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로봇 등 첨단 장비와 각종 전자 장비를 활용하는 개인 전투체계의 발전과 네트워크전 등 미래전이 새로운 양상을 보임에 따라 이러한 변화에 맞춤 군용 전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군 작전 특성상 가벼우면서도 극한의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전력원이 필수다. 방송장비용 배터리팩의 국산화를 이끌었던 ㈜젠트리는 최근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전장품 및 휴대용 장비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덕강 대표는 신뢰성 있는 배터리 시스템으로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자주국방에 힘을 싣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끊임없는 R&D로 방송장비용 배터리팩의 국산화 이끈 주역

방송장비용 배터리팩 개발 및 제조 전문기업 ㈜젠트리의 배터리팩이 탁월한 품질을 인정받으며 방송, 통신 장비를 넘어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전장품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방송장비용 V-MOUNT 및 G-MOUNT 배터리가 대표제품이다. 배터리팩에 대한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국산 제품이 없던 시기에 자체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 앞장서며 국산화를 이루어냈다.

젠트리만의 기술력이 녹아든 배터리팩이 완성되기까지 과거 CCTV 카메라를 개발·제조했던 경험이 유효했다. 윤덕강 대표는 2003년 감시카메라 설계·개발 및 제조 전문기업 ‘애니텍미디어’라는 기업을 이끌었다며, 당시의 노하우를 살려 배터리팩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젠트리의 전신인 애니텍미디어 시절부터 함께하던 강전웅 부장과 김도연 부장은 현재까지도 윤 대표의 곁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이후 꾸준한 성장을 보이던 애니텍미디어에 합류한 윤청현 개발실장은 CCTV 카메라 제품 개발의 회로를 담당하며 젠트리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윤 대표는 세 사람이야말로 지금의 젠트리가 존재하기 위한 큰 기둥 역할을 도맡아온 인물들이라며 감사를 전했다.

“젠트리가 처음부터 배터리팩을 전문으로 하던 기업은 아니었어요. 2003년 감시카메라를 설계·개발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죠. 그러나 중국의 저가 공세와 기술 발달이 이어지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2013년에는 역성장을 지켜보며 결단을 내려야 했죠.”

위기 앞에 윤 대표는 지금껏 해왔던 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거나 새로운 아이템으로 전향한다는 두 가지 선택지를 손에 들었다. 아이템 전향으로 결정한 이후에도 힘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당시 좌절과 경제적 압박감을 느끼며 고충을 겪어야만 했던 그다. 이러한 분위기에 반전을 가져온 것이 윤 실장이었다. 2016년 4월 라스베가스에서 개최된 국제 방송장비전시회(NAB SHOW)에서 기회를 포착한 것이다. 윤 대표는 시중에 수많은 방송 장비용 배터리팩이 있었지만, made in Korea 제품은 없었다며, 방송 장비용 배터리팩에 대한민국의 혼을 접목시켜보자는 사명감으로 제품 설계 및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도전은 현재의 젠트리를 만드는 발판이 되었다.

“새로운 아이템으로의 전향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80점, 90점짜리 제품을 만드는 것과 100점짜리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천지 차이거든요. 첫 제품을 출시한 이후 현장에서 문제점들이 감지되며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적도 있었죠. 이를 회복하기까지 2배, 3배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젠트리의 배터리팩의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죠. 저희에겐 좋은 기회가 되었지만, 지금까지도 한국산 배터리팩이 왜 없었는지 궁금합니다.”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쇼크와 쇼트, 온도 문제 해결한 ㈜젠트리, 유일무이한 대안으로 자리매김해

㈜젠트리는 최저 수준의 대기전력 소모를 자랑하는 것은 물론 쇼트 발생 시 출력을 차단하는 특허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안전한 배터리 구조와 관리 시스템(BMS)은 젠트리의 배터리팩이 현장에서 사랑받는 이유다. 또한, 이미징센서 제어기술 기반의 감시장비 설계기술을 구축하며 전력지원체계 기술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윤덕강 대표는 제품을 설계·개발 및 제조하는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은 소비자들의 불편과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라 말했다. CCTV 카메라 및 각종 장비의 센서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할 수 있는 데이터로거 시스템을 개발하며 쌓아온 전력 및 센서 제어기술을 기반으로 배터리 기술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온 그다.

“기존 배터리는 쇼트와 온도, 충격에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온 결과 아직까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완벽에 수렴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었죠. 소비자의 불편사항을 적극 수용한 것이 제품 성공의 열쇠가 되었습니다.”

윤 대표는 방송장비에 적용되는 배터리팩의 특성상 충격에 강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야외 촬영이 빈번한 데다 다양한 기기를 사용하기에, 이동 과정에서 장비를 떨어뜨리는 경우가 많았던 까닭이다. 이에 젠트리는 배터리팩에 대한 구조적 해석을 통해 충격을 완충할 수 있는 특수 구조를 개발했다. 젠트리의 shock-proof 기술은 특허 등록을 끝마친 것은 물론 미군이 설계한 MIL-STD-810G Method 516.6 procedur Ⅳ 테스트를 통과하며 안정성을 인정받았다. 방산관련 품질규격인 MIL-STD-810은 1.2m 높이에서 장비를 26회 떨어뜨려도 장비가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는 테스트다. 제품의 쇼트를 방지하는 short-proof 또한 특허기술이다. 윤 대표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의 각종 케이블은 노후화로 인해 쇼트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배터리 불량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젠트리는 게이지 버튼을 이용하여 리셋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되돌아오는 회로 및 펌웨어를 구축했다.

