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기반한 빌딩 및 인프라 구조물의 자동화 설계 구현
AI에 기반한 빌딩 및 인프라 구조물의 자동화 설계 구현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3.02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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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AI와 결합한 건축공학은 완벽함을 향해 나아간다. 최소한의 인간의 개입으로 단 하나의 오차도 허용치 않으며 최적의 설계값을 찾아내는 인공지능과 고층건물, 플랜트 구조물의 holisticAI기반 설계를 통해서다. 이러한 접근법은 전 세계적으로도 찾기 힘든 유일무이한 성과다. AI와 구조설계의 융합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내며 사용자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무공해·무재해 건설을 향한 홍원기 교수의 도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레고에서 찾은 아이디어, 시공성·편의성·경제성 담보하는 혁신적 건축 공법으로 완성되다

인공지능 기반 건축공학 설계 전문가로 알려진 홍원기 교수는 그간 새로운 관점에서 현장을 바라보며 굵직한 현안들을 해결해왔다. 건축물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미리 만드는 모듈러 프리캐스트(Modular Precast)’ 공법은 국내 전문가들의 북한 체류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2008년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설계 및 시공에 적용되어 건물의 완공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냈으며, 흙막이를 지지하는 버팀대를 가설재가 아닌 주()구조체로 이용하는 SPS(Strut as a Permanent System, 2001년 건설부 장관상·2001년 삼성 기술상수상) 공법은 건축공사 현장의 원가절감과 공기단축, 구조적 안정성 향상, 건설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확인시키며 현재까지도 국내 건물 상당수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홍원기 교수는 미국국무부의 승인 아래 시공되지는 않았지만 주한 미국대사관 관저의 구조설계를 미국 기술사 자격으로써 승인하기도 하였다.

건축공학의 안정성과 경제성, 친환경성에 대한 홍 교수의 고민은 메탈 플레이트와 콘크리트를 결합한 모듈을 볼트와 나사로 조립하는 건식 모듈러 프리캐스트공법을 고안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장에서 젖은 콘크리트를 타설하지 않고도 미리 제작한 콘크리트 모듈을 레고 블록처럼 깔끔하면서 안전하게 조립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기존의 프리캐스트 공법은 접합부 역시 현장 타설형이어서 건축물에 적용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는 기존의 프리캐스트 공법 접합부를 100% 건식 레고형 접합부로 개발했다며, 철골 구조물의 시공성 및 건설상의 편의성을 보유하면서도 콘크리트 구조물의 가격으로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법이라 소개했다. 철골 구조물과 콘크리트 구조물의 장점만을 취한 셈이다.

레고를 조립하는 방식을 건축물의 건설에 적용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콘크리트 구조물들이 레고처럼 끼워지는 방법(Inter Locking) 방법을 사용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완전 건식으로 철골 구조물처럼 시공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죠. 이러한 연구 성과를 토대로 플랜트 구조물, 초고층 건물이나 아파트 등에 적용하기 위한 구체적인 구조 시스템 개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담은 논문 레고형 구축 방식을 활용한 프리캐스트 프레임의 건축2017Wiley 출판사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으로 선정된 것은 물론 연구재단 올해의 연구 이공계 14·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로 선정, 2020년 부총리상 수상 등 2차례의 연구재단 우수성과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이와 관련해 활발하게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다수의 국내외 특허를 보유 중이다. 2020년 엘스비어(ELSEVIER)에서 <Hybrid Composite Precast Systems, Numerical Investigation to Construction>이라는 제목의 영어원서를 단독저자로 출판한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또한, 저명한 SCI 국제저널(IF: 3.623)AI 기반 구조설계 분야의 Special Issue 편집위원으로 초빙되었다.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One run, One optimization’ 구현하는 자동 AI 기반 설계법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UCLA 토목공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한 홍원기 교수는 이후 미국의 엥겔컬크&하트 구조설계사무소, 일본의 일본설계, 삼성건설, 삼성중공업에서 근무하며 공학지식과 현장 경험을 두루 섭렵했다. 또한,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구조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하며 엔지니어로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이력은 그가 내놓은 창조적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다.

