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 창조적 로봇공학자이자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엔지니어 배출하는 교육자,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도전 이어가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 창조적 로봇공학자이자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엔지니어 배출하는 교육자, 상상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도전 이어가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03.30 11:25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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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의 공존으로 꿈꾸는 로보토피아, 대한민국 로봇산업 기술의 미래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사진=인플루엔셜]
데니스 홍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사진=인플루엔셜]

상상할 수 있다면, 그건 이미 현실이 됩니다.” 꿈의 로봇들을 연이어 세상에 선보이며 사람들을 놀라게 한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교수가 전하는 말이다. 가장 창조적인 로봇공학자로 손꼽히는 데니스 홍 교수가 이토록 혁신적 성과를 보이기까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이 있었다. 가능성이 확인되지 않는 주제에 뛰어들어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이야말로 연구라 정의하는 그는 오늘도 세상을 이롭게 할 새로운 가능성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

 

소통에 기반한 팀워크로 분야를 넘나드는 창조적 성과 선보이는 로멜라

세계적인 로봇공학자로 손꼽히는 UCLA 기계항공공학과 데니스 홍 교수는 전 세계 로봇연구의 메카로 손꼽히는 UCLA 로멜라(RoMeLa, Robotics & Mechanisms Laboratory) 연구소의 수장을 맡고 있다. 그간 자율시스템, 인간형 로봇, 운동학, 로봇기계공학 디자인, 로봇 운동 기계학 등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는 혁신적 연구를 수행해왔다. 미국립과학재단(NSF)의 젊은 과학자상, GM 젊은 연구자상,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교육상 등을 수상했으며, 글로벌 과학전문지 파퓰러사이언스 선정 젊은 천재 과학자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천재 로봇 공학자’, ‘로봇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별명은 로봇공학 분야에서의 그의 위상을 가늠케 한다. 지난해부터 테슬라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을 비밀리에 개발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부터 시각장애인용 자동차와 소프트로봇, 모빌리티 메커니즘,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데니스 홍 교수가 이토록 넓은 분야에서 창의적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구체화해 세상에 내놓을 수 있었던 데에는 그가 폭넓은 분야에 걸쳐 상당한 수준의 역량을 갖춘 ‘T자형 인간이라는 점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원팀을 이루는 팀워크가 유효했다. 데니스 홍 교수는 단 한 번도 나의 로봇이라 표현한 적이 없다며, ‘우리 연구소’, ‘우리 로봇이라 칭해왔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힘이 아닌 팀원 모두의 힘을 모아 완성된 결과물인 까닭이다.

로봇공학은 너무나도 융합적인 학문입니다. 결코 어느 한 사람이 다 해낼 수가 없는 일이죠.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하나의 아이디어가 있다면, 이를 가장 잘 구현해낼 수 있는 최적의 팀을 구성해 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04년 데니스 홍 교수가 직접 설립한 로멜라는 UCLA 기계항공공학부 내 로봇 메커니즘연구소로 36524시간 개방된 채 로봇에 대한 아이디어를 토론, 발전시킬 수 있는 꿈의 공장이다. 로봇을 위한 30여 명의 학생과 연구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는 자유로운 로멜라에는 아이디어 회의 시 비판 금지라는 불문율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로멜라가 단순한 로봇연구를 넘어 이족로봇부터 바퀴가 달린 로봇, 다리와 바퀴가 혼합된 로봇 등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형태의 로봇들을 직접 만들어내며 세상이 꿈꾸던 로봇의 미래를 열 수 있는 힘이다. 데니스 홍 교수는 로멜라가 개발한 기술이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도록 사회를 이롭게 할 로봇들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꿈 응원하며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온 로봇공학자

일곱 살 때 영화 <스타워즈>를 보며 로봇공학자라는 꿈을 키워온 데니스 홍 교수는 로멜라 설립 4년 만인 2007년 무인자동차 대회인 다르파 어반 챌린지(DARPA Urban Challenge)’에서 최종 3위라는 성과를 올리며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의 대회는 무인자동차란 불가능한 꿈이라 말하던 세상이 무인자동차의 가능성에 눈을 뜬 계기가 되었다. 2011년 데니스 홍 교수는 세계 최초의 시각장애인용 자동차 브라이언을 선보이며 또 한 번 세상에 경이로움을 안겼다. ‘브라이언은 자율주행차, 무인자동차가 아닌 시각장애인이 직접 판단하고, 직접 운전하는 차다. 워싱턴포스트는 브라이언에 달 착륙에 버금과는 성과라는 찬사를 보냈다.

어떻게 하면 무인자동차 기술을 반드시 필요한 사람들에게 선사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앞을 보지 못할 뿐 우리와 같은 꿈을 꾸고, 우리와 같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죠.”

