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 유행 시기의 응급 환자 - 코로나로 응급의료 붕괴 위기, 슬기로운 대처방안 마련 시급
코로나 대 유행 시기의 응급 환자 - 코로나로 응급의료 붕괴 위기, 슬기로운 대처방안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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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2.0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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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세브란스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
용인세브란스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
용인세브란스 대장항문외과 김남규 교수·월간인물 편집자문위원

 

경기도 동남부에 위치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부속 용인 세브란스 병원은 700병상의 종합 병원이다. 20203월에 개원 시 지금까지 일단 중환자실은 40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필자는 20219월부터 이곳에서 풀타임으로 대장암 외과 진료를 하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방역 지침과 예방 주사의 덕분에 환자 수나 중증 환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사실이다.

 

조만간 역병이 물러가는 희망을 해 본다. 병원에 근무 하는 의료인의 한사람으로 코로나 때문에 제일 피해 받는 곳 중 한 곳이 병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직원이 코로나 감염이 되어 병동이 폐쇄되고 진단 검사 부서가 폐쇄된 적도 있어 진료에 큰 차질이 생기는 것을 목격하고 경험하고 있다. 이로 인한 입원 환자 및 외래환자의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도 없다. 검사나 수술이 갑자기 연기되는 경우도 많았다. 병원의 입장에서도 막대한 손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즉 뇌경색과 뇌출혈, 심근 경색 등 이에 준하는 질병은 소위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는데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사이 뉴스에서 심심치 않게 산모가 병원을 전전하다 차 안에서 분만했다는 소식을 보면, 환자를 받아 주는 병원이 없어 심각한 의료의 공백이 생기고 이러한 현상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게 된다. 실제로 근래에 필자가 경험한 사례를 말씀드리고자 한다.

 

집사람의 친구 남편이 응급 상황 때문에 새벽 4시 반에 전화가 왔다. 상황을 들어 보면 급하고 위중하였다. 자택에서 심정지가 발생하여 딸아이가 심폐 소생술을 하고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여 심폐 소생술을 하면서 병원 후송 중이었는데 집 근처 중환자실이 운영되는 대학병원과 종합 병원에 연락을 해봤지만 중환자실 입실이 어렵다는 이유로 진료 거절을 받은 상태였다. 다행히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 처치는 가능하다고 하여 그곳에서 심폐 소생 후 활력 증후는 유지되나 의식은 없어 뇌 손상이 의심된다고 하였다.

 

저체온 치료 및 인공호흡기 치료를 해야 한다고 하였다. 필자는 용인 세브란스 응급의학과와 중환자실 교수님들께 협조를 얻어서 환자를 용인 세브란스로 이송시켰다. 용인 세브란스 심장내과 김용철 교수가 의식이 없는 환자를 혈관 시술 방으로 옮겨서 관상 동맥 시술하여 세 군데 stent 삽입하고 기관 삽관한 상태로 호흡기를 달았다. 골든타임 때문에 뇌 손상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면서 활력 증후는 많이 안정적이 되었다.

 

다음날 필자가 외래를 보는데 환자 부인께 전화가 왔다. 환자가 깨어났다는 소식이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환자의 새 생명을 주고 가족들께 기쁨을 주신 용인 세브란스 의료진께 큰절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코로나 시대에 시간을 다투는 환자를 길바닥에서 죽게 만들어 가는 의료 체계는 아무리 코로나유행시대라도 응급 환자 치료에 허술한 점이 있지 않은가 반성하고 돌아볼 일이다. 이러한 상황은 국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가족들에게 치명적인 슬픔을 초래한다. 최근 평택의 화재 사고나 광주의 아파트 시공 중 붕괴 사고에서 보는 것은 우리 국민들을 경악케 하는 사건이었다. 지난 세월호 사고를 벌써 잊어 가는 것이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 불감증이 우려되어 곳곳에 걱정과 불안이 만연될까 두렵기도 하다. 민심이 안정되지 않고 불안한 상황에서 전통적인 좋은 사회 가치보다는 국민을 우민화하는 특히 음식에 대한 지나친 방송과 남의 사생활을 보여주는 방송 위주의 편성이 우려가 된다.

 

3주 전의 환자도 생각이 난다. 오랜만에 필자가 수필집 발간한 출판사 직원이 연락이 왔다. 출판사 대표의 모친 때문이었다. 뇌졸중으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현재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급성 폐렴이 생겨서 상급 종합 병원에서 집중 치료 및 호흡기 치료해야 하는데 환자의 주 치료병원인 두 군데 대학병원에서 중환자실과 응급 인력 문제로 치료를 거절하였다. 저에게 혹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문의 한 것이었다.

 

일산이라 조금 멀지만, 이곳으로 올 수 있는지 의논한 뒤 응급 이송 차로 의사가 동반하여 용인 세브란스에 도착하였다. 환자 역시 응급의학과 중환자실 호흡기 내과 교수님들께 도움 요청하여 오시게 하였다.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 후 전문적인 호흡기 치료하고 이후 기관 삽관 후 호흡기 치료 중이다. 보호자는 이런 상황에서 절망하고 전전긍긍하여 조금이라고 아는 의료진과 접촉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만일 앞의 두 환자가 의료진을 접촉하여 부탁할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는 경우 환자의 예후나 보호자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코로나 대유행 시대의 비극의 한 단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암 환자의 진료나 수술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응급 질환의 치료의 대응 체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하고 대국민 건강 파수꾼의 역할을 잘할 것인지 고민해서 혹시라도 부실한 부분이 있으면 정부 관계자들과 협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코로나 중증 환자의 급증으로 국립대 병원과 공공 병원이 코로나 전담 병원으로 지정되고 또한 사립 병원에서는 행정 명령으로 코로나 중증 환자 전용 병실과 중환자실은 준비하라고 하는데 이러한 과정도 병원의 특성과 지역사회 분들과 적절한 협의를 거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다.

 

135년 전 기독교의 소명과 가치 이념으로 세워진 세브란스 병원 이곳 용인에 설립되어 그 숭고한 생명 존중과 봉사의 사명을 펼치고 이어나가게 되어 감사할 일이다. 지역 주민뿐 아니라 어려운 시기에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잘 치료하고 보호자를 위로하는 큰 소명을 감당하고 있어서 이곳에 근무하는 의료인 한 사람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역병은 당연히 정부 주관으로 국민과 의료인, 병원과 협력하여 예방, 전파를 차단하는 방역을 잘 실행하여 국민 건강을 보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동시에 현시점에서 우려되는 진료 체계의 허술함을 잘 살펴서 대처하는 현명함과 세심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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