건축 과정에서 측정오차 및 설계오류에 의한 예상치 못한 파라미터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생명과 안전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죠. 이에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한 자동 AI 기반 설계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데이터를 통제하고, 효율과 안전이 충족되는 접점을 찾는 최적의 설계를 구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원하는 조건에 맞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최적의 구조설계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죠.”

인공지능과 고층건물, 플랜트 구조물의 접목한 holistic한 연구는 국내외를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홍 교수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의 정확도에서 착안한 융·복합적 건축공학기술 관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결과를 정해두고 하는 역()설계에서 나아가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AI가 모든 설계과정을 통제하도록 하여 존재하는 유일한 단 하나의 설계 최적값을 한 번에 찾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시행착오법에 기반하여 최적값을 찾는 VE(Value Engineering) 과정을 배제한 ‘One run, One optimization’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연구 업적은 20211년간 구조물의 holistic 설계분야에서 AI 관련 SCI, AHCI 논문 게재라는 성과로 이어졌고, 발행된 엘스비어 저서 내 북챕터로도 출간하였다. 또한,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인공지능 구조공학과 관련한 영문 저서 ‘AI collection’ 시리즈를 Elsevier사와 Taylor and Francis사 및 국내 출판사와 집필 작업 중이며, 향후 AI 기반 구조설계의 국제적 표준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AI 관련 건축기술을 누구나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윈도우 소프트웨어로 구축해 인간의 최소 관여로도 고층빌딩 설계가 가능한 시대를 연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그다. 홍 교수는 자신의 연구성과를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회와 학계에 공유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관련 인재양성과 기술연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궁극적으로는 빌딩 건설을 레고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설계 절차를 AI에 기반해 개발하고 있죠. 현장의 위험요소를 원천적으로 제거함으로써 건축을 인간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탄소중립 분야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호기심에서 출발한 AI와 구조설계의 융합, ‘제로탄소 빌딩실현에 도전

인류의 역사는 최댓값과 최솟값을 찾기 위한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현대과학의 목적이기도 하죠. 일례로 배터리가 가장 오래 작동되게 하기 위한 연구는 최댓값을 찾기 위함이고, 가장 적은 비용을 찾는 것은 최솟값을 찾기 위함이죠. 16세기의 라그랑지와 오늘날 AI의 만남은 제게는 그 자체가 경이로운 일이었고, 라그랑지의 위대한 이론에 AI의 신속함이 더해지니 새로운 차원의 설계방식이 눈에 보였습니다. 최댓값과 최솟값은 라그랑지와 AI의 최적화된 접목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곧 국내외에 3월 중 신간(인공지능에 기반한 라그랑지 최적화와 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과 공학설계)으로 소개될 예정입니다.”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끌어안은 21세기의 인류는 제로탄소 빌딩을 향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20~30층의 빌딩을 짓기 위해서는 수천 개의 기둥이나 보가 필요한데, 이러한 부재들을 어떻게 설계해야 이산화탄소가 가장 적게 나오면서도 가장 저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건축공학계의 고민이 이어진다. 홍원기 교수는 AI를 활용한 구조설계야말로 이에 대한 완벽한 답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와 관련해 AI 기반 철근 콘크리트 구조설계 및 해석 입문서인 <인공지능 기반 철근 콘크리트 구조설계>를 출간하는 한편, <PC 부재의 전체 길이에 걸쳐 삽입된 철골 부재(H형강, T형강)의 일부를 상부로 돌출시켜 슬래브와 일체화되는 비정형 프리캐스트 합성보; 국토부 신기술 860>, <AC407/ 구조용 강철,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및 현장 타설 콘크리트로 구성된 구조용 복합 하이브리드 시스템(SCHS); 미국 ICC 기술인증>등의 연구를 통해 국내외에서 신기술로 인증을 받았다. 그는 구조공학 외에도 빅데이터만 있다면 어떤 분야에든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탁월함과 우수성을 입증 받고 있는 AI를 구조공학에 적용한다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시대적 화두로 떠오른 AI를 공부하며 기초를 다졌다. 그는 건축공학에 관한 논문들을 찾아봐도 설계를 holistic한 방법으로 자동화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찾기 어려웠다며, AI에 기반해 자동화된 구조설계 코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지금은 그 시작점은 한참 지났고, 실무에 접목할 수 있는 정도까지 발달된 상태라는 설명이다. 인공지능망이 도출한 최적설계는 기존 범용 소프트웨어에서 간편하게 실시간으로 검증될 수 있도록 시스템도 구축하였다.

