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의 예측과 진단, 대응 위한 우수한 기술력으로 건강을 전달하는 기업
바이러스의 예측과 진단, 대응 위한 우수한 기술력으로 건강을 전달하는 기업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2.11.0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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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구제역, 에이즈, 천연두, 스페인독감, 그리고 코로나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우리의 삶을 흔들고 세계의 역사를 움직여왔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여전히 진행 중인 2022, 현재는 물론 미래에 언제든 닥칠 수 있는 팬데믹에 패배하지 않으려면 바이러스라는 존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생물종으로부터 핵산을 추출하는 인바이러스테크의 연구는 바이러스 대응의 시작이자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핵산은 바이러스로부터 유래하는 유전 물질로, 바이러스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국내에 유입되었는지, 바이러스 안에서 어떤 변이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 앞서가는 기술로 바이러스 진단 시장의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 인바이러스테크를 이끄는 청년 CEO 박기범 대표를 만났다.

 

바이러스 핵산추출 원천기술을 통한 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

최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 현황 및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의 매출이 연평균 6.7% 증가해 2025년에는 1,1889천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분자진단(molecular diagnostics)’ 시장은 체외진단 시장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로, 연평균 5.8%로 성장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3042천만 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분자진단 기술의 성장은 질병의 패러다임도 치료에서 예방으로 바꿔놓았다. 분자진단 기술은 맞춤(정밀) 의료의 꽃으로 평가받는 혁신기술로 초기 단계의 만성 질환 및 유전 질환을 신속·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BRCA1 유전적 변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암이 아직 생기지 않은 유방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은 사례로 유명해진 기술이기도 하다. 분자진단은 농업 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로나처럼 감염환자를 진단하고 격리하여 확산을 예방하듯 농작물에서도 병원균 고유의 유전자 정보가 들어있는 DNARNA를 찾아내 감염 여부를 조기에 신속·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바이러스테크는 바이러스 핵산추출 원천기술을 통해 바이러스 진단솔루션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핵심 연구진들은 지난 10년간 바이러스 진단에 특화된 분자진단기술을 통해 모기, 진드기 등이 매개하는 질병을 진단하며 분석하는 일을 수행하였다. 인바이러스테크 기술의 특징은 오염물질이 풍부한 복잡한 시료로부터 중합효소연쇄반응(PCR,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이용하여 바이러스를 진단할 때, 거짓음성결과의 주요 원인인 PCR 억제물질을 제거하는 기술을 진단에 활용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표준시험법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맞춰져 있어 인체 유래물에 비해 바이러스의 양도 적고 오염물질도 다양한 모기나 참진드기 같은 환경유래 시료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박기범 대표는 새로운 핵산추출법 개발을 해결책으로 꺼내 들었고, 신규 핵산추출키트와 함께 기존 바이러스 진단법보다 민감도가 높은 PCR 진단법을 연구해 분자진단키트를 상용화하는 일에도 성공했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PCR 진단은 검체에서 추출한 핵산 내에 단 1개의 병원체 유래 유전자만 있더라도 이를 수 시간 내에 증폭하여 검출하는 방식의 진단법이다. 그러나 PCR 또한 치명적인 한계는 있는데, 검체에 존재하는 PCR 저해인자(PCR inhibitors)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PCR 저해인자가 아주 낮은 농도라도 존재하는 경우, 검체 내 바이러스가 수천 개, 수만 개가 있더라도 검출에 실패할 수 있다는 것. 이는 거짓음성반응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PCR 저해인자가 없는 고품질의 핵산을 추출하는 것이 PCR 진단의 첫 단계인 만큼 PCR 저해물질을 제거하는 연구들이 이루어졌고, 많은 논문과 특허에도 해결책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개된 기술들도 연구자에게 유해한 페놀, 클로로포름을 사용하거나 추출과정에 수 시간이 소요되는 CTAB 기반 추출법을 사용해야 하는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들이 있었다. 상용화된 제품의 경우 고가의 특수 필터를 사용하여 비용이 너무 높다는 문제도 있었다. 특히 항산화물질, 염료 등이 풍부한 아열대 과수원예 시료에서는 핵산을 추출하는 법이 전혀 정립되지 않은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새로운 문제에 도달한 상황에서 박 대표가 다시 한번 돌파구를 찾아냈다. 많은 기업들이 점액질, 타액, 비인두 유래물, 혈액 등 인체 유래물 대상의 시료에서 핵산을 추출하고 진단하는 연구에 집중할 때, 인바이러스테크는 원천기술 개발에 주목했다. 수출·입 농산물, 분변, 과수원예작물 그리고 질병매개 곤충 등을 통해 PCR 저해인자가 없는 고품질 핵산추출에 도전했다. 그리고 곧 물리적 과정없이 화학적으로 PCR 저해물질을 수 초내에 흡착하고 제거하는 용액기반의 조성물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을 통해 많은 양의 고품질 핵산을 추출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CTAB, 페놀, 클로로포름 등 기존에 널리 사용되던 독성물질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인바이러스테크의 핵산추출기술과 제품은 특정 생물종을 가리지 않아 연구하려고 하는 시료에서 별다른 숙련과정 없이 핵산을 추출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고속 원심분리기를 통해 3시간에서 최대 16시간까지 소요되는 핵산추출 과정을 30분 내로 줄였으며, 많은 장점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되고 있다. 인바이러스테크의 기술은 Beniprep®제품군에 적용되어 PCR 및 핵산추출저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창업 초기 고객 인터뷰를 진행하며 실제 분자진단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석사나 박사같이 연구적으로 숙련된 인원이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핵산추출키트는 시료의 상태, 종류에 따라 연구자가 매뉴얼을 실험 목적에 맞춰 변경해야 했기 때문에 원리를 파악하지 못할 경우 잘못된 접근법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품 사용 매뉴얼만 따라가면 누구나 PCR 저해물질을 제거하고 고품질 핵산을 추출할 수 있도록 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진심을 다해 개발한 기술인 만큼 인바이러스테크의 저가 인체 무해성 바이러스 핵산추출법과 제품이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에게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분자진단 기술 시장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갈 것

