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료의 시작, 보건의료 분야 법윤리적 기반 위에 안전한 발전 이어가야
미래의료의 시작, 보건의료 분야 법윤리적 기반 위에 안전한 발전 이어가야
  • 신연진 기자
  • 승인 2021.03.0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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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윤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장·한국의료법학회장

 

김소윤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장·한국의료법학회장 ⓒ박소연 기자
김소윤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장·한국의료법학회장 ⓒ신연진 기자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의료계까지 번지고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한 신약개발, 유전자 연구 등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세가 거세다.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 속 발생한 의료윤리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의료법윤리학과 김소윤 교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소통하며 미래 사회에의 다양한 대비책 마련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외 보건의료 분야 법적·윤리적 규범 마련에 앞장서는 의료법윤리학연구원

김소윤 교수는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을 이끄는 예방의학전문의이자 보건학 박사이다. 보건복지부 사무관 기술서기관 등을 거친 그는 한국의료법학회장으로서 학문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김 교수가 수장으로 있는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은 한국 및 세계의 보건의료분야에 필요한 법윤리적 규범 마련을 위해 설립되었다. 2002년 의료법윤리학연구소로 문을 열었으며, 2006년 교책 연구원으로 승격되었다. 연구원은 의료법윤리학의 연구 활동과 다양한 분야의 학제간 연구, 학부 및 대학원생 교육, 보건의료전문인 및 법률전문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법윤리학의 체계적인 교육 및 훈련, 국제협력을 통한 국내외 연구기관 및 협력단체와의 학회 개최 및 협력 연구, 연구내용의 간행활동 및 영문학술잡지 발행 등의 출판과 학술활동들을 수행한다.

연구원이 자체적으로 진행하거나 연구원에 요청되는 다양한 과제와 연구주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이 저의 주된 역할입니다. 어떤 과제들은 답이 나와 있지만, 그 답에 이르는 과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경우도 있죠. 보건의료와 관련한 다양한 법적·윤리적 문제들을 풀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은 2010년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연구센터, 2011년 차세대 맞춤의료 유전체 사업단 ELSI 센터, 2014WHO Collaborating 센터로 지정되어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2018WHO Collaborating 센터로 재지정되었다. 연구원에 거는 기대와 역할이 커지는 가운데 확장성과 경계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한 가지 주제에만 수십 명의 박사급 연구원 팀이 구축된 국가들과 달리 제한된 인력으로 폭넓은 영역을 다뤄야 하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히는 걸 느낄 때가 있다며, 연구원이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의 범위를 설정하고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전국 주요 도시에 의료법윤리학연구원과 같은 연구소가 많이 만들어지고 함께 교류하며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환경을 구축할 수 있는 인력 배출이 우선이라며, 의료법윤리학연구원이 인력 양성소가 되어 3~40년 후 바이오사회에서 국제적 논란이 발생했을 때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변화하는 미래 사회, 거시적 관점에서 문제점에 대한 대안 마련해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의료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여러 사회적 여건이 변화하는 가운데 생명의료윤리 분야에서도 과학과 의학, 철학과 윤리학, 법학과 정책학의 문제를 거시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소윤 교수가 제4기 한국의료법학회장으로서 이끄는 한국의료법학회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한 우리나라 최초의 학제간 연구단체다. 1992년 설립된 이후 의료법학의 학제적 연구를 통하여 학문 상호간 이해와 심층적 연구를 촉진하고, 외국법제에 관한 연구를 가미하여 우리나라 법제의 고유한 독창성을 탐구하는 동시에 관련 법제의 개선을 선도해왔다. 그는 한국의료법학회와 미래의료인문사회과학회 활동은 연세대학교 의료법윤리학연구원과 더불어 자신의 정체성이라 표현할 정도로 학회 활동에 무게를 싣고 있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보건·의료 분야의 특성상 미래에도 꾸준한 발전이 예상됩니다. 그런 만큼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측면을 다루는 연구의 중요성 또한 증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의료법학회는 지난 30년간 법조계와 보건·의료계의 학자·실무자를 두루 아우르며 융합 연구의 기틀을 다져왔습니다. 대한민국 보건·의료분야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향상된 미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김 교수는 거시적 관점에서 보건·의료 분야를 바라보며 특히 보건 정책에 초점을 맞춰 학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정책의 집행과 수가 결정 등에 관여해온 데 이어 상아탑으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의료법을 강의하고, 바이오 전략 기획과 관련한 인재 양성에 집중해왔다. 그는 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며 바이오 분야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육성이 기대되는 만큼 법적·윤리적 근간 마련에 집중해야 함을 강조했다. 미래전략에서 필요한 영역에 관한 법과 윤리 문제를 선제적으로 고민하며 국제적 수준에 발맞춰 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입법 경험과 정부 경험을 갖춘 만큼 보건의료법 측면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정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의료인문사회과학회는 이러한 김 교수의 사명감과 보조를 맞춘다. 의료와 관련한 과학·기술 전문가와 인문학·사회과학 전문가가 함께하는 미래의료인문사회과학회는 생명과학과 의료기술의 현황을 깊이 이해하고, 그 변화를 날카롭게 관찰하는 데서 나아가 상상력을 기반으로 미래의료가 야기할 여러 과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국가와 이념, 역사를 초월한 인간의 존엄과 가치’, ‘인간으로서의 행복에 대한 탐구가 그 목적이다. 김 교수는 학회 설립에서부터 힘을 보태며 학회의 성장을 일구어왔다. 그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의료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며, 미래학자와 과학자들이 모여 미래 사회에 일어날 다양한 문제에 대한 대처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귀 기울이며 실질적 변화 이끌어가

