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 산업연구원장 - 국내 산업의 이슈가 곧 산업연구원의 이슈, 산업정책 연구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
주현 산업연구원장 - 국내 산업의 이슈가 곧 산업연구원의 이슈, 산업정책 연구의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2.04.26 09: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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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시대, ‘온택트 산업’으로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다

산업연구원은 국내외 산업, 기업, 통상, 균형발전 분야를 상호 연계하여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해당 분야 국가 정책을 제시하는, 산업분야 국내 유일의 국책연구기관이다. 1976년 설립된 이래 46년 동안 산업연구원은 한국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 정부 정책을 지원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최근 대내외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한국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정책방안 마련이 절실해졌다. 이에 본지는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 전략과 정책 방안을 찾고 국책연구기관 소임을 다하고 있는 산업연구원의 주현 원장의 이야기를 담아 보았다.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산업연구원의 현재 이슈와 2022 역점 사업에 대해 궁금합니다.

한국 산업이 직면한 이슈가 곧 산업연구원의 이슈라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최근에는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글로벌 가치사슬과 공급망 변화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대한 여부가 한국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주요 이슈들로 부상했습니다. 이들은 업종, 기술, 규제, 인력, 통상 등 여러 부문의 전문성이 동시에 연계되는 종합적인 연구를 해야 합니다.

이들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과 정책 방안을 찾고자 산업연구원은 2022년에도 다양한 연구를 수행 중입니다.

일례로 탄소중립 이슈를 연구하고자 조직된 탄소중립 연구그룹은 지난해부터 원내 40명 이상의 대규모 연구진으로 구성되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데, 탄소중립이라는 빅이슈에 각 연구자가 지닌 각기 다른 전문성을 투입함으로써 탄소중립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 수요에 대해 종합적인 최적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디지털 전환과 공급망 변화에 중점을 둔 한국의 첨단산업 전략, 데이터 활용 서비스생태계 전략, 플랫폼 기업생태계 분석, 미래차 전환과 고용변화 분석, 디지털 전환과 AI 정책과제, 네트워크 기반 산업입지 전략, 중견기업 글로벌화 전략, 글로벌 공급망의 ESG 강화 방안, 디지털 통상 전략 등 실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장님께서 작년 6월 선임되신 이후로 산업연구원장으로서 일하고 계신 데요. 원장님에 대한 소개 말씀과 더불어 그간의 소회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공부를 했습니다. 산업연구원에서 36년간 근무하면서 중소벤처기업연구실장, 산업경제연구실장, 부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으며, 지난해 6월 제22대 산업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하였습니다. 과거에 한국중소기업학회 부회장, 한국산업조직학회 감사로서 활동했고, 대통령비서실 중소벤처비서관으로 실제 정책의 수립과정에 깊숙이 참여한 경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소재·부품·장비경쟁력강화위원회, 중소기업정책심의회, 고용정책심의회,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등 각종 정부 위원회에서 정책자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산업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급격한 환경·대외여건 변화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간 우리 산업 성장을 뒷받침했던 자유무역 체계 그리고 중국을 핵심 허브로 활용한 우리 국제분업전략이 크게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 산업의 전통적인 경쟁우위 요소들이 디지털·그린 전환 추세에 따라 위협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수십 년간 우리 산업의 향방이 결정될 격동의 시기에 산업연구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산업연구원 구성원들과 함께 우리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5월 출범하는 신정부 임기 동안 가장 중시해야 할 산업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지난해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 공급망 불확실성 등의 악재를 딛고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현재 우리 산업은 여러 난관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지난 20여 년 동안 성장잠재력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가장 큰 문제는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 즉 메모리반도체를 잇는 새로운 주력산업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최근 K-배터리가 선방하고 있으나 주요국이 앞다투어 공급망을 자국화·진영화하고 있는 등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새롭게 출범하는 신정부에서는 미·중 기술패권 경쟁, 탄소중립 등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산업 질서에서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경쟁우위 요소를 차지할 수 있는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곧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재 우리 미래를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의약품, 미래차 등 소위 말하는 BIG 3 전략 신산업을 반드시 주력 산업화 해야 하며, 동시에 미래 제조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첨단 소재·부품·장비를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주요국에서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전략산업 관련 정책·입법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우리 정책 로드맵을 다시금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불확실한 글로벌 산업 정세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제조업 혁신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자 공급국가로 자리매김하도록 산업·통상 부문과 함께 외교부문의 통합된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디지털 전환에 따른 산업 대전환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에 대응해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디지털 전환은 일자리라는 측면에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갖게 하고 있습니다. 자동화, 스마트화가 기존의 일자리를 소멸시킬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생산성 제고, 새로운 산업의 성장 등으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 또한 갖게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전환은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피할 수 없는 우리 경제의 방향이기 때문에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 영향을 최대로 하는 일자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산업 전환기에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의 혁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업 간의 공정한 경쟁과 상생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로운 기술과 시장에 대한 규제 문턱을 낮추어 기업들의 진입과 퇴출이 활발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과 훈련은 디지털 전환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맞게 시장친화적이고 유연한 체계로 바꿈으로써 인력의 노동생산성을 제고해야 합니다. 또한, 산업 전환에 실패한 기업이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며, 산업 전환에 따른 전환 교육훈련을 통해 재배치될 수 있도록 관련 노동자들을 지원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의 혁신과 생산성 높은 인력, 자본과 인력의 유연한 배치 등을 통해서 우리 경제의 선순환과 역동성이 강화된다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의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봅니다.

