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소멸 위기”…대형국책 RIS 사업 돌파구 마련할까
“지방대 소멸 위기”…대형국책 RIS 사업 돌파구 마련할까
  • 김민이 기자
  • 승인 2022.05.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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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대구경북·강원 두 곳 선정…“전국 확대 바람직”
김민이 기자 kmy@monthlypeople.com
김민이 기자 kmy@monthlypeople.com

 

저출산 등 영향으로 시작된 인구 감소가 학령인구 감소로 이어지면서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 대비 지방대학의 소멸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심지어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는다는 말이 성행할 정도로 지방대의 위기감은 날로 깊어지는 모습이다. 매년 학령인구가 줄고, 수도권 대학의 선호 현상이 지속되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지방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12월 열린 미래 전망 전문가 포럼에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현재 총 385곳의 국내 대학이 늦어도 오는 2046년 불과 190곳만 생존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고작 20년 뒤 사실상 반 토막 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같은 절박함을 인식해 정부는 대학·지자체가 연계해 지방대학과 지역 모두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형국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RIS·지역혁신플랫폼) 계획의 등장이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 및 지역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대학-지자체 간 협력 사업에 올해 국고 2,440억 원을 투입하고, 사업을 수행할 대학-·도 플랫폼 2곳을 확대한다고 지난 1월 밝혔다.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 즉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은 지난 2019년 정책연구로 입안돼 2020년 시작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대와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생존·발전 전략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수천억 원대 국고를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RIS 사업은 지난해까지 광주·전남(480), 울산·경남(480), 충북(300), 대전·세종·충남(480) 4개 권역이 선정됐다. 여기에는 67개 지역대학과 206개 지역기관이 참여 중이다. 정부는 올해 지원액을 지난해 대비 730억 원 확대한 가운데, 최근 대구·경북과 강원을 각각 추가하며 점차 사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RIS 사업은 지역사회·산업 수요에 맞춰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방대학과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상생하는 것을 구조화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지방대학과 지자체가 긴밀한 협업체계로 플랫폼을 구축하면 기업 연구소 고등학교 교육청 테크노파크 상공회의소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다양한 지역혁신 관련 기관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세부적으로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광역 시·도는 핵심 분야를 주관하는 중심대학, 이 대학 가운데 사업단에서 대학을 대표하는 총괄대학과 협력해야 한다.

다만 사업에 참여하려는 시·도는 반드시 전체 사업비의 30%마중물취지로 지급해야 한다. 정부는 올해 지역혁신플랫폼이 지역 내 취·창업 지원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사업 참여 지자체에 대한 역할·지원을 확대한다. 특히 비전공자·재직자·전직자 대상 맞춤형 교육을 확대하고, 지역 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과 대학 등 교육기관 공급의 불일치(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정보통합관리시스템의 정보와 기능을 우선적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참여 지자체를 위해 지역현안 해결 관련 사업비 비율을 높여준다. 기존 전체 사업비 3% 수준이었으나, 이를 5% 이내로 높인다. 아울러 지자체의 초광역권·강소권 발전계획 등 중장기 전략 수립 시 지역혁신플랫폼이 기업 등 각 주체를 연결할 수 있도록 허브 역할을 맡긴다. 이 같은 대형국책 사업에 지방대 사이에선 RIS 사업이 자연스레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미 신입생 충원 미달 등으로 재정적으로 크게 부실화되고 있는 지역대학 입장에서는 대학혁신은 물론, 예산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끝에 올해 RIS 사업에는 복수형(두 개 이상의 광역시와 대학 또는 도와 광역시, 대학이 함께 참여)에 대구·경북이, 단일형(광역시·1곳이 대학과 단독 참여)에는 강원이 각각 최종 선정됐다. 올해 RIS 신규플랫폼 선정 결과, 대구·경북은 경북대를 총괄대학으로 전자정보기기(경북대), 미래차 전환부품(영남대)을 핵심 분야로 설정했다. 또한 강원은 강원대를 총괄대학으로, 정밀의료(강원대), 디지털 헬스케어(연세대 미래), 스마트 수소 에너지(강릉 원주대)를 핵심 분야로 하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에는 대학혁신(인재양성)-기업혁신(기술혁신)-산업혁신(강소기업육성)으로 이어지는 성장동력 선순환 생태계 조성을 위해 5년간 국비 2,320억 원 포함 총 3,316억 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대구시와 경북도, 경북대·영남대 등 23개 지역대학, 대구·경북테크노파크 등 14개 지역혁신기관과 200여 개 지역기업이 협력하게 될 전망이다. 강원도도 이번 사업 선정으로 향후 5년간 국비 1,500억 원 포함 연 429억 원씩 총 2,145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강원도, 강원대를 비롯한 15개 대학, 더존비즈온, 네이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60여개 지역혁신기관이 협력해 지역발전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또 춘천 바이오 클러스터, 원주 디지털 헬스케어 클러스터, 강릉·동해·삼척 액화수소 실증 클러스터 등을 도내 규제자유특구와 연계한다. ‘강원 LRS 공유대학 플랫폼도 구축해 데이터 기반 역량을 갖춘 인재양성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올해 사업 공모에는 대구경북과 강원도를 비롯해 부산, 전북, 제주 등 5개 지역이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다. 다만 이번 대구경북·강원의 최종 선정과는 별개로 RIS 사업 취지를 감안했을 때 특정 지역이 아닌 전국적인 사업전개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올해 교육부 발표 이전부터 5곳 광역단체와 거점국립대학은 나머지 지역 모두 선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RIS 사업이 지역격차 완화와 지역균형발전이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관점에서의 접근은 내달 들어설 새 정부가 지향하는 지역균형발전과 큰 틀을 같이 한다는 데 관심이 쏠린다. 앞서 윤석열 당선인은 인수위 해산 이후에도 지역균형특별위원회는 상시 기구로 전환하고,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RIS사업의 당초 목표라면 지자체와 대학이 협력해 지역혁신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혁신 역량을 강화, 궁극적으로는 지역균형발전을 목표로 두고 있다. 새 정부가 추구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대로라면 RIS사업은 전국에 골고루 지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지역혁신 역량 강화사업이 특정 지역에 편중될 경우 결국 당초 취지를 달성하기에 한계가 클 수밖에 없다.

학령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지방대 존폐위기는 날로 심화하고 있다. 새 정부 의지에 달렸지만, 이대로라면 이번 사업 선정에 탈락한 지역과 지역대학을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학교혁신을 위한 예산 부족 등 문제로 신입생 충원에 실패하면 결국 대학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과 유사한 정책·지원으로는 이미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획기적인 발상 전환과 정책지원이 동반된 RIS사업 등 지역 상생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전국적 단위로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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