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의 물꼬 틀 ‘보건의료’, 남북교류의 마중물로써 지속가능한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 만들어가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 틀 ‘보건의료’, 남북교류의 마중물로써 지속가능한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 만들어가
  • 김윤혜 기자
  • 승인 2023.03.0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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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보건의료는 정치논리를 떠나 생명을 살리는 고결한 행위이다. 동남보건대학교 김희숙 교수는 보건의료를 중심으로 하는 남북교류협력이 있을 때 안전하고 행복한 한반도를 만들 수 있다는 일념으로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 준비를 위한 고민과 활동을 이어왔다. 간호학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북한의료와 남북관계 회복에 헌신해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지속가능한 한반도 발전을 위한 획기적 계기, 보건의료협력
지난해 4월 28일 국립통일교육원 개원 50주년 기념식에서 김희숙 교수가 통일교육 유공 포상자로 선정되어 대통령 표창의 영예를 안았다. 보건의료인을 위한 한반도 건강공동체 준비, 통일보건의료포럼 추진, 북한출신 간호보건계열 대학생 멘토링 사업, 보건의료인을 위한 저서 발간 등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수상 당시 김 교수는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보건의료 협력과 지속가능한 한반도 발전을 위하여 차세대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북한의 보건의료 이해와 미래준비’ 교육과정이 대학 내 개설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보건의료인을 위한 한반도 건강공동체 교육을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북한 주민의 불건강 상태는 한반도의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인도적 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죠. 열악한 북한의 보건의료 현실을 개선하는데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최소화하며 건강한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한 다각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보건의료에 기반한 남북교류협력에 있어 대학과 지역사회가 인재양성과 협력사업의 구심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며 힘을 보태겠습니다.”
연세대학교에서 간호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 교수는 현재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주요 활동으로는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이사, 한국시그마학회 ‘통일과 간호’ 리더,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통일보건의료학회 교육이사 등이 있다. 그간 (사)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에서 보건의료인을 위한 ‘통일보건의료포럼’을 기획하여 10차례 포럼을 운영하며 200명 이상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한국시그마학회가 주최한 2021년 ‘차세대 건강한 한반도 준비 리더십 아카데미’를 통해 총 70여 명의 교육 인원을 배출하는 등 통일보건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을 고취시키고, 이를 위한 실질적 교육을 병행해왔다. 2017년부터는 5년간 총 31회에 걸쳐 북한 보건의료의 이해와 간호보건의료인 준비 과정 학술세미나를 진행했으며, 현재는 통일보건의료학회에서 출간한 ‘건강한 한반도 준비’라는 책을 바탕으로 하는 온라인 영상교육 사업에 참여 중이다. 향후 동남보건대학교와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국제한인간호재단, 경인통일교육센터 등 4개 기관과의 MOU를 맺고 교육을 추진해갈 계획이다. 
최근 수원특례시가 수원·경기도 지역 내 4개의 대학 총장과 간담회를 갖고 대학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기업유치 등 관·학 협력방안을 논의하며 “경제특례시 수원을 목표로 대학과 기업 유치를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기업 유치 전략과 비전을 공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김 교수는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보건의료를 통한 남북관계 사업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남보건대학교 내에 국제보건협력센터 건립을 목표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 사진 박성래 기자

북한보건의료 및 북한이탈주민의 건강실태에 관련한 연구 수행
김희숙 교수는 대학에서 국제간호수업을 강의하는 외에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최하는 ‘국제개발협력 대학이해증진사업’에 참여하는 등 남북교육협력사업 활성화 기반 마련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또한 2015년부터는 ‘통일건강연구동아리(도이카)’ 지도교수로서 전국대학통일문제연구소협의회에 3회, 남북하나재단의 동아리지원사업에 1회 선정을 이끌었다. 해당 사업에서 김 교수는 독서모임, 보건의료 학술세미나,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에의 방문 보건교육 등을 지도하였다. 또한 북한주민의 보건교육자료 개발을 위한 창업 인큐베이터, 창업동아리를 지도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세계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에 등재되었다.
