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항법·자율주행시스템 분야 경쟁력, ‘사람’과 ‘협력’에 달렸다
위성항법·자율주행시스템 분야 경쟁력, ‘사람’과 ‘협력’에 달렸다
  • 남윤실 기자
  • 승인 2021.03.11 0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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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훈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원종훈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유지연 기자
원종훈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남윤실 기자

[월간인물 유지연 기자]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GPS 기술은 배달앱이나 네비게이션에서 나아가 드론, 자율주행차 등 생활 전반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렇듯 친숙한 GPS 기술이지만 정작 해당 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위치를 아는 이는 드물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반용, 군사용 모두 미국 위성항법시스템인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GPS의 신호장애 및 서비스 중단, 유료화 등의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이러한 문제점이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어 있는 만큼 자체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형 GPS‘KPS(Korea Positioning System)'가 오는 2035년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구체화되고 있다.

 

 

독자 위성항법 체계 확립에 힘 싣는 GPS 전문가

최근 각국에서 위성항법시스템을 자국의 기술로 만들어 보급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향후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이라 예측되는 만큼 초정밀 PNT(위치·항법·시각)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추세다. 이미 미국을 비롯한 중국·러시아·유럽연합·인도·일본 등 우주 선진국 6개국이 독자 위성항법 체계를 운영하거나 구축 중이다. 우리나라 또한 한국형 GPS'KPS'는 기술성 검토를 끝낸 후 경제성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KPS'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에 정밀한 PNT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구축·운영할 지역위성항법시스템이다. 3월경 예비타당성 검토를 끝마치면 2022년이면 개발을 시작해 2035년에는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완성해 서울 반경 1,000km에 오차범위 1m 미만의 정밀한 위치정보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GPS 없는 스마트폰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들이 GPS 기술을 사용하고 있죠. 작게는 스마트폰부터 뱅킹시스템이나 통신시스템 등이 GPS 연동으로 운영됩니다. GPS가 핵심국가시설인 만큼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원종훈 교수는 2005년부터 10년간 유럽 위성항법시스템(Galileo) 개발 핵심 연구기관인 독일 국방부 소속 독일연방국방대학에서 유럽연방정부(EC), 유럽항공우주국(ESA), 에어버스, 독일 국방부 등의 연구를 수행해온 GPS 분야 전문가다. 유럽의 GPS인 갈릴레오 시그널 설계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KPS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독일연방국방대학 항공우주공학과 우주기술응용연구소 연구실장을 거쳐 2015년 인하대 전기공학과에 부임한 그는 자율항법연구실(http://autonav.inha.ac.kr)을 개설하고 박사후과정 1, 박사과정 3, 석사과정 12, 학부 연구생 4명과 연구책임자 등 20여 명의 연구진을 이끌고 있다. 연구실은 연구재단 중견연구, BK-미래차,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과 위성항법시스템(GPS)를 연구하는 한편 자율주행자동차 관련 국책연구사업과 산학협력과제를 진행해왔다.

원 교수 연구팀은 위성항법시스템과 자율주행시스템 분야에서 왕성한 연구를 이어왔다. 유럽 최고 공학학회로 손꼽히는 영국공학기술학회(IET)IET Radar Sonar and Navigation과 위성항법시스템 분야 국내 최고의 학술지인 Journal of Positioning, Navigation, and Timing(JPNT)에 다수 논문을 게재했다. ‘2020년 항법시스템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는 위성항법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학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항법시스템학회는 국내 위성항법시스템(GPS/GNSS) 분야 최고 학회이다. 원 교수는 대학원 시절부터 25년 이상 매년 참가해온 학회에서 학술상을 받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 “막대한 연구개발 자금이 투입되는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에 시동을 거는 시점에 좋은 상을 받게 된 만큼 인하대 자율항법연구실 성장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남윤실 기자

자율주행차로의 도전, 협력으로 이룬 값진 성과

원종훈 교수는 2015년 한국에 들어오며 자율주행차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에 도전했다. 그리고 5년 후 그는 자율주행 분야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원 교수는 연구실 내 협력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며,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협력을 통해 기존의 기술 위에 새로운 기술을 쌓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전 시대와의 연구의 방법과 패러다임이 변화한 만큼 통합과 융·복합에 중점을 둔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연구철학은 다양한 성과로 그 우수성을 입증하고 있다. 원 교수의 자율항법연구실은 지난해 101회 경기도 자율주행 실증챌린지에서 자율주행차 기술혁신 분야 1위를 차지했다. ‘1회 경기도 자율주행 실증챌린지참여 당시 자율항법연구실은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이 서비스하는 자율협력주행기술(V2X/신호현시)의 기술적 문제를 지적한 후 그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기존 자율주행차량의 독립형 자율주행시스템으로는 정지선 추정이 어려워 신호 인지 후 정지선 내 정차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협력형 자율주행 시스템을 도입해 교차로 신호 인지 후 정지선 내 정차의 신뢰성을 높이고, 연산부하를 줄였다. 원 교수는 부족한 여건 속에서도 꾸준한 노력으로 소정의 성과를 이룬 팀원들에게 전적으로 공을 돌린다, “이번 경기도 자율주행 실증챌린지에서의 성과를 계기로 교내 연구교육 역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인하대학교가 미래 스마트모빌리티 산업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18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경진대회에서 산학 프로젝트 부문 최우수상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등 자율주행시스템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해왔다.

