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 녹아든 친환경, 생활 속 리필스테이션으로 새로운 플라스틱 활용법 제시하는 ‘그린필박스’
일상 속에 녹아든 친환경, 생활 속 리필스테이션으로 새로운 플라스틱 활용법 제시하는 ‘그린필박스’
  • 박금현 기자
  • 승인 2023.04.0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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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드비뉴 김지숙 대표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으나 실천을 습관화하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따른다. KB트렌드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 10명 중 6명이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막상 실천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플랜드비뉴는 소비 패턴에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주거 접점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서비스 ‘그린필박스’를 통해서다. 그린필박스는 규제샌드박스와 함께 생활 속 뉴노멀을 만들어간다. 

㈜플랜드비뉴 김지숙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플라스틱 활용의 새로운 방법 제시하는 ‘그린필박스’
브랜드 및 마케팅 광고 대행사 ㈜플랜드비뉴가 브랜드 콘셉트 설정 등 초기 기획 단계부터 브랜딩 완성 단계에 이르는 전 주기를 아우르는 프로세스에 기반한 브랜딩 및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Plan과 Become이라는 의미의 프랑스어 Devenir를 합성해 만든 ‘플랜드비뉴’라는 사명에는 우리가 세운 플랜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김지숙 대표는 상품기획자, 마케팅 MD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진행했던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사업을 함께 이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맞춰 상품 기획부터 효율적인 유통 전략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를 함께 논의하며 클라이언트가 의뢰한 브랜드의 성공적인 런칭을 돕는다.
플랜드비뉴는 최근 ‘자판기를 이용하여 위생용품(주방세제)을 고객이 필요한 만큼 리필 용기에 덜어 구매할 수 있는 소분 및 판매 서비스’ 사업으로 규제샌드박스에 선정되었다. 제조업소가 아닌 판매업소에서도 제품 품질에 변화 없이 취급하는 조건으로 주방세제를 소분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플랜드비뉴는 위생용품 리필 스테이션인 ‘그린필박스’를 통해 고객들이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신의 생활 패턴에 적정한 양의 세제만을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소량 구매가 가능하기에 소비자들은 자신의 소비량을 조절하거나 여러 제품을 체험한 후 선호하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 경제적 소비를 돕는 서비스라 설명했다.
그린필박스라는 아이디어는 한 생수 브랜드의 마케팅 컨설팅 과정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플라스틱 용기에 제품을 담아 유통하는 브랜드들이 가진 환경에 대한 고민을 접한 김 대표는 이에 관한 솔루션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폐플라스틱 용기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로 회귀하지 않는 이상 플라스틱 사용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어렵기에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거나 용기를 재사용할 수 있는 유통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 결과가 바로 세제 리필 벤딩머신인 ‘그린필박스’이다. 김 대표는 현재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리필서비스들이 이용되고 있다며, 식수 또한 벤딩머신에서 리필해서 먹는 형태로 서비스가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런칭하는 과정에서 리필품목에 대한 규제나 리필용기 사용에 대한 기준 등 풀어야 할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어요. 그러나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해줄 곳이 없다는데에 답답함을 느껴야했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실증특례사업을 만나고 뭉쳐있던 실타래가 해결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문제를 풀어갈 길이 열린 만큼 앞으로의 과정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어려움일 것이라 예상됩니다."


편의점에서 만나는 리필스테이션... 환경보호는 물론 합리적 소비에도 'Good'
그린필박스는 환경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고자 탄생한 서비스이다. 현재 세븐일레븐 사당점(푸드드림 ECO 매장으로 새롭게 오픈), 산천점, 이태원점에서 서비스를 만나볼 수 있으며, 친환경 세제 브랜드의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을 정상 운영가 대비 상시 20% 할인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주거접점으로의 확대를 위한 공동주택에서의 운영 방안도 모색 중이다. 김지숙 고객은 그린필박스는 고객이 자신의 생활환경을 고려해 원하는 양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라며, 효율적인 소비패턴을 꾸리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론칭 후 자발적으로 관련 서비스를 찾아와 서비스를 이용해주시고, 입소문을 내주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오프라인 접점의 서비스다 보니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따름에도 다시 방문해주시고, 바이럴해주시는 고객은 물론 협업을 제안해오는 유통사들을 보며 사업의 방향성이 옳았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죠.”
그린필박스를 처음 기획할 때만 해도 아날로그 방식의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로웨이스트 운동에 대한 서베이에서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친환경 소비를 실천할 수 있기에 이러한 친환경 소비 활동이 습관화되기 어렵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김 대표는 주거 접점에서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동화된 서비스를 설계했다. 그 결과가 바로 키오스크 기반의 무인 밴딩머신을 활용한 리필스테이션이다. 그는 그린필박스의 로컬 접점화를 통해 세제 리필스테이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행동양상에 대한 데이터를 바로 수집하고, 이를 기반을 로컬별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 설명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자신이 속한 로컬의 적립 포인트를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할 계획이다. 지역사회가 ‘함께’ 실천하고 있음을 체감함으로써 그린필박스를 이용하는 것이 환경에도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여러 장치를 도입해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친환경적 노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 전했다.