인바이러스테크의 연구진은 10년 이상의 분자생물학 및 분자진단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령한 시료로부터 핵산추출, Real-time PCR, 전기영동, 양성의심샘플 확인, 시퀀싱, BLAST분석, 계통 분석 등을 수행하여 고객의 시료에 어떤 바이러스가 존재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분석 리포트를 제공한다. 분석 리포트는 바이러스 진단에 대한 표준 가이드라인을 따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숙련된 전문가가 직접 실험 수행 및 보고서를 작성하므로, 정확하며 신뢰성 있는 결과를 신속하게 얻을 수 있다. 현재 회사는 식물 바이러스, 꿀벌 질병, 모기 매개질병, 참진드기 매개 질병, 털진드기 매개 질병에 관한 진단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남대학교 친환경 농업기술 연구센터와 함께 과제를 수행하며 개발한 키트를 이용해 농가의 바이러스를 감시하는 데에도 도움을 드리고 있어요. 제주도 농가의 경우, 아열대 작물들에 질병이 많이 퍼져있는 상황인데요. 질병을 극복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꿀벌이 매개가 된 바이러스 전파 등 새로운 연구를 지속하며 공유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만들어 온 기술과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2020,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모기 매개 플라비바이러스 8종 진단 솔루션을 출시한 데에 이어 작년에는 참진드기 매개 SFTSV 진단키트, 질병매개곤충 맞춤형 핵산추출키트도 출시했다. 이를 통해 진단키트가 모기, 참진드기 매개 질병 감시 사업에 활용할 수 있음을 증명했고, 현재는 기후변화매개채 감시거점센터, 보건환경연구원, 국립검역소, 국방부 등에서 인바이러스테크 제품을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1회 국제 바이러스 박테리아 산업박람회(ViBac 2022)’ 참가하는 등 올해부터는 적극적인 외부 홍보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국내 활동에 이어 중국,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 지역 판로 개척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진출도 계획 중이다. 핵산추출 기술을 보유한 회사라는 자부심으로 분자진단 연구에 기반이 될 선행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며 신뢰도를 쌓고, 인바이러스테크를 알리고, 사람과 세상에 기여하는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인수공통감염병 대응을 위한 효율적인 체계가 필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숙주로는 박쥐와 천산갑, 사스는 박쥐와 사향 고양이, 메르스는 박쥐와 낙타 등이 꼽히며, 에이즈 역시 야생 원숭이가 가진 바이러스의 변종이다. 20세기 이후 발생한 신종 전염병의 60% 이상을 동물이 옮겼으며, 최근 떠오르고 있는 전염병의 75%가 동물에서 전파되었다. 현재 동물에서 유래해 인간을 공격하는 인수공통감염병은 전 세계적으로 약 250종에 이른다고 한다. 이처럼 반려동물의 수가 늘어나고 도시화로 인해 야생동물과 사람의 밀접접촉도 빈번히 일어남에 따라 사람 간의 감염뿐만 아니라 동물과 사람, 동물과 동물의 감염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박기범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는 검역과 통제 중심의 중앙집중형 진단 시스템보다는 현장 맞춤형, 개인맞춤형 분자진단기술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대에는 인수공통감염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질병관리청도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와 대응책을 모색하는 정책포럼을 개최하기도 했고요. 신종 야생동물이 나타남에 따라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한 동물의 질병이 높아지고, 앞으로도 새로운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큰 만큼 인수공통감염병을 제대로 인지하고 대비책을 마련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POCT(Point of Care Testing)이라 불리는 현장진단체계에서는 복잡하거나 고가의 장비 없이 분자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초고속 PCR, 등온증폭기술 등 PCR 진단법은 정립되어 있지만, 고품질 핵산을 즉시 추출하는 기술이 정립되지 않아 PCR 기반 현장진단은 난관에 봉착한 상태다. 