“AI를 기반으로 10층 빌딩 최적 설계에 최초로 성공한 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빌딩 코스트, 이산화탄소, 건물중량 등을 동시에 최소화하는 철근 콘크리트 및 철골 빌딩의 최적 설계에 성공했죠. 이러한 AI 기반 구조설계가 현업에서도 사용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입니다.”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및 연구원들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 홍원기 교수 및 연구원들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AI와 구조설계의 융합 연구 통해 후대에 전할 업적 남길 것

지난해 가을학기에 홍원기 교수는 경희대학교 초고층 및 특수구조 설계 과목에서 5층 건물 및 대공간 트러스를 AI에 기반하여 설계하는 방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AI 기본 강의와 프로젝트에 대한 실습 방식으로 진행된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말 그대로 신기함 그 자체였다. 그는 오랜 세월 학생들을 만나왔지만, 학기가 끝난 후 학생들이 커피와 빵을 들고 와 AI 강의가 고맙다고 인사를 건넨 경험은 처음이었다며, 기억에 아로새긴 순간을 떠올렸다. AI 기반 설계에 관한 대학 커리큘럼이 대학에 확고하게 자리 잡아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홍 교수는 가르친다는 생각보다는 서로 믿고 의지하며 연구한다는 생각으로 연구에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적 학생들과의 공동연구를 이어가겠다는 설명이다.

누구나 AI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정작 AI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 또한 갈급함에 독학을 택했죠. 학생들 또한 이러한 목마름을 느끼던 것이 아닌가 싶었어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욱 발전된 AI 강의로 학생들을 만나고자 합니다.”

평소 불편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으면 목표가 보인다’, ‘사람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부분을 보면 혁신이 보인다고 강조해온 홍 교수는 자신의 연구를 통해 이러한 신념을 실천하고 있었다. 27.8세에 UCLA에서 학위를 받은 이후 35년간 구조공학 분야를 연구해온 그는 이제 AI를 접목하며 그 영역을 확장해간다. 연구비만 주어진다면 나이는 상관이 없다며 의욕을 불태우는 홍 교수다. 다만 아쉬움도 남았다. 그간 건축공학 분야 내 슈퍼컴퓨터의 필요성이 부각되지 않은 탓에 대형 슈퍼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있지 않은 까닭이다. 그는 현재의 컴퓨터로는 10층 정도의 AI 설계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나, 일련의 연구를 통해 아파트 빌딩, 고층빌딩, 플랜트 프레임 및 교량구조 등의 설계를 자동·최적설계로 구현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얻은 만큼, 이와 관련한 인식 개선과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 전했다. “AI를 통해 인간의 일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인간은 창의적인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죠. 건축공학뿐 아니라 수많은 분야에서 AI를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이 묵묵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구재단의 연구(연구번호: MSIT2019R1A2C2004965)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홍 교수는 후대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갈 것이라 말했다. 즐겁게 일하고, 보람 있게 연구하고, 사회의 필요에 응답하고 기여하겠다는 다짐과 함께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의적인 연구로 건축공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해나가는 홍 교수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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