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맞이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지속적인 경쟁력 창출에 머리 맞댈 때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맞이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지속적인 경쟁력 창출에 머리 맞댈 때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1.02 0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코로나 팬데믹은 의료기기업계의 지형도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발간한 2022 의료기기 연감에 따르면 의료기기 수출은 고위험성감염체면역검사시약(1, 26.5억 달러), 감염체진단면역검사시약(4, 4.2억 달러) 등 체외진단의료기기의 약진이 이어졌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폭발적 성장과 예방의학 시대의 도래 속 체외진단 시장은 202618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진단검사의학 분야 권위자로 알려진 김선주 교수는 코로나19와 함께 급성장한 국내 체외진단의료기기 분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학계, 산업계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확하고 빠른 검체검사 결과 제공 위해 힘써온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 육성에도 힘 보태

2016년 개원 후 현재 600여 병상 규모를 갖춘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외적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에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립대병원으로서 지역의 의료수요가 높은 암, 심뇌혈관질환, 고위험산모 및 이른둥이, 중증질환에 대한 전문화된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공공의료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담당해온 결과 매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하는 여러 평가지표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는 지역의 의료수요에 대응하고자 환자의 진단 및 치료, 예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도맡고 있다. 환자에게서 채취한 혈액을 이용해 일반혈액검사, 생화학검사, 면역혈청검사 외에도 수혈을 위한 혈액은행, 미생물검사 및 최근에는 유전자를 주로 검사하는 분자생물학 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정확한 검사 결과를 제공한다. 김선주 교수는 50여 명의 직원들이 힘을 모아 빠르고 정확한 검체검사 결과를 24시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명의는 환자의 병력 청취와 진찰만으로 진단을 잘 하는 의사였습니다. 청진기 하나로 진단이 가능했죠. 하지만 근거중심의학이 자리 잡으며 검체검사를 이용한 정확한 검사 결과가 진단에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건강검진 시에도 혈당, 고지혈증, 종양표지자 검사 등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환 진행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하죠. 이처럼 점차 중요성을 더해가는 진단검사의학 분야는 향후 다양한 활용이 기대됩니다. 앞으로는 의료진이 환자 옆에서 직접 검사해 빠르게 결과를 확인한 후 적절한 진단과 처치가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의학이 발전해갈 것입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산업의 육성을 위한 검체 보유기관과 진단 도구 개발기업 간 매칭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시행된 해당 사업에는 약 15개 대학병원이 참여 중이다. 김 교수는 체외진단 감염병 의료기기 개발회사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개발한 후에도 임상성능을 평가해야만 식의약처 승인을 획득하여 수출 및 내수 판매를 시작할 수 있다며, 임상연구자들은 그 성능을 평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을 주로 시행하는 대학병원과 의료기기 회사를 매칭했던 본 사업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수출 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진담검사 중에서도 감염병 진단 분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문가용 및 개인용 항원검사키트는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죠. 그러나 큰 장비를 이용한 자동화된 면역검사 및 분자생물학검사 분야에서는 선진국과의 격차가 여전히 큰 실정입니다.”

세계적으로 자동화된 면역검사 및 분자생물학검사를 선도하는 업체들의 경우 50년에서 100년에 이르는 노하우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이러한 간극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안정화된 원료 생산과 감도 높은 검사 키트 개발, 자동화 장비에 대한 도전을 강조했다. 더불어 범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 임상시험 담당자들의 고도화된 경험 축적과 전향적자세, 식의약처의 공정하고 빠른 심의 과정, 체외진단 의료기기 회사들의 뛰어난 기술 개발과 상품화 및 홍보·마케팅 등의 노력이 수반될 때 우리나라 체외진단 제품의 국제적 경쟁력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코로나19 대응 앞장서온 진단검사의학 전문가, 지식과 경험 나누며 학문 저변 확대에 기여

1980년대 말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전공의를 수련하고, 군의관 복무 후 1994년부터 지금까지 약 30년간 경상의대에서 의과대학 학생들을 가르쳐온 김선주 교수는 여러 대외활동으로 자신이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 영문학회지(ALM) 편집위원 및 한글학회지(LMO) 편집이사를 오랫동안 역임해왔으며, 자매학회인 대한임상미생물학회에서는 학회지 편집이사와 국제교류이사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국제교류이사는 10년 이상 도맡으며 일본 임상미생물학회와 매년 2회 상호방문하여 학술적 교류뿐 아니라 우애를 돈독히 하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수행했다. 오는 7월 국내에서 처음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임상미생물-감염학술대회(APCCMI) 대회장을 맡은 그는 서울에서 저명한 국내외 연사와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19년부터 경상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을 역임하며 감염병에 대한 역학조사와 교육, 훈련, 통계조사 등의 활동을 주도해왔다. 특히 지난 3년간 펼쳐졌던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는 현장조사와 더불어 의료취약시설 방문 교육 및 자문, 선별진료소 설치 및 백신 투여 준비 등에 대한 자문, 코로나 환자 특성 분석, 백신 투여 홍보 등 코로나19에의 대응을 위한 분주한 나날을 보내왔다. 더불어 코로나 확산 초기에는 언론을 통해 코로나 확산 방지와 감염 특성,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 수립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으며, 민관 협의체에도 중재자 역할을 수행해왔다. 김 교수는 코로나 상황 속 고생하는 지방정부와 보건소 공무원들을 격려하며 충실하게 방역과 확산 방지, 치료에 만전을 기해온 것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도 큰 보람이었다고 돌아봤다. 경상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더불어 작년부터는 보건소 감염병 담당자에 대한 교육을 포함하여 요양병원 종사자 교육, 간호실무 교육 등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100년에 한 번 올까말까 한 어마어마한 규모의 대유행이었습니다. 항공과 여행 등 자유로운 이동으로 더 빨리, 더 많이 확산되었죠. 앞서 메르스를 겪었던 우리나라는 이러한 팬데믹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꾸준히 갖춰온 국가입니다. 초반에는 확진자 관련 정보들을 과하게 공유하기도 했지만 차근차근 상황에 맞춘 적절한 방역조치로 감염병 대응에 있어서는 획기적인 성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 당국과 의료현장에서 헌신하는 수많은 분들의 노력이 담겨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의 대유행을 잘 극복했다는 점은 제게도 커다란 보람으로 남았습니다.”