그린필박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현실적 장벽도 많았다. 세탁세제나 섬유유연제의 소분판매에 대한 규제가 없었던 반면 주방세제의 경우 위생용품제조업으로 신고한 경우에만 소분판매가 가능하던 규정이 그 중 하나였다. 이에 식약처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제조업체가 아닌 판매업소에서도 주방세제 리필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실증 특례 사업에 관한 서비스 심의를 통과시키며 규제를 완화했다. ㈜플랜드비뉴 또한 실증 특례 사업에 통과한 기업 중 한 곳이다. 김 대표는 향후 2년 간 법적 보호 아래 주방세제의 소분 판매를 실행하게 되었다며, 관련 기준에 맞춰 4월 1일부터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라 전했다. 향후 주방세제는 물론 플라스틱병에 유통되고 있는 여러 아이템에 대한 리필 서비스가 확대되는데 기여하겠다는 포부와 함께였다. 식약처는 시범사업 이후 주방세제 소분 판매가 정규 제도로 정착되면 플라스틱 용기 재사용 활성화로 연간 29만개(23톤) 용기 사용이 줄어 환경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고유의 스토리로 고객의 공감 이끌어내고, 팬덤을 만드는 브랜딩&마케팅
패션 디자이너로 사회에 발 디딘 김지숙 대표는 직접 고객의 소리를 들으며 상품을 기획하고자 유통사에서 PB브랜드 MD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유통 접점에서 일하며 유통 트랜드 변화를 눈여겨보던 그는 해외의 e커머스 플랫폼 트렌드를 발견했다. 이는 국내 e커머스 1세대로서의 커리어로 이어졌다. 그는 국내 최초의 패션전문 쇼핑몰인 패션플러스와 SSG.COM을 거쳐 라이프스타일 버티컬 서비스를 표방하던 SK플래닛에서 패션 렌탈 서비스인 프로젝트앱에 몸담고 사업과 상품바잉, 운영을 아우르는 경험을 쌓았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김 대표는 언젠가 내 사업을 하겠다는 오랜 꿈에 점차 다가섰다. 그는 틈틈이 기회를 찾던 중 알맞은 타이밍에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유통사에서 근무하면서 좋은 상품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해 고전하는 기업들을 너무나도 많이 만나왔습니다. 이분들이 브랜드를 설계하는 단계부터 유통 접점을 찾기 위한 전략 도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함께하며 힘을 보태고자 브랜딩&마케팅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고도로 세분화되며 ‘매스 트렌드’가 아닌 ‘니치 트렌드’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기업들은 기존의 마케팅 방법으로는 고객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 대표는 브랜드는 고객들에게 스토리와 가치를 전하며 하나의 문화를 만들고, 팬덤을 만들 때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필서비스 또한 단순히 세제를 판매하기보다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가치와 사명에 대한 공감을 이끌어내고, 이러한 공감을 확산하는 데 무게를 두고 전개해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그린필박스 팬덤의 확장은 곧 다음 세대를 위해 지구를 지킬 것을 택한 팬덤의 확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중소형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국내외 시장진출을 돕기 위해 운영 중인 온·오프라인 플랫폼 운영 중인 ‘하이서울’ 쇼룸의 마케팅 및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플랜드비뉴는 카메라 브랜드와 신진 디자이너들과 콜라보 브랜드 런칭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및 상품 기획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기도 했다. 김 대표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이 과정에 참여한 스탭들부터 브랜드에 매료되어 팬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경험했다며, 이는 플랜드비뉴가 가진 브랜딩 철학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플랜드비뉴 김지숙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지금부터 바꿔주세요”, 세상에 유의미한 변화 만들어가는 ㈜플랜드비뉴
김지숙 대표는 ㈜플랜드비뉴를 ‘Plan을 Devenir하고자 끊임없이 고민하는 탐험가 그룹’이라 명명했다. 탐험가 그룹이라는 설명처럼 플랜드비뉴는 세상을 규정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구성원의 의지와 능력치를 반영한 업무 배분은 물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하나의 목표를 위해 협업하고 같이 성장해가는 기업문화가 인상적이다. 김 대표는 구성원 간 신뢰와 책임감이 플랜드비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 말했다. 또한 어떤 훌륭하고 완벽한 기획이라도 실패할 수 있다는 점, 그러나 피봇팅을 통해 실패를 재탄생시켜 성공을 만들어가는 유연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트렌드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시장의 성공방식을 쌓아왔다며, 그간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유의미한 일들을 만들어가는 것이 플랜드비뉴의 목표이자 자신의 꿈이라 힘주어 말했다. 
이러한 꿈은 환경을 위한 그린필박스 서비스의 확대로 실현될 듯하다. 김 대표는 고객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환경을 위한 작은 스텝을 밟아갈 수 있는 서비스로 확대하는 한편 친환경 제품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시하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 커머스 플랫폼을 런칭하며 다음 세대를 위해 환경을 지키는 팬덤을 확장해갈 것이라 전했다.
2018년 12월 4일 폴란드에서 열린 제24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4) 본회의장 연단에 선 15살의 청소년 기후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당신들은 아이들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그들의 눈앞에서 그들의 미래를 훔쳐가고 있다”며 각국의 정상과 어른들을 질타했다. 툰베리는 그해 8월 여름부터 금요일마다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위기대응을 촉구하는 등교거부 시위를 시작했고, 이 모습은 SNS와 언론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며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툰베리의 모습은 김 대표가 그린필박스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이유다. 일상 속 친환경적 행동을 가장 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인 ‘소비’ 활동에 ‘그린필박스’를 제시하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유의미한 변화를 꾀하는 플랜드비뉴의 고민과 탐험이 지속가능한 지구라는 보물섬에 닿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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