 

산업연구원에서는 서비스산업에 대한 연구를 장기간 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오래전부터 서비스산업 분야의 낮은 생산성이 국내 산업부문의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산업연구원이 제시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분명합니다. 실제 서비스산업의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영국은 물론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가진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서도 절대적으로 낮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생산성 향상은 서비스산업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리가 생산성 제고를 이야기할 때에는 부가가치의 확대보다 자동화를 통한 노동투입량의 감소가 더욱 익숙할 것입니다. 그러나 서비스산업에서는 생산성 향상을 부가가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하게 일자리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역량 강화나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의 개발, 제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확대시키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서비스 R&D의 효과적인 지원을 통한 비즈니스모델 개발과 함께 비즈니스모델의 시장 안착에 필요한 전문인력 양성 및 규제개혁이 연계, 추진되어야 할 것입니다.

 

코로나 이후 산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화, 비대면화가 이루어지고 있고, 관련 기업 역시 다양하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내 비대면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

디지털화, 비대면화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4차산업혁명의 본격적인 논의와 함께 빅데이터/AI, 블록체인, 바이오인증 등의 디지털 기술이 서비스산업에 적용되면서, 2010년대 중반 이후 플랫폼 기반의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의 디지털화, 비대면화가 비약적으로 확대된 것입니다.

국내 기업들이 비대면 기반의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발전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적용하고 활용할 인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미래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기술개발 전략과 함께 비대면 기반의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할 전문인력의 양성은 우리 스타트업의 역량 확충에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입니다.

 

산업연구원에서는 비대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어떤 정책 및 제도 마련을 추진해오셨는지, 혹은 앞으로 어떻게 지원하고자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디지털 기술의 진전과 소비행태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고 있는 비대면 기반의 사업이 기존 진입자에 의해 제공되고 있는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과 경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신구 사업자 간의 이해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이지요. 과거 대출 시장의 ‘8퍼센트’나 중고차 거래시장의 ‘헤이딜러’가 그러한 사례이고, 변호사 시장의 ‘로톡’이나 의료시장의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비대면 사업, 특히 플랫폼 기반의 비대면 사업에 기존의 오프라인 기반의 사업에 적용되던 법제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스타트업들이 기술과 창의, 그리고 자금투자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비대면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려면 기존의 낡은 규제를 혁파해야 합니다. 산업연구원은 그동안 규제개혁을 주제로 하는 연구를 통해 정부에 개선방안을 제시하였으며, 향후에도 관련 법 정비와 함께 규제개혁 대상을 발굴, 대응 방안을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 비대면 스타트업을 위한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주현 산업연구원장 [사진=산업연구원]

 

앞으로 산업연구원장으로서 그리고 계신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산업연구원은 지금까지 지녀온 고유의 연구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수요자 중심의 정책연구를 통해 연구 성과의 실효성을 높임으로써 산업정책 연구의 패러다임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또한, 급변하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한국 산업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산업발전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한 정책 제언에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산업연구원이 우리나라 사회와 국민 삶에 기여하고, 국내외 산업 연구와 정책 연구의 명실상부한 최고의 허브로 도약하는 것이 꼭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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