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기술력으로 액화수소 저장 관련 기술 국산화·상용화 이끌며 수소경제 시대 향해 나아가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액화수소 저장 관련 기술 국산화·상용화 이끌며 수소경제 시대 향해 나아가다
  • 유지연 기자
  • 승인 2024.06.0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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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흥만 ㈜에이원 대표
문흥만 ㈜에이원 대표 ⓒ유지연 기자
문흥만 ㈜에이원 대표 ⓒ유지연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수소 생태계의 핵심 연결고리인 수소의 저장·운반은 수소 생산법과 더불어 수소경제 실현에 앞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상온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영하 253의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체 형태로 만든 액화수소는 수소경제 구축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다. 기체수소 대비 1/800로 부피가 줄어들기에 저장·운송 측면에서 유리해서다. 안전성 부분에서도 장점이 크다. 대성산업가스 초저온연구소에서 다져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이원은 초저온 산업가스 및 CCS 분야의 기술 국산화에 앞장서며 수소생태계 구축을 선도해왔다.

 

 

액체수소의 활용과 대용량 수소 생산·저장·운송의 국산화 및 상용화 이끈 주역

1990년 일본 니혼대학에서 화학공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문흥만 대표는 니혼대학 선배이자 대성산업 창업자인 김수근 선대 회장의 권유로 대성산업가스 초저온연구소에 입사했다. 이후 2020년까지 30년간 산업용가스 연구개발에 몰두하며 걸출한 성과들을 탄생시켰다. 초저온 공기분리장치(ASU)의 핵심인 Cold Box를 국내 최초로 개발한 것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의 고순도 질소정제기, 반도체용 특수가스 정제장치 등 100여 종의 가스장치를 개발·현장에 투입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2014년 제41회 상공의날 대통령 표창으로 이어졌다.

현재 문 대표가 이끌고 있는 에이원은 공기의 주성분인 Argon, Oxygen, Nitrogen을 비롯해 다양한 산업용가스 장치의 Engineering 및 제작 전문기업이다. 문 대표는 개발과 설계가 주 업무이던 초저온연구소 근무 당시 장치제작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용 가스장치 중에서도 초저온 장치는 설계기술 못지않게 제작기술이 중요한 까닭이다. 이에 그는 장치제작 전문회사 설립을 제안, 2010년 에이원이 설립되었다. 2010년부터 10년간 연구소장과 에이원 대표이사를 겸직하던 문 대표는 대성산업가스가 호주 맥쿼리 그룹에 매각되던 2020년 연구소장직을 내려놓고 에이원 경영에 전념해왔다. 에이원 또한 2020년부터 대성산업가스(DIG에어가스)와 완전 분리되어 독자적인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차세대 모빌리티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액체수소의 활용과 대용량 수소 생산·저장·운송의 국산화 및 상용화를 위한 R&D와 제작에 앞장서며 수소 사회로의 진입을 이끌어왔다.

김수근 선대 회장님과의 인연으로 입사한 것이 30여 년의 세월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김영대 회장님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성만의 기업문화가 저와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초저온연구소에서 에이원에 이르기까지 국가적으로 상당한 중요도를 갖는 기술들을 많이 개발해왔습니다. 이러한 기술력을 계승·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액체수소 저장탱크는 신개념 설계로 만들어진다. 이에 에이원은 국제표준인 ASME U, U2 Stamp과 더불어 ISO 9001(품질경영), 14001(환경경영), 45001(안전보건) 인증을 취득했다. 무엇보다 고장 없는 것이 단점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제품 품질에 공을 들인다. 액체질소 이송용 진공단열배관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DIG에어가스, 나로호우주센터 등 다양한 현장에 설치되어 10년 이상 하자 없이 사용되고 있다. 문 대표는 초저온 장치는 제작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품질에 대해서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위험한 가스 설비를 다루는 만큼 무엇보다 안전을 중시하며 품질 제일주의 철학을 지켜온 에이원이다.

그간 수많은 장치개발에 참여해왔고,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습니다. 매번 긴장의 연속이었죠. 개발하는 장치는 사춘기 청소년을 닮았습니다. 애정과 관심을 듬뿍 받고 만들어진 장치는 말을 잘 듣지만, 관심을 덜 받고 만들어진 장치는 꼭 말썽을 일으키죠. 사람도, 장치도 사랑과 관심이 필요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사진=㈜에이원 제공]
포항 영일만에서 수행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프로젝트 [사진=㈜에이원 제공]

ESG 기치 아래 CCS 기술 및 극저온 액화수소 저장기술 개발하며 탄소중립에 기여

지난 30년간 가스 분야를 연구해온 문흥만 대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수소 및 이산화탄소 기술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 관측해왔다. 하지만 예상을 상회하는 빠른 변화의 속도는 그에게도 놀라움으로 다가왔다. 다만 완전한 친환경 연료로의 전환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 말했다. 전 세계가 친환경 연료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화석연료의 시대는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문 대표는 원하든 원치 않든 화석연료와 친환경 연료는 상당 기간 공존할 것이며,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동전의 양면같이 함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초저온 산업가스 및 CCS 전문기업 에이원은 국내외 기술수요에 맞춰 수소와 이산화탄소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CCS 기술과 수소 저장용기 개발을 통해 관련 기술 국산화에 기여하며 그린뉴딜에 앞장서는 모습이다.