“GPS 기술을 주축으로 하는 저희 연구실이 자율주행차 분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데에는 학생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휴일을 반납해가며 연구에 몰두했죠.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후발주자임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시스템 연구 업적을 인정받으며 한국ITS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이는 한국ITS학회가 지능형교통체계(ITS) 관련 교통과 통신 부문에서 각각 연구자 1명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이번 수상에 대해 원 교수는 자동차-IT융합분야, C-ITS 등 미래차 산업과 협력형 첨단교통체계 분야를 이끌고 있는 한국ITS학회로부터 그간의 연구개발 노력을 인정받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추후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해당 분야에서 인하대학교 연구진의 기여를 늘려나가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혁신의 시대, 새로운 경쟁력 확보에 나서야

지난달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1'에서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AIoT 등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발맞춘 모빌리티 신기술들이 쏟아졌다. 상상 속에 머무르던 자율주행은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서 구현되고 있다. 구글 웨이모는 201812월부터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상용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의 바이두와 디디추싱도 각각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했다. 우리나라 또한 지난해 11월 자율주행 유상서비스가 가능한 지역 6곳을 선정한 만큼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 기대된다. 정부 또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자동차 산업에도 파괴적 혁신이 이어진다. 연초 애플 등 미국과 일본,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완성차 시장으로의 진입을 예고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 또한 이러한 생태계 변화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 이종 기업 간, 국내외 기업 간 협력모델 발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종훈 교수는 전통적인 자동차 강국은 그 복잡성에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는데 여러 어려움이 따르지만 모빌리티 시장이 급변하는 만큼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때라 강조했다. 최근 자율주행 전기자동차에 대한 현대차와 애플의 협업 소식은 세간을 뜨겁게 달구었다. 전통적인 제조기업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는 현대차의 기술력과 유연성이 재조명된 셈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신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서비스 등으로의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원 교수는 새로운 자동차 산업으로의 전환이 결코 쉬운 과제는 아니지만,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야 할 때라 거듭 강조했다. 원 교수 연구실은 자율주행과 관련한 국가 과제 및 연구소, 산업체와의 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인하대학교 스마트모빌리티학과 개설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분야는 개발된 시스템을 즉각적으로 선보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이론이나 논문보다는 실질적인 기술 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죠. 대학 연구실의 규모로는 업계와의 경쟁에 한계가 있기에 니치마켓을 고민하던 중 시뮬레이터 기술을 발견했습니다. 현재는 시뮬레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자율주행차에 탑재해 실험하는 선순환체제를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원종훈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유지연 기자
원종훈 인하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남윤실 기자

연구실 최고의 성과는 좋은 연구자배출

원종훈 교수는 대학 연구실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성과는 우수한 역량을 갖춘 연구자를 배출하는 것이라 말한다. 학생들에게도 좋은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해 과제를 수행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있었다. 원 교수는 대학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연구가 제한적인 만큼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는 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연구를 구축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한편 동기부여에도 힘을 쏟고 있었다. 연구실의 성과를 학생들과 공유하고, 해외 학회 참여 기회를 부여하며 새로운 자극을 자신의 성장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이다. 원 교수는 자신 또한 석·박사 학위 시절 앞이 안 보이는 생활을 해봤기에 학생들의 불안감을 이해한다며, 다양한 경험과 성취를 통해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가 자신의 전공을 택하던 당시만 해도 국내에 GPS에 대해 아는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불안한 미래 속에서도 연구에 정진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온 그이기에 절박한 학생들의 심정에 공감하며 응원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불안을 보일 때마다 선배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연구자가 성장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만큼 지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구축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죠.”

학생들의 경험에 방점을 찍은 원 교수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기회들을 활용할 것을 독려하는 모습이다. 자신 또한 독일대학으로의 단기 파견 당시 좋은 인상을 준 것이 계기가 되어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0년간 연구하며 연구실장에까지 올랐듯 학생들에게도 방향성을 제시하며 기회를 공유하고자 노력하는 그다.

원 교수는 같은 꿈을 향해 고민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꿈꾸고 있었다. 연구실 운영을 통해 얻는 가장 큰 가치가 사람에 있다고 말하는 원 교수. 그는 지속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격변하는 4차산업혁명 속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창출해가는 연구자들을 탄생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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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2분 2021-03-11 15: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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