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폐가스에서 만들어지는 청정수소, 버려지는 자원의 업사이클링에 주목하다
폐기물·폐가스에서 만들어지는 청정수소, 버려지는 자원의 업사이클링에 주목하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2.09.01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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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림 계명대학교 화학공학전공 교수
이열림 계명대학교 화학공학전공 교수 ⓒ유지연 기자
이열림 계명대학교 화학공학전공 교수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계명대학교 화학공학전공 이열림 교수는 폐기물과 폐가스를 자원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이를 활용한 수소 생산 공정 설계와 맞춤형 촉매 개발에 집중해왔다. 수소연료 기반 사회로의 진입을 앞당기고 있는 그의 연구를 들여다보았다.

 

 

그레이수소에서 찾은 가능성, 업사이클링으로 청정수소 생산한다

기체상 반응을 통해 다양한 원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온 이열림 교수는 폐기물 에너지화, 수소 생산, 탄소 중립 분야 연구를 통해 41편의 SCIE 논문을 게재하며 연구업적을 쌓아왔다. 화석연료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수소 생산 공정에서 원료의 확장성에 주목하며 청정수소 생산법을 고민해온 그다. 이러한 연구주제는 대학원 재학 당시 폐기물의 가스화와 이를 통해 생성된 합성가스의 업사이클링에 관한 연구를 접했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이 교수는 당시 그레이수소 생산 공정의 일부를 변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업사이클링이 가능해짐을 확인했다며, 이후 다양한 재생 가능 원료 가스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일련의 공정에 필요한 세부 공정을 설계하고, 맞춤형 촉매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부터 이 교수는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5억 원 규모의 세종과학펠로우십 연구과제를 수주하여 재생 가능 원료 기반 수소 생산 공정 설계 및 내황 촉매 개발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 연구는 재생 가능한 미활용 원료로부터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촉매반응 공정 설계 및 내황 촉매 개발을 목표로 한다. 폐기물이나 활용처가 제한된 바 이오가스, 코크오븐가스로부터 고부가가치 화합물인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생 가능 원료에는 단순 소각 또는 방출되는 원료 가스가 포함된다. 폐기물 가스화 합성가스, 바이오(매립)가스, 바이오매스 가스화 합성가스, 코크오븐가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재생 가능 미활용 가스에 맞춤형 공정 설계 및 촉매를 적용하면 합성가스를 기반원료로 하는 고품질화합물은 물론 수소생산도 가능해진다. 이 교수는 일련의 단계 공정 중에서도 메탄을 산화제와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생산하는 메탄 개질반응(Methane Reforming Reaction, CH+ Oxidant xCO + yH)과 일산화탄소를 수증기와 반응시켜 소모하고, 추가로 수소를 생산하는 수성가스전이반응(Water-Gas Shift Reaction, CO + HO CO+ H)을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료 가스의 특성과 적용 반응을 고려한 세부 공정 설계 및 최적 촉매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그다.

인류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며 폐기물의 배출량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폐기물의 매립 및 소각에 대한 제한은 점점 강도를 높여가는 실정이다. 이에 폐기물·폐가스의 자원화 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가스화 합성가스, 코크오븐가스 등 기타 폐가스 또한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재생 가능 원료 기반 수소 생산 공정 설계 및 내황 촉매 개발연구는 폐기물·폐가스의 자원화를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다양 한 종류의 원료 가스를 업사이클링함으로써 여러 환경적 문제 해결에 일조할 수 있으며, 나아가 수소 등 고부가가치의 화합물을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연구의 결과물이 당장의 경제성을 확보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교수는 수소연료 기반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며, 관련 원천기술의 확보와 국산화 및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며 우리나라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수소를 생산하는 공정이 아직까지는 완전한 경제성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으로 이러한 점이 개선되어가고 있죠. 환경을 보존하는 측면에서는 상당한 비용이 줄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문제가 될 거라 생각지 못했지만, 이제는 탄소발자국, 탄소배출권 거래 제도 등 여러 제도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이처럼 수소 또한 당장의 경제성뿐 아니라 환경 보호 비용 등 친환경적 측면에서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폐기물·폐가스의 업사이클링 연구로 확장해가

이열림 교수는 수소경제사회로의 안정적인 진입을 위해서는 그레이수소에 관한 연구들이 지속되며 가교 기술의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아직까지는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는 그레이수소가 총 수소 생산량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는 이러한 노력은 결국 그린수소로 연결되어 언젠가 수소에너지가 인류의 주에너지원으로 자리 잡을 때 더욱 친환경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발판이 되리라 확신했다. 더불어 여러 폐자원에 대한 자원화 연구 또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에너지 관련 인프라라 자리 잡게 된다면 폐자원으로부터 생성되는 수소에너지의 활용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이 교수는 경제성보다는 친환경성에 초점을 맞추고 관련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학원 입학 후 그레이수소 생산에 관한 연구를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수소에너지는 막연한 미래 에너지로 여겨지고 있었고, 수소의 종류 또한 그레이/블루/그린수소로 나누어지기 이전이었기에 그저 수소 관련 연구를 한다는 기쁜 마음으로 연구에 매진했습니다.”