코로나19로 인한 변화상은 우리가 상상하던 미래사회의 도래를 앞당겼다. 의료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의료법을 들 수 있다. 2000년 의료법이 개정되며 원격의료가 법적으로 허용되었으나 여러 한계로 인해 환자와 의사 간 직접적인 원격의료는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환자가 전화로 의사와 상담하고 처방을 받는 원격의료가 일시적으로 허용되었다. 학생들은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고, 재택근무가 이루어진다. 김소윤 교수 또한 변화를 체감할 수밖에 없는 한 해를 보냈다. 매년 10회 이상 다니던 해외 출장이 모두 중단되고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효율성은 높아졌으나 아쉬움도 커졌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며 발생하는 여러 기대효과 또한 사라진 까닭이다. 그는 새로운 인재들이 국제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며, 후세대를 키우기 위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제자들에게는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의 영역에서 분야를 스스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키울 것을 주문하고 있었다.

의료법윤리학과 관련한 교재 집필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진행 중인 강의 대부분이 교재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내 실정에 맞춘 교재들을 집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안전을 위한 의료판례 분석시리즈(8)를 출간하는 등 보다 안전한 보건의료환경 조성에 기여해왔다. 전문가로서 정치계와 국민들이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차를 메우기 위해 보건의료와 관련한 여러 현안에 대한 기고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국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피는 한편 미래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그간 뇌사 장기기증자의 절대적 자기결정권 존중, 정신질환 환자의 탈수용화 방안, 태아 성 감별 제도 보완 등에 목소리를 내왔다. 최근 의료행위와 관련해 여러 의료 주체 간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건의료인의 행위와 관련한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나아가 의료비의 본인부담금을 낮추는 동시에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한 근거 마련에 나설 것이라 내다봤다.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강의에서도 제자들이 직접 느낀 현장에서의 고민을 토론하거나 논문으로 작성하며 현장과 학계를 잇고자 노력하고 있죠. 저 또한 수업과 논문 지도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의 해결책을 고민하겠습니다.”

 

변화의 시대, 국제무대와 호흡하며 준비해갈 것

남북한 보건의료지원사업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이어오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모자 보건 지원 사업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북한의 보건의료 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소윤 교수는 북한 의료법은 사회주의 국가의 특성상 달성 지표가 우리와 다르게 정리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 치료 중심인 남한과 달리 평균수명을 늘리고, 질병 발생률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는 향후 협력적인 교류를 증가해 남한이 감당할 경제적 부담감이나 북한이 감당할 사회적 혼란을 줄이고, 경제적·창조적·발전적 협력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 내다봤다. 나아가 보건의료 부문 교류의 일환으로 서로 간 보건의료 법률의 차이를 비교하고, 보건의료의 실질적 향상을 위한 남북한 협력방안 탐색 등의 남북한 공동 연구 등을 이어간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역할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WHO 내 한국의 역할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인력 배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제기구 정책에 대한 경험과 현장에서의 경험을 고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며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외지원사업에서도 우리나라 의대가 경쟁할 것이 아니라 각 기관과 매칭해 긴 호흡으로 지원을 이어간다면, 보다 긍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이에 김소윤 교수는 지난 201741일부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국제협력선도대학육성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법윤리학연구원과 함께 2019년 가나 유하스대학 및 교육과정 인증기관과의 발전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가나 유하스대학 3개 단과대학의 보건의료교육 역량강화를 목표로 교수 역량강화, 교과과정 리모델링, 지역사회보건실습 체계화를 위한 활동을 이어왔다. 나아가 앞으로는 학생들이 현장에서의 국제보건 경험을 갖출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며, WHO Collaborating 센터의 역할을 기반으로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통해 학생들이 접할 수 있는 경험과 교육기회를 넓혀 현장과 국제기구에서의 경험을 골고루 갖춘 균형있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인류의 미래에 폭발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측되는 지금 변화상을 소상이 파악하거나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나 누군가는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이에 대해 고민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것, 꿈을 이야기하며 현실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학계와 현장을 잇고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내며 무엇을 꿈꿔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사회 만들기에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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