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 활용한 천연비누에 더해진 ‘상생’이라는 가치,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이플아토
지역 농산물 활용한 천연비누에 더해진 ‘상생’이라는 가치,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이플아토
  • 문채영 기자
  • 승인 2024.06.03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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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혜 ㈜이플아토 대표
이플아토 허지혜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이플아토 허지혜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ESG 경영이 대두되며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인다. 이윤 추구에 매몰되는 것이 아닌 사회 문제 해결의 중심역할을 수행하는 사회적기업들이 속속 등장한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천연제품을 선보이는 ㈜이플아토는 안전한 제품을 만드는 데서 나아가 지역민들을 연결하고, 지역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사회적기업이다. 이주여성과 학교 밖 청소년을 채용해 코스메틱 전문가로 육성하고, 지역 농산물을 제품의 원재료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등 지역과의 상생을 실천해 온 허지혜 대표를 만났다.

 

소박하고 순수한 자연의 재료를 담아낸 선물 ‘이플아토’, 더 좋은 것을 주고 싶다는 마음

지난 5월, 충남 청양군에 소재한 ㈜이플아토가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5월 여성가족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기업역량과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여성가족부 주관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지 만 1년 만이다. 소박, 청순이라는 순우리말인 ‘이플’과 선물이라는 우리말 ‘아토’를 합친 이플아토는 자연 재료와 정직함의 가치를 믿으며 친환경 원재료를 활용한 천연비누, 천연디퓨저, 반려동물 비누 등을 판매하고 있다. 허지혜 대표는 아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아토피가 생기는 이유를 고민하다 피부에 직접 닿는 비누라도 손수 만들어 보자라는 마음에 하나둘 만들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이플아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한 고민에서 출발했기에 그 어떤 제품보다도 자극 없이 순하다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이플아토의 친환경 원재료는 지역 농산물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먹는 농산물이 피부에 가장 가깝다는 믿음에서다. 맥문동, 구기자, 밤 등 지역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과 청양의 향기를 주제로 한 천연비누와 인센스, 관광 캐릭터 ‘청양이’ 기념품 등이 대표 제품이다. 폐식용유나 화학제품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포장을 지양하는 등 제품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지구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에 옮기는 모습이다. 특히 비누의 필수재료이지만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인 팜유가 아닌 코코넛유를 이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허지혜 대표는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은 자연의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청정지역에서 자란 농산물만을 고집하여 느리지만 제대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플아토의 모든 제품에는 인공 향, 인공색소, 방부제, 합성계면활성제가 사용되지 않는다.

어린이집 교사로 일해 온 허 대표는 직접 어린이집을 개원해 운영한 유아교육 전문가였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노후를 맞이할 것이라 여기던 그가 이플아토를 창립하기까지 아이들의 영향이 컸다. 자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그 이유를 파고들던 허 대표는 아이를 둘러싼 환경을 둘러봤다. 아이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픈 마음으로 조금 더 건강하고, 조금 더 자극이 적은 화장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플아토가 친환경 원재료를 고집하는 이유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아토피 질환이나 천식, 알러지를 가진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천식과 피부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비누부터 바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만나는 유해물질을 하나라도 덜어주고픈 마음에 직접 비누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플아토의 시그니처 솝. 청양군의 로컬푸드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비누다.
이플아토의 시그니처 솝. 청양군의 로컬푸드를 아낌없이 넣어 만든 비누다.

 

지역 농산물 활용한 천연비누, 지역과의 상생을 위한 새로운 역할 모델 제시

㈜이플아토의 모든 제품에는 인공향, 인공색소, 방부제, 합성계면활성제가 사용되지 않는다. 모든 제품은 아기의 약한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순수한 재료만을 넣었다. 이플아토의 대표 제품이라 할 수 있는 이플아토 시그니처 솝에는 청양에서 생산한 구기자의 비타민과 맥문동의 보습, 표고버섯의 각질케어, 자운고의 소염효과가 담겼다. 천연비누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추천하는 비누이다. 전 성분이 구기자와 맥문동, 표고버섯, 유황, EM, 카렌듈라 추출액, 자운고 추출액, 꿀 추출, 1.2헥산디올, 비타민E에 그칠 정도로 단순하며 자연에 가깝다. 이외에도 울트라 건성비누, 울트라 지성비누, 아가 비누 등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비누들을 완성하기까지 4년여의 세월이 걸렸다. 계속해서 제품을 만들고, 성분검사를 하고, 직접 사용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허지혜 대표는 피부에 닿는 제품을 만드는 만큼 좋은 재료를 아낌없이 넣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든 제품은 확실히 ‘다르다’는 설명이다. 직접 써보니 좋고, 지인들과 나누었을 때도 좋은 피드백을 받다보니 점점 사업은 확장되어갔다. 처음에는 혼자 만들어 쓰던 것이 작은 공방으로, 부모 교육으로, 사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허 대표는 가정에서 매일 사용하는 홈케어 제품들은 부모들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는 공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 알음알음 입소문을 얻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는 이플아토가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참여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박영혜 청양관광두레 PD가 이플아토를 찾아 관광두레사업에의 참여를 제안한 것이다. 천연 비누를 활용한 관광기념품이 주요 아이템이다.

“표고버섯은 피부에 흡착된 미세먼지 등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재료입니다. 청양의 표고버섯을 활용한 비누로 지역 농가에게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관광객에게는 청양의 특산물을 알리고자 했죠.”