이에 인바이러스테크는 농림기술기획평가원으로부터 아열대과수원예 작목의 식물병 검역과 바이러스병 관리를 위한 맞춤형 핵산추출키트, 현장적용 추출장비 개발 및 산업화과제를 수행하며 단순한 수작업만으로도 야외에서도 PCR이 가능한 핵산을 정제하는 기술을 직접 개발 중이다. 인수공통감염병은 동물이나 사람 모두 동일한 병원체가 원인이므로 동일하게 진단이 가능한 만큼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해선 인체용·동물용 의료기기를 통합해 허가절차와 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규제 완화 정책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박 대표는 신속하고 체계적인 감염병 대응이 가능하도록 인체와 동물 여러 곳에서 동일한 진단키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이를테면 인수공통통합법과 같은 법이나 정책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덧붙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국내외의 인식이 높아진 지금, 사람-동물-환경 사이의 건강을 하나로 연계해 건강한 인류와 건강한 세상을 만드는 데 다양한 분야,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인바이러스테크 박기범 대표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하는 분자진단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전남대 응용생물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기범 대표는 박사학위 과정 중 연구한 바이러스 핵산추출 기술과 분자진단기술로 각종 창업대회에서 수상하며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후 인바이러스테크를 창업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에 도전하는 용기와 지치지 않는 노력 덕분에 다양한 기업 및 기관, 연구소와의 협업, 박람회 참여 등 대내외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연구에 대한 열정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고비들도 있었다. 학위 기간인 2013년부터 2019년까지 7년이라는 시간 동안 박 대표는 기후변화매개체감시거점센터 소속으로 야외에서 인수공통감염병을 전파하는 모기, 참진드기, 털진드기를 채집하고 채집한 매개체에서 질병을 조사하고 연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그 사이 2018년에는 글로벌바이오아이코어 사업단의 연구책임자로 선정되어 당시 지도교수였던 한연수 교수와 3개월간의 창업교육, 10번이 넘는 사업 아이템 피봇팅도 경험했다. 미국 보스턴, 뉴욕, 뉴저지, 발티모어, 애틀랜타 등을 정신없이 옮겨 다니며 미국 감염병 전문가들과의 미팅을 진행하거나 고객을 발굴했다고.

하루 2~3시간을 겨우 자며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IR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어렵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연구 개발이 재밌었어요. 맛있는 배합비율을 찾는 요리사가 된 기분으로 핵산추출 키트를 만들었고, 바이러스를 제대로 검출할 수 있는 유전서열을 찾는 작업은 퍼즐게임을 한다고 생각했죠.”

어느덧 회사를 설립한 지 3년 차에 접어든 지금도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는 때도 있지만, 언제나처럼 그는 과정 하나하나를 즐기며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걸어 나가고 있다. 인바이러스테크는 소외된 질병에 대한 고효율 진단법을 꾸준히 개발해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전염병으로 고통받는 소외된 지역에서 합리적인 비용과 높은 성능의 분자진단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인바이러스테크라는 기업으로 이어졌듯 인바이러스테크의 영향력이, 무엇보다 그들의 진심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커지고 깊어질 수 있기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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