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식민지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기술로 되찾는 에너지 주권
에너지 식민지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기술로 되찾는 에너지 주권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2.09.01 13: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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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관 에이치쓰리코리아㈜ 대표
김진관 에이치쓰리코리아㈜ 대표 ⓒ유지연 기자
김진관 에이치쓰리코리아㈜ 대표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에이치쓰리코리아가 대한민국 에너지 독립군을 자처하고 있다. 그간 청정에너지로 주목받아온 그린수소는 경제성을 이유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린수소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춘 무촉매 그린수소 발생 시스템을 개발한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산업현장의 실제 적용과 해외 진출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최초 무촉매 수전해 기술개발에 이어 실제 산업현장의 적용에 나선 에이치쓰리코리아

그린수소 발전시스템 생산기업 에이치쓰리코리아가 국내 최초로 무촉매 수전해 기술을 적용한 ‘RE100’ 시스템을 산업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중소기업이 그린수소로 친환경 전력 발전에 적용한 사례는 처음이다. 에이치쓰리코리아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기업인 피디티(PDT)는 지난해 9월 무촉매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연내 피디티 평택공장에 그린수소 자가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다. 에이치쓰리코리아는 무촉매 수소 발생기를 공급하고, 피디티는 수소로 전기를 생산하는 고분자 연료전지(PEMFC)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결해 친환경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수소생산에 필요한 전력은 100% 태양광과 풍력발전기를 사용하며, 한 달 전력 사용량(1,800kW)10%를 친환경 전력으로 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최초의 무촉매 수전해 기술개발에 성공한 에이치쓰리코리아는 국내 수소산업 발전을 20년 앞당긴 기업이라 평가받는다. 김진관 대표가 10년간의 연구 끝에 무촉매 그린수소 발생 시스템개발에 성공하면서 2019년 정부가 발표했던 수소 생산가격을 2040년까지 3,000/kg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20년 앞당긴 까닭이다. 완전한 그린수소 생산법으로 각광받는 수전해 공법은 촉매와 특수 재질의 분리막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전혀 없기에 친환경 수소경제를 이끌 핵심 청정기술로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제조 단가가 높아 상용화에 어려움이 따랐다.

김 대표는 촉매와 분리막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 무촉매 시스템을 개발하며 수소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데 기여했다. 핵심 부품인 셀을 신소재로 만들어 촉매와 분리막 기능을 대체하면서다.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5건의 특허 출원을 준비 중이다. 촉매를 신소재로 대체했기에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내구성 확보는 물론 장기적인 경제성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김 대표는 양극재의 신소재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치쓰리코리아의 무촉매 수전해 대량생산 시스템은 열 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반응조건에 의한 에너지 손실을 기존 공법 대비 40%까지 절감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알칼라인 수전해 기술을 보유한 노르웨이 넬의 경우 수소생산 전력소모량이 49kWh/kg . 수소 1kg을 생산하는데 49kW/h의 전력이 소모된다. 에이치쓰리코리아의 무촉매 수전해 시스템은 현재 29kW/h의 전력으로 수소 1kg을 생산(연속가동)한다. 세계 최고 기술의 59%의 전력사용으로 수소생산비용에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기술이 에너지 패권이 되는 시대, 에너지 수출국으로 거듭나는 대한민국

김진관 대표는 그린수소로 대한민국이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석탄, 석유 등 자원의 매장량이 아닌 기술이 에너지 패권 국가를 결정짓는 시대로 접어든 까닭이다. 세계는 수소 1kg1달러를 달성하기 위한 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1kg1달러 시대가 열리면 내연기관 대비 약 10% 수준의 가격으로 에너지 공급이 가능해진다. 탄소중립 에 기여할 수 있는 가장 최적의 기술이자 에너지 수출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이점은 헤아릴 수 없이 커진다.

현재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고 있다. 2019년부터 육·해상풍력 모두에서 신규 설치량 1위를 차지 한 중국은 2025년이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용량을 갖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한, 향후 수소공급의 70%를 수전해에 의한 그린수소로 하겠다는 계획을 명시했다(2050년 수전해 500GW). 그러나 국내 수소기술 대부분은 그레이 수소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그린수소인 수전해 기술은 걸음마 단계에 머무르는 실정이다. 김 대표는 가격경쟁에서 개질 수소는 영원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LNG를 사서 800도로 찌고, 그 과정에서 나온 탄소를 포집하는 일련의 공정별 비용을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까닭이다. 그는 화석연료에서 만든 부생수소와 개질수소 등 그레이수소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기에 결코 청정에너지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수소경제 시대의 에너지 패권은 누가 먼저, 싸게 만드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최근 공급 대란이 일었던 요소수를 생각하면 쉬워요.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이 가능하지만 경제성 때문에 수입에 의존했죠. 에너지 또한 경각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가오는 미래 에너지 시대에서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또다시 에너지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어요.”

