 규모의 경제를 갖춰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산업 규모로 보면 해외로 정비를 내보내는 것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항공기와 관련 부품이 많아질 때, 항공 MRO 산업의 성장 또한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최근 항공업계의 침체와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자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안타까움도 컸다. 이러한 안타까움은 오 교수가 항공업계가 봉착한 다양한 현안에 목소리를 내는 이유였다. 그는 주어진 현실에 좌절하기보다 더욱 폭넓은 시각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을 것을 조언하고 있었다. 제자들에게도 민간항공기뿐 아니라 군용항공기, 드론, 항공모함 등 다양한 길이 있음을 보여주며 관련 교육에 전념하는 모습이다.

저는 첫 경험의 지배에 대해 자주 이야기하곤 합니다. 첫 경험은 그 이후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때 본인이 예측·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죠. 어르신들이 보기에는 행복한 젊은이로 보일지라도 그들은 다른 시대, 다른 첫 경험을 하고 있는 만큼 생각의 기준 또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기준은 분명 있습니다. 첫 경험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자는 선구자라는 것입니다. 모두들 수많은 첫 경험을 통해 가르침과 창의력을 얻고, 이를 통해 지혜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도전하는 자에게는 항상 기회가 오는 만큼 이러한 도전과 지혜를 통해 2022년 한해는 뜻하는 바를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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