“촬영 현장을 가정하고 제품을 수없이 던져봤어요. 제품의 안정성을 확인시키기 위해서였죠. 저희 제품을 본 고객들은 ‘심봉사가 눈을 뜨면서 세상의 환희를 본 제품’이라는 극찬을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이러한 장점이 저희 제품이 시장에 각인되는 데 큰 역할을 했죠.”

온도 제어기술 또한 특별한 장점이다. 여기에도 고전류로 장시간 사용 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방열하기 위한 특수설계가 적용되었다. 윤 대표는 구조해석을 통해 적절한 셀 간격을 유지해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개발 및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발열이 심할 경우 미리 전력 차단 경고를 알리며 데이터 손실의 위험성을 차단했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자리매김한 젠트리는 최근 국내 방송장비 전시회인 KOBA 2022에 참가해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영상 촬영 장비들의 소형화에 발맞춘 소형화 배터리 ‘범블비’ 시리즈와 조명의 고출력화에 발맞춘 ‘몬스터 큐브’가 그 주인공이다. 젠트리의 몬스터 배터리 4개가 적용되는 몬스터큐브는 1.2KW의 전력을 소비하는 조명을 AC 전원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윤 대표는 배터리의 사용 환경이 소형과 대형으로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며, 양쪽 니즈 모두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것이라 전했다.

 

병사의 생명과 직결되는 신뢰성, 자주국방에 기여할 수 있는 배터리 시스템 공급할 것

㈜젠트리는 무기체계에 탑재되는 전장품 및 휴대용 장비에 적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팩 개발에도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윤덕강 대표는 무엇보다 협업을 강조했다. 기성품이 없고, 각 장비마다 새로이 디자인되어야 하는 배터리팩의 특성 때문이다. 그는 장비와 배터리 제조 기업과의 적극적 협업이 이루어질 때 신뢰성 있는 장비를 만들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도 군 관련 장비 발전에 발맞추어 전장품에 신뢰성 있는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개발에 힘쓰며 대한민국 방산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는 그다.

“전장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신뢰성이 최우선시되어야 합니다. 신뢰성은 곧 병사의 생명으로 이어지는 만큼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죠.”

윤 대표는 미래 전장에서 전투력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보라 말했다. 상대방의 위치나 동향을 먼저 파악하고 작전 계획을 세우다 보면, 백전백승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신장비와 센서의 고성능화와 이를 통해 획득한 정보의 공유가 필수적이다. 그는 신뢰성 있는 배터리 시스템으로 우리 국가와 민족을 지키는데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고용을 늘려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것이 저의 꿈입니다. 더불어 자주국방에도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우리 민족은 역사가 기록된 이래 무수한 외세의 침입에 시달려왔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방심하는 순간 지나간 역사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튼튼한 자주국방을 키워 나라와 민족을 지키는 일에 참여하여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처럼 자주국방에 동참하는 것이 저의 꿈이자 계획입니다.“

 

위기 극복하며 찾아낸 블루오션, 협업 바탕으로 미래 향해 나아갈 것

2003년 사업가의 길을 택한 후 윤덕강 대표는 여러 번의 위기를 마주해야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기술력을 높이는 데 주력해왔다. 그는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제품을 개발할 때 난관이나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다며, 이를 극복하면 제품이 나오는 것이고 포기하면 제품은 없다는 일념으로 꾸준히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왔다고 말했다. 방송용 배터리 시장 또한 이러한 노력 끝에 발굴해낸 블루오션이었다. 윤 대표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다 보니 오늘날 비로소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를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제품 개발에 대한 그의 철학은 경영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포기하는 순간 미래는 없다는 신념으로 사업을 이끌어온 윤 대표다. 인생 철학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문장을 품고 있다는 그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의 정신적 성장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운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가치는 믿음과 신뢰에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여러 전문 분야 기업들과 협업하며 ㈜젠트리만의 제품라인업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복잡하고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 사회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양한 장비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모든 장비에 관여할 수 없는 만큼 협업을 바탕으로 최적의 경쟁력을 창출해갈 것입니다.”

실패의 경험은 윤 대표가 더 단단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한 초석이 되고 있었다. 그는 젠트리의 제품에 대한 자부심을 표하면서도 안주하는 것을 경계했다. 제품의 지속적인 발전이 멈추는 순간 또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더 우수한 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위기의 순간 기꺼이 힘을 보태준 직원들에 대한 감사도 이어졌다. 그는 직원들에 대한 마음의 빚이 있다며, 사업을 안정화시켜 직원들에게 보답함으로써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늘도 R&D에 힘쓰고 있는 그다. 이러한 노력은 젠트리가 끊임없이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다. 신뢰할 수 있는 배터리팩을 시장에 공급해온 젠트리가 방산/무기 분야의 특성에 발맞춰 극한의 환경에 최적화된 컴팩트한 배터리팩 기술로 초격차를 벌리고 세계적 경쟁력을 선점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