브라이언의 탄생을 위해 데니스 홍 교수가 연구한 것은 자동차나 로봇이 아닌 UI(User Interface)였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정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 그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UI를 탄생시키기 위해 홍 교수는 직접 시각장애인들과 합숙하며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연구팀 내 시각장애인 학생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되었다. 데니스 홍 교수는 미국시각장애인협회와 손잡고 연구와 발표, 시연과 피드백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수행했다며, 이러한 협업이 있었기에 브라이언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의 경험은 그에게도 큰 깨달음을 주었다. 자신의 연구가 정말로 사회를 이롭게 하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음을 일깨워준 것이다. 그는 자신의 철학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데니스 홍 교수가 선보인 숱한 연구 성과에서 짐작할 수 있듯, 뛰어난 상상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로봇을 개발해낸 그는 한 분야에 안주하기보다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온 인물이다. 무인자동차의 성공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UI 개발로 세상이 떠들썩해지자 다시 주제를 바꿔 소프트로봇과 모빌리티 로봇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연이은 성공을 거머쥔 이후에는 다시금 세상에 새로운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는 데니스 홍 교수의 이름을 또 한 번 세상에 알린 휴머노이드 로봇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인간을 지키는, 인간을 닮은 휴머노이드로봇의 파이오니어

데니스 홍 교수는 미국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 찰리와 전 세계에 교육용·연구용으로 모든 소스를 공개한 다윈-OP’ 등을 선보이며 단숨에 휴머노이드 로봇의 파이오니어로 떠올랐다. 그러나 그가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들이 인간과 같은 이족보행의 형태를 띠는 것은 아니다. 데니스 홍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인간을 닮은 로봇을 그리면서도 당장은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 복구를 위해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현장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일본과 미국의 최신 군사 로봇들도 방사능에 속수무책인 충격적인 광경을 봤죠. 인간을 위해 개발한 로봇들이 실제 재난 현장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함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실제 현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효율적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장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을 사용할 사람들과 직접 소통하지 않는다면, 유용한 기술을 만들 수 없다는 신념에서다. 이후 연구의 방향을 급선회한 데니스 홍 교수는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닌 각각의 목적에 특화된 여러 종류의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로봇이 반드시 사람처럼 생겨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린 결과, 창의적인 기계적 메커니즘 구현에 성공한 것이다. 꽃게처럼 옆으로 걷으며 안정적인 이족보행을 구현한 로봇 나비(NABI)’와 혁신적인 인공근육 기술인 액추에이터 모듈 베어(Back-drivable Electric Actuator for Robotics)’를 연결해 사람처럼 빨리 달릴 수 있는 나비2’, 네 발을 마치 손발처럼 활용하는 알프레드(ALPHRED)’등이 연이어 탄생한 것이다. 로멜라의 졸업생들은 베어의 고도화 및 상용화를 위한 웨스트우드로보틱스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하기도 했다.

지난해 데니스 홍 교수는 비밀리에 연구해온 휴머노이드 로봇 아르테미스(ARTEMIS)’를 선공개하기도 했다. 국제 로봇 축구대회인 로보컵 출전을 위해 개발된 아르테미스는 베어를 탑재함으로써 운동선수처럼 역동적으로 뛸 수 있는 하체 기능에 특화되어 있다. 그는 로봇이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등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며, 이러한 기술들이 궁극적으로는 재난구조와 화재진압 등 여러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멜라는 로보컵에서 5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다가오는 올여름 방콕에서 개최되는 2022 로보컵 출전을 앞두고 있다. 구조임무에 앞서 아르테미스의 걷고 뛰고 공을 차는 등의 운동 능력과 지적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함이다. 데니스 홍 교수는 로멜라의 기술들이 향후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상용화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 전했다.

 

Elena Zhukova, University of California [사진=인플루엔셜]
Elena Zhukova, University of California [사진=인플루엔셜]

인간과 공존하는 지능적인 도구로봇에 대해 고민하는 제2, 3의 데니스 홍 키울 것

로봇산업의 발전과 함께 커지는 인간과 로봇의 공존에 대한 의구심에 대해 데니스 홍 교수는 명쾌히 답한다. 로봇과 인공지능은 사람을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돕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는 인공지능이란 사람처럼 생각하는지능이 아닌 사람이 만들어낸지능이라며, 로봇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 지적했다. 로봇은 사람의 직업을 더욱더 즐겁고 인간적인 직업으로 만들어주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18세기 산업혁명 때부터 이미 기계들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로봇의 등장도 그 연장선상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죠. 인공지능은 인류에게 펼쳐진 굉장히 중요하고 유용한 도구이지만, 정말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는 아닙니다. 저에게 있어서 로봇이란 사람이 하기 힘든 일, 하기 싫은 일들을 대신해주는 지능적인 기계이자 도구.”

로봇공학 분야의 선구자로서 혁신적 행보를 이어가는 데니스 홍 교수에게 국내 학계와 산업계에서 러브콜을 보내곤 한다. 최근에는 LG전자의 자문으로서 물류창고부터 고객 집 앞까지 이르는 물류와 유통 전 단계를 포괄할 수 있는 통합 로봇 솔루션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자신의 행보와 관련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한국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지만, 국내로 복귀하기보다는 미국에서 로봇공학자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의 이름을 전 세계에 떨치는 것이야말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자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에서다.

데니스 홍 교수는 로봇공학자가 아닌 교육자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로멜라가 그간 로봇과 기술, 논문을 쏟아내 왔지만,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는 바로 로멜라가 배출한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라는 조언을 전하기도 한다. 공학자가 지켜야 할 윤리야말로 가장 큰 덕목이라는 신념에서다. 로멜라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을 통해 공학자의 자세와 새로운 기술들이 사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더 많은 데니스 홍들을 배출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 말했다.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 기술을 연구하고 세상에 선보일 제2, 3의 데니스 홍들이 많이 나와 누구나 행복한 보다 인간적인 사회를 만든다는 청사진과 함께였다.

로멜라가 가는 길은 새로운 장을 열어왔습니다. 지속적인 도전으로 언제나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여 왔죠. 이것이야말로 저와 로멜라만이 할 수 있는 세상에의 기여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로봇과 기술을 선보이겠습니다.”

본 기사는 데니스 홍 교수와 박소연 기자의 줌 화상인터뷰로 진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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