김 대표는 신재생에너지가 활성화되면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되는 잉여 전기에너지와 물을 사용하는 수전해 방식의 발전 속도가 가속화되어 그린수소 1달러/kg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내다봤다. 수전해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수소로 변환해 저장하기에 생산량이 고르지 않은 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장기간, 대용량 저장이 용이한데다 장거리 운송에 적합한 그린수소는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이동 체계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지난해 1월 충남 태안 인공지능센터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500MW급 풍력발전단지와 연계해 2세대 수전해 양산 체계를 갖추기 위한 시험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무촉매 수전해 기술을 고도화해 우리나라가 에너지 수입국이 아닌 친환경 에너지 수출국으로 변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지난해 8월에는 국내 무역회사인 넥슨스타와 소형 그린수소 자가발전기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며 수출길을 열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 소형 그린수소 자가발전기(5kWh) 한 대를 시작으로 2023년까지 총 800(2,000억 원 상당)를 말레이시아에 공급하기로 했다. 향후 말레이시아 플랜트 기업을 통해 30여 개 지역에 풍력·태양광, 그린수소 발전기, 연료 저장장치(ESS)를 연계한 친환경 소형 자가발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배전 인프라가 발달하지 않은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각 가정에서 화석연료(경유) 자가발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그린수소 발전기로 대체하면 환경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것은 물론 연료 및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으며, 주기적으로 필터만 교체하면 10년 이상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김진관 에이치쓰리코리아㈜ 대표 ⓒ유지연 기자
김진관 에이치쓰리코리아㈜ 대표 ⓒ유지연 기자

그레이수소 대체 및 그린수소 생산 단가 절감으로 아시아 에너지 패권에 도전

우리나라는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방향성 또한 불명확하다. 20218월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는 수소 공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연간 필요한 2800만 톤 안팎의 수소 중 81%를 수입에 의존하고, 나머지를 수전해 방식으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30년 후에도 에너지 수입국에 머무르겠다는 계획인 셈이다. 김 대표는 그린수소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과 함께 기술을 발전시켜 에너지 주권을 확립하는데 총력을 기울어야 할 시점이라 힘주어 말했다. 풍력·태양광·원자력 등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고, 잉여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저장하는 기술력을 높이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는 자원의 매장량이 아닌 기술만으로 충분히 에너지 수출국이 될 수 있다며, 관련 기술과 산업에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또한, 수소가 쓰이는 곳은 자동차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발전소, 제철소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이에 에이치쓰리코리아는 단기적으로는 수소 충전소와 발전소에 공급하는 그레이수소를 대체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직접생산 및 공급하는 on-site 방식을 채택 함으로써 기존 부생수소나 개질수소가 갖던 운송·저장비용·위험요소 등의 문제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수소는 철저히 에너지를 운반·저장·거래하는 수단이어야 한다며, 수소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경제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며 그린수소를 저렴하게,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속적인 수소 발생을 위한 시스템 안정화 등 보완작업도 이어진다. 연차별로 연속가동을 위한 시스템 최적화, 연속가동에 의한 그린수소 생산, 그린수소 생산단가 3,000/kg 달성 등을 목표로 한다. 김 대표는 핵심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2030년 수소 생산가격을 2,000/kg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세계 수소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아시아 패권에도 도전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대한민국 에너지 독립군으로 나선 에이치쓰리코리아, ‘에너지 수출국 대한민국기대

충남 천안의 고려대 산학협력 연구개발기업으로 설립된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충남 테크노파크로 자리를 옮겼다. 논산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수소산업 허브를 자처한 충남과의 시너지를 위함이다. 충남도는 충청남도 수소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정부 정책과 지역적 특수성을 고려한 수소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연구용역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김진관 대표는 충남에서 국가사업 R&D와 실증사업을 수행하며 자연스럽게 수전해 핵심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공장을 당진에 건설하려고 한다.

에이치쓰리코리아는 제주도가 대한민국 에너지 수출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하에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 센터와의 협업을 논의 중이다. 용암해수 속 다양한 성분을 추출한 후 남은 순수한 물을 원료로 사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태양과 바람이 풍부한 제주도는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2세대 수전해 기술과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지역이다.

김 대표는 원천기술을 지키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무촉매 그린수소 발생 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함께 해외에서 러브콜이 쏟아지지만, 핵심 부품만큼은 국내에서 생산되어야 한다는 철칙을 내세우는 그다. 실제로 시스템 관련 모든 제품을 인도 내에서 만들자는 인도의 제안을 거절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이 에너지 식민지에서 벗어나 에너지 수출 대국으로 나아가는데 힘을 보탤 것이라 전했다. 기술이 에너지 패권이 되는 시대 속 탁월한 기술력을 갖춘데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풍부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갖춘 대한민국은 충분히 에너지 패권국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그다. 대한민국의 에너지 독립군을 자처한 에이치쓰리코리아의 기술이 에너지 수출국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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