ESG를 기업의 기본 가치로 내건 에이원은 다양한 국책과제에 참여하며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과 함께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CCS 기술, 수소사회 구현을 위한 극저온 액화수소 저장기술 등을 개발해왔다. 수소의 경우 국토부의 상용급 액체수소 플랜트 핵심기술 개발연구과제에 참여해 기계연구원, KAIST와 공동으로 액체수소 저장탱크를 개발하는 연구가 대표적이다. 기존의 원통형 압력용기와 달리 네모난 형태의 LPV(Lattice Pressure Vessel) 형태를 띠는 것이 특징이다. 공간효율을 극대화했기에 선박, 열차, 대형 트럭 탑재는 물론 지진 대비에 유리하다. 현재 18규모의 액체수소 탱크 2대와 200규모의 대형 탱크 1대를 제작 중이며, 연내에 제작을 완료하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0.8크기의 소형 시제품 탱크는 일본 수소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았으며, 일본 회사로부터 수출 요청을 받아 가능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한, 한국후지필터와 극저온 액체수소 필터를 공동으로 개발하여 해외시장 진출을 논의하는 외에도 제철공장 부생가스, 매립지 바이오가스로부터 수소를 분리 정제하는 PSA(흡착분리) 장치를 주문받아 제작 중이다.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감축에 힘을 쏟는 가운데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땅속에 묻는 CCS 기술은 가장 현실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방법으로 알려졌다. 에이원은 포항 영일만에서 수행한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CCS 관련 앞선 기술을 확보했다. 해당 프로젝트에서 이산화탄소 주입을 맡아 국내 최초이자 세계 3번째로 이산화탄소의 해상 지중저장에 성공한 것이다.

그간 세계 각국에서 여러 개의 대형 CCS 실증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왔으나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를 묻을 지하저장소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상업운전을 종료한 울산 동해가스전이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최적지로 주목받으며 정부는 연간 120t이산화탄소를 저장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서는 육상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한곳에 모아 액화한 후 해상플랫폼까지 고압으로 송출하는 육상허브 터미널이 필요하다. 에이원은 석유공사, SK이노베이션 등과 함께 울산 동해가스전에 연간 40t의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국책 연구과제에 참여해 육상 허브터미널 설계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해당 설계 결과는 미국선급(ABS)으로부터 AIP 인증을 받았으며, 3조 원이 투입될 울산 동해가스전 120t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향후 울산 동해가스전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 에이원과 문 대표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국내에서 이산화탄소 포집부터 액화, 이송, 지중저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문 대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에이원은 미래 대형 ESS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액화공기 에너지 저장장치(LAES, Liquid Air Energy Storage)에도 관심을 갖고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 중인 장치 구축에 참여하고 있다.

 

에이원만의 집약된 기술력으로 세계적인 가스 기업으로 설 날 기대

R&D 성격이 강한 장치제작기업인 에이원은 직원 각자의 자발적 노력과 팀원 간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대한 직원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수평적인 직장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문흥만 대표는 덕분에 가족적이며 자유로운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개인적 역량을 갖추고 있고, 특정 분야는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자부심과 함께였다.

아쉬움도 남았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세웠던 목표와 꿈을 모두 이루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이다. 문 대표는 못다 한 꿈을 후배들이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고 있다고 전했다. 초저온 분야 및 가스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만큼 사내에 기술 축적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면 한순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확인과 함께였다. 문 대표는 수소와 이산화탄소는 에이원이 기대하는 미래사업의 핵심이라 힘주어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인 가스 기업이 생겼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 비록 제가 이루진 못했지만, 후배세대에서 국내 기술을 집약해 간절한 꿈을 이룰 수 있길 기대합니다.”

문 대표는 스스로를 경영자보다는 연구자라 칭한다. 여전히 새로이 개발하고 싶은 분야를 탐색하곤 한다. 그중 하나가 반도체용 특수가스의 회수이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은 온난화 지수가 높은 불소계열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지금까지는 사용 후 버려지는 가스를 포집해 재활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탄소중립의 물살이 거센 지금 우리는 이를 재활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 문 대표는 기술적 난이도는 무척이나 높은 과제이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어렵기 때문에 재미있다고 말하는 그는 은퇴 전 마지막 과제로 도전하고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한국화학공학회에 반도체용 특수가스 재활용 기술을 국가적 차원에서 개발할 화학공학 분야 2030 유망기술로 제안했다고 한다.

 

문흥만 ㈜에이원 대표 ⓒ유지연 기자

글로벌 경쟁 심화되는 수소산업, 발 빠른 상용화 위한 정책적 지원 절실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함께 화석연료의 종식이 선언되었죠. 화석연료의 자리를 친환경 에너지가 급속히 파고들면서 에너지 환경 기술의 중심축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에 대한 지구적 차원의 저감 요구가 이어지며 수소가 미래에너지의 주역으로 급부상하는 시점입니다.”

수소산업 생태계의 본격적인 도약이 기대되는 지금, 수소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경쟁력 확보와 에너지 자립 등 남겨진 과제가 많다. 문흥만 대표는 수소산업을 둘러싼 기술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라며, 기술개발에 성공할지라도 시기를 놓치면 자칫 치명상을 입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우리나라는 액체수소 관련 기술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었음에도 빠른 개발속도로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다만 수소산업과 관련한 법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아 많은 기업들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문 대표는 수소산업과 관련한 속도전이 치열한 만큼 너무 보수적인 접근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공무원이 장기간 일관성 있는 정책을 추진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긴 시간 초저온 및 산업가스 R&D에 전념하며 다양한 가스 장비의 국산화를 이끌어낸 에이원은 그간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국내 가스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내일을 준비하는 기업, 국가발전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성장해온 에이원이 친환경에너지 시대의 주역으로 우뚝 설 내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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