지난 2013년 대학원 통합 과정을 밟던 이 교수는 고순도 수소생산을 위한 고성능 촉매 개발을 주제로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펠로우십을 수주하여 5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연구를 진행하던 중 폐기물 가스화 합성가스를 원료로 업사이클링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원료의 친환경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하여 폐기물 가스화 합성가스의 업사이클링에 무게를 실었다. 이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그는 동일 주제를 발전시켜 한국연구재단의 박사 후 국내 연수과제를 수행하며 폐기물 가스화 합성가스 내에 포함된 불순물인 황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촉매 개발에 집중하며 실효성을 더했다. 이러한 연구는 내황성 촉매가 더욱 많은 원료가스에 대한 확장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로 이어졌다. 현재 그가 수행 중인 재생 가능 원료 기반 수소 생산 공정 설계 및 내황 촉매 개발연구 또한 이러한 발견의 연장선상에 있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한 이 교수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 받는 수소는 물론 원료 자체의 친환경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대학원 과정에서 한국화학공학회 우수구두발표상과 우수포스터발표상, 한국에너지학회 우수발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산화탄소의 배출 제한이 그러하듯 폐기물·폐가스에 대한 여러 제한이 생겨나고, 나아가 자원화가 요구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말했다. 이에 여러 종류의 폐기물·폐가스의 자원화에 대한 연구로 미래의 폐기물·폐가스에 대한 제한에 대응하는 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간 동료 연구자들의 도움으로 연구주제를 발전시켜올 수 있었던 만큼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자들과 교류하며 다양한 종류의 원료가스 업사이클링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고 전하는 그다.

 

이열림 계명대학교 화학공학전공 교수 ⓒ유지연 기자
이열림 계명대학교 화학공학전공 교수 ⓒ유지연 기자

긍정적 싸이클 토대로 매 순간 성장하는 연구자

저는 처음부터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학부 시절에는 성실함이 부족하여 처참한 성적표를 받기도 했죠. 어느 날 제가 꿈꾸는 10년 후 저의 모습과 당시의 제 모습 사이의 괴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았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여러 진로를 살펴보고, 그에 합당한 노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에 대한 성찰과 결심은 변화의 출발점이 되었다. 특별한 사건이나 대단한 이벤트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현재에 대한 자각과 이에 따른 생각의 전환은 이열림 교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기에 충분했다. 그는 한 걸음씩 나아가다 보면 주위의 많은 것들이 달리 보이고, 많은 환경이 변화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도 각자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고 있는 그다.

시간이 쌓이며 이러한 노력들은 결실을 맺고 있었다. 일련의 과정들이 직·간접적 성과로 나타나고, 더 큰 성과를 좇기 위한 도전이 또 다른 성과로 창출되는 긍정적인 싸이클이 생겨난 것이다. 이 교수는 연구주제에 대한 흥미와 개인적 성장에 대한 성취감을 토대로 만들어진 긍정적 싸이클이야말로 자신의 원동력이라 말했다. 제자들에게도 이러한 경험에 빗대어 최종적인, 혹은 거대한 목표보다는 매 순간의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부족하기 때문에 노력하는 것이고, 모르는 것이 있기에 공부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점 또한 중요하지만, 성장의 경험을 통해 계속적인 성장의 동력을 얻는 단계적 성장이야말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밑거름입니다. 학생들과 소통하며 학생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자 합니다

 

산업과 연구 잇는 미드필더로서 유의미한 연구 성과 쌓아갈 것

연구자로서 이열림 교수는 단순 소각 또는 방출되는 여러 폐기물 및 폐가스를 자원화하는 업사이클링 연구를 이어갈 전망이다. 그는 새로운 핵심적 발견을 통해 전 세계를 리딩하는 연구가 있다면 기존의 결과를 보완하는 팔로우업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가 있다며, 이러한 연구 성과들이 어우러질 때 비로소 과학의 안정적인 발전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산업·연구계에도 각 분야를 잇는 미드필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신으로 어느 그룹에 속하기보다 개인의 성장에 집중하며 성실히 연구와 교육에 임하겠다고 전하는 그다.

교육자로서는 학부생들이 전공지식을 습득하고, 대학원생들이 논문과 연구에 익숙해지는 데에 장벽을 느낄 때 장벽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조력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나의 궁금증을 퍼즐을 맞추듯 토대로 물질의 특성과 연관성을 찾아내고, 그 성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껴 연구자의 길을 택했듯 제자들에게도 연구의 즐거움을 일깨워주고 싶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신의 지식을 후배들에게 전하며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최근에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논문과 관련한 스터디를 진행하며 연구 역량을 키워주고 있었다.

끝으로 이 교수는 버려지는 폐기물·폐가스의 자원화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자신 또한 이러한 자원들로부터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며 수소 사회로의 진입에 작게나마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그다. 청정수소 생산방안을 고민하는 이 교수의 연구들이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위한 가교 역할을 수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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