이플아토는 지난해 2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주관한 2023 으뜸두레 공모에 최종 선정되며 ‘2년 연속 으뜸두레 선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의 지역관광 활성화 사업인 ‘관광두레’는 지역의 관광 문제를 주민 스스로 함께 해결하자는 취지 아래 시행되어 온 관광사업체 지원 정책 사업이다. 그중 우수한 업체는 ‘으뜸두레’로 선정된다. 지난해에는 전국 240여 개 관광두레 사업체 중 이플아토를 비롯한 10곳이 ‘으뜸두레’에 선정되었다. 지역과 상생하며 성장하는 이플아토는 지난해 4월부터 10월까지 5차례 열린 청양군 사회적경제 달빛마켓 행사장에서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친환경 비누를 회당 100개씩 모두 500개를 주민들에게 전달하며 마음을 나누기도 했다.

“처음 표고버섯을 활용한 비누를 개발할 때 못난이 버섯을 원재료로 공급해주신 ‘꿈을 파는 버섯농장’에서는 4년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재룟값을 받지 않으셔요. 회사의 성장과 농가의 성장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며, 회사가 많이 커졌을 때 달라는 말씀만 하시죠. 지역 농산물을 이용하는 만큼 이플아토의 성장이 곧 지역 농가의 성장이 될 수 있도록 상생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플아토 허지혜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이플아토 허지혜 대표 / 사진 박성래 기자

 

재능기부와 취약계층 채용 등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

충남 청양군에 위치한 농촌기업인 ㈜이플아토는 지역의 발전과 활력을 위해 노력해왔다. 노인, 장애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온 것이다. 열린 공방으로 운영되는 이플아토는 학부모와 학생을 위한 체험뿐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성취의 즐거움과 정서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적경제 상생 투어에 참여해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일하는 직원 모두가 여성으로 구성된 이플아토는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을 이주여성과 경력 단절 여성, 학교 밖 청소년 등 취약계층으로 고용하며 이들의 정착과 경제활동을 지원해왔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불편을 겪는 이주여성과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필요한 학교 밖 청소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단순 생산직을 넘어 코스메틱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전문가로 양성하는 목표로 역량강화와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허지혜 대표는 다문화여성이 언젠가 고향에 돌아갔을 때 이플아토와 협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플아토는 지역사회와 임직원의 출신국가를 대상으로 물품 후원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캄보디아 교회와 유치원 등과 비누를 나누어온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청양군과 청양군 지역활성화재단이 공동으로 추진한 사회적 경제 오프라인 판로구축의 일환으로 ‘친환경 아로마 5종 꾸러미’ 제품 구성을 지원받았다. 친환경 아로마 5종 꾸러미는 청양지역 관광지와 시각이미지, 이주여성의 한국 정착을 위한 ‘이플이’ 캐릭터에 스토리텔링을 더한 제품이다. 이플아토는 서울 코엑스 ‘K핸드메이드 페어’에서 대만, 홍콩 등 외국 무역업자들의 수출 상담을 받기도 했다.

나아가 경력단절 여성들과 함께 매듭공예나 레진아트 등 작은 소품을 제작·판매하기도 한다. 새로운 수익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경제 발전과 복지에 힘을 보태고 있는 셈이다. 이플아토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공로를 인정받아 2023 충남 사회적경제 한마당에서 국회의원 표창을 받았다.

탄소중립과 ESG 경영 실천에도 앞장선다. 깡통을 이용한 공예품 제작, 폐식용유를 이용한 비누 만들기 등 업사이클링 공예와 더불어 인센스 스틱 만들기, 향초 제작 등 다양한 체험수업으로 친환경 활동을 펼친다. 2022년에는 ESG 경영 우수실천 기업에 선정되었다.

청양군의 향을 담은 이플아토의 아로마케어 세트
청양군의 향을 담은 이플아토의 아로마케어 세트

 

청양군의 향을 담은 이플아토의 아로마케어 세트
청양군의 향을 담은 이플아토의 아로마케어 세트

 

 

지역사회의 행복은 곧 나의 행복, 상생 실천하며 청양의 이름 알린다

허지혜 대표는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플아토가 성장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던 중 로컬몬스터, 청양사람, 수상한 괴짜들 등 지역 내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허 대표 또한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면 기꺼이 찾아 재능을 나누고 있다. 청년들의 주거와 창업, 구직 등을 한 곳에서 해결해주는 청년 복합공간 ‘청년마을’의 멘토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창업과 자립을 돕는 것은 물론 청양군 마을여행사 청보리 협동조합과 청양관광두레협의회가 주관한 ‘0칼로리 발효 투어’에 참여해 천연 모기퇴치제 만들기 체험 행사를 열기도 했다.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컸습니다.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서 질 좋은 천연비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지만, 이를 시장에 알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죠. 군과 주변 기업들의 도움으로 하나씩 공부해가고 있습니다. 이플아토만의 라인업을 구축한 만큼 앞으로는 다양한 도전을 통해 이플아토를 알리고자 합니다.”

실제로 청양의 관광두레 사업체들은 끈끈한 협업을 자랑하고 있다. 지역의 콘텐츠를 활용해 서로 함께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ESG 경영이자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믿음에서다. 관광사업체를 중심으로 각 마을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이들 간의 연계가 곧 청양 관광의 동력이 되고 있다. 허 대표는 청양군 사회적경제과, 행정지원과, 관광진흥과 등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며, 꾸준한 관심과 격려를 이어주는 덕에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는 청양을 ESG 우수 실천 지역으로 선정하고, 청양지역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를 미래 지역 관광사업의 ‘본보기’로 소개하기도 했다.

“지역 내 사회경제기업들이 모여 다양한 투어를 진행하곤 하는데, 투어가 끝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을 때면 눈물이 날 만큼 가슴이 뭉클해요. 지역을 알리는 일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뿌듯하기도 하죠. 지역에 있는 사람이 행복할 때 해피 바이러스가 퍼져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역민이 행복해지고, 청양을 찾아주시는 관광객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은 곧 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지역과 사회가 행복할 수 있는 일들에 많이 동참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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