 

성장하는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지속적인 경쟁력 창출 위한 고민 이어져야

군의관 복무 시절 얼굴이 퉁퉁 붓는 신부전 환자를 접한 후 그 원인이 되는 세균성 인두염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세균성 인두염의 원인균인 A군 연쇄상구균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던 시기였죠. 당시 우리나라 최초로 이 균에 대한 세포벽 M단백형을 연구하여 군복을 입고 학회에서 발표한 기억이 납니다.”

김선주 교수가 연구했던 A군 연쇄상구균은 세균성 인두염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피부감염, 성홍열, 류마티스열, 사구체신염 등 여러 합병증을 유발하는 중요한 세균이다. 올바른 항균제 치료가 필요하나 적정 수준보다 과다하게 치료하는 경향이 있다. 김 교수는 주기적으로 균의 역학적 특성을 밝히고, 항균제 내성률과 내성 기전, 균의 신속한 동정 등을 파악하며 5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해왔다.

김 교수의 두 번째 연구테마는 패혈증 진단을 위한 혈액배양이다. 패혈증은 세균이 혈액 안으로 들어가 발열, 오한, 저혈압, 쇼크 등 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미치는 질환이다. 올바른 진단 및 치료를 위해서는 제대로 된 혈액배양을 시행해야 한다. 그러나 검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부적합한 피부오염균의 혼입, 불충분한 양의 채취에 의한 위음성 등 여러 문제점이 뒤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학회 및 연수강좌를 통해 올바른 혈액배양을 강의하는 한편 혈액배양 장비나 시약의 개선으로 인해 발전하는 기술에 대한 평가 연구 및 약 20편의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혈액배양의 올바른 지표 및 질 향상 방안을 제시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많은 임상시험평가를 진행하는 한편 신속항원검사, 면역항체검사, 유전자검사 등 다양한 검사법에 대한 연구와 평가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그는 2023년에는 체외진단 의료기기 임상시험에 대해 더욱 전문성을 키우고 실력을 갖추어 국제적 수준의 임상시험도 수행이 가능할 정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2021년도 체외진단의료기기 시장은 약 116조 원으로 2020년 대비 약 51% 성장했습니다. 그 중 감염병 분야가 약 70%를 차지하죠.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또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바이러스의 대유행이나 독감 등 감염병, 내성 세균 관련 문제는 현재 중요한 문제이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김 교수는 체외진단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진단검사 후 폐기되는 잔여검체에 대한 법적인 완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현재 병원의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가 이를 허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다. 김 교수는 버려지는 검체를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면 이는 곧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체외진단 임상시험에 대한 전문성과 일관된 심사기준 적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및 연구진들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창원경상국립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선주 교수 및 연구진들 ⓒ박소연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배려와 인내, 기여의 마음으로 환자와 소통하며 미래 준비해간다

배려(consideration), 인내(perseverance), 기여(contribution)라는 세 가지 삶의 철학 아래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히 임해온 김선주 교수는 학생들에게 단순한 의학지식뿐 아니라 올바른 의사, 훌륭한 의사, 존경받는 의사가 되기 위한 품성과 인성을 갖춘 의사가 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고, 인내심을 가지며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하는 그다. 김 교수는 자신이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과 은혜를 다시 사회에 환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자들에게 보다 넓은 지평을 열어주는 데에도 힘을 싣는다. 해외실습교류를 10년 이상 시행하며 130명 이상의 학생이 일본, 태국, 중국, 미국, 유럽, 아프리카, 라오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실습을 수행하고, 일본에서 30여 명의 학생이 경상의대를 방문해 의학을 실습했다. 김 교수는 해외실습교류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의료시스템과 의학교육, 바람직한 의사-환자 관계, 외국 학생들과의 교류 등 유익한 경험의 기회를 얻어왔다고 설명했다.

“‘미루지 말자라는 좌우명 아래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진취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해왔습니다. 환갑이 지났지만 여전히 정년까지는 100m 달리기를 한다는 자세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죠.”

김 교수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라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미래의 위기에 대응하고자 꾸준히 준비해왔던 기업과 사람에게 코로나19라는 위기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사회가 가진 역량과 가능성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며, 모두가 꿈을 꾸고, 꿈에 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크나큰 열매를 맺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자신 또한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임하며 기꺼이 조력자가 될 것이라는 다짐도 함께했다. 엔데믹을 바라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지금,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기회를 극대화해나갈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07238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 70길 15-1 RA542 (여의도동14-9, 극동 VIP빌딩 5층) 월간인물
  • 대표전화 : 02-2038-4470
  • 팩스 : 070-8260-0200
  •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채영
  • 회사명 : 월간인물(Monthly People)
  • 대표자 : 박성래
  • 제호 : 월간인물
  • 사업자등록번호 : 227-08-617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3717
  • 등록일 : 2015년 04월 30일
  • 발행일 : 2015년 04월 14일
  • 발행인 : 박성래
  • 편집인 : 박성래, 남윤실
  • 월간인물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간인물. All rights reserved.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박성래 02-2038-4470 psr@monthlypeople.com
우수콘텐츠 우수콘텐츠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