주요 연구로는 현재 북한보건의료의 실태, 북한이탈 여성건강실태와 증진, 북한이탈 간호보건계열 대학생 멘토링 등이 있으며, 「북한의 보건의료체계현황조사 및 균형적 질 평가」, 「북한이탈주민 조사를 통해 본 북한의 모성과 신생아 건강관리 실태」, 「북한이탈여성의 월경규칙성에 따른 외상경험의 차이」 등 논문을 출간하는 한편, 교육지침서인 「통일과 건강간호」, 「남북의료인과 북한이탈주민의 의료소통」 출판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와 남북한 보건의료를 통한 협력과 상생방안 : One Health, One World>를 발표하며 팬데믹 시대의 남북한 보건의료 분야 협력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피력하기도 했다. 북한은 코로나19 대응책에 관한 정보를 국제적으로 차단했으며, 공식적인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0명이다. 김 교수는 간호학자이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UN 협의안에 근거한 남북교류 협력 추진과 국제규약에 입각한 보건의료 대북지원 추진, 남북질병관리센터 신설, 북한 보건의료분야 지표 개발 및 북한 당국과의 협력 유도, 남북한 개발협력의 지속성 확보 등을 제안했다. 보건의료를 중심에 둔 남북교류협력은 안전하고 행복한 한반도는 물론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서다. 이는 과거 동·서독이 교류함에 있어 보건의료협정이 결정적 역할이 되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보건의료를 통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큰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밖에도 실감용 콘텐츠 개발을 통한 간호교육과 ESG 경영, 간호산업, 간호정책, 간호인력 부분에 관심을 갖고 공부와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서울대학교 보건의료정책 최고위 과정을 수료하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한국 간호사 인력양성과 근무환경(일-가정양립) 및 처우개선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정책개선을 제시할 계획이다. 여성건강을 전공한 만큼 여성들의 생식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여성들이 일과 양육을 양립할 수 있는 정책 마련에 기여하며 저출산 극복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다. 평소 연구가 연구로 끝나선 안 되며, 현장에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철학을 품어온 그는 남북교류를 위한 보건의료사업과 교육에 기여하고자 경영학과 교육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북한 주민들의 실상에 대한 깊은 슬픔과 공감으로 주어진 사명에 헌신해와
김희숙 교수가 북한의 의료보건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1년 무렵이었다. 당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분단 후 현재에 이르는 역사와 북한의 실상을 접한 그는 분단 현실에 대한 뼈저린 깨달음을 얻었다. 북한이탈주민 중에서도 여성의 건강문제가 심각하며, 이들에 대한 인신매매 등 여러 인권문제가 있음을 확인한 그는 여성건강에 대학 지식을 활용해 도움을 줄 필요가 있겠다는 판단 하에 평화로운 남북관계 및 남북통합사회를 실현할 방안을 공부하고, 고민하며 현재에 다다랐다. 김 교수는 북한의료와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쓰임을 받는 사람으로서 수많은 동역자와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람은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존재입니다. 저는 ‘보건의료를 통한 남북교류 준비의 마중물이 되자’는 사명을 깨닫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임해왔습니다. 남북분단의 현실을 보며 느낀 안타까움과 눈물, 수많은 강의를 통해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게 된 점, ‘남북관계는 회복이 어렵다’라는 전문가들의 말에 제가 그 답을 찾아내고자 노력했던 시간들은 제가 오늘도 보건의료를 통한 남북교류를 위해 헌신하게 하는 자양분이 되어주었습니다.”
김 교수에게 사명(Mission)은 자신의 존재이유이자, 그야말로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엔진이었다. 그는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를 위한 글로벌 간호보건 인력양성에 헌신한다 ▲간호를 통한 남북교류와 남북간호교육 및 남북통합사회를 위해 협력한다 ▲여성건강증진과 여성복지정책을 개발하여, 여성이 행복하도록 협력한다 ▲코로나 시대 미래 대학교육의 발전을 위해 연구하고 창조한다 ▲코로나 시대 재난대응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연구하고 창조한다는 5가지 사명을 담은 ‘나의 사명서’를 매일 되뇌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되새기고 있었다.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동남보건대학교 간호학과 김희숙 교수 Ⓒ김윤혜 기자 / 사진 박성래 기자

과학기술이자 예술인 ‘간호’에 대한 지식과 실천으로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 실현에 기여한다
지난 2월 22일부터 쏠트 3.3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3.3이란 바닷물이 썩지 않도록 유지시키는 소금의 농도이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과 모자이크미니스트리에서 시작한 본 캠페인에는 한국과 유럽, 미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하루에 한끼(3,300원)을 금식하여 40일 동안 모은 기부금으로 북한의 영유아, 여성들의 건강을 위한 생명사랑과 생명돌봄에 참여할 수 있다. 4년 전 두유로 시작된 캠페인은 유제품, 영양제, 칫솔, 생리대, 속옷 등을 제공해왔으며, 올해도 평양에 있는 고아원의 어린이들, 나선지역의 고아원, 유치원, 소학교를 지원한다.
“모든 생명은 이어져 있습니다. 특히 한반도는 남과 북으로 분단되어 있지만, 지리적으로 휴전선만 있을 뿐 이어져있죠. 이러한 환경에서는 결코 감염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북쪽의 건강이 남쪽의 건강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죠.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의료 보건 환경은 결국 양쪽에 매우 심각한 재난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2015년 8월 설립된 남북보건의료재단은 지난해 대북지원단체로 정식 승인받았다. 오는 6월 23일에는 재단 후원의 밤을 개최한다. 김희숙 교수는 북한 지원을 위해 필요한 물적·인적자원과 후원이 넘치길 바란다며, 향후 북한 당국은 물론 국제단체와 연합해 개발협력사업을 원활히 추진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나아가 남북보건의료협의체로서 관련 단체와 협력하며 남북 교류의 플랫폼이 되고, 건강한 한반도를 위한 거버넌스 구축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그는 협력해서 선을 이루고, 아름답게 쓰임받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최근의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은 과학기술이 경제, 산업을 넘어 외교와 안보 등 모든 영역에서 핵심요소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국가적·사회적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는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한 요구 또한 커져가죠. 간호는 과학인 동시에 예술입니다. 과학기술과 생명을 살리는 예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지혜를 만들어가겠습니다.”
‘보건의료를 통해 남북교류의 마중물이 되자’라는 단 하나의 모토를 가슴에 품고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에 충실히 임해온 김 교수는 진정한 통일이란 경제적·지리적 통일이 아닌 ‘사람의 통일’임을 강조했다. 한민족이자 우리의 이웃인 북한동포들이 가진 어려움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돌아보는 행위가 하나의 한반도를 향한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의료보건을 통한 남북교류를 위한 현재의 노력들은 비록 미약한 수준이지만 그 끝을 창대할 것이라 확신하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에 대비하는 데 자신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 전했다.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으로써 동포가 처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합력하며 선을 이루는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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